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방의학 뿐만 아니라 감염병에도 강점 있는 한의학 알리고 싶었죠”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정선형(이하 정): 우석대학교 한의학과 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선형이다. 최근 대한한의학회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 감염 환자의 한약치료에 대한 연구 논문을 기고했다. -이경은(이하 이):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한의학과 본과 3학년 이경은이라고 한다. 이번에 코로나19 후유증의 한약 치료에 대한 연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기고했다. Q. 코로나19에 대한 한약 효과를 연구 주제로 선정하게 된 배경과 투고 계기는? -정: 대중은 일반적으로 한의학을 예방의학에만 강점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한의학은 과거부터 전염병, 감염병도 치료했다. 실제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유행 당시 중·서의결합치료는 서양의학 단독치료에 비해 부작용은 적고, 치료 효과나 경제적인 면에서도 우위를 갖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또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킨 원인 중 하나가 무증상 감염이다.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무증상 감염 환자들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자가격리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증상 감염 환자를 사회로 빠르게 복귀시키는 데 있어서 한의 치료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어떤 논문들이 나와 있는지 조사해보기로 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에 있어 한약치료 병용은 양약 단독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PCR 검사에서 음성 전환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나타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까지 한약 치료에 대한 연구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연구들이 발표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작년부터 임상과목을 배우면서 코로나19에서 한의치료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무증상 환자와 함께 대두되고 있는 또 다른 문제가 코로나19의 후유증이다. 확진 환자, 특히 초기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은 경우 바이러스가 검출이 안 되면 퇴원을 하고 완치 판정을 받는데, 그 후에도 부작용이 심하며 오래간다는 보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피로감, 근력저하, 브레인 포그, 흉통, 탈모 등이 대표적이다. 완치 후의 일인지라 당장 급한 문제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초점에서 벗어나 있지만, 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사회적 손실 역시 필연적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도 이런 후유증이 계속되는 증상인 ‘장기 코로나19 증후군’에 대한 전폭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에 한의 치료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코로나19의 후유증에 대한 한약 치료를 다룬 국내외 임상 논문을 체계적으로 고찰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에게 한약 투여에 따라 각종 후유증상이 호전 및 소실되고 폐에 남아있는 염증 흡수가 촉진됐다. 전반적인 폐 기능의 향상을 나타냈으며, 보고된 부작용은 없었다. 이를 통해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한약의 치료효과 가능성을 확인해 논문을 작성했다. Q. 연구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정: 학기 중에 학업과 논문, 다른 비교과활동을 함께 해야 해서 예상보다 숨 가쁘게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중국어 공부를 하고 1교시부터 시작해 저녁 전까지 수업을 들은 뒤 저녁식사 이후에는 그날 배운 공부나 과제를 하고, 잠들기 직전까지 어떤 내용을 더 찾아보고 수정할지 고민해 피드백하는 것이 하루의 일과였다. 생각해보면 아직 경험이 부족해 남들보다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우석한의대의 여러 교수님들과 상의해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연구 주제의 특성상 문헌의 수, 특히 무작위 대조 등 보다 객관적인 연구기법을 적용한 연구의 수가 그리 많지 않아 정확한 결과 도출에 제한이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계속 이뤄지길 기대하며, 이번 연구가 하나의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 사실 1저자로 참여하는 첫 논문인지라 모든 과정이 어려움일 수 있었을 텐데, 학교의 여러 교수님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구체적인 도움도 받으면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린다. Q. 