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겠다”[한의신문=강준혁 기자] “한의사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가장 큰 키워드는 ‘배움’이다. 이를 통해 한의사의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다.”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회장 정채윤·이하 전한련)이 8일 개최한 한의미래토론회에서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기획·학술이사가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지호 이사를 비롯해 정희범 메디스트림 대표, 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한의대생들을 위한 특강을 진행했다. 한의협의 주요 추진과제는? 김지호 이사는 이날 협회의 주요 추진과제로 △한의원 일차의료 역할 재정립 △한의과 공중보건의 통합의료 △공공의료기관 한의과 확대 △의료기기 급여화 △한의사 예방접종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에 관한 규칙 개정 등을 들었다. 김 이사는 “각종 주치의 사업과 방문진료 사업에서 한의사들의 역할을 늘려야 한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라면서 “또한 공공의료 차원에서 한의과 공보의들이 의료 취약지에서 의사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걸 정책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어 “전국 보훈병원에 한의과를 설치하는 것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국가보훈부에서도 승격 1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보훈의료에 한의과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또 의료기기 급여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회무를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이 같은 과제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의사들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의대 교육 인프라를 강화해야 하고, 국립임상술기교육센터를 비롯해 통합 6년제·국시개편 등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한 “적극적인 회무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상화시킬 것”이라면서 “전한련을 비롯해 한의대생들도 교육개혁에 대한 많은 관심과 건의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상에 대한 한의계 수요 높다 이어진 발표에서 정희범 대표는 “60세 이상 인구 1350만 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의료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의료기관 수를 따졌을 때 20%가 한의과”라고 운을 뗐다. 한의사인 정 대표는 “졸업할 당시 수련의 비율이 낮은 상황으로 초기 진료 숙련도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임상 지식과 실습에 대한 한의계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매출·비용·운영 최적화에 대한 한의사들이 요구가 지속됐다는 점이 정 대표가 메디스트림이라는 플랫폼을 설립하게 된 계기였다. 정 대표는 “한의사들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었다”며 “이를 통해 의료 규제를 준수하며, 독자적인 BM을 가진 메디테크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한의학의 미래, 한의학 교육의 미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의사들이 △배움 △전문가 △역량 △촉진자 등 4가지를 추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최 변호사는 “쓸 줄 모른다고 해서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근본적으로 틀렸다”면서 “한의원을 찾는 환자는 양약을 복용하고 있을 수도 있고, 이에 따라 내가 쓰는 한약과 양약을 병용 시 어떤 문제가 생길지는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또 “한의사의 업무영역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은 배웠냐 안 배웠냐, 평가받았냐 아니냐이기 때문에 열심히 배워서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보다 넓은 영역에서 전문성을 과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세상이 한의사에게서 필요로 하는 것은 일차의료이며, 실제 한의학은 학문 자체로서 속성도 일차의료에 부합한다”며 “일차의료 영역에서는 포괄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유리한 만큼 의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한의사들이 환자들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동작구만의 차별화된 한의 방문 돌봄사업 추진”[한의신문=기강서 기자]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정창현)이 개최한 ‘2024 한의약 건강돌봄 사업 성과대회’가 지난달 28일 로얄호텔 서울에서 개최된 가운데 보건복지부장관상 단체 부문에서 서울특별시 동작구(구청장 박일하)가 장려상을 수상했다. 