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애향심, ‘공덕비’ 건립으로 보답

기사입력 2019.05.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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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2214-36

    느티나무한의원 김봉기 원장

    상주시 외서면 김봉기 박사 공덕비 제막
    장학금 조성, 치안 확보 등 애향심 발휘
    제31대 수석부회장 맡아 의권 수호 앞장

    어느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눈에 띠는 것들이 있다. 그 마을 이름을 알리는 표지석과 마을의 수호신을 모셔놓은 서낭당, 그리고 큰 업적을 쌓은 인물을 기리는 공덕비(功德碑)다. 하지만 시대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표지석, 서낭당, 공덕비를 찾아보기란 여간 쉽지 않다.
    이런 때에 경북 상주시 외서면 지역에서 한명의 한의사를 기리기 위한 공덕비가 건립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일 열렸던 ‘김봉기 박사 공덕비’ 제막식에는 공덕비건립추진위원회 이종철 위원장을 비롯 임이자 국회의원, 성백영 전 상주시장, 강성모 상주경찰서장, 김태희·안창기 시의원, 채인기 외서면장 등 내외빈과 지역 주민 200여 명이 참석해 공덕비 건립을 축하했다.

    공덕비의 주인공인 김봉기 원장(79)은 지난 1990년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느티나무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한의협 제31대 수석부회장을 맡아 한의약 육성에도 크게 공헌한 인물이다.
    공덕비의 건립 배경은 그의 애향심(愛鄕心)에 있다.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한 그는 상주시 외서면 외서초등학교, 상주중, 상주농잠고등학교를 다녔다. 상주시에서 초·중·고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늘 고향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했다.
    그러나 그의 바람과 달리 고향은 쇠락해 갔다. 낮은 출산율로 6곳이었던 초등학교는 4곳이 폐교됐고, 치안센터의 부재로 인구 급감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앞장선 것은 장학기금 조성이다.

    지난 23년 동안 외서초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전달했다. 졸업생들이 타 지역으로 나가지 않고 고향에서 지속적으로 학업에 정진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출발했다.
    또한 자신의 고향이 살기 좋고, 안전한 마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하지만 외서면의 유일한 치안센터는 지역 주민들의 생활 동선과는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렇다 보니 주민들이 느끼는 치안 부재는 늘 불만의 대상이었다.
    이 같은 사정을 안 김 원장은 외서면 가곡리 일대의 땅 661평방미터(㎡)를 사들여 국가에 헌납했다. 이후 정부로부터 해당 부지를 인수받은 상주시 의회는 이곳에 외서치안센터를 이전하는 것과 ‘김봉기 박사 공덕비’ 건립을 의결했다. 이후 외서치안센터와 공덕비가 건립되기에 이르렀다.

    김봉기원장님2

    공덕비에 기록된 공적 내용 일부다. “출향 후에도 고향을 잊지않고 후학을 위해 장학기금을 출연하고, 교육기자재를 기증하는 등 교육사업에 크게 공헌하였고, 외서면사무소에 업무용 집기 및 비품을 지원하고, 면민들의 불안한 민생치안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부지(敷地)를 흔쾌히 희사함으로써 상주경찰서 외서지서 설립에 기여하는 선행을 베풀었다.”
    이와 관련 김 원장은 “지역 주민들의 과분한 사랑과 큰 관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오히려 내가 한 작은 일이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의 이 같은 헌신은 고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1997~1998)을 맡아 서관석 회장과 함께 한의약 권익 수호에도 앞장섰다. 정부의 행정조직 개편에 따라 폐기·축소될 뻔했던 한의약정책관실의 존치를 지켜냈고, 당시 약정국에서 관장하던 한의약 관련 업무를 한의약정책관실로 이관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한의사전문의제도 도입 심포지엄을 개최해 훗날 전문의제 시행의 길을 열었다.
    회관건립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건립기금 3000만원을 기탁하는 등 현 강서구 가양동의 대한한의사협회 회관의 건립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이었다. 한의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심하고 있을 때 다행히 서관석 회장을 보필하면서 회무에 참여할 수 있었다. 내가 맡은 일에 성심을 다한 것이 전부다.”
    그는 또 후학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을 건넸다. “자신만의 특화된 치료영역이 중요하다. 특정 질환의 치료를 위해 한 분야에 끈기있게 도전할 필요가 있다. 그 질환에서 만큼은 최고 소리를 들어야 한다.”

    김봉기 원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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