앞으로 코로나19에서 한의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정: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의학은 질병의 예방뿐만 아니라 감염병의 치료와 관리에 있어서도 효과적이다. 또한 한약 처방에 자주 사용되는 곽향 등 몇몇 약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입증됐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상황에서는 환자들이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무증상, 유증상 감염부터 후유증 치료까지 모든 단계에 있어 한의약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코로나의 장기화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한의학은 상호 돌파구라고 할 수 있다. 미병 상태와 완치 후 후유증 관리는 한의 치료의 강점이 명확한 분야이다. 특히 후유증 환자의 관리는 과거 SARS와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감염 전후의 상황 역시 상당한 중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한의계가 경쟁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 통해 사회는 손실을 줄이고 건강상태를 회복해 가며, 한의학은 위상을 높이는 상호적인 상승을 기대해 본다. Q. 코로나19 외에도 임상 논문의 현주소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정: 한의계에도 여러 수준 높은 임상논문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관련 임상 연구가 얼마나 깊이 있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 것 같다. 한의학의 현대적 임상 연구에 대한 홍보가 더 적극적이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 현재 한의 임상연구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와있다고 생각한다. 앞장서서 연구에 몸담으시는 많은 선배님들 덕분에 발전적인 미래가 기대된다. 다만, 의학이란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는 학문인 만큼 상승곡선의 지속과 확장이 전제돼야 할 것이고, 이는 한의계 전체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정: 코로나19가 유행한지 벌써 1년이 넘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지역 감염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하루 빨리 코로나19의 종식과 함께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 과정 속에 한의학이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향후 코로나19에 대한 한의치료 연구가 많이 이뤄져서 코로나 극복에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코로나19 극복의 양대 축은 결국 백신과 치료약인데, 한의 치료가 여기에 보다 큰 기여를 하면 좋겠다. 코로나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한의학의 저력으로 인류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대리처방으로 심정지 온 환자, 결국 사망”[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지난 12일 국제 간호사의 날을 맞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개최한 ‘2021 국제 간호사의 날 보건의료노조 현장 좌담회’ 토론 결과를 두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주던 대로 주라’던 의사 지시에 따라 대리처방을 받은 환자가 심정지 상태 이후 사망한 사례가 현직 간호사의 증언을 통해 드러났다. 업무 박탈, 부서 이동 등 병원 측의 보복이 두려워 불법의료행위를 거절하기 어려운 간호사들은 불법의료 근절을 위해 PA간호사 양성화, 의사 수 확대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좌담회에 참여한 12년차 영상의학과 간호사 A씨는 “전공의 2년차가 하는 일 뿐만 아니라 전임의 업무까지 하고 있다”며 “집도의가 수술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PA간호사가 직접 개복하고 수술을 진행했다”고 털어놨다. 