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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한의사회, 통합돌봄 워크숍 개최[한의신문] 충남한의사회(정병식 회장)는 시군지역 한의사회장이 참석한 통합돌봄 워크숍을 1일 충남기업교육센터에서 개최, 통합돌봄과 관련한 각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내년 시행에 앞서 효과적인 진행 방법 등을 공유했다. 이날 정병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통합돌봄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사회적 돌봄의 기반”이라며 “이번 워크숍을 통해 한의계가 지역 돌봄 체계 안에서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충청남도 시군지역 분회장 및 공주·천안 재택의료센터장이 참석했다. 특히 건강보험공단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 서정아 돌봄통합지원부장, 천안시청 노인복지과 통합돌봄팀 연청흠 주무관, 충남사회서비스원 오정아 연구위원이 특별 강사로 초청돼 통합돌봄의 현재와 미래 등에 대해 상세히 소개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서정아 부장은 ‘통합돌봄지원 제도의 이해’의 주제로 통합돌봄의 추진배경부터 시범사업 운영 현황, 시범사업 우수사례 및 추진성과, 향후 추진계획 및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서 부장은 통합돌봄 정책 거버넌스 정립에 대해 나누며 중앙-지방-전문기관-제공기관 간 협업 제도화 및 민관 협력체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며 재원, 인력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소통체계를 강조했다. 연청흠 주무관은 ‘의료돌봄 통합지원’을 주제로 방문진료 서비스, 방문 한의 진료 서비스 등을 소개했다. 연 주무관은 천안시 특화사업으로 영양지원, 외출동행, 주거지원으로 웰빙홈컨설팅, 주거환경개선 등 천안시 통합돌봄센터를 운영함으로써 만족도 4.2 이상으로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오정아 연구위원은 ‘요양 돌봄 통합 지원법 추진에 따른 한의학회 역할과 기능’에 대해 발표했다. 오 연구위원은 지역사회 보건의료 중심 통합돌봄 추진과 한의계 역할에서 △방문형 한방의료 서비스 △통합케어플랜 △만성질환 관리 △지역치유·건강문화사업 등을 소개했다. 그는 또 한의학의 강점인 예방, 재활, 심신치유에 중점을 둬서 지역주민의 전생애 건강을 설계하는 등 지역사회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사업 속 한의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계속된 워크숍에서는 참석자들간 활발한 논의를 통해 충남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지역 현실에 맞는 진료비, 본부금 등의 차등 적용의 필요성 실질적인 사업 추진 방안 등을 논의하며 중앙부처에서 적극 반영하도록 협회 차원에 적극 대응해 줄 것을 요구하는 의견도 개진했다. -
우즈베키스탄에서 마주한 한의학의 세계화, 그리고 나의 성장김규진 대전대 한의대 본과 4학년 [한의신문] 대전광역시한의사회(회장 이원구)는 지난달 3일부터 8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 양기율시에서 한의의료봉사를 진행했다. 나에게 이 소식은 설렘과 기대를 동시에 안겨주었다. 생소한 나라를 직접 방문한다는 호기심, 그리고 존경하는 한의사 선생님들과 함께 현장을 경험한다는 벅찬 감정이 교차했다. 출발을 준비하며 ‘학생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진료를 직접 맡기엔 역량이 부족했지만, 한의학의 의미를 현지인들에게 쉽게 전달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처방별 효능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제작하고, 이를 우즈베크어와 러시아어로 번역했다.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한약의 개념과 작용을 현지인이 이해하기 쉽게 다듬어가는 과정은 나에게 ‘지식을 전하는 배움’이었다. 그 순간 이미 봉사는 시작되고 있었다. “한의약의 보편성 체감하다”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깨달았다. 내가 품어온 ‘한의학의 세계화’는 결코 추상적인 꿈이 아니었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한의학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이해하는 보편적 의학이었다. 나는 주로 예진을 담당했다. 처음엔 단순히 주소와 발병 시기를 기록하는 일로 생각했지만, 환자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을수록 배울 점이 많았다. 특히 “심장이 아프다”, “신장이 아프다” 등 장기 이름을 직접 언급하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 질병을 대하는 문화적 시각의 차이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또한 환자들의 질환 양상 속에는 생활습관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었다. 기름지고 짠 음식을 즐기는 식문화는 에스트로겐 관련 질환과 성인병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일은 곧 그들의 건강 문제를 이해하는 일이기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의학은 삶의 방식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한국과 한의약을 사랑하는 우즈베키스탄 짧은 체류였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여러 면에서 인상 깊은 나라였다. 