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63)

기사입력 2019.07.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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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康秉秀敎授의 四物湯論
    “四物湯 活用에 있어서 현대적 방안을 모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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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故 康秉秀 敎授(전 동국대 한의대 교수. 2009년 작고)는 1966년 『醫林』 제57호에 「四物湯과 陰陽術數家」라는 제목의 두 쪽짜리 논문을 발표한다. 그는 논문에서 血病의 대표처방인 四物湯의 立方의 의미에서부터 임상적 활용에 이르기까지 면밀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그는 四物湯이 宋代 陳師文의 『和劑局方』에 처음에 소개된 이후 이 처방의 설명이 지나치게 陰陽術數的인 면에 치우친다고 비판하였다. 한의학의 현대화를 주장하는 현재의 시대에 이러한 설명방식은 분명히 지양되어야 할 것이기에 그 문제점을 짚어보고 제대로 된 설명방식을 채택해서 임상의 응용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아래에 그의 주장을 요약한다. 


    ○ 四物湯의 당귀는 甘溫和血하므로 心氣를 돕고, 川芎은 辛溫活血하므로 肝氣를 돋우고, 芍藥은 散寒斂血하므로 肺氣를 돕고, 地黃은 甘平而補血하므로 腎氣를 補한다. 四物은 곧 인체 내의 모든 血을 生長收藏하는 능력이 있으므로 助益營衛하고 滋養氣血하여 체내에서 病變하는 月經不調나 臍腹疼痛, 崩中漏下, 將理失宜, 胎動不安, 血下不止 등 모든 血病을 치료할 수 있다. 이것이 局方的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理論은 後日 病證에 따라 약물의 분량과 味의 加減面에서 실질적 발전을 보게 된다. 『和劑局方』에서는 각각 一錢二分半이라고 하였으나 그 후 개정판에서 熟地黃, 當歸 各三錢, 川芎 一錢, 芍藥 二錢으로 바뀌게 된다. 또한 病證에 따라 약물을 가감하는 방법이 세부적으로 발전하게 되어 후대에 加味四物湯, 加減四物湯, 淸經四物湯, 通經四物湯, 四物調經湯, 解毒四物湯, 開鬱四物湯, 四物龍膽湯, 淸血四物湯, 柴胡四物湯, 當歸四物湯, 生料四物湯 등 수없는 새로운 처방들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발전은 곧 초창기 占術的 陰陽家들의 허구적 논리를 부인한 살아있는 증거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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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四物湯은 결코 人體 內의 血을 조절할 수 있는 溫한 약이 아니오, 寒凉한 處方으로 胃腸의 세밀한 診察없이 복용할 수 없다. 地黃의 補血止血에 철분과 당질을 함유하여 한약제일의 血藥이라고 할 수 있지만 地黃에 철분과 위장질환이 있는 환자에 胃酸과 결합하면 胃潰瘍을 일으킬 수 있는 毒素物을 분비하고, 芍藥이 瘀血에 의한 臍腹疼痛에 좋다고 하였으나 장에 효소분해에 장애를 주어 소화력에 감퇴를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張景岳도 그의 저서 중에 “殊不知라 熟地黃이 乃陰不行之藥이니 大爲脾胃之病에 所不宜也”라하고, “脾氣가 寒而痞滿難化者는 芍藥을 忌한다”한 것이 그것이다. 『醫學正傳』에서는 “胎漏屬氣虛인 有熱에 四物湯이 可하다”하고, 朱震亨은 “四物湯이 皆陰이라”한 것은 모두 四物湯이 凉湯이란 臨床家의 高見이다. 또한 營氣로 하여금 安行經隧시킬 수 없음은 물론 臨床家로서 不合理한 處方을 이용하기에 苦衷은 컸던 것을 볼 수 있다. 黃度淵은 『醫宗損益』에서 “古人이 血病에 四物을 爲主로 하여 치료하였으나 有宜與不宜者가 있으니 대개 補血行血에 當歸만한 것이 없으나 當歸는 性이 動而滑하여 모든 火로 인한 動血者와 火로 인한 嗽, 濕으로 인한 滑者는 모두 忌하고 行血散血에 川芎같은 것이 없으나 川芎은 性이 升而散하므로 모든 火載血上者와 氣虛多汗에 火不歸原하는 것은 모두 忌하고 生血凉血에 生地같은 것이 없고, 斂血淸血에 芍藥만한 것이 없으나 二物이 모두 凉하여 모든 陽虛者와 脾弱者, 脈弱, 身凉多嘔, 便溏者는 모두 宜하지 못하므로 四物湯을 治血劑로 쓰는데 있어서 그 宜否之性을 살피지 않이치 못하겠다.”고 하여 임상가의 예리한 정확한 비판을 아낌없이 가하고 있다.


    ○ 결론적으로 四物湯은 氣味論的 配合으로 볼 때 凉도 熱도 아닌 中庸的 配合方式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의 현대적 발전을 위해서 그 이름적 기능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고, 네 약물만을 固守加味하려는 방법을 벗어나서 現代的 연구를 통해 처방 활용의 다변화를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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