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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28)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崔奎晩 先生(1915∼?)은 1963년 대한한의학회 이사장, 대한한의사협회 이사, 1966년 서울시한의사회 회장, 1959∼1962년간 한의사국가고시 위원, 1968년 보건사회부 의료심의위원 등 역임한 한의계의 지도자였다. 최규만 이사장은 1963년 5월 『대한한의학회보』 창간호를 간행해 대한한의학회의 학회지 간행의 시작을 열었다. 일년 전 어느 일요일에 청계천 근처의 골동품상을 지나가다 최규만 선생 관련 자료를 뭉치로 구입하게 됐다. 근현대 한의학의 역사를 다년간 탐구해 온 필자에게는 너무나 복된 기회였다. 마치 최규만 선생이 나에게 자신의 자료를 제공하시기 위해서 기다리셨다고 느낄 정도로 너무 값진 자료들이었다. 아래에 필자가 소장하게 된 최규만 선생의 자료를 연대순으로 정리해본다. 2장의 ‘受驗票’는 1956년 한의사국가고시에 응시했던 자료이다. 한 장은 1956년 1월5일 접수하여 같은 해 1월 6일과 7일 양일간 진행된 예비시험 응시 수험표(157번)와 나머지 한 장은 1956년 3월12일 한의과대학 강의실에서 진행된 2차 시험 수험표(164번)이다. ‘合格證書’는 한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하였음을 증명하는 증서이다. 672호로 최재유 보건사회부장관 명의로 발급된 증서로 1956년(단기 4289년) 3월29일 발급됐다. ‘選任狀’은 사단법인 대한한의사회 서울특별시 시회 회장 李鍾海가 1962년 5월22일 발급한 “貴下를 今般 本會 代議員으로 選任하였아옵기 玆에 本狀을 授與함”이라고 적힌 선임장이다. ‘選任通知書’는 서울특별시한의사회장이 발급한 제1회 임시총회에서 이사로 선임한 통지서이다. 1962년 9월20일자로 발급된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朴性洙가 수여한 ‘表彰狀’은 “貴下는 多年間 한의학의 發展과 한방의료의 向上을 爲하여 寄與한 功績이 顯著함으로 玆에 表彰함”이라는 내용의 표창장이다. 대의원 관련 ‘選任通知書’는 두 종류로서 1963년 3월25일자로 중앙대의원으로 선임한다는 서울특별시한의사회장 이종해의 통지서와 또 다른 1963년 4월1일 제1회 전국대의원 정기총회에서 이사로 선임한다는 통지서가 있다. ‘대한한의사회 임원선임 통지에 관한 건’이라는 내용의 통지서는 1963년 4월9일과 4월20일 대한한의사회장 鄭炅謨가 보낸 것이다. 대한한의학회 이사장으로 선임하였다는 ‘選任通知書’는 1963년 4월8일자로 대한한의사회장 鄭炅謨에 의해 발급되었다. ‘위촉장’은 1964년 2월17일 보건사회부장관 박주병이 발급한 “귀하를 의료업자 구 면허증 갱신 교부 심사위원으로 위촉함”이라고 쓰여 있는 위촉장이다. 1968년 8월21일자로 보건사회부장관이 발급한 ‘위촉장’은 의료심의회 위원으로 위촉한다는 내용이다. ‘辛亥元旦’에 최규만 선생이 직접 붓글씨로 쓴 “恭賀 新禧”는 1971년에 새해 인사장으로 작성한 한지로 된 자료이다. 배경이 꽃 무늬가 찍힌 원지를 구입해서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1974년 10월2일 국립보건연구원장이 발급한 ‘위촉장’은 1975년도 한의사 국가 시험위원으로 위촉한 위촉장이다. 1975년 5월1일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韓堯頊이 발급한 ‘會員證’은 한의사협회 회원임을 증명하는 회원증이다. -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한의사는 거의 없어”김은혜 치휴한방병원 진료원장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원장의 글을 소개한다. 몇 년 전, 우연히 정계 인사들과 다양한 전문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간의 사유 모임에 초대된 적이 있었다. 정치에 관심도, 지식도 전혀 없는 사람으로서 식당 문을 열자마자 나 같은 문외한조차 얼굴을 알아볼 정도의 유명 인사들이 그렇게 많을 줄 진작 알았으면, 절대 가지 않았을 것이다. “MZ세대 한의사로서 다른 세대, 다른 직업군을 가진 분들과 가볍게 이야기하는 자리다. 다른 분들도 비슷한 각자의 타이틀을 가지고 맛있는 거나 먹자, 하는 마음으로 오실 거다.” 분명 초대장을 줬던 사람의 소개가 맞는 말이긴 했는데, 온갖 기사들의 썸네일을 대문짝만하게 장식하는 풍채 좋은 분들을 코앞에서 마주하니 자연스레 뚝딱거려졌다. 또한 결과적으로 20명 남짓한 인원들과 테이블을 둘러앉은 후, 음식의 첫술을 뜰 수 있었던 건 약 2시간이 시간이 흐른 뒤였다. 그리고 그 공백의 시간 내내, 그들과 ‘가볍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다들 쭈뼛거리며 착석하자, 어색한 분위기를 무릅쓰고 호탕한 인상을 가진 한 분이 총대를 멨다. “우리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나 합시다!” (짝짝짝) “와- 좋아요!” “오- 몇 살이에요?” 그렇게 시작된 인사에, 돌아가면서 짧은 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XX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회계사, XXX입니다.” “오- 요즘 연말정산 시즌이라 바쁘시지 않아요? 대한민국에서 제~일 중요한 일하시네!” “저는 XX병원에서 근무 중인 의사, XXX입니다.” “반갑습니다. 무슨 과에요?” “내과입니다. 호흡기.” “오! 내 친구도 거기 있는데, 걔가 말하기를 아직도 코로나가(…중략…)” “가정법원에서 근무하는 검사, XXX입니다.” “혹시 모르니 연락처 좀 줘요~” “저는 개인 사무실 차린 변호사입니다.” “저는 XX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세무사입니다.” 등등 그렇게 대한민국의 모든 전문직들이 모여 나누는 인사가 오갔다. 