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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연, 안전·보건문화 확산 캠페인 시행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이하 한의학연)은 지난 13일 ‘찾아가는 대국민 안전·보건문화 확산 캠페인’을 충남 보령시 인근에서 전개했다고 밝혔다. 한의학연은 캠페인의 첫 번째 일정으로 안전 취약 계층인 초등학생의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충남 보령시 주교면 관창초등학교(교장 김덕회)를 방문했다. 이날 한의학연은 초등학생들에게 소방안전 교육을 제공하고, 소방안전 기념품을 전달하는 등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어 보령시청(시장 김동일) 안전총괄과 안전정책팀을 방문해 안전 및 중대재해 예방 우수사례 교류회를 진행했다. 이날 교류회에서는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안전관리 아이디어 수집 및 활용의 장으로서 지역사회 및 공공 분야의 안전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진용 원장은 “공공 분야의 한 구성원으로서 한의학연의 안전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국민이 안심하는 안전·보건문화와 체계 확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갑자기 찾아오는 ‘공황장애’, ‘17년 대비 44.5% 증가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직무대리 현재룡)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17년부터 ‘21년까지 ‘공황장애’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발표한 가운데 진료인원은 13만8736명에서 20만540명으로 44.5%가 증가, 연평균 증가율은 9.6%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은 6만4662명에서 8만9273명으로 38.1%, 여성의 경우에는 7만4074명 11만1267명으로 50.2% 각각 증가했다. 공황장애란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불안 증상, 즉 공황발작이 주요한 특징인 질환이다. 공활발작은 극도의 공포심이 느껴지면서 심장이 터지도록 빨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땀이 나는 등 신체증상이 동반된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극도의 불안 증상을 말한다. 이번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우선 ‘21년 공황장애 환자의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는 전체 진료인원 중 40대가 23.4%(4만6924명)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9.2%(3만8519명), 30대가 18.3%(3만6722명) 등의 순이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박재섭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40대 이상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공황장애는 초기 성인기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국내에서 40대에 공황장애 환자가 많은 것은 초기 성인기에 치료하지 않고 악화된 후에야 뒤늦게 진료를 시작하거나, 초기에 꾸준히 치료하지 않아 만성화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40대가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병이나 재발이 많고, 고혈압·당뇨 등 다양한 건강 문제로 병원진료의 기회가 많아지면서 함께 치료를 시작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인구 10만명당 공황장애 환자의 진료인원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1년 390명으로 ‘17년 272명 대비 43.4% 증가했으며, 남성은 253명에서 347명으로 37.2%가, 여성은 292명에서 433명으로 48.3%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공황장애 환자의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17년 496억원에서 ‘21년 910억원으로 ‘17년과 비교해 83.5% 증가, 연평균 증가율은 16.4%로 나타났다. 공황장애 환자의 건강보험 총진료비 구성비를 연령대별·성별로 보면 40대가 24.9%(227억원)로 가장 많았고, 30대 20.6%(187억원), 50대 18.1%(165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나는 한편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 모두 40대가 각각 26.6%(106억원), 23.6%(12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진료인원 1인당 진료비를 5년간 살펴보면 ‘17년 35만7000원에서 ‘21년 45만4000원으로 27.0% 증가했고, 성별로는 남성은 36만4000원에서 44만5000원으로 22.3%가, 여성의 경우에는 35만1000원에서 46만원으로 31.0% 각각 증가했다. 또 ‘21년 진료인원 1인당 진료비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0대가 51만1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성별로 구분해보면 남성은 10대가 51만9000원, 여성은 30대가 53만2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
