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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약 건강보험 공개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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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건강보험 학술자문단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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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국한의약연감’ 통해본 한의약 현황은? (2)2017년 한의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외래 청구분에서 20대 다빈도 상병 중 1위는 ‘등통증’으로 409만8696명이 진단을 받았으며, 총 진료비는 5349억원이었고, 뒤를 이어 ‘달리 분류되지 않은 기타 연조직장애’(199만8986명·2086억원), ‘요추 및 골반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190만4463명·1916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빈도 질환 1위인 등통증이 한의의료기관 건강보험 외래 총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4%였고, 10위권 내 상병들의 진료비 합계가 총 진료비의 64.8%를 차지하는 한편 다빈도 상병 1위에서 10위까지 다빈도 상병의 내원일당 진료비 범위는 2만203원에서 2만5872원, 내원일당 진료비 평균은 2만2777원으로 집계됐다. 10위권 내 다빈도 상병이 총 진료비의 64.8% ‘차지’ 또 ‘17년 한의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입원 청구분에서 20대 다빈도 상병 중 1위는 외래 청구분과 같이 ‘등통증’으로 7만322명이 진료를 받았으며 총 진료비는 576억원으로 나타났으며, 뒤를 이어 ‘요추 및 골반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달리 분류되지 않은 기타 연조직 장애’ 등의 순이었다. 또한 입원 청구분 중 10위 내에 있는 다빈도 상병 가운데 입원일당 진료비가 가장 높은 상병은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로 300만2163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의약연감에서는 ‘14〜‘17년 한의의료기관 건강보험 외래 및 입원 청구분의 10대 다빈도 상병을 비교한 결과를 함께 게재했다. 분석 결과 외래의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을 제외한 9가지 상병은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의 질환’ 또는 ‘손상, 중독 및 외인에 의한 특정 기타 결과’의 하위상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의 경우에는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의 질환’의 하위 상병이 10대 상병의 주를 이뤘고, 외래 청구분과는 달리 ‘손상, 중독 및 외인에 의한 특정 기타 결과’, ‘순환계통의 질환’, ‘신경계통의 질환’, ‘정신 및 행동장애’ 등 다양한 상병이 10위권 내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건보 총 진료비 중 시술 및 처치료가 54.3%…가장 큰 비중 차지 이와 함께 한의약연감에서는 한의의료기관의 진료비 구성을 크게 진찰료, 입원료, 투약료(조제료 및 약품비), 시술 및 처치료(한의 시술 및 처치, 정신요법, 온냉경락요법, 추나요법 포함), 검사료 및 그 외 기타 항목으로 나눠 항목에 따른 진료비 비중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17년 한의의료기관의 건강보험에서의 총 진료비 2조5412억원 중 시술 및 처치료가 1조3795억원(54.3%)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진찰료가 8797억원으로 34.6%를 차지하는 등 시술 및 처치료, 진찰료가 한의의료기관 진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한의의료기관 진료비의 다른 항목들은 입원료 1102억원(4.3%), 투약료 459억원(1.8%), 검사료 27억원(0.1%), 기타(진료비)가 1233억원(4.9%) 등으로 나타났다. 이를 분석해 보면 한의의료기관의 진료비 항목 중 입원료의 경우 ‘10년 이후 한의의료기관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차츰 증가해 ‘17년에 4%대로 진입했으며, 투약료의 경우에는 지난 10년간 한의의료기관 전체 진료비 대비 1%대를 유지했고, 검사료는 ‘14년 이후 전체 진료비의 0.1%대 이하를 차지하며 진료비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7년 오적산이 가장 많이 처방…‘16년 대비 5억6000만원 증가 한편 한의의료기관의 전체 56종 처방의 건강보험 급여비용의 총액은 약 320억7000만원으로, ‘16년에 비해 약 26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7년에 가장 많이 처방된 것은 ‘오적산’으로 ‘17년 급여비용은 81억2321만원(5억6000만원 증가)이었으며, 뒤를 이은 ‘궁하탕’은 34억5643만원(6억8000만원 증가)으로 나타나 다빈도 처방 1위인 오적산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구미강활탕 21억8704만원, 이진탕 16억5404만원, 반하사심탕 15억7457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한방병원은 오전산, 반하백출천마탕, 반하사심탕, 보중익기탕, 구미강활탕 등의 순으로 나타나 전체 처방별 요양급여 순위와는 차이를 보였으며, 한의원의 경우에는 오적산, 궁하탕, 구미강활탕, 이진탕, 소청룡탕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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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59)“양생의 도는 우리 삶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李昌庭은 본래 조선 중기에 활동한 문관이었다. 