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문 안양시 난임성과보고회 준비위원장 인터뷰
"사업 참여 한의원, 처방 등 임상 경험 공유가 큰 도움"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지난달 18일 안양시 만안구 보건소 5층은 뛰어다니는 아이들로 어수선했다. 안양시와 안양분회 주최로 열린 '한의난임지원사업 성과 발표회'에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사업에 참여했던 총 16팀의 부부와 자녀들이 참석해 북적대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곳곳에 매달린 풍선을 잡아떼는 아이들과 눈높이에서 대화하던 조정문 안양시 난임성과보고회 준비위원장(現 안양분회 수석이사)는 "난임사업을 실시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이후 성과발표회 자리까지 가족을 모으는 일이 더 힘들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행사를 기획한 조정문 위원장으로부터 그간의 여정을 들어봤다.
◇위원장직을 맡게 된 계기는?
안양분회에는 특이하게 수석부회장직이 없고 수석이사라는 직함이 있다. 부회장직이 부담스러워 한사코 마다했는데 결국 이사라는 직급으로 중책을 맡고 있다.(웃음) 난임 성과 보고가 분회의 사업을 마무리하는 중요한 자리다보니 참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성공적으로 끝난 사업의 마무리 작업을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감사한 마음이다.
◇준비하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아무래도 난임이라는 힘든 과정을 이겨낸 가족들을 섭외하는데 고충이 있기는 했다. 일단 난임 과정을 거쳤다는 사적인 얘기를 불특정다수 앞에 공개하기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어 섭외 자체가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출산에 막 성공한 경우라면 출산 이후 몸조리를 하거나 육아에 신경 써야 하고 이 경우 외출하는 일 자체가 상당히 번거로울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그럼에도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는 물론 이제 막 치료에 들어간 올해 사업대상자 중 4팀이나 이 자리에 나와 주셔서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렀다고 생각한다.
참석자 수가 대략적으로 정해진 뒤 장소를 섭외했고 점심시간마다 짬을 내 팸플릿, 유인물, 현수막 등을 만들었다. 통계라는 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보니 성공률에 대한 통계를 작성할 때도 오해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작년까지 난임사업단 지정한의원에서 진료를 한 걸로 알고 있다. 소감은?
진료가 생각보다 어렵더라.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을 참여했는데 막상 시범사업에 참여하기 전 개인적으로 치료할 때는 아랫배가 차다고 하면 맞는 약을 썼고 그러면 임신이 쉽게 성공했던 기억 때문에 스스로가 난임 치료에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해보니 양방에서 이미 난임 판정을 받고 오신 분들이 부지기수라 임신이 쉽지는 않았다. 인공수정 2~3번 경험에, 임신력이 아예 없는 총 3팀이 방문했는데 그 중 1팀만이 임신에 성공했다. 시범사업 성공률과는 비슷하게 나오기는 했지만 이전의 개인적인 진료 경험에 비하면 쉽지만은 않은 셈이다. 난임 치료를 받기 위해 한의원에 오는 분들은 물리적 이상이 없는데도 임신이 안 되는 분들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진료에 임해야 한다.
◇난임 치료, 계속할 의향은?
전국 지자체의 평균적인 한의 난임 치료 성공률이 24~27%인데 제가 직접 해 보니 이 정도 수치가 나오더라. 즉 저 말고 다른 누가 해도 표준적 진료를 하는 한의사라면 비슷한 결과 나올 수 있어 다른 분들께 양보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통계 수치는 한의약 자체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의약 난임 치료의 핵심은 신체의 순환을 개선시키는 역할이기 때문에 임신이 잘 되는 조건으로 바꿔준다. 설사 사업 기간 내에 임신이 안 되더라도 체질을 바꾼 뒤 다시 양방 치료를 시도하면 임신이 더 잘되는 것 같다.
◇한의사들의 참여는 어땠는지?
회원들 참여는 적극적이라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부인과 전공자 등 임상 경력이 많은 분들을 우대했다.
첫해인 2016년의 사업참여 대상자는 20명에 10개 한의원이 참여했고 시 지원을 받아 이듬해에는 35명이 사업에 참여, 15개 한의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45명의 환자가 지원해 15개 한의원이 참여, 총 한의원당 3명의 환자를 맡아 3개월 한약, 3개월간 침 치료의 효과를 추적 관찰했다.
◇비용 부담은?
시에서 환자 1인당 6개월간 치료비로 90만원, 지난해에는 103만원을 지원했는데 한 명당 대략적인 치료비는 150만원이다. 즉 모자란 나머지는 치료에 참여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한 셈이다.