그리고 내 차례가 왔다. “안녕하세요, 한의사이고 XX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은혜입니다.” “오- 몇 살이에요?” “XX입니다.” “MZ네, MZ! 혹시 대화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조심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줘요~ 옆에 분도 젊어보이시는데, 학생이에요?” “안녕하세요, XX대학교 대학원생 XXX입니다.” “무슨 전공이에요?” “철학과입니다.” “아 그럼, 지금 미국에서(…중략…)” “나만 혼자여서 괜히 주눅 들더라~” 돌이켜보면 이미 첫 인사 때부터 묘한 기분을 느꼈던 것 같다. ‘전문’ 분야 종사자들을 모아놓은 자리에 MZ세대 한의사의 타이틀로 앉아있는 나는, 단지 ‘MZ세대’의 대표일 뿐인 기분이 들었다(정작 내 옆에 진짜 MZ 0X년생 친구가 앉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대학원생에게도 본인의 시선으로 고찰한 사회의 실태를 묻는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 그 누구도 내게는 무슨 과를 전공했는지조차 묻지 않았다. 그걸 누군가가 일부러 의도했을 것이라고 굳이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나마 하나 기억나는 건, “지인이 한약 먹고 임신했다는데, 그거 진짜 그럴 수 있냐?”라는 질문이 왔었던 순간이다. 그 물음에 쓴 웃음을 지었던 건, 그 분위기 속에서 그들이 납득할 만한 (또는 원하는) 대답을 완벽한 기승전결로 쳐내기에 내 지식이 짧았을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그 자리에서 내가 유일한 한의사였다는 점도 영향이 적지 않았다. 각 테이블 당 20명, 총 3개의 테이블에서 모든 직업군의 최소 2명 이상이 서로의 옆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단 한의사만 제외하고. MZ세대인지 한의사인지 뭔지 모를 집단의 대표자로 혼자 앉아있는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같은 전문 분야의 종사자끼리 나란히 앉아서 서로 어깨를 치며 맞장구를 치고, 눈을 마주치며 작은 담소를 나누며 그 무리만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한참 뒤에 이 모임의 초대장을 줬던 사람에게 농담인 척, “나만 혼자여서 괜히 주눅 들더라~”고 말하며 물어봤다. 그에게 돌아왔던 대답은 이것이었다. 참고로 그 사람은 방송계 종사자였다. “뭐가 목적이건 간에 대외적으로 연락이 닿는 한의사들이 거의 없어. 한의원은 많은데,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한의사는 거의 없어.” 가장 조용할 때가 가장 위험할 때 한의사가 타 전문직 대비 실제 인원수도 적을뿐더러 그 중에서도 의료 외 분야에 대한 참여가 떨어지는 편임은, 내부적으로도 많이 얘기가 나왔던 부분이다. 특히나 본인의 전문 분야만 잘하면 도태된다고 하는 작금의 흐름에서는 문제점으로 제기되었기도 했다. 이에 최근에는 세대를 막론하고 한의계 내부의 갈라파고스를 깨고 나오고자 했던 선두 주자들이, 꽤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집단이든 가장 조용할 때가 가장 위험할 때라는 말이 있듯, 이런 변화가 필히 긍정적인 흐름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는 없으나 그럼에도 달갑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마침내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는 우리의 분위기에, 말 한마디라도 응원의 기운을 보낼 수 있는 변화도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글을 마친다. -
부산시한의사회, 심평원 부산본부와 건강한 사랑 나눔 ‘실천’[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부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오세형)는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산본부(본부장 김상지·이하 부산본부)와 함께 연산9동 경로당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한의 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이번 의료봉사는 심평원 업(業)과 연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의료 접근성이 낮은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부산시한의사회에서는 지역주민 40여 명을 대상으로 오세형 회장과 박지호 부회장이 참석해 문진 및 한의약적 건강 상담, 한의치료를 진행하는 한편 부산본부에서는 김상지 본부장·신윤기 부장·윤소진 과장·채혜정 담당 등이 참석해 접수 및 안내를 비롯해 이날 방문한 지역주민들의 대상으로 심평원 홍보 및 기념품 등을 전달했다. 특히 김상지 본부장은 한의치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진료진과 함께 진료 보조를 진행하는 등 한의 의료봉사에 큰 힘을 보탰다. 