그는 1603년 진사과에 합격하여 내시교관에 임명된 후에 뛰어난 학술을 인정받아 순천부사, 동래부사 등을 거쳐 양주목사 등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젊은 시절부터 양생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1620년에 펴낸 『壽養叢書類輯』은 그런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일본에서도 몇 년 후에 간행될 만큼 국외에서도 각광을 받았다. 이 책에서는 전래의 修身, 攝生 및 養生의 여러 책들을 수록하였는데, 그것은 『修養叢書』, 『三元延壽書』, 『壽親養老書』, 『食藥本草』, 『養生月覽』, 『保生攝生集覽』, 『類纂食忌』, 『食鑑』, 『修身導引』 등이다. 그는 이들 내용 가운데 황당무계한 내용들을 과감히 삭제하고, 鍊氣, 採精과 같이 李昌庭 자신이 동의할 수 없는 것들은 제외시키고, 중복되거나 잘못된 내용들을 바로잡아 현실적으로 유용한 것들을 모았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식물, 약물 등의 산지와 명칭이 우리나라와 중국간에 차이가 나는 것들의 문제점을 느끼게 되었다. 그는 이에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이 책을 구성해내게 된 것이다. 『壽養叢書類輯』은 상하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總論, 養心志篇, 保身體篇, 愼起居篇, 省嗜慾篇, 節飮食篇, 順天地篇, 調節序篇, 孕育篇은 上卷에 있으며, 주로 養生에 관한 총론적인 내용이다. 뒤이어 나오는 服用篇, 米穀篇, 草木篇, 禽獸篇, 蟲魚篇, 導引篇, 醫藥篇은 下卷에 해당하며 養生에 필요한 飮食, 運動 등 각론적인 내용이 실려있다. 아래에 李昌庭이 작성한 『壽養叢書類輯』의 跋文을 번역하여 옮긴다. “壽養叢書를 살펴보건데 즉 古今의 修養家들의 養生의 要法이다. 三元延壽書, 壽親養老書, 食物本草, 養生月覽, 保生攝生集覽, 類纂食忌, 食鑑, 修眞道引 등 책들을 무릇 十二篇으로 集成하여 하나의 책갑으로 만들어 叢書라고 명명하다. 모두 南極, 臞仙, 京口, 山臞, 河濱丈人 및 李鵬飛, 陳君直, 周守中, 胡文煥 등 여러 사람들이 지은 바이다. 무릇 攝養將息의 方이 각각 門目이 있어서 서로 發揮되니 이른바 養生의 책이 여기에서 차례있게 모두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編輯이 섞여 어긋나 있고 論議가 多岐하여 重複되고 어그러지고 그릇되어 항목들이 어지러이 현혹되어 아득한 것이 넓은 바다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 먹는 음식물과 약물은 즉 우리나라와 중국의 땅에서 나는 것이 다르고 명칭도 또한 다르니 이름을 살펴서 실질을 구한다면 열 가운데 넷다섯을 틀리고 만다. 또한 諸家들이 기록한 바가 기괴하고 허망하여 도리에 어긋난 경우가 많아서 세상에서 법으로 삼을 수가 없다. 鍊氣, 採精 等의 說에 이르러서는 더욱 修身하여 命을 기다리는 자가 원해서 들을 수 있는 바가 아니라. 이에 감히 여러 책들을 살펴서 교정하여 그 번거로운 문장들을 간략화하고 그 중복된 것을 제거하고 그 어그러지고 그릇된 것을 바로잡고, 그 거칠고 허망한 것을 베어내어 사람들이 쉽게 알고 쉽게 행할 수 있는 것들을 같은 내용별로 모아서 16편을 만들었다. 여러 군자들이 의론한 것으로 사람들에게 유익한 것을 들어서 그 머리부분에 總論을 붙이고, 그 다음은 心志, 身體, 起居, 嗜慾, 飮食, 天地, 節序, 孕育, 服用, 米穀, 草木, 禽獸, 蟲魚라고 하였다. 모두 修養家들이 매일 사용함에 빠뜨릴 수 없는 것들이라. 그 중요도를 헤아려서 앞뒤로 배치하였다. 끝에는 다시 導引을 간결하게 하고 의약을 상세하게 하였으니, 무릇 요사스러운 것을 억누르고 常道에 힘써서 백성들을 오래살게 해주되 바름을 잃지 않도록 하고자 함이라. 이 책을 보는 사람이 만약 이 책을 취해서 매일 사용하는 事物의 사이에서 구하여 거칠고 허망하며 동떨어진 영역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즉 거의 도에 가까울 것이다. 萬曆 庚申1620년 한여름에 華陰散人, 無求翁이 삼가 발문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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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첩약보험 모형은?첩약보험 시범사업이 중대 기로에 서있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논쟁이 진행 중이다. 정부가 ‘한약급여화협의체’ 운영을 통해 첩약보험 모형을 만들어 가는 중에 한의계 내부의 이견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중앙회는 각 시도지부의 보수교육과 때를 같이해 정책설명회를 갖고, 첩약보험과 관련한 정보제공에 나서고 있다. 지난 12일과 23일에는 각각 서울과 대구에서 첩약보험 공개토론회를 개최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와는 달리 한의과대학 동문 차원을 비롯 곳곳에서 첩약보험 시범사업과 제제한정 의약분업과 관련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 서울과 부산지부는 각각 첩약보험과 제제한정 의약분업 시행 여부와 관련한 회원 투표를 할 예정이다. 지부의 회원투표 결과가 중앙회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구속력은 없겠지만, 중앙회 입장에서는 서울과 부산이라는 두 지부에서 표출된 여론의 향배를 결코 무시할 수는 없게 된다. 따라서 지부 회원을 대상으로 한 투표는 투표에 앞서 첩약보험과 관련한 충분한 정보 제공이 선행되는 것도 중요하나 이미 서울지부의 경우 27일과 28일에 걸쳐 투표 시행을 공고한 상태다. 투표에 앞서 정부의 첩약보험 모형은 어떠하며, 그 모형이 갖는 우려 사항은 무엇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우려 점은 해소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해소될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된다면 회원들이 선택하는데 있어 한층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첩약보험 시범사업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거의 없다. 정부 주도의 ‘한약급여화협의체’ 운영과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됐다는 점만이 팩트다. 거론되고 있는 많은 부분들은 협상 테이블의 의제다. 