사막화의 영향으로 대기질이 좋지 않았고, 도심의 공사 현장이 생활 속에 가까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 그러나 그 속의 사람들은 따뜻했다. 길을 물으면 친절히 안내해주었고, 식당에서는 작은 휴지 한 장까지 바로 치워내며 청결을 유지했다. 도시 전반은 예상보다 깨끗했고, 수도 타슈켄트의 ‘서울문(Seoul Gate)’에서는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마음이 느껴졌다. 낯선 곳에서 한국의 흔적을 만날 때마다 ‘문화의 연결’이 얼마나 강력한 힘인지를 느꼈다. “헌신에서 배운 진정한 한의학의 길” 귀국 후 가장 크게 마음에 남은 것은 봉사에 참여한 한의사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이었다.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도 묵묵히 환자를 돌보며, 작은 변화에도 기뻐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전문가의 헌신을 배웠다. 그분들을 보며 다짐했다. 언젠가 나도 그처럼 지식과 열정, 그리고 따뜻한 책임감을 겸비한 한의사가 되어 세계 곳곳에 한의학의 가치를 전하고 싶다고. 이번 경험을 통해 한 가지 확신이 생겼다. 한의학은 한국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세계적인 의학이다. 다양한 문화 속에서 한의학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더 큰 빛을 낼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의료봉사는 단순한 해외 체험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배우고 있는 한의학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게 한 시간이었다. ‘환자를 향한 따뜻한 손길’과 ‘지식을 나누는 기쁨’을 동시에 느낀 이번 경험을 통해, 나는 한의학의 세계화와 나 자신의 성장을 함께 꿈꾸게 됐다.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한의학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세계 속에 전할 수 있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자 한다. -
“K-MEDI, APEC 타고 세계로”…전통·첨단 융합의 무대APEC 2025 KOREA 측 “K-Medi의 감동은 역대 최고 APEC 행사를 만드는 데에 든든한 기반이 됐다” [한의신문] APEC 2025 KOREA가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개최된 가운데 ‘K-한의 헬스케어관’에선 첨단 한의진료 술기와 K-콘텐츠를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선보이며, APEC 주최측으로부터 ‘역대 최고의 APEC 행사’ 구현에 일조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 주최, 대한스포츠한의학회(회장 장세인)·경상북도한의사회(회장 김봉현)·경주시한의사회(회장 김형환) 공동주관으로 마련된 ‘K-한의 헬스케어관’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선덕광장에서 개설·운영됐다. ‘K-한의 헬스케어관’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한류와 K-콘텐츠 열풍의 중심에 선 한의학을 널리 알리고, 각국 정상과 외빈, 방문객들에게 한의진료와 체험 프로그램 제공을 통한 건강 관리와 그 우수성을 전파하고자 추진됐다. 각 단체 소속 21명의 의료진이 자발적 봉사로 참여한 K-한의 헬스케어관은 △체험관(마사지기·한의학 체험) △홍보관(예진·홍보) △진료관(한의진료)으로 나눠 운영됐으며, 한의사 4명(진료의 3명, 예진·통역 1명)과 통역·안내 지원 2명(한의대생)이 한 팀으로, 로테이션 방식으로 근무하도록 했다. ◎ “‘케데헌’ 감성 입은 ‘HAN의원’으로 K-Culture 체험화 ‘부분을 치료하려면 전체를 이해해야 한다(In order to heal a part. We must understand the whole)’는 캐츠프레이즈로 마련된 체험관에는 손·발 마사지기를 설치해 방문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으며, 피부모형과 다양한 침, 전자뜸, 부항 등을 전시해 한의진료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함유정 대한스포츠한의학회 교육이사는 “한의학의 원리에 현대 과학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기기들을 활용한 힐링 체험은 재방문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냈다”면서 “국제 행사에서 한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한의학에 대한 친밀도 제고와 한의원 내원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의 세계적인 붐에 따라 기와 지붕과 ‘HAN의원’이란 현판을 내걸은 홍보관에선 방문객의 △주요 증상(통증 양상) △병력(의료기관 이용 내역) 등을 조사하고, 진맥 결과를 포함한 예진 정보를 진료관 의료진들에게 인계하도록 했으며, △갈근탕 △반하사심탕 △향사평위산 △구미강활탕 △연교패독산 △소청룡탕 △오적산 △당귀수산 등 보험한약재와 더불어 △쌍화고스틱 △경옥고스틱 등의 한약제품 △자운 청대 등 연고류를 구비해 진료 후 처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감염병 대응 △한의난임치료 효과 △초고령화 대응(치매 예방·한의주치의제) △웰니스·예방의학 등 한의학의 역할을 담은 홍보물을 벽면에 설치, 대기 시간 동안 살펴볼 수 있도록 했으며, 방문객들의 한의진료 만족도 설문조사 참여를 유도하도록 포토부스 스티커 사진 이벤트와 굿즈팩(한의협 캐릭터 ‘츄니’ 키링·스티커, 홍보 브로셔 등)도 증정했다. 