수술 중에 자리를 바꿔야 하는 경우에도 ‘네가 그 자리에 있으니 직접 하라’고 지시한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직 PA 간호사 C씨는 “심장수술이나 혈관 성형술을 할 때 쓰는 혈관을 환자 몸에서 채취하는 업무나 심장에 이어붙이는 업무까지 하고 있다”며 “이처럼 우리가 의사 업무를 대신 하는 일이 많지만 병원에서는 업무가 하는 중요성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리처방, 드레싱, 침습 의료행위 등 불법의료행위에 투입됐다는 D씨는 “의료법상 의사·한의사·치과의사만 처방을 할 수 있는데도 현장에서는 간호사에게 의사 ID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대리 처방을 시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지난해 의사와 전공의 집단진료휴진 당시 병원이 큰 타격을 입지 않았던 건 우리 간호사들이 병원 업무를 다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 안전은 뒷전에 놓인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D씨는 “대리처방을 할 때 의사들에게 처방에 대해 물으면 ‘주던 대로 주라’는 대답이 돌아오는데, 한 신규 간호사는 이 과정에서 처방을 잘못 낸 결과 환자는 심정지가 왔고, 그 결과 사망한 적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가족이 우리 병원에서 다른 간호사의 불법의료행위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며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너무 속상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항의하자, “일하기 싫으면 나가” 불법의료행위 지시를 거부한 간호사도 없지 않았지만 돌아오는 건 부서이동, 업무 박탈 등 인사 보복이었다. 한 간호사는 “불법의료행위를 못 하겠다고 말해본 적이 있는데, 하루에 3번만 재면 되는 환자의 혈압을 2시간마다 재는 등 불필요하게 일을 늘리는 식의 보복을 당했다”며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입장인 회사 측에 어떻게 불법의료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해도 된다고 생각해서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다는 것이다. C씨는 “불법은 좀 더 쉽게 일을 하거나 쉽게 돈을 벌 때 쓸 수 있는 말인데, 나는 쉽게 일하거나 돈을 벌지 않는다. 집에도 잘 못 가고 잠도 잘 못 자며 돈을 많이 벌지도 않는다”며 “이게 정말 불법일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처음에는 고민이 되던 불법의료행위였지만 응급 상황이 자주 일어나고, 일도 많으니 갈수록 무뎌졌다고 했다. 다른 간호사는 “응급 상황에서 하나하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다보면 일을 할 수 없다”며 “법정 소송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조차 못할 만큼 바쁜데, 불법의료행위를 마친 후에는 언젠가 걸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불법의료라는 인식 강화 간호사들은 불법의료행위 근절을 위해 의사 수를 늘리고 PA간호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C 간호사는 “의사가 자신의 일을 간호사에게 떠넘기는 것은 그만큼 의사 수 자체가 부족하다는 의미”라며 “미국은 이미 1980년대부터 PA를 양성화한 ‘NP’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가 정말 불법이라면 미국·독일·영국 등 의료선진국은 모두 망했어야 한다”며 PA 양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 간호사는 “의학, 간호학 등 의료계에 종사하는 모든 학과에서 불법의료에 대한 실상을 알려야 한다”며 “현재 대학에 재직 중인 많은 교수는 PA를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졸업생이 좋은 병원에 취직하면 끝인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신규 간호사로 입사했을 때 불법의료행위를 종용하는 관리자 등을 막아줄 보호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의대 증원 등 관련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불법의료행위 해결을 위해 병원협회·의사협회·전공의협의회·간호협회에 공개 토론을 제안한 후에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오는 9월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
젖분비저하(Hypogalactia)[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양성 발작성 현기증[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제공으로 한의원의 다빈도 상병 질환의 정의와 원인, 증상, 진단, 예후, 한의치료방법, 생활관리 방법 등을 소개한다. -
[ISSUE Briefing] 한의사 예방접종의 필요성한국의 예방접종 역사 1797년부터 1799년까지 영평(현재 경기도 포천) 현령으로 재임하던 실학자 박제가가 정약용과 함께 지역주민에게 천연두 예방을 위한 종두법을 실시한 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예방접종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당시의 종두법은 천연두 환자의 고름이나 딱지 등을 피부에 상처를 내고 문지르거나 코 등에 흡입해서 후천 면역을 획득하는 인두법으로 접종 후 두창 환자가 되거나 무증상 감염자가 되어 오히려 주변에 병을 전파하거나 죽기도 해서 널리 보급되지는 못하였다. 이후 1876년 일본 수신사의 수행원으로 동행한 박영선(현재 한의사)이 일본에서 시행 중인 우두를 이용한 종두법을 접하게 되고 이를 제자들에게 소개하는데 그 중 한명이 지석영이다. 지석영은 1879년 부산의 일본 해군 소속의 제생의원에서 우두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배우고 서울로 올라가던 중 충주에 있는 처가에 들러서 어린 처남에게 우두법을 실시하는데 이것이 우리나라 사람이 실시한 최초의 우두법으로 보고 있다. 