첩약보험 적정수가, 한약조제약사 및 한약사의 참여, 원내외 탕전실 운영, 처방전·원산지·처방약재명·중량 공개 여부, 적용 대상 질환, 의약분업과의 상관성 등 쉽게 예단하고 판단할 수 없는 사안들이다. 현재의 선택은 미래 한의약의 중차대한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무엇을 선택하건, 그것을 선택하기에 앞서 충분한 정보 습득과 분석이 전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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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침요법, 노령층 변비환자 증상 개선 및 삶의질 향상에 ‘효과’[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KMCRIC 제목 고령층 변비 환자에 대한 이침의 효과 ◇서지사항 Li MK, Lee TF, Suen KP. Complementary effects of auricular acupressure in relieving constipation symptoms and promoting disease-specific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A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trial. Complement Ther Med 2014;22(2):266-77. ◇연구설계 Randomized, single blind, placebo-controlled trial ◇연구목적 이침 요법이 노령층 변비의 증상 개선과 삶의 질 척도 개선에 미치는 효과 확인 ◇질환 및 연구대상 Rome III 변비 진단기준을 만족하는 거주보호소에서 치료 중인 노령층 환자 99명 ◇시험군중재 자성을 띄는 콩알 (직경 0.15cm가량)이 들어있는 반창고 형태 (0.6×0.6cm)의 이침을 7개의 이침 혈자리 (대장, 직장, 비, 폐, 삼초, 피질하, 교감)에 10일간 적용 ◇대조군중재 왕불류행 (semen vaccariae, 직경이 0.15cm가량으로 자성을 띈 콩알과 유사)이 들어있는 반창고 형태 (0.6×0.6cm)의 이침 혹은 빈 반창고 (0.6×0.6cm)를 10일간 적용 ◇평가지표 변비 증상의 환자평가 설문지 (PAC, Patient Assessment of Constipation-Symptom Questiionnaire, 복부 불편감, 직장 증상, 대변 증상과 관련된 12개의 질문으로 구성)로 변비 관련 증상을 평가하였으며, 변비 증상 관련 삶의 질 평가 (PAC-QoL, Patient Assessment of Constipation QoL, 신체적 불편감, 심리 사회적 불편감, 근심, 만족과 관련된 28개의 질문으로 구성)로 삶의 질을 평가하였다. 잠재적 인자를 제어하기 위해 Physical Activity Questionnaire로 신체활동을 평가했으며, 과일 및 야채를 홍콩 Dept. of Health의 권고사항을 따르게 하였다. 이런 평가 항목을 인터뷰를 통해서 실험 시작 전 (D0), 10일간 실험 적용 후 (D10), 실험 종료 10일 후 (D20)에 시행하였다. ◇주요결과 group x time 상호작용 효과가 삶의 질 척도의 아형인 만족 영역에서 실험군이 대조군에 D10 (p=0.016), D20 (p=0.016) 시점에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왔으며, 변비 관련 증상 및 삶의 질 관련 척도 모두에서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결론 거주보호소에서 치료 중인 노령층 변비 환자의 관리에 이침 요법이 효과적이며 안전하다. ◇KMCRIC 비평 본 연구는 고령층 변비 환자들의 증상과 삶의 질 개선에 이침이 갖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서 시행된 무작위 임상연구이다. 연구 설계상 이중맹검을 시행하지 못하고 피험자에게만 맹검을 시행하였으며, 이침의 재질을 자성을 띈 물질로 하는 특이점이 있어 재질이 갖는 특성을 비교하기 위하여 자성을 띈 알갱이의 대조군으로 크기가 비슷한 왕불류행이 자극하는 이침군을 두었다. 피험자들의 생활환경의 유사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보호소에서 지내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피험자들은 주기적 혹은 간헐적 대변 완하제 (laxatives)에도 크게 호전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 대변 관련 증상 설문지 (PAC)의 하부항목인 대변 건조감과 배변시 과도한 긴장감 (straining) 항목이 대조군에 비해서 유의한 개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장내 건조감의 개선과 연동운동자극에 특히 유의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효과는 자성을 띈 재질의 사용과 적절한 이침 혈자리의 선혈에서 비롯되었다고 연구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왕불류행을 이용하는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효과가 있었던 부분은 혈자리를 자극하는 물질의 재질이 갖는 특성 또한 중요함을 알려준다. 본 연구는 10일간의 이침 적용 후 다시 10일이 경과했을 때의 상태를 관찰하는 연구 형태로 중재의 적용과 사후관찰이 상당히 짧은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10일간의 일회성 적용 이후 10일이 지나면서 효과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자들의 보고를 보더라도 추후 중재 적용의 기간을 장기화하고 그 지속효과를 사후관찰하는 기간 또한 늘려서 장기적인 관리법으로 이침이 갖는 효과에 대한 검증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RCT&access=R20140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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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장의 가장 큰 역할은 회원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신임 시도지부장에게 듣는다(7) 강동윤 회장(전라남도한의사회) 한의계 혼란, 중앙회와 회원간 신뢰 문제…신뢰와 소통 통한 선순환구조 절실 공공의료의 진입과 더불어 회원에게 주인의식 심어주는 회무에 주력해 나갈 것 Q. 전라남도한의사회장으로 출마하신 계기와 함께 선임된 소감은 어떠하신지요? "수석부회장 시절 회장님과 함께 공약한 사항들이 있다. 꼭 이뤄보고 싶은 것들이었는데 중도하차하는 바람에 실현하지 못했다. 