김상지 부산본부장은 “앞으로도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의약단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의료봉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건강한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오세형 회장은 “심평원 부산본부와 함께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가져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소외돼 있는 이웃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이어 “이번 방문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한의약에 대한 높은 호응은 물론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한의 의료봉사 활동을 시작으로 앞으로 부산본부와 함께 매년 최소한 상·하반기 2번은 지역주민들을 함께 방문해 의료봉사를 실시하기로 한 만큼 보다 많은 지역주민들에게 따뜻한 한의약의 손길이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거제 외포보건진료소, ‘한의약 건강증진 프로그램’ 성료[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거제시보건소(소장 구신숙)가 지난달 6일부터 장목면 외포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주 2회 한달간 운영한 ‘2024년 한의약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공중보건한의사, 보건진료소장이 직접 마을경로당에 방문해 급·만성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어르신에게 침 치료, 한약제제 제공, 한의약 건강상담 등의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눈높이에 맞춰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마을주민 A씨는 “이렇게 침 잘 놓아주는 선생님은 처음”이라며 “먼 곳까지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또 참여하겠다”고 고마움의 뜻을 밝혔다. 구신숙 보건소장은 이들 마을주민에게 “이후에도 여러 가지 한의약 프로그램의 운영으로 지역 내 어르신들의 건강수명 연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거제시보건소는 이달 첫 주부터 하청면 덕곡보건진료소, 사등면 가조보건진료소에서 한의약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며, 참가에 관한 문의는 거제시보건소(055-639-6115)로 하면 도움받을 수 있다. -
경희대 한의대, 일본약과대 학생 교류 프로그램 진행[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학장 고성규)은 지난달 21일 일본약과대학 Ichiro Arai 부학장과 Hiroyuki Takayama 교수를 비롯한 일본약과대학(도쿄) 및 제일약과대학(후쿠오카) 학생으로 구성된 방문단 14명이 ‘경희대 한의대의 학생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경희대 한의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 한의과대학 학생들을 일본약과대학에 파견해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에 경희대를 방문한 일본약과대학 및 제일약과대학 학생들은 경희대 한방병원을 방문해 병원 시설을 둘러보고 진료를 참관한 뒤 궁금한 점을 묻는 시간 등을 가지는 한편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위치한 ‘이영림기념관’ 방문과 더불어 한의과대학에서 기초한의학 실습 수업 등에 참여했다. 이와 함께 수료식에 앞서 권승원 교수(한방내과)가 한의학 관련 역사 및 교육과정에 대한 강의를 일본어로 진행했다. 입소식과 수료식에는 경희대 한의대 고성규 학장, 차웅석 학과장, 이상훈 국제한의학교육원 원장, 박진봉 예과장, 권승원 교수, 정지훈 교수 등이 참석했다. 한편 고성규 학장은 “이번 일본약과대학 학생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앞으로도 경희대 한의대와 일본약과대학 간의 지속적인 교류 협력을 통해 양교간 발전적 관계를 이어나가길 희망한다”면서 “또한 내년 1월에도 경희대 한의대 학생들이 일본약과대학에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할 예정인 만큼 앞으로도 양교간의 교류 협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또 일본약과대학에서 국제 교류 협력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Ichiro Arai 부학장은 “올해로 두 번째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알찬 스케줄을 만들어 준 경희대 한의대 및 한방 병원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 협력관계를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통합의학의 근거 마련 위해 세계적 석학 한자리에”[한의신문=주혜지 기자] 통합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견고히 하고, 연구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전 세계 통합의학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자생한방병원(병원장 이진호)이 지난달 30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 홀에서 개최한 ‘2024 자생국제학술대회(AJA, Annual Jaseng Academic International Conference)’에는 통합의학 분야에 종사하는 학자, 연구진, 한의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내 보였다. 올해 5회째인 이번 학술대회는 ‘통합의학의 견고한 근거 마련을 위한 미래 과제(Robust Evidence in Integrative Medicine: Innovations, Challenges, and Future Directions)’라는 주제아래 통합의학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발표 및 토의가 이뤄졌다. 