◇다른 분회의 난임 사업 참여를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안양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원장들 스터디가 있다. 뭔가 대단한 걸 배운다기보다 개별 경험을 남들 앞에서 표현하는 게 자기 정리가 되는 것 같다. 또 한약 처방의 효과 등 임상 경험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들을 정리해 밴드에서 공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임을 분회 차원에서 정례화 할 것을 권한다. 또 사업단장 직함이 있고 체계를 갖추다보니 다른 지자체와 비교할 때 평균을 상회하는 성공률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사업 참여 한의원, 처방 등 임상 경험 공유가 큰 도움"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지난달 18일 안양시 만안구 보건소 5층은 뛰어다니는 아이들로 어수선했다. 안양시와 안양분회 주최로 열린 '한의난임지원사업 성과 발표회'에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사업에 참여했던 총 16팀의 부부와 자녀들이 참석해 북적대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곳곳에 매달린 풍선을 잡아떼는 아이들과 눈높이에서 대화하던 조정문 안양시 난임성과보고회 준비위원장(現 안양분회 수석이사)는 "난임사업을 실시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이후 성과발표회 자리까지 가족을 모으는 일이 더 힘들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행사를 기획한 조정문 위원장으로부터 그간의 여정을 들어봤다.
◇위원장직을 맡게 된 계기는?
안양분회에는 특이하게 수석부회장직이 없고 수석이사라는 직함이 있다. 부회장직이 부담스러워 한사코 마다했는데 결국 이사라는 직급으로 중책을 맡고 있다.(웃음) 난임 성과 보고가 분회의 사업을 마무리하는 중요한 자리다보니 참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성공적으로 끝난 사업의 마무리 작업을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감사한 마음이다.
◇준비하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아무래도 난임이라는 힘든 과정을 이겨낸 가족들을 섭외하는데 고충이 있기는 했다. 일단 난임 과정을 거쳤다는 사적인 얘기를 불특정다수 앞에 공개하기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어 섭외 자체가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출산에 막 성공한 경우라면 출산 이후 몸조리를 하거나 육아에 신경 써야 하고 이 경우 외출하는 일 자체가 상당히 번거로울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다. 그럼에도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는 물론 이제 막 치료에 들어간 올해 사업대상자 중 4팀이나 이 자리에 나와 주셔서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렀다고 생각한다.
참석자 수가 대략적으로 정해진 뒤 장소를 섭외했고 점심시간마다 짬을 내 팸플릿, 유인물, 현수막 등을 만들었다. 통계라는 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보니 성공률에 대한 통계를 작성할 때도 오해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작년까지 난임사업단 지정한의원에서 진료를 한 걸로 알고 있다. 소감은?
진료가 생각보다 어렵더라.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을 참여했는데 막상 시범사업에 참여하기 전 개인적으로 치료할 때는 아랫배가 차다고 하면 맞는 약을 썼고 그러면 임신이 쉽게 성공했던 기억 때문에 스스로가 난임 치료에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해보니 양방에서 이미 난임 판정을 받고 오신 분들이 부지기수라 임신이 쉽지는 않았다. 인공수정 2~3번 경험에, 임신력이 아예 없는 총 3팀이 방문했는데 그 중 1팀만이 임신에 성공했다. 시범사업 성공률과는 비슷하게 나오기는 했지만 이전의 개인적인 진료 경험에 비하면 쉽지만은 않은 셈이다. 난임 치료를 받기 위해 한의원에 오는 분들은 물리적 이상이 없는데도 임신이 안 되는 분들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진료에 임해야 한다.
◇난임 치료, 계속할 의향은?
전국 지자체의 평균적인 한의 난임 치료 성공률이 24~27%인데 제가 직접 해 보니 이 정도 수치가 나오더라. 즉 저 말고 다른 누가 해도 표준적 진료를 하는 한의사라면 비슷한 결과 나올 수 있어 다른 분들께 양보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통계 수치는 한의약 자체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의약 난임 치료의 핵심은 신체의 순환을 개선시키는 역할이기 때문에 임신이 잘 되는 조건으로 바꿔준다. 설사 사업 기간 내에 임신이 안 되더라도 체질을 바꾼 뒤 다시 양방 치료를 시도하면 임신이 더 잘되는 것 같다.
◇한의사들의 참여는 어땠는지?
회원들 참여는 적극적이라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부인과 전공자 등 임상 경력이 많은 분들을 우대했다.
첫해인 2016년의 사업참여 대상자는 20명에 10개 한의원이 참여했고 시 지원을 받아 이듬해에는 35명이 사업에 참여, 15개 한의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45명의 환자가 지원해 15개 한의원이 참여, 총 한의원당 3명의 환자를 맡아 3개월 한약, 3개월간 침 치료의 효과를 추적 관찰했다.
◇비용 부담은?
시에서 환자 1인당 6개월간 치료비로 90만원, 지난해에는 103만원을 지원했는데 한 명당 대략적인 치료비는 150만원이다. 즉 모자란 나머지는 치료에 참여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한 셈이다.
◇다른 분회의 난임 사업 참여를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안양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원장들 스터디가 있다. 뭔가 대단한 걸 배운다기보다 개별 경험을 남들 앞에서 표현하는 게 자기 정리가 되는 것 같다. 또 한약 처방의 효과 등 임상 경험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들을 정리해 밴드에서 공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임을 분회 차원에서 정례화 할 것을 권한다. 또 사업단장 직함이 있고 체계를 갖추다보니 다른 지자체와 비교할 때 평균을 상회하는 성공률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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