이후에 정부에서도 우두법의 효과와 필요성에 공감하고 서울에 종두장을 설립하여 우두법을 널리 보급하게 되었다. 지석영 선생의 한의사 논란 최근 지석영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예방접종을 도입한 상징적인 인물로 대두되면서 당시 지석영이 한의사였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였다. 지석영에게 종두법을 소개한 박영선은 당시 한의사였으며, 지석영에게 한의학을 교육한 스승이었다. 이후에 지석영은 의생 면허를 받아 학술단체인 동서의학연구회에서 회장, 전조선의생회(현재 대한한의사협회 전신)에서 회장을 역임하였다. 국민 의료법이 조선 의료령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당시 현존한 의생을 한의사로 개칭하였으므로 지석영은 현재 한의사로 보는 것이 적절하겠다. 물론 한의학뿐 아니라 서양의학의 생리, 병리 등에 대한 지식도 쌓으면서 당시 서양의학을 교육하던 대한의원 의육부(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학감, 학생감을 역임하였고, 이러한 경력으로 인해 그의 정체성이 서양의학에 가깝다는 일부 주장도 있다. 당시는 의료 이원화 체계가 형성되기 전이므로 명확하게 구분이 어렵지만, 한의학을 기반으로 서양의학을 포괄적으로 흡수했다는 점에서 오늘날에 한의사 직종에 해당하는 인물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겠다. 한의사의 예방접종 시술자격 논란 현재 예방접종 시술 자격과 관련된 법률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0조’이다. 해당 시행령에서는 필수 예방접종 업무를 위탁할 수 있는 기관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의사가 의료행위를 하는 곳만 해당한다) 또는 의원’이다. 이를 근거로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예방접종은 의사‘만’ 가능한 행위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시행령에 필수 예방접종 업무의 위탁기관만을 명시하고 있고 예방접종 시술자의 자격에 대해서는 논하고 있지 않아 한의사, 치과의사와 같이 타 의료인들도 시술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비급여 등으로 실시하는 예방접종이 치과의사, 한의사의 면허 범위에 속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란이 있다. 실제로 2019년 소아청소년의사회가 독감 예방접종을 한 경기도 용인시의 한 치과 의료진을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예방접종의 면허범위에 대한 논란이 심화되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는 각 의료 단체에 의료법 해석에 관련된 자문을 요청하였으며,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는 “국가 예방접종을 제외한 본인부담 예방접종은 의료기관 자체 결정에 따라서 가능하며, 치과병원과 치과의원도 포함된다”는 취지로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방접종 시술자의 해외사례 국가별로 일부 차이가 있지만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호주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약사 등 다양한 보건의료직군이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2018년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 ssion)에서 발간한 EU 회원국의 예방접종 서비스 조직 및 전달체계에 관련된 보고서1)에서는 “일부 국가에서 의사만 예방접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지만, 의사만 예방접종을 수행하도록 하는 제한적 정책을 지지할 어떠한 증거도 없다. 많은 나라에서 예방접종이 간호사와 약사에 의해서도 전적으로 안전하게 예방접종이 수행되고 있다”고 명시하여 예방접종 시술자를 의사에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였다. 특히 미국의 정골의사(DO)와 자연요법의사(ND), 중국의 중의사 등 한국의 한의사와 유사한 보건의료직종의 경우에도 예방접종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예방접종과 같이 긴급한 감염병 사태의 경우에는 미국, 영국,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 보건의료계열 학생을 포함하여 광범위한 직종에게 3시간~8시간 정도의 일정한 교육 후 예방접종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의사 예방접종의 필요성 우리나라는 의사와 한의사로 구분된 의료 이원화 체계로 되어 있으나 의료법에는 면허범위에 대해 포괄적으로만 기술되어 있다. 