예진을 담당한 김윤지 한의사(경북한의사회)는 “장염, 감기, 생리통 등 다양한 증상으로 찾아온 방문객들에게 맞춤형 치료가 가능했다”며 “한의학의 빠른 효과와 함께 급성·만성 질환을 아우루는 진료가 가능하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 초음파 유도 약침 등 첨단 한의술기, 현장서 ‘즉각 효과’ 입증 이어 진료 베드(추나 베드 포함)와 초음파진단기기가 설치된 진료관(K-Medicine Clinic)에선 예진을 토대로, 맞춤형 침·약침·부항·추나 치료와 함께 건강관리 교육도 이뤄졌으며, 특히 초음파 유도하 약침 치료 등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발전된 한의술기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진료에 참여한 권순기 경북한의사회 기획이사는 “방문한 경찰관들은 지급된 도시락과 환경 변화로 인해 소화계 증상들을 호소, 이에 사암침과 향사평위산 처방을 병행해 빠르게 증상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으며, 양희권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의무이사는 “행사 준비와 장시간 근무로 근육 피로와 통증을 호소한 경찰관·운영요원들에게 추나치료를 시행, 근막이완과 신경근 조절, 혈류 개선으로 즉각적인 통증 완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정호섭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의무이사는 “약침·추나에 대한 높은 효과로 재진이 많았다”면서 “특히 모델·의전 업무를 맡은 젊은 여성 환자들의 경우 구두·정장 착용과 긴장된 상황으로 인해 경추 주변부위 경직을 야기, 후두부 자침·추나 치료로 즉각적인 호전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현장에 참석한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이번 정상회의는 세계 각국 정상 및 참가자들에게 AI·현대진단기기와 첨단 술기를 접목해 미래 의학으로 발전해오고 있는 한의학이 소개된 무대”라며 “특히 최신 초음파진단기기를 통해 한의학의 과학성과 임상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준비한 만큼 세계 전통·보완·통합의학의 흐름을 우리 한의학이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주리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문화적 측면도 강한 우리 한의학은 현대진단기기 활용을 통한 근거 중심 의료로, 올바른 한약재를 통한 건강식문화로 육성해야 한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의진료를 훌륭히 수행한 의료진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제 한의사와 산업계가 세계 홍보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523명 방문, 진료 만족도 99%…한의원 내원으로도 연계 스포츠한의학회가 K-한의 헬스케어관이 진료를 개시한 첫날인 10월 27일부터 마지막 날인 11월 1일까지의 내원 환자 현황을 집계한 결과, 총 523명이 내원해 472건(일평균 78건)의 진료(초진 82.7%, 재진 17.3%)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는 △프랑스 50% △미국 25% △대만 25% 순으로 많았으며,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 등 총 7개국의 환자들이 방문했다. 성별 분포는 △여성 50.2% △남성 49.8%, 연령대는 △30대 24.8% △40대 24.5% △20대 24.1% △50대 18% 순이었다. 대상자들은 △APEC 운영요원 42.6% △정부 관계자 9.7% △경찰관 8.4% △시청 공무원 5.9% 순으로 집계됐다. 질환별로는 근골격계 질환이 78.7%로 가장 많았고 △신경과계 23.4% △호흡기계 2.1% △피부질환 1.7% 순으로 집계됐으며, 치료는 △침 65.4% △추나요법 58.6% △한약 처방 42.2% 순으로 이뤄졌다. 특히 설문에 참여한 대상자 진료 만족도 조사에서 99%가 ‘만족’ 이상(매우 만족 91%, 만족 8%)으로 응답했으며, 한의학 체험 및 진료 후 인식 변화에서도 86.1%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84.4%가 '실제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 한의학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87.3%가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아울러 한·양방 병행 치료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86.1%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한의진료 재이용 의향과 주변 추천 의향은 각각 88.6%, 89.9%로 집계됐다. 1일, 요추 통증으로 침·추나 치료를 받은 프랑스 참가자 알렉상드르 르몽드 씨는 ”이번 진료를 통해 남은 기간 투어와 비즈니스 일정도 소화할 수 있게 됐다”며 “K-Medi의 빠르고, 탁월한 효과에 매우 놀랐으며, 프랑스에도 한의원이 많이 개설된다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프랑스 참가자 로뱅 들로네 씨는 “맥진이라는 진찰법은 색다른 경험이었고, 한약은 프랑스에 돌아가도 다시 생각날 것”이라면서 “특히 한의사 분들이 매우 친절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진료해주셔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상철 APEC 준비지원단장, 정호섭·함유정 이사, 최주리 이사장 ◎ 경북도·APEC 준비지원단, 한의의료진에 극찬 “K-Medi 세계화에 한걸음” 이번 운영 성과는 APEC 주최측에서도 높이 평가되고 있는데, 운영 기간 이철우 경북도지사, APEC 준비지원단 김상철 단장·최인숙 팀장·최기랑 주무관도 참석해 의료진들을 격려하고, 한의학의 세계화를 응원했다. 