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건 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 인터뷰
면역기능·혈액순환개선 등 건강 교육 뜨거운 호응
조례 제정해 한의사 경로당 주치의제 안착 목표
[한의신문=윤영혜 기자]“꽉 막힌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과 경로당이라는 열린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 기존에 치료하던 환자를 만나는 일은 또 다른 기쁨이 있습니다. 우선 제가 굳이 제 소개를 안 해도 어르신들께서 직접 소개를 해주십니다. 저 원장은 아들만 셋이여. 침을 기똥차게 놓고...한의원 홍보까지 해주시더라고요.”
광명시 철산동 푸르지오아파트 내 경로당에서 만난 강영건 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광명한의원 원장)는 광명시 내에서 경로당주치의로 활동 중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봉사활동으로 시작했지만 광명시가 올해부터 시 차원에서 전체 경로당을 대상으로 한의 진료를 실시할 정도로 제도화됐다. 덕분에 강 이사는 알던 환자들을 더 자주 만날 수 있게 됐다. 20년 동안 광명한의원을 운영해 온 지역 토박이다보니 낯익은 어르신들이 많은 탓이다. 특히 오랜만에 뵙는 어르신들은 유독 더 친밀감을 적극적으로 표시해 주신다고.
광명시가 건강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경로당 한의사 주치의제’는 관내 118개 경로당에 40여명의 한의사와 보건소 경로당 방문간호사가 전담팀이 돼 순회 진료를 한다. 혈압·혈당 측정 등의 기초검진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새롭게 노인성 질환별 건강관리법 강의를 시작했다.
평소 건강과 수명연장에 관심이 많은 어르신들이 참석해 치매와 뇌졸중 등 각종 질환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는데 노인성 질환은 물론 면역력 증진, 혈액순환개선 방법, 미세먼지 대처법 등 실천하기 쉬운 건강관리 방법 교육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좋은 혈자리들을 알려드리고 지압봉을 드린 뒤 옆사람끼리 서로 마사지 해주도록 하면 재미를 느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르신들의 애정이 담겨서인지 진료 뒤 종이컵에 손수 타주시는 커피 믹스가 유독 달다”는 광명시 건강 지킴이 강영건 이사로부터 한의사 경로당 주치의에 대해 들어봤다.
◇주치의제,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광명시한의사와 지역 내 보건소가 협의해 118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1년치 스케줄을 짠다. 광명시 내 한의원이 위치한 지역과 해당 경로당의 일정을 1:1로 매칭하는 식이다. 한의사 회원들은 한 번 갈 때 주로 점심시간을 활용, 배정받은 경로당을 방문해 진료를 하고 온다. 1년으로 따지면 4~5번 정도 순회를 나간다고 보면 될 것 같다. 33 월에는 농촌 지역 경로당에 다녀왔고 이달과 다음달은 한의원 인근의 경로당에 배정받았다. 광명은 외곽이 농촌이기 때문에 농번기 때에는 경로당에 어르신들이 오시지 않으셔서 그 전에 돌아야 한다. 보통은 보건소와 경로당 관계자가 접촉해 한의사 방문 직전에 어르신들을 모아준다. 특히 외곽지역은 의료기관 자체가 별로 없다보니 진료하는 의미가 더욱 크다.
◇주로 하는 일은?
올해 경로당 주치의제도는 건강관리와 관련한 교육 및 강의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중풍 예방 강의를 예로 들면 중풍 전조 증상 설명 후 해당 증상 시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가셔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으며 예방에 도움이 되는 한방 치료 및 관리법을 설명드린다. 치매 예방의 경우 관리법 및 증상 안내, 혈액 순환 개선의 경우 노인성 순환 장애의 한방 치료 설명 및 운동법, 면역 기능을 높여 감기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 등 건강이 악화되기 전 일상에서 관리하는 법을 안내해 드리는 식이다.
◇민관협력으로 경로당 주치의가 확대되는 추세다. 광명만이 내세울 만한 특별한 점이 있다면?