사회 경제 발전, 의료기술 발달, 국민 인식 변화 등으로 의사와 한의사의 면허 범위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어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잦은 신종 감염병 출현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국가적 역량이 집중되고 있으며 효율적인 보건의료자원 투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모두 감염병에 대한 진단 및 신고의무는 있지만 감염병을 예방 또는 관리하기 위한 필수적인 예방접종에 대해서는 법률에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아 지속적으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예방접종은 국민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행위로 하나의 면허에만 독점적 권한을 부여하게 될 경우 특정 집단의 기득권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그 권한이 사용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에서는 2015년 수가 문제로 노인 인플루엔자 사업에 참여를 거부하였으며, 2021년 의료법 개정 반대를 이유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하였다. 국제적으로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도 예방접종 시술자를 의사에게 국한하지 않고 간호사, 약사 등에게 폭넓게 허용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집행위원회에서 발행한 보고서에서는 의사에게만 제한적으로 예방접종을 하도록 하는 정책은 근거가 없으며, 다양한 보건의료 직종에게서 교육을 통해서 안전하게 예방접종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하였다. 역사적으로도 의료법에서 의사와 한의사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전에는 현재 한의사에 해당하는 의생이 종두장, 우두국과 같은 기관에서 예방접종 업무를 담당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예방접종을 널리 보급한 지석영 선생도 의생으로 현재 한의사에 해당한다. 현재 국내 한의과대학에서는 공통적으로 주요 감염병에 대한 생리, 병리, 진단, 치료 등에 대해서 예방의학, 내과, 소아과 등의 교과과목에서 학습하고 있고 한의사 국가고시에서 예방의학, 소아과, 내과, 보건의료법규 과목에서 감염병 진단, 신고 및 보고 등에 대한 문항이 출제되었다. 현대의 한의사는 예방접종을 위한 기본적인 교육은 충분히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하듯 역사적 배경, 국제적인 사례 및 정책 흐름, 근거중심의 보건의료정책, 국민 중심의 정책, 예방접종 관련 교육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할 때 한의사에게 예방접종 시술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사회심리학에서는 한 번 일정한 경로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그 경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성을 ‘경로 의존성’이라고 말하며, 이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2021년 대한민국에서 예방접종을 의사에게만 허용하는 것은 ‘경로 의존성’이 아닌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점이다. 참고문헌 1) The organization and delivery of vaccination services in the European Union-Prepared for the European Commission 2018 -
한의학정신건강센터 & 정신건강 ④서효원 학술연구교수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자주 인용되어 워낙 유명한 정의이지만,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감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로 정의한다. 따라서 완전한 안녕 상태와 질병 사이에는 일련의 연속선이 그어질 수 있고, 그 중간 어딘가에 ‘미병(未病)’ 상태가 존재하게 된다. 미병이란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에서부터 사용된 용어로, 『내경』에는 ‘불치이병 치미병(不治已病 治未病)’이라는 구절이 등장하고 『난경』에서도 ’상공치미병 중공치이병(上工治未病 中工治已病)’이라고 하여 병이 되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의료로 보고 있다. 이러한 한의학 전통을 바탕으로, 한의계는 그동안 한의약의 예방의학적 강점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미병 상태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현대사회에서는 미병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보다 현실적으로 구제화하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가능할 것이다. 특정 대상의 미병상태를 측정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동안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미병연구단을 구축하여 미병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해왔다. 그러한 연구의 결과 중 하나로서, ‘미병 설문지’가 개발되었다. 그런데 미병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구성된 미병 설문지의 항목이 흥미롭다. 미병 설문지란, 피로, 통증, 소화장애, 수면장애, 우울, 분노, 불안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세부 영역은 다시 증상의 정도, 증상 지속 기간, 증상으로 인한 불편정도, 휴식 후 회복정도를 평가하는 문항으로 구성된다 (별첨 참조). 