첫날 직접 한의진료를 받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교통 통제 및 협소한 진료 공간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의학을 통한 한류문화 확산에 나서고 있는 데에 큰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한의학의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공간 마련과 지원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장을 상시 방문한 김상철 APEC 준비지원단장은 “세계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 경주에서 우리 K-Medi의 우수성 홍보와 함께 체험을 통해 느끼게 해 준 감동은 역대 최고 APEC 행사를 만드는 데에 든든한 기반이 됐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 한의학이 세계로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며, 참여해 주신 한의의료진 및 관계자 여러분께 큰 감사를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창 대한한의사협회 총무이사는 “그동안 준비 기간을 가지며 현장 상황 변화 등 여러 난관에 부딪혔지만 준비위원 분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참여해 수준 높은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현장 운영부터 진료 시스템 구축까지 세심히 협력해 준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만선 준비TF위원장(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이번 ‘K-한의 헬스케어관’의 성과는 경북한의사회와 경주시한의사회의 헌신적인 진료 열정, 그리고 대한스포츠한의학회의 전문 기술력이 빚어낸 결과로, 이를 통해 낯선 환경에서도 세계 정상들에게 수준 높은 한의학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었다”면서 “일교차가 큰 열악한 현장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의료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경상북도 APEC 준비지원단 한편 이번 K-한의 헬스케어관 참여 한의의료진은 다음과 같다. △대한스포츠한의학회: 장세인 회장, 김정수·박지훈·이현준·주재공 부회장, 이준석 학술이사, 양희권·정호섭 의무이사, 남태영·장호기·함유정 교육이사, 윤현석 특임이사 △경북한의사회: 김현일 명예회장, 권순기 기획이사, 이영준 원장(이영준한의원), 김종우 경희대 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김윤지 한의사 △경주시한의사회: 김동현 원장(숨소리한의원), 성현호 원장(가온자리한의원)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554)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崔容泰 敎授(1934∼2017·호는 一石)는 침구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서 1982∼1985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장, 전국한의과대학협의회 초대회장, 1976∼1982년 대한침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1986년 5월18일 최용태 교수는 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대만으로 떠났다. 당시 한국에서 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같이 떠난 일행은 경희대 부속한방병원 구본홍 원장,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김종열 소장, 부속 한방병원 침구과 이윤호 과장, 경혈학교실의 이혜정 교수 등이었다. 이 학술대회는 대만의 제2회 국제중국의약, 침구학술대회로서 한의학 및 침구학을 합하여 개최되는 대회였다. 5월19일 오전 9시 개회식이 시작되면서 5월21일까지 학술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대회장 행정원위생처 施純仁 처장의 개회사, 陳立夫 총통부 고문의 치사가 이어졌고. 독일 뮌헨대학 의사학연구소의 Paul. U. Unschald가 유창한 중국어로 축사를 이어갔다. 참가국은 모두 12개국으로 내국인은 1000명, 외국인 200명이었다. 이 대회에는 中國醫藥, 鍼灸學을 총망라하여 특수질환, 특수요법 등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주제는 고혈압, 당뇨병, 간염, 항암연구, 침구 분야(진통, 개념, 기초), 면역반응, 의학사, 약학사, 의서 분야에서 특강을 포함해 107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한국측 발표자인 구본홍 교수는 「뇌졸중 환자의 동서의학적 치료」라는 제목으로 뇌졸중환자의 발병 분류, 치료회복 상태, 병력과정 등에 대한 연구로서 동서의학의 병행치료로서 보다 더 빨리 회복시킬 수 있음을 증례를 통해 보고했다. 김종열 교수는 「동양의학의 객관화를 위한 동서의학적 방법론 연구」라는 제목으로 경희의료원장으로 재임시부터 행정적으로 느껴진 장·단점에 대한 보완을 모색하였다. 이혜정 교수는 「침자가 Alloxan 당뇨병 小白鼠의 β-세포과립에 미치는 영향(전자현미경적 연구)」을 발표했다.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β-세포과립이 괴사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足三里에 침자를 한 組에서는 혈당이 현저히 하강됨과 동시에 β-세포과립이 정상에 가까운 형태를 나타냈다는 것을 밝혔다. 이로서 鍼刺가 Alloxan 당뇨병 小白鼠의 췌장내 랑겔한스섬의 β-세포과립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규명되었다. 