광명은 아무런 비용 지원없이 분회 차원에서 경로당 주치의를 시도한 최초의 분회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다. 경로당 주치의제를 시행하게 된 배경부터 말하자면 처음 이 사업을 실시할 때는 의, 치, 한이 함께 하는 무료봉사였다. 그러다 의, 치가 빠졌는데도 오창명 전 광명분회장이 한의사는 할 게 많다며 손을 놓지 않고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다 보건소 측에서 높은 수요를 감안해 재정을 투입해 주겠다고 나서면서 사업으로 정착됐다.
◇경로당으로 직접 오지 못하는 어르신들도 있을 것 싶다.
맞다. 경로당에 오시는 분들은 그래도 건강한 분들이다. 그나마 거동이 가능하고 혼자 식사도 할 수 있는 분들이다.
그렇지 않은 분들을 위해 광명시에서는 노인 방문 요양사업을 한다. 보건소에서 한의사 한 명을 고용해서 일주일에 네 가정 정도를 순회 진료하도록 하고 있다. 광명시에서는 비교적 한의 방문 진료에 지원을 잘 해주는 편이다. 그럼에도 시는 아무래도 한정된 예산에 맞춰 사람을 뽑다보니 처우 개선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이를 위해 분회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경로당 주치의제에 분회 회원 참여율은?
광명은 회비 낸 회원들이라면 거의 다 참여하고 있다. 광명분회에 소속된 한의원 40개소가 참여하고 있으며 시에서 재정적으로 지원도 해주다보니 이전보다는 참여도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계획이 있다면?
광명 경로당 주치의제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하려고 하고 있다. 그동안은 시에서 남는 예비비로 지원해 주다보니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시장이 바뀌면 사라지는 일회성 사업이 아닌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계시는 한 한의사들이 늘 찾아가는 사업으로 정착시키려고 한다. 다행히 최근 인천 남동구와 미추홀구가 좋은 선례를 만들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 모델을 본보기로 광명에서도 조례안에 ‘한방 진료’라는 단어를 명문화할 계획이다.
면역기능·혈액순환개선 등 건강 교육 뜨거운 호응
조례 제정해 한의사 경로당 주치의제 안착 목표
[한의신문=윤영혜 기자]“꽉 막힌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과 경로당이라는 열린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 기존에 치료하던 환자를 만나는 일은 또 다른 기쁨이 있습니다. 우선 제가 굳이 제 소개를 안 해도 어르신들께서 직접 소개를 해주십니다. 저 원장은 아들만 셋이여. 침을 기똥차게 놓고...한의원 홍보까지 해주시더라고요.”
광명시 철산동 푸르지오아파트 내 경로당에서 만난 강영건 대한한의사협회 기획이사(광명한의원 원장)는 광명시 내에서 경로당주치의로 활동 중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봉사활동으로 시작했지만 광명시가 올해부터 시 차원에서 전체 경로당을 대상으로 한의 진료를 실시할 정도로 제도화됐다. 덕분에 강 이사는 알던 환자들을 더 자주 만날 수 있게 됐다. 20년 동안 광명한의원을 운영해 온 지역 토박이다보니 낯익은 어르신들이 많은 탓이다. 특히 오랜만에 뵙는 어르신들은 유독 더 친밀감을 적극적으로 표시해 주신다고.
광명시가 건강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경로당 한의사 주치의제’는 관내 118개 경로당에 40여명의 한의사와 보건소 경로당 방문간호사가 전담팀이 돼 순회 진료를 한다. 혈압·혈당 측정 등의 기초검진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새롭게 노인성 질환별 건강관리법 강의를 시작했다.
평소 건강과 수명연장에 관심이 많은 어르신들이 참석해 치매와 뇌졸중 등 각종 질환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는데 노인성 질환은 물론 면역력 증진, 혈액순환개선 방법, 미세먼지 대처법 등 실천하기 쉬운 건강관리 방법 교육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좋은 혈자리들을 알려드리고 지압봉을 드린 뒤 옆사람끼리 서로 마사지 해주도록 하면 재미를 느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르신들의 애정이 담겨서인지 진료 뒤 종이컵에 손수 타주시는 커피 믹스가 유독 달다”는 광명시 건강 지킴이 강영건 이사로부터 한의사 경로당 주치의에 대해 들어봤다.