동작구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25년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의 구축을 위해 자체 사업으로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 어르신(수급자, 차상위, 동사례관리대상자)을 대상으로 ‘어르신 방문 한의의료 돌봄 사업’을 시행했다. 이를 위해 동작구에서는 지난해 6월 동작구한의사회와 한의의료 돌봄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협약을 통해 동작구는 사업의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대상자를 발굴하고, 방문진료 본인부담금 및 약제비 지원 대상자의 의료비를 동작구한의사회와 상호 협의한 일정 및 절차에 따라 구 예산으로 지원했다. 또한 동작구한의사회는 보다 효율적인 돌봄사업 추진을 위해 동작구한의사회의 ‘우리동네주치의 사업’과 연계, 관내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건강관리 강연 및 한의의료 돌봄 사업 신청 안내에 주력했다. 이와 함께 동작구는 사업 참여 한의원 27개소와 동주민센터 사회복지담당자 및 방문간호사 33명을 대상으로 돌봄 사업 설명회 및 발대식을 개최해 돌봄 사업의 취지, 진행사항 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돌봄 사업 관련 동작구는 동주민센터에 돌봄 사업 신청·접수가 이뤄지면 동작구 어르신정책과에서 복지 자격을 재확인하고, 동작구한의사회 및 사업 참여 한의원에 서비스 의뢰를 진행한 후 방문진료를 확정했다. 방문진료를 진행한 한의사는 8~12회에 걸쳐 환자에게 △진찰 △침·뜸 등 한의진료 △건강상담 등의 한의의료서비스를 제공했으며, 동작구는 한의사의 첩약 필요 진단시 첩약비를 지원했다. 이밖에 동작구는 한의 방문진료와 더불어 LH공사, 사회복지관 등 유관기관의 복지자원을 적극 연계해 △서울형 긴급의료비 지원 △돌봄 SOS 병원 동행 지원 △보행보조기 지원 등 다양한 생활 지원도 병행했다. 특히 이번 사업의 성과에 대해 동작구 관계자는 “동작구는 동작구한의사회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동작구만의 차별화된 어르신 정책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라며 “한의원 27개소가 참여해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 어르신 114명에게 한의 방문 진료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월 만족도 조사 결과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의 대다수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는 의견이었으며, 특히 신체적 통증 및 불편감 감소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수상과 관련 박일하 구청장은 “어르신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민·관이 협력해 추진한 사업이 좋은 평가를 받게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시니어 정책을 발굴해 ‘효도 도시 동작구’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
“한의사 핵심 역량을 위한 교육 방향은?”한의사의 핵심 역량과 관련 예비 한의사들이 생각하고 있는 교육 요구도와 우선순위를 분석, 미래 한의사에게 필요한 역량을 도출하기 위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제24권 7호에는 ‘한의과대학 재학생의 한의사 역량에 대한 교육요구도 및 우선순위 분석(홍수민(서울대 박사과정)·엄태연(서울대 석사 졸업)·이해범/홍지성((주)7일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원))’이란 제하의 논문이 게재, 한의대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의사의 핵심 역량에 대한 중요도와 현 교육과정 실행도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최근 대학교육의 질 향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며서 각 대학들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의 교육체제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음에도, 예비 한의사인 한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구체적인 교육 요구도 분석은 이뤄진 바 없으며, 나아가 현 시대에 적합한 한의사 역량을 재정립하기 위한 요구를 분석도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연구진들은 “교육 수요자인 재학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개선점을 도출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순환적인 환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이에 이번 연구에서는 한의학 교육에서 예비 한의사의 역량 함양을 위한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 개발 및 개선을 위해 학습자의 핵심 역량별 교육요구도를 확인하고 향후 한의과대학 역량 중심의 개선방향을 제언코자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3년 1학기에 한의사 기업가 정신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44명의 한의대생을 대상으로 한의사 핵심 역량에 대한 중요도와 현 교육과정 실행도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후 Borich 요구도 분석과 The Locus Focus 모델 분석을 실시해 한의사 역량에 대한 교육 요구도와 우선순위를 분석하는 한편 미래사회에 한의사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 한의사 핵심 역량에 대한 요구도의 우선순위는 ‘보건의료 정책 개발 및 참여 역량’이 가장 높은 순위를 보인 