최용태·김재규는 「Ethanol 중독에 대한 침구 및 人蔘水銀이 해독효과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Ethanol 중독의 해독효과를 관찰하기 위하여 인체의 百會, 章門, 築賓穴에 상응하는 실험동물 혈위에 일정한 처치를 한 후 Ethanol 중독을 유발시켜 각 혈청들의 활성도를 측정한 결과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즉 Ethanol 중독으로 야기된 肝障碍를 회복시키고 지질대사의 변조를 개선시키고 Ethanol 대사촉진으로 Ethanol 중독에 대한 해독효과 등이 있음이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이윤호 교수는 「전침이 진통작용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전침의 주파수 전압, 통전 시간의 변화에 따른 규형파, 삼각파 및 정현파의 진통 효과를 비교 관찰하기 위하여 陰陵泉, 懸鍾에 상응하는 흰쥐의 체표에 일정한 방법으로 침 및 전침자극을 준 후 진통효과를 측정한 결과, 전침이 침자극보다 진통효과가 우수하였으며, 전침의 주파수, 전압, 통전시간 및 파형의 각 조건이 진통효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침 자극을 전절히 운용하여야만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❾김호철 교수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의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제기되는 한약의 궁금증과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최신 연구 결과와 한의학적 해석을 결합해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기존의 한약 지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삼의 효능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대보원기(大補元氣)’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을 “인삼은 원기를 크게 보한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보기약 중에서도 으뜸이니 피로를 풀고, 식욕을 돋우며, 기운을 북돋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해석은 고전적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한의학에서 효능은 글자의 뜻으로 풀이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약이 실제로 어떤 병증을 치료했는가에 따라 정의된다. 다시 말해, 효능은 언어가 아니라 주치(主治)의 축적에서 형성된 개념이다. 고전의 약물학은 처음부터 지금처럼 효능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았다. 《신농본초경》이나 《황제내경》에는 ‘보기(補氣)’라는 효능명조차 없었다. 인삼의 효능도 ‘보오장(補五臟)’, ‘안정신(安精神)’, ‘정혼백(定魂魄)’, ‘명목(明目)’, ‘개심익지(開心益智)’ 등으로 기록되었을 뿐이다. ‘기허를 치료한다’는 말은 명나라 시기 《본초몽전(本草蒙筌)》에서 처음 등장한다. 효능이라는 분류 체계는 금원사대가를 거쳐 명청대에 이르러 비로소 확립됐다. 따라서 오늘날 본초학에서 사용하는 100여 개의 효능명은 본래의 주치에서 파생된 후대의 용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기초이론은 청대의 용어체계를 따르고, 임상은 명대의 《동의보감》 전통을 잇고 있기 때문에 두 체계가 어긋나 보이는 것도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비롯된다. 대보원기의 주치는 보기와 다르다 효능이 주치에서 생긴 개념이라면, 인삼의 대보원기가 실제로 어떤 병을 치료하는지를 봐야 한다. 만약 대보원기가 단순히 보기(補氣)의 강화형이라면 그 주치는 식욕부진, 피로, 권태감 같은 기허증이어야 한다. 그러나 고전의 기록은 전혀 다르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대보원기’라는 효능명이 인삼에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황기(黃芪), 백출(白朮), 인삼과 함께 대표적인 보기약들 중에서도 ‘대보원기’라는 효능은 오직 인삼에서만 쓰였다. 본래의 의미에서 대보원기는 단순히 ‘보기를 크게 한다’는 뜻이 아니라, 생명이 꺼져가는 위기의 순간에 원기(元氣)를 회복시키는 작용, 즉 회양(回陽)의 범주에 속한다. 따라서 황기나 백출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대보원기’의 효능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명나라 이천(李梴)의 《의학입문(醫學入門)》에는 “氣脫者,汗出肢冷,脈微欲絶也(기탈한 자는 식은땀이 나고, 사지가 차며, 맥이 끊어지려 한다)”라고 하여, 인삼이 이러한 기탈 상태에서 사용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청대 왕앙(王昂)의 《본초비요(本草備要)》 역시 “人蔘,回陽救脫,補脾肺二經,生津止渴”라 하였고, 같은 시대의 《증치준승(證治準繩)》에서도 “人蔘治氣脫欲絶,汗多面白,四肢厥冷者”라 하여 인삼을 기탈·허탈의 응급 상태에서 쓰는 약으로 명시했다. 《동의보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附子與人蔘相伍,內外兼固(부자와 인삼을 함께 쓰면 안팎의 양기가 모두 견고해진다)”고 하였다. 이 문장은 인삼과 부자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같은 생명 회복 작용을 한다는 의미다. 부자는 외부 순환을 돌려 양기를 밖으로 펴고, 인삼은 내부의 중심을 붙들어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게 한다. 다시 말해, 인삼의 대보원기 효능은 피로를 푸는 보약의 차원이 아니라 생명의 중심이 꺼져가는 순간에 내부의 불씨를 붙잡는 회양 작용이다. 문헌에 보이는 인삼의 회양 작용 중국 명청대 의가들은 인삼을 회양의 약으로 기술한 사례를 남겼다. 청대 오당(吳塘)의 《의학심오(醫學心悟)》에는 “氣脫欲絶,汗出如珠,四肢冷厥,急用人蔘救之,可回陽復命(기탈로 죽음이 임박한 자에게 인삼을 급히 쓰면 양기를 회복시켜 생명을 구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의 인삼 조문에도 “久病元氣將脫,宜獨蔘湯(오래 앓아 원기가 탈락할 때는 독삼탕을 써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기록들은 인삼이 회양구역의 상황, 즉 맥이 끊어지고 체온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응급약으로 쓰였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독삼탕(獨蔘湯)은 인삼만 단독으로 대량 사용하여 기탈을 회복시키는 대표 처방이다. 