의미있는 것은 미병(未病)의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7가지 증상 중에 우울, 분노, 불안이라는 3가지가 부정 정서라는 점이다. 사람들이 건강 상태가 흐트러질 때 가장 먼저 겪게 되는 괴로움 중에 큰 부분이 바로 정서적 문제들이다. 한의학에서 미병의 관리에 강점이 있고, 그것이 더욱 바람직한 방법이라면 한의학정신건강센터에서 한국인의 정신건강을 연구할 때도 정신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서부터 미병 상태라 할 수 있는 부정적 정서, 그리고 질병인 정신장애까지 모두 다 관리하는 모델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반응-증상-질병의 스펙트럼 한의학정신건강센터에서는 질병 중심의 관점에서 탈피하여 환자 중심, 인간 중심의 관점을 지향하고 있다. 정신건강을 관리함에 있어서도 범주적 구분에서 벗어나 “스펙트럼 장애”로 정신을 바라본다. 이때의 스펙트럼이란 반응-증상-질병의 연속성을 띠고 있다. ‘반응’이란 자극에 대한 즉각적이고 생리적인 작용이다. 어두운 숲속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면 누구나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고 머리가 쭈뼛 서고 오금이 저리며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반응은 어찌 보면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나타나는 결과이다. 반면, ‘증상’은 부적응적인 결과들이 포함된다. 불안이 증상화되면, 그때는 아주 작은 자극에도 과도한 반응들이 튀어나온다. 학교에서 과제 발표를 앞두고 순서를 기다리면서 속이 울렁거리고 눈앞이 아득해지고 쓰러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결국 도중에 교실을 뛰쳐나오는 것. 이런 결과들은 사람을 점차 고통으로 빠뜨린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질병’이 되면 그때는 자극의 유무와 상관없이 증상이 지속된다. 늘 막연한 걱정과 염려가 자신을 따라다니고, 기분이 저하되고 삶의 의욕이 떨어지고, 감정조절이 안 되어 까닭도 없이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면 그때는 ‘병’이 자신의 삶을 집어삼킬 수도 있는 위험신호로 보아야 한다. 신체와 정신이 만날 때 그 반응에서부터 증상-질병에 이르기까지, 한의학은 신체와 정신적 문제를 유기적으로 다루고 있다. 1990년에 문화정신의학 분야 저널에 “화난 간(肝), 불안한 심(心), 우울한 비(脾)”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린 적이 있다. 심신일여(心身一如)를 매우 은유적이고 상징적으로 표현한 제목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간-관련 변증은 분노와 연관된 일련의 증후군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평소에 어떤 신체 증상을 경험하는지를 확인하면 우리는 상대의 마음도 헤아려볼 수 있다. 늘 가슴이 답답하고 목과 명치가 막힌 것 같으며 얼굴과 가슴에 열감이 느껴진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온다면, 한의사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의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일원적 본체인 사람은 형신일체(刑神一體), 즉 정신과 신체가 일기(一氣)로 변화하며 신정기혈(神精氣血)로 발현한 것임을 말한다. 그래서 한의학정신건강센터에서는 마음과 정신을 이해하고 관리하기 위해 정신과 환자들이 겪는 신체 증상과 정신 증상을 잘 연계하여 심리평가도구 안에 녹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의사는 마음을 보기 위해서 몸을 보아야 할 때도 있고, 몸을 잘 알기 위해서 마음을 알아야 할 때도 있다. 한의학정신건강센터에서 개발한 심리평가도구가 한의사의 진료에 가장 한의학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참고문헌 1) 장은수, 윤지현, 이영섭. 증상 정도, 기간, 불편정도 및 회복력 기반 미병 설문지의 신뢰도 및 구성 타당도 평가. 대한한의진단학회지.2017;21(1):13-25. 2) Ots T. The angry liver, the anxious heart and the melancholy spleen. Culture, medicine and psychiatry. 1990;14(1):21-58. 3) Kwon CY, Kim JW, Chung SY. Liver-associated patterns as anger syndromes in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a preliminary literature review with theoretical framework based on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standards of terminologies and pattern diagnosis standards. 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2020:101138. -