가운데 △재무 및 인력 관리 △의약품 및 의료기기 관리 △보건의료 직군간 의사소통 △전문지식 및 임상술기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The Locus for Focus 모델을 통해 도출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역량은 총 10개로, △보건의료 정책 개발 및 참여 △재무 및 인력 관리 △의약품 및 의료기기 관리 △보건의료 직군간 의사소통 △한의사와 환자간 의사소통 △윤리의식 제고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사 △한의사간 의사소통 △전문지식 및 임상술기 △직업 정체성 확립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미래사회의 한의사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해서는 △전자진료기록 활용 역량 △원격진료 기술 이해 및 적용력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분석 능력 △다문화 이해 및 의사소통 능력 등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는 한편 개방형 의견에서는 ‘한의학과 양의학의 통합적 지식 융합’, ‘환자와의 의사소통 역량’, ‘환자에 대한 공감’을 강조하는 의견이 많았다. 연구진들은 “예비 한의사들의 한의사 15개의 역량에 대한 요구도를 확인한 결과 모든 역량에서 실행도보다 중요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교육 수요자의 입장에서 역량의 중요도에 비해 현 교육과정에서 관련 교육이 충분하게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건의료 정책 개발 및 참여에 대한 요구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만큼 앞으로 한의계에서는 필요한 법, 정책, 제도에 관심을 갖고 필요한 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학습내용을 교육과정에 포함해 예비 한의사들도 정책 및 법률 입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더불어 재무 및 인력 관리에 대한 요구도 제시되고 있어, 경영자로서의 한의사 역량을 함양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논문에서는 최선의 진료를 위한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사에 있어 진단에 필요한 의료기기를 적절히 활용하고, 신체검사를 통해 객관적 정보를 올바르게 수집하고 유효한 증상 및 증후를 구분하는 것을 교육과정에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진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의대생들의 교육요구도를 분석한 결과, 테크놀로지의 활용뿐만 아니라 정보를 활용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에 대한우선순위가 높게 나타난 만큼 한의사도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의료기기 역시 발전하고 있으며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면서 “향후에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보를 분석하는 역량까지 요구될 것으로 전망돼, 이에 각 한의과대학의 교수자 역시 디지털 역량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논문에서는 미래사회의 한의사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한 예비 한의사의 인식을 분석한 결과, 전자 진료기록 활용 역량이 가장 높게 나타난데 이어 원격진료 기술 이해 및 적용력,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분석 능력에 대한 높은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연구진들은 기존의 한의사 역량모델에서 제시하지 않았던 디지털 테크놀로지 활용에 대한 역량이 추가돼야 하며, 향후 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은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진들은 “향후 후속연구에서는 연구대상을 확대해 탐색해 볼 필요가 있으며, 특히 각 학년별로 역량에 대한 교육요구도가 어떠한지에 대해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또한 연구결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 발전에 따라 한의사가 갖춰야 할 추가적인 역량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한의사 역량모델링이 적절한 시점에 다시 이뤄져 한의사 핵심역량에 따른 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 체계 수립과 교수역량에 대해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국회 '저출생·축소사회 대응 포럼' 창립총회(9일) -