또한 부자(附子)와 병용하여 내외의 양기를 함께 돋우는 삼부탕(蔘附湯)은 《의학입문》과 《동의보감》 모두에 기록돼 있다. 부자가 외양을 돌리고 인삼이 내양을 붙든다는 인식은 조선시대 의가들도 공유한 바 있으며, 조선 후기 《동의수세보원》에서도 인삼의 작용을 “益元氣而救脫(원기를 돕고 탈락을 구한다)”이라 하여 회양의 개념과 동일하게 설명했다. 이러한 문헌적 전통은 인삼의 대보원기가 단순히 ‘보(補)’의 개념이 아니라, 생명 기능이 정지될 위기에서 양기를 되살리는 응급성 보제(補劑)임을 의미한다. 실제로 《경악전서(景岳全書)》의 장경악은 “元氣者,生命之根本也。人蔘最能回復其脫(원기는 생명의 근본이며, 인삼은 그 탈락을 가장 잘 회복시킨다)”이라 하여 인삼이 원기의 소멸을 회복시키는 최고의 약이라고 칭했다. 대보원기와 회양구역은 같은 작용이다 그렇다면 왜 같은 작용을 하면서 부자는 ‘회양구역(回陽救逆)’이라 하고, 인삼은 ‘대보원기(大補元氣)’라 불렀을까. 이는 생리적 차이보다 한의학의 철학적 언어 체계에서 비롯된 구별이다. 부자는 불의 약이다. 강렬하고 외향적이며, 즉각적인 회복을 이끈다. 인삼은 생명의 근원으로서, 내향적이고 지속적인 회복을 담당한다. 같은 불이라도 부자의 불은 밖으로 타오르는 불이고, 인삼의 불은 안으로 오래 타는 불이다. 그래서 하나는 불을 붙이는 작용으로 ‘회양’, 다른 하나는 그 불을 지키는 작용으로 ‘대보원기’라 표현된 것이다. 그러나 두 현상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부자의 회양이든 인삼의 대보원기든 결국 혈류가 회복되고, 체온이 오르고, 심장이 다시 박동하며, 생명 에너지가 재가동되는 현상이다. 현대 생리학으로 보면 이는 순환성 쇼크(circulatory shock) 상태에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심박출량이 증가하며, 말초 혈류가 회복되는 과정에 해당한다. 부자의 주요 성분인 하이게나민(higenamine) 은 β-아드레날린 수용체를 자극하여 심근 수축력을 높이고,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순환 회복을 돕는다. 한의학적으로 말하면 부자가 외부의 순환망을 급히 열어 양기를 밖으로 퍼지게 한다면, 인삼은 내부의 중심 에너지망을 붙잡아 기운이 내부에서 회복되도록 한다. 인삼의 대표적 성분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 Rg1, Rb1 등) 은 미토콘드리아 내 ATP 생산을 촉진하고 AMPK 경로를 활성화하여 전신 세포 대사를 재가동시킨다. 효능은 글자가 아니라 반응이다 한의학에서 효능은 문자의 뜻이 아니라 인체의 반응이다. 효능은 주치의 집합이며, 같은 병을 치료하면 같은 효능이고, 주치가 같으면 효능도 같다. 인삼의 대보원기와 부자의 회양구역은 주치가 동일하다. 사지궐랭, 맥미욕절, 한출기탈, 허탈 등이 그것이다. 표현만 다를 뿐 작용은 같은 생리적 현상이다. 결국 인삼의 대보원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원기를 북돋는 보기약’이 아니라, 생명이 끊어지기 직전의 위기에서 내면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는 회양구역의 한 형태다. 다시 말해, 인삼의 대보원기는 강도의 표현이 아니라 작용의 방향을 나타내는 언어다. 부자의 불이 외부 순환을 돌린다면 인삼의 불은 내부의 중심을 붙든다. 두 약은 안과 밖에서 하나의 생명을 완성하는 짝이며, 고전의 언어는 그 차이를 구분해 두었다. 이제 효능을 다시 볼 때다. 효능은 문자가 아니라 생리의 기록이다. 인체의 반응과 시대의 임상 속에서 살아 움직여 온 언어다. 인삼의 대보원기와 부자의 회양구역은 같은 생명의 불을 바라보는 두 개의 이름일 뿐이다. 우리가 그 본뜻을 다시 이해할 때, 한의학의 효능은 추상적 수사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재현 가능한 인체 반응으로 되살아날 것이다. -
환자안전 환류정보 활용 우수사례 공모전 ‘성료’[한의신문] 의료기관평가인증원(원장 오태윤·이하 인증원)은 지난달 30일 ‘2025년 환자안전 환류정보 활용 우수사례 공모전(이하 공모전)’ 시상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을 통해 제공된 환류정보를 활용해 예방 활동을 수행한 우수사례를 발굴 및 공유하기 위해 2023년부터 시작한 이번 공모전은 ‘환류정보, 실천으로 완성하는 환자안전’을 주제로 지난 7월부터 진행했으며, 총 83편의 우수사례가 접수됐다. 보건의료기관의 우수사례들은 두 차례의 심사를 통해 △적합성 △효과성 △적용 가능성 △참신성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총 21편(대상 1편, 최우수상 1편, 우수상 5편, 특별상 1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대상에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중 환자안전사고 발생’ 주의경보를 활용한 사고 예방 활동을 수행한 내용이 선정됐다. 또한 수상작 중 일부는 현장의 환자안전 실천 경험 공유를 위해 대한환자안전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수상 기관이 직접 사례를 발표함으로써, 환자안전 환류정보의 실제 적용 성과를 현장 중심으로 확산하는 계기를 마련키도 했다. 서주현 중앙환자안전센터장은 “환자안전문화 확산의 가장 큰 원동력은 개별 보건의료기관의 관심과 노력이며, 이번 공모전은 현장에서 환자안전활동을 실천하는 의료진을 독려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면서 “환자안전 환류정보 우수사례 공모전에 참여해 주신 모든 보건의료기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환류정보가 의료기관의 자율적 개선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현장 중심의 지원체계 강화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모전에 대한 보다 자세한 결과는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www.kops.or.kr)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수상작은 환자안전사고의 예방 및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공유를 위해 정보제공지 및 우수사례집으로 제작하여 게시할 예정이다. -