그것이 늘 못내 아쉬웠다. 그러던 차에 기회가 생겼고 주위의 권유도 있고 해서 출마를 고심하게 됐다. 그러나 막상 출마를 결심하려고 하니 현실적으로 이런저런 고민이 많이 됐다. 회장은 임원으로서 회무의 종착점 같은 것이다. 회무를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새 나름의 원칙과 소신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 원칙과 소신을 펼치기 위해서는 결정의 권한과 결과의 책임을 동시에 가지는 회장의 자리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회장은 회무를 하는 사람으로서 언젠가 짊어질 수밖에 없는 숙명적인 면이 있고, 혹은 하고자 하는 당연한 욕심이기도 한 그런 면이 있다. 어쨌거나 결국은 피할 수 없다는 말이다. 피할 수 없다면 거부하지 말고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결국 저로서는 여러 가지 의미로 미뤄뒀던 숙제를 하는 셈이 됐다(웃음). 지부 선관위 회의를 통해 당선이 확정된 순간을 되돌아보면 소신을 펼칠 기회가 주어졌으니 당연히 기뻐야 할 것 같은데 도리어 착잡한 마음이랄까, 꽤나 이질적이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올해는 여러모로 축소되어 가는 우리 한의사들의 의권이 다시 한번 향상으로의 도약을 할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점점 축소돼 갈 것인가 변곡점이 될 만한 중요한 시기다. 노파심이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지만 존폐의 분기점이 될 수도 있는 그런 한 해가 될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시기에 중요한 직책을 맡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절로 무거웠던 것 같다." Q. 임기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하실 사업 내용 및 추진방향은? "우선 대외적으로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 현재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의약이 필수재가 아닌 대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그러다 보니 영역이 점점 축소되어 근골격계 질환에 고착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의계를 위해서는 물론 의료비 지출에 막대한 재정을 소요하는 국가가 복지 국가의 기치를 내세우고 순탄하게 나아가기 위해서도 한의약 본연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그에 걸맞는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 한의계의 입장에서 본다면 생존을 도모하고 영역을 확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가의 우산으로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방면에서 공공의료 영역으로의 진입과 정착이 필수인데, 이 과정이 지속 가능하려면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멀고 험난한 길이겠지만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우선 첫발을 내딛을 생각이다. 구체적인 추진방향은 좀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어 지금으로서는 지켜봐 주시라, 결과로서 보여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 대내적으로는 보다 체계적이고 투명한 회무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다름이 아니라 회무의 효율성에 중점을 둔 것인데, 전라남도는 600명 가까운 회원이 22개 시군에 산재해 있다. 밀도는 낮고 지역은 넓은 상황이다. 임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 제 입장만 하더라고 사무국에 한번 가려면 대중교통은 거의 불가하고 손수 차량을 운전해 2시간 가까이 소비해야 한다. 직접적인 결재가 불가능한 현실이다. 그만큼 회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를 개선키 위해 우선은 전자결재 시스템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코자 한다. 전자결재시스템이 구축되면 향후 어떤 지역에서 회장이 선출되더라도 결재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이사들도 등재된 문서를 회람할 수 있도록 하면 회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효과 역시 있을 것이다. 회계에 있어서도, 특히 세입항목에서 이전과 달라진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현실에 맞게 계정을 재설정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려고 한다." Q. 수석부회장 등 많은 회무경험이 회장직 수행에 도움이 되는지? 또한 지부 임원과 지부장으로서의 마음가짐의 차이가 있다면. "물론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회무라는 것이 정책적인 부분도 있지만 정무적인 성격이 있고, 특히나 요즘 같은 상황에선 정무적인 부분이 더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이것은 감각이 필요한 부분인데, 이 감각이라는 것이 무슨 공부를 한다고 해서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머릿속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훈련을 통해 길러질 수밖에 없는 경험적인 것이다. 사실 제 생각에는 최혁용 회장님께서 근래에 본인의 진정성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여러 가지 곤란을 겪고 계신 것도 따지고 보면 회무 경험이 없다는 것에서 비롯된 부분도 분명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임원과 지부장으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물으셨는데, 임원일 때는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임했고 즐겁게 일했었다. 