“Making History and Capturing Its Legacy”지난 6월 20~24일 타이베이에서 ‘The 20th Joint Conference of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the Study of Traditional Asian Medicine (IASTAM) and Asian Society for the History of Medicine (ASHM)’이 열렸다. 원래 2020년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됐었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197명의 醫史學/人類學 분야 학자들의 발표가 진행됐다. 필자는 8명의 기조강연자 가운데 한 명으로 초청돼 ‘WHO and Asian Medicines’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김태우, 채윤병, 김현구, James Flowers 교수와 이태형 원장이 참가했다. 국내 한의대 의사학 전공 교수들이 대부분 참가하지 않은 것은 의외였고 실망스러웠다. 국제적으로 한국 의사학계가 지닌 위상이나 역량을 보는 듯했다. 대만 중의계의 괄목할만한 성장 이번 학회에서도 실감한 것은 대만 中醫界의 괄목할만한 성장이었다. 두 번째 기조연설자 Ted Chang(Quanta Computer CEO)의 강연 ‘Digital Transformation of TCM Through AIoT: Bridging Ancient Wisdom with Modern Technology’에서 보듯이 현재 대만 중의계는 AI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필자의 “WHO and Asian Medicines” 발표 모습 COVID-19 치료제로서 한약 소재 NRICM101을 개발해 위기를 황금기회로 만들었던 대만 중의학계의 위력을 이번 학회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적지 않은 歐美학자들이 발표장에서 중국어를 수시로 구사하거나, 심지어 일본 이바라키 대학의 마고토 마야나기 교수는 중국어로 발표하기도 했다. 대만 중의계가 지닌 국제적 영향력은 분명 한국 한의계보다 앞서가고 있었다. 필자는 2003년부터 5년간 WHO/WPRO(세계보건기구/서태평양 지역 사무처)의 전통의학 자문관으로서 32차례 WHO 회의를 주관했고, 주로 전통의학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역사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귀국 후에는 “功成而不居”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겸손 모드를 지켜왔다. 국내 한의대 교수들은 대부분 WHO의 전통의학 표준화에 대해 별 반응이 없었고, 무관심에 가까울 정도였다. 그러나 그에 비해 대만에서 WHO 전통의학 표준화에 대해 강연을 하면 그들은 항상 깊은 관심을 표명했었고, 급기야 분야가 조금은 다른 이번 학회에서도 기조 강연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막상 WHO 회원국이 아니면서도 WHO의 상황에 대해 정밀하게 관찰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은 그들 학계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통의학 표준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 필자가 이번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 WHO 전통의학 표준화와 관련된 논문들을 읽으면서 뜻밖의 내용을 알게 됐다. 그동안 의사학 관련 저널에서 ICD-11에 전통의학이 포함되는 것을 계기로 WHO의 전통의학 표준화와 함께 필자를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다. 필자와 Marta Hanson 교수, James Flowers 교수(왼쪽부터) 그러나 문제는 표준화의 시작 배경이 잘못 알려졌는데, 전통의학의 활용과 관련해 UN의 의뢰를 받은 WHO가 필자를 임용하면서 시작된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UN이나 WHO 본부로부터 전통의학 표준화에 관한 요구나 지시를 받은 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WHO/WPRO 사무처장은 필자에게 “그런 표준 용어 같은 내용은 다루지 말고, 좀 더 학술적이고 과학적 접근이 가능한 주제를 다루라”고 요구했었다. 그에 대해 필자는 “전통의학의 발전과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는 표준 용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내가 그 작업을 완수하겠다”라고 답한 적이 있었다. 아무튼 의사학자들에게 그렇게 잘못 알려진 데에는 일차적으로 필자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깨달았다. 겸손이 미덕이라 생각하고 필자가 주도해 달성했던 성과에 대해 두루 알리지 않았던 것이 그런 결과를 낳았다. 그래서 이번 발표에서는 그런 사실들을 제대로 알리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대학 시절부터 필자의 비전은 한의학의 세계화였고, 세계화를 위해서는 표준화가 선행돼야 함을 절감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2003년부터 WHO에서 근무하면서 전통의학을 표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래서 5년간 WHO 전통의학 국제 표준 용어, WHO 경혈 위치 국제 표준, WHO 임상진료지침 개발 가이드를 만들었다. 발표를 마친 후 뜻하지 않은 새로운 인연과 계획 이번 학회에서 필자의 발표에 대한 참가자들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전혀 면식이 없는 학자들이 인사하면서, “much impressive,” “amazing,” “admire” 등 다양한 표현을 했다. 여태까지 동일한 내용을 여러 차례 발표했었지만, 이번과 같이 뜨거운 반응은 처음이었다. 2018년 ‘Nature’에서 전통의학이 ICD-11에 진입하는 것과 관련해 필자의 이름으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었는데, 이번에도 그에 못지않은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발표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식사를 하는데, Marta Hanson 교수가 필자의 발표 내용을 책으로 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왔다. 필자가 웃으면서 “나는 역사를 만들었고 당신은 그것을 기술해야 한다”고 했다. Hanson 교수는 그의 지도 학생이었던 James Flowers 교수가 앞으로 그 작업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Scientific Program Chair인 黃榮村(황롱춘) 考試院 원장의 평가 모습 폐회식에서는 Scientific Program Chair인 黃榮村(황롱춘) 考試院 원장(전 대만 교육부 장관, 중국의약대학 총장 역임, 대만에는 행정원, 입법원, 사법원, 감찰원, 고시원 등 5개 국가 중심 조직이 있음)이 컨퍼런스 전반에 대해 총평을 했다. 