호스피스·완화의료는 cure인가 care인가?김은혜 가천대 한의과대학 조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내용에 앞서 ‘의료는 cure와 care로 나뉜다고 생각한다.’의 문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며 시작하고 싶다. 두 번째 질문도 있다. ‘cure와 care 모두 치료이다.’의 문장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 드는가? cure와 care에 대한 각자의 상이한 정의가 대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cure는 완치 또는 질병의 소실일 것이고, care는 질병의 관리로 해석될 것이다. 오랜 시간 임상 현장에 몸을 담고 있다 보면 이 두 문장에 의문이 들 수 있다. ‘관리를, 의료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더 나아가면 보다 근본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의료인이라면 질병의 소실을 목표로 치료를 행해야 진정한 의료 행위지.’ 의미 없는 치료라고 말할 수 없는 것 이야기를 잠시 미뤄두고, 몇 가지의 예시 상황을 말해보려고 한다.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한국에서 췌장암이 확인된 약 2만 명의 환자 중 80%가 수술이 불가능한 3기 또는 4기로 진단된다. 통계에 따르면 항암치료를 받지 않는 3기 췌장암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약 1년이며, 4기 췌장암 환자의 생존기간은 약 6개월이다. 항암치료를 받게 되면 3기 췌장암 환자는 2년으로, 4기 췌장암 환자는 1년으로 생존기간이 늘어나게 된다. 다르게 말하자면, 항암치료를 받은 4기 췌장암 환자의 50%가 1년 내로 임종하신다는 뜻이며, 다시 한 번 바꿔 말하면, 4기 췌장암 환자에게 항암제를 처방하는 의사 역시 이 사실을 알고서도 치료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의사들을 비판할 수 없으며, 이들이 처방하는 항암제를 ‘치료’로 정의하는 것에 반기를 들 수 없다. 같은 맥락으로 이 환자들의 항암치료를 ‘의미 없는 치료’라고 말할 수 없으며, 감히 말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의료인이 감당해야 하는 역할은? 췌장암은 워낙 힘든 암으로 알려져 있음을 감안하고, 다른 암종을 조사해 봐도 비슷한 맥락이다. 표준암치료를 받는 4기 폐암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약 1.5년으로 알려져 있다. 4기라고 하면 전신에 이미 암이 다 퍼져있는 중환자의 이미지가 떠올라 1.5년이라는 기간이 크게 이질적으로 안 느껴질 수 있지만, 폐암에서는 그저 폐 양쪽 모두에 암이 확인만 되면 자동적으로 4기로 진단되게 됨을 고려했을 때 4기 폐암 환자의 외형은 건강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말할 수 있을까? 이들에게 처방되는 항암치료는 ‘진정한’ 의료 행위가 아니라고. 그렇다면 마지막 상황을 살펴보자.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말기 선고와 동시에 6개월 정도의 여명을 들은 4기 췌장암, 4기 폐암 환자가 있다. 환자 스스로 6개월이라는 시간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당연하며, 그 와중에 점점 빠지는 체중과 점점 가빠오는 숨 때문에 좌절감, 두려움, 걱정 등등이 오만가지로 섞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몸도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졌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서는 더 이상 표준암치료를 받지 않으니 이전처럼 적극적인 추적관찰은 어려우며 컨디션을 보면서 일단 6개월 뒤에 예약은 잡고 가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환자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그래, 6개월 남았다 치자. 그럼, 이 6개월 동안은 누가 나를 돌봐주는 거지? 내가 점점 더 밥을 못 먹게 되면? 언젠가 내가 집에 있다가 갑자기 숨이 턱 막히게 되면? 아니, 집에만 있어도 되는 상황이기는 하나? 집에 있는 게 무서워지면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환자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더라도 그것이 의료인이 감당해야 하는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의료인의 책임은 환자가 건강할 수 있도록 의료 행위를 제공하는 것에 있으며, 건강이란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안녕으로 정의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정신적·사회적 안녕에 대한 의료는 누가 담당하게 되는 것일까. “진정한 의료 행위가 아니라면” 말기 암을 포함해서 임종을 앞둔 환자까지 모시는 의료 행위를 호스피스·완화의료라고 정의한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이들이 소위 웰다잉(well-dying)을 맞이하실 수 있도록, 직역해서 좋은 죽음을 맞이하실 수 있도록, 잘 돌아가실 수 있도록 행하는 것이 아니다. 죽음이 좋고 싫음은 개개인의 사유와 철학에 달려 있기 때문에 감히 그것을 의료인이 의료 행위를 통해 쥐어주겠다고 단언할 수 없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안녕감이 이전 대비 나아지도록, 그것이 조금이라도 완화되는 것을 목표로 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을 던지며 글을 마치려 한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cure인가 care인가. care라면, 이것은 진정한 의료 행위인가 아닌가. 진정한 의료 행위가 아니라면, 임종을 앞둔 환자의 건강은 누가 책임져 줄 것인가. -