더구나 제가 수석부회장 시절 회장님께서 저에게 전결권을 주셨기 때문에 지부장이 된다고 해서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지부장이 되고 보니 제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다. 결정적으로 탓을 할 곳이 없을뿐더러 모든 것이 저에게 귀결된다. 즉 최종적으로 결정을 해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엄청난 무게감을 실감하고 나니 본질적으로 다른 자리란 것을 깨닫게 됐다. 지부장은 두렵고 고독한 자리다. 요즘 이러한 두려움과 고독을 바탕으로 해서 진지하게 자기객관화를 하고 있다." Q. 새로운 회관으로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세입자에서 집주인이 됐다는 것이 우선 큰 의미이구요(웃음). 올해는 전라남도한의사회가 창립된지 만 60년이 되는 해다. 사람으로 치자면 환갑을 맞이한 셈인데, 요즘은 평균수명이 늘어서 환갑 잔치를 남세스럽게 여겨서 거의 하지 않지만 여전히 인생에서 상당히 중요한 기점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런 의미있는 해에 회원들의 피땀으로 일군 새로운 회관으로 이전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특별하게 다가온다. 60을 '이순'(耳順)이라고 했다.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결국은 귀가 순해져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말을 객관적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바로 60세란 말이다. 이순의 해에 새로운 회관을 구입해 입주한다는 것에는 항상 회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공평무사하게 회무를 처리하라는 심오한 뜻이 담겨있는 게 아닐까? 아무튼 전라남도한의사회의 회무도 이순(耳順)의 나이에 걸맞게 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져본다." Q. 전라남도의 특성상 도서지역이 많은 등 회원들의 단합 및 결속력을 강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는데. "아주 날카로운 지적이다. 실제로 회무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분회가 작동하지 않는 곳도 있고 이사회를 한번 하려고 해도 힘들며, 대의원총회 역시 마찬가지다. 거리가 떨어져 있고 서로간에 만남의 기회도 적다 보니 소속감, 연대감, 책임감이 흐릿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은 시군분회를 순회하면서 회원들과 안면을 익히고 친밀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방문 횟수를 누적하면서 회무의 주인인 회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간곡히 호소하려고 한다. 대표적으로 분회 임원이나 지부대의원은 물론 중앙대의원 선출 등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가 서로 눈치를 보면서 떠넘기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분회 임원이나 대의원 선출을 비롯한 회무 현안들에 회원 개개인이 좀 더 진지하게 책임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고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이런 부분을 강조하려고 한다. 그리고 '한의가족의 날'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전 회원을 대상으로 한 만남과 교류의 장을 만들고 이를 정례화하고 싶다. 사실 이 사업이 제가 임기 중에 꼭 이뤄내고 싶은 사업이다. 도대체 한낱 친목행사가 뭐가 중요하길래 목숨을 거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 생각은 좀 다르다. 모든 일은 친목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은 저의 변함없는 소신이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단체를 만들고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간의 우애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결국은 모두가 사람이 하는 일일 뿐이기 때문이다. 가끔이나마 이렇게 전체가 서로 만나고 얘기하고 어울리다 보면 단합과 결속은 자연히 따라올 것으로 봅니다. 더구나 우리는 한의학 동지 아닌가?" Q. 현재 한의계가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인 듯 하다.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회원과 집행부의 신뢰 문제로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수년간 협회 안팎으로 벌어진 일들을 돌이켜 보면 결국 키워드는 '신뢰'와 '소통'이라는 두 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일어난 수많은 일들을 통해 신뢰가 없으면 소통이 되지 않고, 소통이 되지 않으면 신뢰가 쌓이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 그래서 서로가 신뢰하는 만큼 소통할 수 있고, 소통하는 만큼 신뢰가 커지게 되는 신뢰와 소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 시작은 물론 소통이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제가 특별히 말하고 싶은 것은 소통이 서로 대화를 많이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란 점이다. 아무리 만나고 설명을 해도 일말의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회원들의 모습이 그 증거다. 회원들의 머리를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회원들의 가슴을 끌어안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일선에서 분회 방문을 통해 회원들을 만나보면 회원들이 혼란스러운 본질은 결국 불안감이다. 어떤 경우에는 과도할 정도라고 느껴질 때도 있다. 막연한 불안감에서 시작된 의심은 제때 해소되지 못하면 불신으로 바뀐다. 