그는 이번 컨퍼런스 발표 내용 가운데 필자의 WHO 전통의학 표준화를 가장 괄목할만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대만 사회의 어른이기도 한 황 원장님의 평가는 필자에게 커다란 격려가 됐다. 중의계 인물이 아닌 국가 주요 인사가 학회의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함께 하는 것은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다. 黃榮村(황롱춘) 考試院 원장의 필자 발표에 대한 평가 내용 이번 학회가 필자의 WHO 전통의학 표준화에 관한 마지막 발표장이 되리라 생각하고 참가했었는데, 뜻하지 않게 새로운 인연과 계획을 가지게 됐다. WHO에서 5년간 미친 듯이 일하면서 세계 전통의학계에 뚜렷한 이정표를 세웠고, 이제는 그를 정확하게 기술해 알리는 일이 남았다. -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결원된 모든 과목 충원”[한의신문]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결원된 모든 과목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은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주당 근무시간은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각 수련 병원은 7월 22일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7월 15일까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완료하고, 결원을 확정해주시기 바란다”면서 “올 9월 전공의 모집은 예년과 같이 일부 과목에 한정하지 않고, 결원이 생긴 모든 과목을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규홍 장관은 이어 “전공의법 시행일은 2026년이지만, 시범사업을 통해 전공의 근무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하겠다”면서 “이미 36시간의 연속근무시간 상한을 24시간에서 30시간 내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주당 근무시간은 80시간에서 60시간으로, 연속 근무시간은 시범사업의 성과를 보아가며 24시간으로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 “전공의 지도를 담당하는 ‘교육담당 지도전문의’ 등 교수 요원을 지정하고, 확대해 나갈 것이며, 전공의가 상급종합병원 진료 뿐 아니라 지역의료와 공공의료, 전문진료, 일차의료, 의과학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네트워크 수련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또한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응급, 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고, 중등증은 지역 종합병원, 경증은 동네 병의원에서 최적의 진료를 받는 혁신적 의료공급 및 이용체계를 확립해 나가고, 단계적 이행을 위해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을 최우선으로 추진해 전공의들의 과중한 근로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와 함께 “의료개혁특위에서 의료인력 수급추계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를 착수한 만큼 전공의 여러분이 의료계와 함께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 의견을 제시한다면, 2026학년도 이후의 추계방안에 대해서는 보다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인 전공의 여러분이 수련 현장으로 돌아와서 수련환경 개선 등 제도 개선 논의에 동참해주길 바라며, 전공의에게 체계적이고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하게 투자하겠다”면서 “올해 안으로 ‘전공의 수련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교육 인프라 확충 등에 대한 국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기도, 찾아가는 의료서비스 ‘농촌 왕진버스’ 본격 운영[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경기도가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촌 지역을 찾아가 고령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촌 왕진버스’ 사업을 본격 운영한다. ‘농촌 왕진버스’는 상지대 부속 한방병원, 포천 우리병원 등 의료기관과 협력을 맺고 의료서비스(왕진버스)를 농촌 지역 내 고령자·취약계층에 제공하는 사업으로 올 연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2일 포천시 일동면,을 시작으로 10일 영북면, 18일 여주시 점동면, 23일 흥천면, 30일 안성시 고삼면에서 ‘농촌 왕진버스’를 순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농촌 왕진버스’에서는 의료진 10∼20여 명이 농촌 지역을 방문해 침·뜸 시술 등 한의진료를 비롯해 양방 진료, 물리치료, 구강관리검사, 시력 측정 및 돋보기, 건강관리 교육 등을 제공하게 되며, 더불어 교통이 불편한 농촌지역 주민들을 병원까지 데려다주는 이동 수단 역할도 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경기도는 지난 2월 지역 농협을 대상으로 ‘농촌 왕진버스’ 신청을 받았으며, 포천 영북면·여주 점동면 등 총 6개 시군 17개 읍면이 선정된 바 있다. 향후 협력병원과의 일정 협의 등을 거쳐 양평군, 이천시, 평택시 일정이 확정될 예정이다. 