- '필요한 건, 어쩌면 말 한마디' 편 - -
인천 서구, 어르신 건강돌봄 실현 위한 ‘장수누리터’ 개소[한의신문] 인천광역시 서구(구청장 강범석)는 지난달 22일 지역주민, 유관기관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어르신 건강돌봄 건강관리사업 ‘장수누리터’ 개소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장수누리터’는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에 앞서 서구가 인천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선도 사업으로, 건강취약계층 어르신이 현재 거주지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방문형 통합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건소 내 ‘장수누리팀’은 한의사,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치위생사 등 분야별 전문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상자의 건강상태에 따른 맞춤형 방문건강서비스를 수행한다. 관할 동 행정복지센터, 일차의료기관이나 병원, 복지관 등에서 서비스 의뢰가 접수되면, ‘장수누리팀’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건강상담 △방문재활 △영양관리 △복약지도 등 통합건강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후에는 각 전문인력이 참여하는 평가회의를 통해 돌봄플랜 수립, 경과보고, 서비스 종료 여부 등을 검토하며, 대상자는 약 3개월간 총 8회의 집중 건강관리서비스를 받게 된다. 또한 정신·치매·복지상담 등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연계해 민·관 협력 기반의 통합돌봄체계를 마련하고, 대상자별 맞춤형 건강·복지서비스가 누락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권역별 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는 활동이 가능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만성질환 예방·관리, 노쇠 예방 등을 위한 건강강좌, 영양교육, 근력강화 및 스트레칭 운동교실, 심폐소생술 실습 등 웰니스(Wellness)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수누리학교’ 운영과 더불어 지역주민 중 건강에 관심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돌봄 헬퍼(자원봉사자)’를 양성해 어르신 일상 건강활동을 지원하는 등 지역주민 참여형 건강돌봄 안전망 구축에 나선다. 이와 관련 강범석 서구청장은 “초고령사회에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고 활력 있게 사는 웰에이징(Well-Aging)이 중요하다”면서 “장수누리터는 의료·건강·복지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거점으로, 어르신들이 지금 사는 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맞춤형 통합 건강증진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전했다. -
심평원 부산본부, 소식지 통해 지역의료 현장과의 소통 강화[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산본부(본부장 박정혜·이하 부산본부)는 의료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요 정보를 담은 ‘2025년도 하반기 소식지’를 4일 부산지역 요양기관과 유관 단체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식지는 의약단체 의견수렴을 통해 급여기준 및 심사 청구 시 주의사항 등 의료 현장에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특히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 발령에 따른 유의사항과 겨울철 감염 예방·안내 등 현장 대응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았다. 주요 내용으로는 △최근 제·개정된 급여기준 △심사참고자료 제출목록 △급여 인정횟수 정보 조회시스템 활용법 등 실무 중심의 유용한 정보를 수록했다. 또한 주요 항목에는 QR코드를 적용해 모바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편의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실용성을 높였다. 부산본부는 이번 소식지를 통해 그동안 추진해 온 지역사회와의 연계 및 협력 기반 사업의 성과도 함께 공유했다. 대표적으로 △폐의약품 안심수거 캠페인 △노인 일자리 창출 협력사업 △지역 밀착형 공공보건 캠페인 등을 소개하며,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사회 동반 성장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이번 소식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누리집(www.hira.or.kr)의 공지사항에 게시하고, 부산시 6개 의약단체 등에 책자와 관련 파일을 배포해 회원 대상 홍보를 추진하도록 안내했다. 박정혜 본부장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공유하는 양방향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소통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심평원의 주요 활동을 소개하는 등 현장 중심의 신뢰받는 기관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