합리적 의심은 합리적 설명으로 해소할 수 있지만 막연한 불안감은 그렇게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남다른 자신감을 가지고 성장한 젊은 회원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운 현실에 처해 당황하고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 이것이 막연한 불안감과 부정에 경도된 생각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저 역시도 간간히 답답한 마음에 울컥하기도 한다. 하지만 회무와 떨어져 진료에 매진하고 있는 회원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아무쪼록 중앙회장님을 비롯한 회무 일선에서 희생적 봉사를 하시는 모든 분들이 회원들을 마음을 끌어안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지부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아까 회무를 하다보면 나름의 원칙과 소신이 생긴다고 말씀드렸다. 그 원칙과 소신의 모습은 제각각일 수 있다. 그러나 모습은 제각각일지라도 지부장으로서의 원칙과 소신은 회원의 권익을 지키고 또 향상시키는 것으로 귀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지부장님들 역시 저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또한 지부장은 본인의 개인적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회원들 전체의 목소리를 내는 자리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항상 회원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적극 수렴해 회무에 반영할 것이다. 그러나 회원들의 생각을 단순히 기계적으로 취합해 산술적으로 도출한 결과를 회원들의 목소리라고 한다면 그 또한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저는 회원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 것이 지부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Q. 평소 좌우명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자. 그래! 지금부터 시작이다'가 평소의 좌우명이다. 좌우명이 거창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좀 우습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원래 굉장히 소심한 성격이다(웃음). 사람은 누구나 자존감을 느끼고 싶어한다. 그런데 소심하다 보니 매사에 자신감이 떨어지고 이게 심적으로 굉장히 힘든 상황에 자주 놓이게 되다 보니 자존감마저 떨어지게 되더라. 자존감이 떨어지면 자기애도 떨어진다. 자기애가 떨어지면 매사에 부정적이 된다. 매사에 부정적이니 현실이 발전적으로 될 수 없다. 게다가 이것이 또 악순환까지 한다. 듣고만 있어도 덩달아 우울해지지 않습니까?(웃음) 그래서 당당한 친구들을 보면 늘 부러웠다. 그런데 사람의 성격이 알아도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어쨌든 변화의 계기가 있었는데 그 얘기를 하면 무한정 길어질 것 같고, 결론만 말하면 저에게 자신감의 시작점은 '스스로에게 떳떳해지는 것'이었고, 어떤 현실이든 원망하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기본 조건값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이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이다. 이 좌우명이 저에게는 나름 자존감을 찾기 위한 필요조건이라고나 할까요?" Q. 그외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지요? "우선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그렇기는 하지만 이 말은 꼭 전하고 싶다. 앞장서서 회무를 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 주십사 하는 부탁이다. 물론 회무를 하는 사람들은 이유야 어떻든간에 결국 이 일이 좋아서 하는 것이다. 제가 본 바로 느낀 바로 이 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일을 했을 때 주어지는 유일한 보상이 좋아서다. 그 보상은 다름 아닌 바로 '보람'이다. 잘못했을 때는 당연히 질책을 해야겠지만 그 역시 애정어린 질책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쨌거나 누군가 해야 할 일, 더 나아가 내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해서 하는 사람들이다. 보람을 가장 큰 보상으로 생각하기에 가시돋힌 말 한마디에 누구보다 상처받기 쉽다. 회원 여러분의 격려와 위로의 말 한마디가 그분들에게 세상 어떤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한의계에는 이런 말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 중앙이나 지부에서 추진하려는 여러 가지 사업들, 특히 지금의 최대 현안인 추나, 첩약보험과 관련된 문제들은 중대성의 정도 여부를 떠나서 어차피 지나고 보면 하나의 사안일 뿐이다. 어쩌면 앞으로 이보다 더 엄중한 사안이 생겨서 우리를 결단의 고통과 그 결단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감내해야 하는 고통으로 내몰지도 모른다. 여기서 절대로 변하지 않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앞으로 어떠한 일이 생기더라도, 서로의 생각이 전혀 다르더라도 우리가 한의사로서의 업을 지속하는 한 우리는 손을 맞잡고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운명공동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가 항상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갈등과 반목으로 흩어지는 것이다. 흔한 정치놀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망치는 일을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 혹시 내가 그 당사자는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시기 바란다. 또 내가 그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회원 여러분께 한 가지만 더 당부드리고 싶다. 