공정식 경기도 농수산생명과학국장은 “농촌 왕진버스 운영을 통해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농촌 지역 어르신들과 취약계층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공보의의 어르신 치매·비뇨기계 질환 관리 역량 확대[한의신문=강현구 기자]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회장 심수보·이하 대공한협)은 최근 지역 일차의료 임상역량 강화를 위해 △하니위키-치매 편(6월) △전천후의 문턱 없는 비뇨기계 진료의 시작(7월)을 주제로, 온라인 특강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강은 지역 어르신 환자 증가에 따라 임상 초년 차 공보의 회원이 공공의료 현장에서 다빈도로 접하는 질환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마련된 프로젝트다. ‘하니위키-치매 편’에서는 김상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가 강사로 나서 치매의 진단·경과와 예후·치료법에 대한 기초 지식을 전달했다. 김상범 전문의는 “치매는 예방도 중요하지만 임상 현장에서의 정확한 진단과 조기 치료 또한 매우 중요하다”면서 “강의를 통해 회원들이 치매 진단 및 관리법을 숙지해 지역 어르신 치료에 접근성을 높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이달 공개된 ‘전천후의 문턱 없는 비뇨기계 진료의 시작’은 전천후 용인 이웃집한의원장(한방내과 전문의)이 강사로 나서 어르신들의 다빈도 비뇨기계 질환인 ‘과민성 방광’, ‘요실금’, ‘전립선 비대증’, ‘방광염’에 대한 진단과 치료법을 소개했다. 1강에서는 노인의 병리적 특징과 빈발하는 비뇨기계 질환(과민성 방광, 요실금, 전립선비대증, 방광염)에 대해 알아보고, 2강에서는 과민성 방광과 요실금의 진단과 치료 방법에 대해, 3강에서는 전립선비대증과 방광염에 대해 실제 임상 사례를 통한 진단과 치료 방법을 강의했다. 전천후 원장은 “비뇨기계 질환은 환자가 증상에 대해 자세하게 말할수록 성공적인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어렵지 않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이번 강의를 통해 회원들의 비뇨기계 진료에도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수보 회장은 “초고령사회,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으로 알려진 치매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비뇨기계 질환은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있어 대표적인 말 못 할 고민”이라며 “이번에 마련된 강좌가 어르신 돌봄에 큰 역할을 하길 바라며, 앞으로도 대공한협은 질환으로 고통받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한의일차의료 서비스를 제공,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특강들은 일반 한의사회원들도 하베스트 홈페이지(www.havest.kr)를 통해 수강이 가능하며, 수강생들을 위해 ‘미리보기’ 및 ‘강사 인터뷰’ 등도 수록했다. -
동대문구, 한의사와 함께하는 한방 북토크 개최[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서울한방진흥센터(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서 7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마른 당뇨, 치료법은 따로 있다’를 주제로 한방 북토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오는 31일 개최되는 한방 북토크에서는 ‘마른 당뇨, 치료법은 따로 있다’의 저자 양운호 한의사와 함께 △마른 당뇨의 원인 △관리 방법 △당뇨환자의 생활습관 △권장 음식과 운동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한방 북토크에 참여를 원하는 경우 동대문구 누리집 구민 참여란 또는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에서 신청 후 참여할 수 있다. 서울한방진흥센터 관계자는 “무더운 여름, 도심 속 힐링 공간인 서울한방진흥센터에 방문해 한의약 체험도 하고 유익한 건강정보도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성남시, ‘동병하치’ 사업 진행…“겨울철 감기, 여름에 예방”[한의신문=강현구 기자] 경기도 성남시(시장 신상진)는 지역 내 아이누리한의원과 함께 드림스타트 사례관리 아동 31명이 참여하는 ‘동병하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동병하치(冬病夏治)’는 차가운 기운으로 겨울철에 발병하기 쉬운 감기,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여름에 미리 치료해 예방한다는 의미로, 자연의 양기가 왕성한 시기인 초복, 중복, 말복 즈음에 삼복첩(따뜻한 성질의 한약재) 패치를 호흡기 관련 혈 자리에 붙이고, 생맥산(한방차)을 복용하는 방식의 한의학적 건강 요법이다. 이번 사업은 다음달 17일까지 ‘성남시 드림스타트’ 사례관리 아동 가운데 4~6세의 허약 체질이나 면역력 증강이 필요한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대상 아동이 한의원을 찾으면 1인당 9만원 상당의 삼복첩(三伏帖) 패치와 맥문동, 인삼, 오미자, 황기로 만든 한방차를 일주일 간격으로 3차례, 21일간 지원받을 수 있다. 시 관계자는 “동병하치 프로그램을 통해 호흡기 질환 예방은 물론 면역력을 높여 성장기 아동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성남시 드림스타트’는 취약계층 아동(0세~12세)에게 보건·복지·교육의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현재 352가구(470명)에 아동통합사례관리사 10명이 매칭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