이날 기조연설자로는 보건의료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는 데이빗 모어(David Moher) 캐나다 오타와병원 연구소 임상역학 프로그램 교수를 비롯 류건평(Jian-ping Liu) 베이징중의약대학교 근거중심중의학연구소장, 하인혁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장이 나섰다. 특히 모어 교수는 CONSORT 2024, PRISMA 2020 등 수많은 의학연구 지침 개발에 참여한 석학으로 꼽히며, 그의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70만 건 이상 인용됐다. 모어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보다 견고한 통합의학 연구 논문 작성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불필요한 작업과 절차, 데이터 등의 낭비를 줄여 효율적인 연구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며 “윤리적 지침을 준수하되 환자들과 독자들에게 꼭 필요하고 유용한 정보만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건평 소장은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통합의학 근거를 계량서지학적으로 분석했다. 계량서지학(Bibliometric)은 서지 즉, 문헌 고찰과 분석을 통해 통계를 도출하는 방법이다. 이는 연구 현황, 성과, 영향력 등을 분석해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고 통찰력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류 소장은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통합의학의 유효성을 밝힌 논문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현시대의 통합의학 트렌드를 설명해 나가고, 견고한 근거 마련을 위해 연구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피력했다. 하인혁 소장은 척추질환과 만성통증 분야 통합의학 연구에 대해 연구소가 진행한 각종 연구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특히 한의학의 과학화와 세계화를 위해 펼친 다방면에서의 시도와 성과를 조명했다. 이후에는 ‘침술의 의학적 근거: 연구 성과와 지향점’을 주제로 1부 행사가 진행됐다. 해당 세션에선 △침술 연구를 통해 살펴본 실용적 무작위 대조 연구의 장·단점 (테리에 알라락 노르웨이 국립보완대체의학연구소 교수) △침술의 플라시보 효과의 문제점 (스테판 버치 노르웨이 크리스티아니아 대학교 교수) △침술 연구의 현시점 (김태훈 경희대한방병원 교수)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이날 테리에 알라락 교수는 만성 허리통증, 편두통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침술 효과를 실용적 무작위 대조연구를 통해 밝힌 논문들을 예시로 들었다. 실용적 무작위 대조연구는 실제 임상진료 환경과 유사한 실험 모델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치료법 간의 효과를 비교·평가하는 방법이다. 그는 “서양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실용적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침술연구의 치료 범위와 실질적인 효과를 파악해왔다”며 “실용적 무작위 실험에서 양질의 결과를 얻기 위해선 통계학적, 임상적으로 안전성과 비용 효과성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2부에서는 ‘통합의학의 근거합성과 개방과학’을 주제로 연사들이 나섰다. 근거합성이란 다양한 연구와 데이터를 종합해 특정 주제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이는 신뢰도 높은 의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울러 개방과학(Open Science)이란 누구나 과학적 지식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 하에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연구 방식이다. 해당 세션에선 △만성통증 관리에 대한 통합의학적 근거의 양과 질 (후안 프랑코 독일 뒤셀도르프 의과대학 교수) △통합의학 연구에 대한 개방과학과 메타연구의 효과 (제레미 응 캐나다 오타와병원 연구소 연구원) △만성 통증에 대한 요가와 명상 (홀거 크라머 독일 튀빙겐 대학병원 연구소 교수) △다양한 관점의 융합: 통합의학에 대한 소개(이예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원장)가 발표됐다. 특히 제레미 응 연구원은 통합의학 연구에 개방과학 및 메타연구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메타연구는 과학 자체 원리를 분석하고 규명하는 방식의 연구 방법이다. 