'진료실 속 법칙' 편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51)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80년 8월14일부터 강원도 지역을 기점으로 전국 각지 시도지역 단위로 30일 전라남도를 마지막으로 한의사 보수교육이 진행됐다. 이 기간동안 사용된 『한의사보수교육교재』는 대한한의사협회가 인쇄한 자료집의 형태로서 현재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에 보관돼 있다. 1980년 8월31일 ‘한의사협보’(한의신문의 전신)의 기사에 따르면 1980년도 한의사 보수교육의 목표를 “새로운 의학지식, 임상정보의 교류를 통해 의료기술을 향상시키고 각종 사회 교육으로 의료인의 시국관을 확립하며 학구적 자질을 높이므로서 의료발전에 기여하기 위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활용된 한의사 보수교육 교재의 강의용 논문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이하 존칭 생략). 「婦人科 疾患에 대하여」(朴炳昆), 「火病總括」(李鍾馨), 「診法十講」(尹吉永), 「藥物起源의 새로운 知識」(李尙仁), 「傷寒論」(姜鎭春), 「內性器感染症의 分類 및 治療」(宋炳基), 「手部의 最新療法」(金昌煥), 「新鍼療法의 實際」(姜成吉), 「七情所傷疾患에 對한 診斷治療」(朴炅), 「灸法論」(金庚植), 「中風에 對하여」(韓相桓), 「腰痛의 診斷 및 鍼灸治療」(崔翊善), 「腎臟의 解剖生理」(李學仁), 「成人病과 한방요법」(林準圭). 서울시한의사회에서는 종로·중구, 동대문·성북·도봉구, 용산·서대문·마포, 기타 지역의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실시되었다. 종로·중구의 보수교육은 팽재원 회장의 개회인사와 변정환 중앙회장의 격려사가 있은 후 송경섭 선생의 의료사고 대책 및 의무기록 현대화를 위한 교양강좌로 시작되었다. 전문과목 강의는 윤길영, 박병곤, 이종형 등의 강의가 진행되었다. 경기도한의사회에서는 8월16일 약공회관 강당에서 진행되었다. 신호영 회장, 변정환 중앙회장의 격려사와 송경섭 선생의 의료사고 및 의무기록 현대화에 대한 교양강좌가 있은 후 이상인 교수, 강진춘, 송병기 교수의 강의가 이어졌다. 부산광역시한의사회(이 시기에는 부산직할시한의사회)에서는 21일 제일예식장에서 진행되었다. 전성욱 회장의 인사와 변정환 중앙회장의 격려사가 이어졌다. 송경섭 선생의 의료법규 및 의무기록 개선에 관한 교양강좌가 있은 뒤 車相賢 선생으로부터 중풍치료, 차준환 선생의 부인과 치료에 관한 전문 과목 강의가 이어졌다. 22일에는 金永珍 선생의 내과상한론에 관한 강좌와 金東匹 선생의 침구과 강의가 있었다. 24일에는 朴盛春 선생의 신경정신과 강좌, 金鍾沃 선생의 소아과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강원도한의사회에서는 14일 강릉시 동해관광호텔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崔鍾百 회장의 인사, 중앙회장의 격려사(김완희 대한한의학회 이사장 대독)가 있은 뒤 강진춘 선생의 상한론 강의, 이상인 교수의 약물기원에 대한 강의, 김창환 교수의 최신 침요법 등에 관한 강의가 있었다. 충청남도한의사회에서는 18일 대전시 반공회관 강당에서 진행되었다. 김병탁 회장의 인사와 중앙회장의 격려사(김완희 대한한의학회 이사장 대독)가 있은 후 송경섭, 김경식 교수, 박경 교수의 강의가 이어졌다. 충청북도한의사회에서는 19일 청주시 로타리회관에서 진행되었다. 김동진 회장의 개회사, 중앙회장의 격려사에 이어 송경섭 선생의 강의, 강성길 교수, 송병기 교수의 강의가 이어졌다. 경상남도한의사회는 마산시 동마산예식장에서 20일 이헌정 회장의 개회사와 변정환 중앙회장의 격려사로 시작되었다. 이상인 교수, 임준규 교수의 강좌와 김동필 선생의 강의가 이어졌다. 경상북도한의사회는 21일 대구시 명성예식장에서 윤배영 회장의 개회사와 변정환 중앙회장의 격려사로 시작되었다. 윤경미 학술위원장의 진행으로 시작되어 송경섭 선생의 교양교육, 차천일 선생의 내과강의, 이학인 교수의 강의, 황경식 선생의 脈學要訣, 이상명 선생의 웅담이 간장질환에 미치는 약리작용에 대하여, 김현식 선생의 여성불임증, 김응모 선생의 중서 및 곽란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강의가 진행되었다. -
고전에서 느껴보는 醫藥文化 - 33안상우 박사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올해도 역시 가두에서 연등행렬을 지켜보긴 어려울 듯하다. 그 옛날 삼국시대에 불법도 서쪽으로부터 동국에 전해졌고 마마나 홍진 역시 서쪽의 중국으로부터 전염되었기에 서신(西神)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이번에 도래한 서신은 그 어느 때보다 혹심하여 시방세계가 온통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달포 전에 우연히 들린 덕유산 자락 산속 암자에는 아예 신도들의 발걸음이 끊겨 폐사와 다름없어 보일 정도였다. 어김없이 다가온 석탄일, 잠시나마 부처님의 광대무변한 자비심을 느껴보고 싶은 심정이나 냉혹한 방역실정은 마냥 집밖으로 나서는 걸 주저하게 만드는 실정이다. 허송암 원장, 숨은 명의들의 비전 경험방 수집 그래서 연전에 구해 둔 채 내박쳐 둔 자료 가운데 근현대 한의학인물로 재가불자회 회장을 역임한 허송암(許松菴) 선생의 유사(遺事) 몇 가지를 전하며, 답답함이나 달래고자 한다. 그에 대한 행적은 몇 권의 저작물 이외에는 자세히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허송암은 말년에 이르기까지 은평구 미아리 소재 허송암한의원을 운영하면서 한의계 활동에도 열심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수많은 처세훈과 양생명을 남겼는데, 이러한 행적은 평소 불제자로서 진료에 임하는 자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찍이 의우들과 함께 한방연구를 위해 월례회와 친목단체인 행림계를 조직하여 활약하였다. 