◇주치의제,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광명시한의사와 지역 내 보건소가 협의해 118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1년치 스케줄을 짠다. 광명시 내 한의원이 위치한 지역과 해당 경로당의 일정을 1:1로 매칭하는 식이다. 한의사 회원들은 한 번 갈 때 주로 점심시간을 활용, 배정받은 경로당을 방문해 진료를 하고 온다. 1년으로 따지면 4~5번 정도 순회를 나간다고 보면 될 것 같다. 33 월에는 농촌 지역 경로당에 다녀왔고 이달과 다음달은 한의원 인근의 경로당에 배정받았다. 광명은 외곽이 농촌이기 때문에 농번기 때에는 경로당에 어르신들이 오시지 않으셔서 그 전에 돌아야 한다. 보통은 보건소와 경로당 관계자가 접촉해 한의사 방문 직전에 어르신들을 모아준다. 특히 외곽지역은 의료기관 자체가 별로 없다보니 진료하는 의미가 더욱 크다.
◇주로 하는 일은?
올해 경로당 주치의제도는 건강관리와 관련한 교육 및 강의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중풍 예방 강의를 예로 들면 중풍 전조 증상 설명 후 해당 증상 시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가셔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으며 예방에 도움이 되는 한방 치료 및 관리법을 설명드린다. 치매 예방의 경우 관리법 및 증상 안내, 혈액 순환 개선의 경우 노인성 순환 장애의 한방 치료 설명 및 운동법, 면역 기능을 높여 감기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 등 건강이 악화되기 전 일상에서 관리하는 법을 안내해 드리는 식이다.
◇민관협력으로 경로당 주치의가 확대되는 추세다. 광명만이 내세울 만한 특별한 점이 있다면?
광명은 아무런 비용 지원없이 분회 차원에서 경로당 주치의를 시도한 최초의 분회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다. 경로당 주치의제를 시행하게 된 배경부터 말하자면 처음 이 사업을 실시할 때는 의, 치, 한이 함께 하는 무료봉사였다. 그러다 의, 치가 빠졌는데도 오창명 전 광명분회장이 한의사는 할 게 많다며 손을 놓지 않고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다 보건소 측에서 높은 수요를 감안해 재정을 투입해 주겠다고 나서면서 사업으로 정착됐다.
◇경로당으로 직접 오지 못하는 어르신들도 있을 것 싶다.
맞다. 경로당에 오시는 분들은 그래도 건강한 분들이다. 그나마 거동이 가능하고 혼자 식사도 할 수 있는 분들이다.
그렇지 않은 분들을 위해 광명시에서는 노인 방문 요양사업을 한다. 보건소에서 한의사 한 명을 고용해서 일주일에 네 가정 정도를 순회 진료하도록 하고 있다. 광명시에서는 비교적 한의 방문 진료에 지원을 잘 해주는 편이다. 그럼에도 시는 아무래도 한정된 예산에 맞춰 사람을 뽑다보니 처우 개선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이를 위해 분회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경로당 주치의제에 분회 회원 참여율은?
광명은 회비 낸 회원들이라면 거의 다 참여하고 있다. 광명분회에 소속된 한의원 40개소가 참여하고 있으며 시에서 재정적으로 지원도 해주다보니 이전보다는 참여도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계획이 있다면?
광명 경로당 주치의제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하려고 하고 있다. 그동안은 시에서 남는 예비비로 지원해 주다보니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시장이 바뀌면 사라지는 일회성 사업이 아닌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계시는 한 한의사들이 늘 찾아가는 사업으로 정착시키려고 한다. 다행히 최근 인천 남동구와 미추홀구가 좋은 선례를 만들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 모델을 본보기로 광명에서도 조례안에 ‘한방 진료’라는 단어를 명문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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