그는 개방과학과 메타연구를 통해 연구의 설계, 데이터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이를 통해 통합의학 연구 표준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모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은 이날 폐회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통합의학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견고한 의학적 근거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학술대회가 연구자들의 역량을 높이고 통합의학 연구의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웰다잉 문화 활성화 위한 ‘전문공용윤리위원회’ 설치 추진[한의신문=강현구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 및 이행과 관련 △전문공용윤리위원회 근거 신설 △공용윤리위원회의 지정 해제 규정 마련 △기록 보존 과실에 대한 교육명령 신설 및 과태료 부과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서영석 의원에 따르면 현행법은 연명의료 중단 결정에 관련해 의료기관에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설치하거나 의료기관이 그 업무의 수행을 위탁할 수 있도록 공용윤리위원회를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용윤리위원회를 지정할 수 있는 규정만 두고, 구성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부령(部令)으로 정하고 있을 뿐 지정 해제에 관한 규정은 없다. 또한 관련 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경우에 한해서만 벌칙과 자격정지를 부과하고, 작성·보존 과정에서 과실이 발생 관련해선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서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공용윤리위원회의 지정 해제에 관한 사항을 신설하고, 공용윤리위원회 중 전문공용윤리위원회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연명의료결정제도 참여 희망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도록 했다. 이어 작성·보존 과정에서 과실 발생 시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인에게 교육명령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고, 교육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서 의원은 “기록의 작성·보존은 제도를 운용하는 데 있어 기본이 되는 만큼 현실적인 관점에서 제도가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미비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면서 “공용윤리위원회 활성화를 통한 의료기관의 연명의료결정제도 참여율 제고, 의료기관의 관련 기록 작성·보존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웰다잉 문화와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지방 보건행정 공백 ‘한의사 보건소장’이 메꾼다!”[한의신문]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개정된 지역보건법 발효 이후 부산과 속초에서 잇따라 한의사 출신 보건소장이 임용된 것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지자체별로 한의사 보건소장 임용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2일 밝혔다. ‘보건소장 임용에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간호사 등도 가능하다’는 내용의 개정된 지역보건법이 지난 7월3일부터 발효된 이후 양태인 한의사가 부산광역시 서구 보건소장에 임용돼 지난달 20일부터 직무를 수행하고 있고, 2일부터는 박중현 한의사가 강원도 속초시 보건소장에 임용돼 업무를 시작했다. 기존의 지역보건법에서는 양의사를 보건소장에 우선 임용하고, 양의사를 임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보건의약직군 보건직렬 공무원으로 임용토록 규정돼 있었으나 지방의 많은 보건소에서 의사 보건소장 지원자가 없어 보건행정의 공백 사태가 지속돼 왔으며, 의사파업으로 인한 진료 공백과 함께 보건행정의 공백마저 장기간 지속된 지방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개정된 지역보건법 제15조 제2항은 ‘~다만,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 중에서 임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조산사, 약사 또는 보건소에서 실제로 보건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공무원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격을 갖춘 사람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 한의사를 비롯한 의약인들이 보건소장에 임용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이와 관련 대한한의사협회는 “지역보건법 개정안이 발의될 당시 충남과 경남, 경북, 전남, 제주는 양의사 출신 보건소장 비율이 30% 미만이었고, 충북의 경우는 14곳 중 단 한 곳도 양의사 출신 보건소장이 없었다”면서 “이처럼 양의사들의 보건소장직 외면으로 의료낙후지역의 보건행정 공백이 심각한 상황이었으며, 한의사와 치과의사, 간호사 등 타 직역 의료인의 보건소장 임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번 부산 서구와 속초시의 사례는 지역보건법 개정 이후 한의사가 공공의료의 최일선을 책임지는 보건소장에 임용될 수 있는 소중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면서 “보다 많은 한의사들이 보건소장으로 진출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돌볼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남 농촌 찾아가는 진료서비스, 한 달간 1500명 이용[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전라남도는 농촌 찾아가는 진료 서비스가 한 달 만에 1500여 명이 이용하는 등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도가 농림축산식품부의 공모 사업에 선정돼 지난 7월 말부터 시작한 농촌 찾아가는 진료 서비스는 지난달 말까지 장흥, 해남, 고흥 등 3개군. 7개 읍면 주민이 이용했다. 