협회의 회무와 관련해서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고 가슴 뿌듯한 일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항상 위태로운 것이다. 구성원 한명 한명이 스스로 주인인 사람들이 모였을 때만이 민주주의가 가능하다. 민주주의는 자기가 주인이 되려고 발버둥을 쳐야 간신이 유지되는 것이다. 주인으로서의 책임감, 주인으로서의 지혜로움, 주인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도적으로 민주주의가 허용이 되더라도 실상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쪼록 회무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고, 회무의 근간이 되는 회비납부 등의 의무도 성실히 해 주시기를 회원 여러분께 거듭 당부드립니다.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안녕이 깃들고 행복이 함께하며 의업 번창하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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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지만 한의사 커뮤니티케어 안착 위해 노력할겁니다”심희준 대한한의사협회 의무이사 커뮤니티케어 핵심가치 중 하나는 직역간 협업 “한의약 강점은 현장성·범용성…다양한 질병 치료할 수 있어” 최근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이사에 임명된 심희준 의무이사는 나이로나 경력으로나 중앙회 임원들 사이에서는 새내기에 속한다. 하지만 지역사회 돌봄의료 현장에서의 지식과 경험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잔뼈가 굵다. 다년간의 장애인 방문 진료 봉사활동으로 ‘경험치’를 쌓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심희준 의무이사가 바쁜 봉직의 생활을 꾸려나가는데 있어 회무를 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애인 주치의로서 그 어느 누구보다 장애인들과 함께 소통하며 그들의 고충을 살폈고, 고민했고, 문제의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 이사는 “커뮤니티케어에 한의사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의사는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군을 진료할 수 있다”며 “커뮤니티케어가 보다 효율적인 의료복지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각 직역간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협조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진료를 통해 사람 만나는 게 즐겁다는 심 이사는 비로소 한의사를 자신의 ‘천직(天職)’이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심희준 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동국대 한의과 06학번이다. 1987년생이고, 경북 포항에서 자랐다. 현재 부천에서 봉직의(부원장)로 일하고 있다.” Q. 의무이사에 임명된지 비교적 최근이다. “올해 2월 의무이사직을 제안받았다. 월급받는 입장에서 일을 벌이는 것에 대해 우려돼서 한 달 정도 고민했었고, 고민 끝에 이사직을 수행하기로 했다.” Q. 의무 파트 중에서도 커뮤니티케어를 맡고 있다. “한의사로서 첫 업무를 장애인 방문진료로 시작했다. 선배님들의 추천으로 ‘사랑의 열매’로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 ‘의료사회적협동조합’의 장애인주치의 사업에 참여했었다. 일 년간 거동이 불편한 뇌병변 장애인들을 주로 진료했다.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 2018년 12월에 제정되면서 주치의 사업 성과보고를 이용해 장애인주치의 제도를 설계하려는 움직임도 동시에 진행됐다. ‘힘들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적정한 보상이 주어지고 국가사업으로 확산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11개 의료기관 중 7개 의료기관에서 한의사들이 열심히 활동했는데, 정작 정부의 주치의 시범사업이 의과 중심으로 시작된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이 문제의식 때문에 협회에 오게 됐다. 커뮤니티케어는 사회 속에서 노인·장애인 등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제도다. 인구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나라들이 이 제도를 준비·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10년의 세월 동안 진행돼 이제 겨우 안착되고 있다 한다. 어쩌면 의료제도 전반이 크게 바뀔지도 모르겠다. 쉽지 않은 길이고, 지난한 과정을 거치리라 생각된다. 제도만 잘 뒷받침 된다면 한의사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Q. 최근 한의협은 치협, 간협과 함께 커뮤니티케어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커뮤니티케어의 핵심가치 중 하나가 직역간의 협업이다. 보통 ‘팀의료’라 표현되기도 한다. 보다 효율적인 의료복지를 위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협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치과의사협회, 간호협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함께 더 나은 의료를 구상하려 노력하고 있다.” Q. 커뮤니티케어 돌봄 대상은 장애인·노인 계층이다. 이들에 대한 한의약의 강점은? “한의약의 강점은 현장성에 있다. 한의사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범용성이다. 한의사들은 의과와 달리 다양한 질환군을 진료할 수 있다. 양약과 기전이 다른 치료를 펼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연유래 약물로 만성질환 관리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Q. 