이를 모태로 1958년 전국한방의학종합연구회를 결성하여 동료한의사들과 함께 『(한방경험)학낭(鶴囊)』이라는 임상경험집을 펴내고 민간에 흩어져 있는 숨은 명의들의 비전 경험방을 수집하는데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또한 1969년에는 임홍근(林弘根, 1926~1969)이 펴낸 한의학술잡지 『홍익의등(弘益醫燈)』에 허송암이 찬사를 쓰고 축시도 실어 지역한의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뇌막염, 경기, 위장병 치료에 뛰어났다 한편 신문연재 역대명의의안(313호, 2018.04.21.일자)에는 허송암이 위궤양 환자를 치료한 의안이 실려 있다. 위궤양과 위산과다로 인한 위통증에 백복령, 백편두, 황기, 인삼 등을 주재로 보중익기탕을 변형한 백렴탕(白蘞湯)을 투약하여 탁효를 거둔 실제 경험의안인데, 위병을 비롯한 내과질환에 특기가 있었음을 전하고 있다(『한의사치험보감』, 치험보감편찬부, 한국서원, 1975.). 김남일의 안어(按語)에 따르면, 허송암은 일제 강점기에 동경물리학교에서 공부한 후 전라남도 방역과에 근무하면서 출산 후유증으로 다리를 못 쓰는 어떤 부인을 양방에서 전혀 치료하지 못하는 것을 한약 3일분으로 치료해내는 것을 보고 감명 받아 한의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일제 시기 그는 백규환(白奎桓) 선생에게 『동의보감』과 『의학입문』을 지도받았으며, 광복이후 침구사로 활동하다가 한의사제도가 시행되자 한의사검정고시에 합격하여 한의사가 되었다. 허송암은 뇌막염, 경기, 위장병 등에 뛰어났다고 전한다. 마침 오래 된 <불교계> 잡지에 허송암 선생이 기고한 시 한편을 찾았기에 여기 옮겨 적는다. 의약을 알고자 하는 마음이 곧 부처의 마음 젊은 시절 한때 승적(僧籍)에 올랐다가 환속한 고은의 연작시 『만인보(萬人譜)』 안에는 불교적 생멸관이 단적으로 담겨져 있는 담시가 한편 들어 있어 한번 읽고 되새겨볼만 하다. 시인의 고향에 살아계신 종조부는 노년에 풍기가 들어 머리를 도리질하고 다닌다. 대소가 식구들이 모두 피해 다니는 신세가 되고 보니 우물가에 가서 수면에 비친 자신의 형상과 자문자답해야하는 처지이다. 『동의보감』 내경편 첫머리에 실려 있는 ‘사대성형(四大成形)’조에서 불경을 인용하여 “釋氏論, 曰地水火風, 和合成形”했다고 한 명제가 시골구석 촌노의 병든 육신에 그대로 현현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불교의학서 『간이방』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의사와 불심을 비유하였다. “의약은 훌륭하고 정교한 방편이 되나니, 차별 없이 모든 인간을 구해야 한다. 그런 즉, 의약을 알고자 하는 마음이 곧 부처의 마음이다.” -
공급자-가입자 균형점 맞춘 수가협상 기대2022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을 위한 수가협상이 지난 6일 건보공단 이사장과 의약단체장간 간담회를 시작으로 지난 14일에는 대한한의사협회와 건보공단 협상단이 상견례 및 제1차 협상을 시작으로 본격화 됐다. 한의협 협상단은 이진호 부회장을 단장으로 이승언 보험/국제이사·금창준 보험이사·주홍원 약무이사로 구성,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한의의료기관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제시하면서 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타 종별에 비해 낮은 건강보험 보장성으로 인해 한의의료기관의 문턱이 갈수록 높아만 가는 현실도 지적하며, 한의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에도 중점을 두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수가협상은 지난해에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의 어려움이 얼마만큼 반영될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의협을 비롯한 공급자단체들은 지난해 수가협상에서는 전년도의 지표가 기준이 돼 반영이 되지 않았던 만큼, 올해에는 지난해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수가협상에 반영돼 수가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있다. 반면 수가협상은 가입자라는 상대가 있는 것으로, 가입자 입장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모든 경제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큰 폭의 수가 인상은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올해 협상 역시 난항을 겪게 될 전망이다. 올해 첫 수가협상을 진행하는 이상일 건보공단 협상단 대표도 “건보공단은 보험자로써 가입자-공급자의 중간에서 협상을 진행하는 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함께 지혜를 모아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진호 단장은 지난해 한의의료기관의 실수진자 수가 10% 하락한 것은 타 종별에 비해 한의과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고 있으며, 더욱이 추나요법의 급여화를 통해 초기 추계예산의 48% 정도만 소진한 것은 한의보장성을 강화해도 건보재정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수가협상에서는 공급자-가입자의 어려운 현실을 모두 감안하면서도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한의과의 경우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수가 인상은 물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통해 한의의료기관의 문턱 낮추기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