해남에서는 농번기에 지친 농업인에게 원기 회복을 위한 맞춤 약 처방으로, 장흥에서는 농업인 근골격계 질환 관리를 위한 물리치료, 고흥에서는 한의진료와 검안·돋보기 제공 등 지역별 여건과 상황을 고려한 농촌 맞춤형 진료를 했다. 도는 시군과 농협과 협업해 읍면 사무소나 농협 회의실에 임시진료소를 마련하고 한의사,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투입해 주민들에게 무료 진료를 제공한다. 이달에는 2일 영암 학산면을 시작으로 4일 고흥 도포면, 5일 여수 화정면과 곡성읍, 6일 고흥 두원면과 해남 화원면, 23일 장성읍, 24일 고흥읍, 25일 함평 월야면, 26일 고흥 포두면과 해남 화산면, 완도 노화읍, 27일 담양 용면, 30일 장성 삼서면 등에서 운행된다. 도는 올해 말까지 총 13개 시군 54개 읍면에서 찾아가는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강하춘 전남도 농업정책과장은 “평소 영농활동으로 건강을 돌보지 못한 지역 주민에게 건강을 챙기고 주민 간 유대를 강화하는 가교 구실을 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주민이 서비스 혜택을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대장암 예방 위해 아스피린 복용?…“출혈 조심해야”[한의신문=강환웅 기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재태·이하 NECA)은 대장암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아스피린이 대장암 발생을 막는 효과를 입증할 만한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결과가 매우 좋은 만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최근 들어 아스피린의 대장암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아스피린의 대장암 예방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다. 이에 NECA는 아스피린의 대장암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코자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출간된 체계적 문헌고찰 19편을 △일반인 △대장암 유발 위험이 높은 질환이 있는 집단(고위험군)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후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환자군으로 나눠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일반인에서 아스피린이 대장암 발생을 막는 효과를 입증할 만한 근거가 부족했으며, 과거 대장선종을 진단받았거나 용종 제거술을 받은 대장암 고위험군은 아스피린을 복용했을 때 대장선종의 재발 및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또한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이나 린치증후군 같은 유전적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일부 연구에서 아스피린 복용 후 대장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은 대장암 발생 위험 감소와 관련이 없었으며, 대장암을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환자가 아스피린을 복용했을 때 대장선종의 재발 위험이 감소한다는 일부 연구 결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NECA는 이를 종합한 결과 이번 평가에 포함된 대부분의 연구에서 아스피린 복용이 대장암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한편 대장암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이 안전한지를 검토한 결과, 아스피린을 복용한 그룹(일반인 및 고위험군 포함)이 복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연구별로 1.44배에서 1.77배까지 위장관 출혈, 뇌출혈 등의 출혈 위험이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만성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일 경우 아스피린 복용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민정 보건의료평가연구본부장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낮은 일반인에게는 대장암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며 “대장암 고위험군이거나 치료 중 또는 완치된 환자의 경우에도 개인의 위험요인과 출혈 부작용에 대해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후 아스피린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평가보고서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누리집(https://www.neca.re.kr/)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