한의사의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딱히 목표가 있어 한의대에 간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의 추천이 있었다. 한의학에 대해서는 한의사로서 임상에 임하고 나서야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지금은 매우 만족한다. 진료가 무척 재밌다. 천직이라 생각한다.” Q. 만약 한의사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싶었나? “물리과목을 좋아했던 이과학생이었다. 처음엔 물리학과가 가고 싶었다. 그런데 ‘먹고살기 힘들거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웃음). 그 다음엔 건축학과 정도가 괜찮겠다 생각했다. 건물 하나 내 이름으로 멋지게 올리면 좋겠다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국 한의사를 선택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Q. 개인적으로 최근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동네한의원 봉직의와 협회 회무를 함께하고 있다. 경영엔 흥미가 없어 가능한 한 봉직의로 오래 일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취직자리가 많아질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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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4조?…바이오산업 혁신전략 전면 철회해야”보건의료단체연합, 文 대통령 바이오산업 육성 전략 발표 겨냥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보건시민단체가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에 대한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건강원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3일 공동성명을 내고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한 혁신전략 발표는 삼성을 비롯한 재벌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고, 보건의료 안전장치에 대한 규제를 전면 해제하겠다는 총체적 내용이 담겼다”면서 “과학적이지도 근거도 불충분한 바이오헬스 산업화에 공적자금 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쏟아 붇겠다는 공적자금 4조원은 국민 건강을 위한 기초의학연구, 기초생물학연구를 포함한 기금이지만 전부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재벌 기업들에게로 옮겨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태나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 등과 같이 바이오업계의 모럴 헤저드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의 투자 지원 약속을 중단해야 된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에 대해 “이런 대통령의 전략은 한국 보건의료의 미래를 국민을 위한 복지로 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송두리째 투기자본에게 저당 접히겠다는 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 단체는 문 대통령이 발표한 의약품 및 의료기기 안전 평가 기간 단축 전략에 대해서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최근 벌어진 위험한 성분이 포함된 인보사사태는 물론이고, 그간 허가받은 면역세포치료제의 상당수가 그 효과 및 안전성 논란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의 의약품 임상승인 기간은 이미 30일로 중국이나 유럽 대부분 나라의 60일보다 2배 짧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누구를 위해 무슨 근거로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인허가 단축을 강행하고, 기업들이 그토록 바라는 우선 신속심사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냐”며 “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한 규제 완화가 가져올 미래는 가짜약, 가짜 의료기기의 양산일 뿐이며, 그 비용과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된다”고 꼬집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개인건강정보 민영화 추진 전략에 대해서도 “국민 100만명의 유전체 정보를 한 곳에 모은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법을 엄연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나서 우리의 정보를 기업에게 돈벌이용으로 팔아넘기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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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복지부 차관에 김강립 복지부 기획조정실장[한의신문=최성훈 기자] 보건복지부 차관에 김강립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사진)이 임명됐다. 김강립 신임 복지부 차관은 1965년 강원 철원 출생으로 연세대 사회학과, 미국 시카고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 연세대에서 의료법윤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복지부에서 보험급여과장과 장애인정책팀장, 의료정책팀장, 보건의료정책과장, 보건산업정책국장, 사회서비스정책관, 연금정책관, 주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 공사참사관 등을 거쳤다. 지난 2015년에는 보건의료정책관으로 승진했으며, 지난 2017년엔 기획조정실장에 임명돼 복지부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