청주 정원한의원, 취약계층 어린이 건강 증진 돕는다충북 청주시 정원한의원(원장 윤정원)과 상당구 용암1동은 최근 지역 내 취약계층 어린이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지역 내 돌봄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의료복지안정망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정원한의원에서는 지역 취약계층 어린이 10명에게 한약 지원과 더불어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의진료를 시행하게 되며, 용암1동은 의료지원이 필요한 이웃들을 적극 발굴하고 안부를 묻는 등 돌봄에 힘쓸 예정이다. 윤정원 원장은 “한의진료를 통해 청주시내 어린이와 학부모들에게 도움이 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취약계층 어린이와 부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눔봉사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승회 청주시의원은 “취약계층 아이들과 부모들의 건강이 곧 청주시의 건강인 만큼 시의회 차원에서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업무협약으로 정원한의원이 청주시의 비타민 같은 활력소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원한의원은 청주 용아초등학교 전담 한의사로 위촉돼 학생들의 건강 돌봄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평안주간보호센터와도 업무협약을 맺는 등 지역 나눔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소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사삼맥문동탕의 효과는?[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손미주 한국한의학연구원 KMCRIC 제목 사삼맥문동탕이 소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효과가 있을까? 서지사항 Wang J, Ma X, Wei S, Yang T, Tong Y, Jing M, Wen J, Zhao Y. Clinical Efficacy and Safety of Shashen Maidong Decoction in the Treatment of Pediatric Mycoplasma Pneumon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Front Pharmacol. 2021 Oct 12;12:765656. doi: 10.3389/fphar.2021.765656. 연구 설계 소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환자에서 사삼맥문동탕 병행요법(사삼맥문동탕+항생제, 일상 치료, 한의약 치료)의 효과를 평가한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 연구 목적 소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환자에서 사삼맥문동탕의 임상적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대상 소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시험군 중재 <사삼맥문동탕 병행요법> ① 사삼맥문동탕+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 (Azithromycin) ② 사삼맥문동탕+침 치료 ③ 사삼맥문동탕+작약감초탕 ④ 사삼맥문동탕+일상 치료 대조군 중재 <대조군 치료> ① Azithromycin ② 일상 치료 ③ 일상 치료, 마크로라이드 (macrolide)계 항생제 ④ 양음청폐탕+일상 치료 평가지표 1. 총 유효율 2. 부작용 발생률 3. 기침 소실 시간 4. 해열 시간 5. 청진 상 수포음 소실 시간 6. 기침 회복 시간 7. X-ray 상 정상 회복 시간 8. TNF-α 9. CD3+ 10. CD4+ 주요 결과 1. 사삼맥문동탕 병행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총 유효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호전됐다(RR=1.22 [1.16, 1.28], p≤0.001). 2. 사삼맥문동탕 병행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기침 회복 시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SMD=-2.25 [-4.39, -0.10], p=0.04). 3. 사삼맥문동탕 병행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기침 소실 시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SMD=-2.02 [-2.72, -1.32], p≤0.001). 4. 사삼맥문동탕 병행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청진 상 폐 수포음 소실 시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SMD=-2.21 [-3.35, -1.07], p≤0.001). 5. 사삼맥문동탕 병행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X-ray 상 정상 회복 시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SMD=-1.93 [-2.28, -1.59], p≤0.001). 6. 사삼맥문동탕 병행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CD3+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SMD=1.71 [0.40, 3.03], p≤0.001). 7. 사삼맥문동탕 병행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TNF-α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SMD=-1.58 [-1.89, -1.24], p≤0.001). 8. 사삼맥문동탕 병행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부작용 발생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RR=0.18 [0.10, 0.35], p≤0.001). 저자 결론 사삼맥문동탕은 소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환자에서 총 유효율에서 유의하게 호전됐으며, 기침 및 청진, X-ray 상 회복이 빠른 것으로 나타나 소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연구에 포함된 논문의 근거 수준이 낮아, 잘 디자인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KMCRIC 비평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에 기인하는 원발성 폐렴으로, 지역사회에 상존하며 전체 소아 폐렴의 10∼30%를 차지하는 질환이다[1].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초기에 발열, 기침, 인후통, 권태감 및 두통이 나타나고, 위 증상들이 나타난 뒤 3∼7일 후에 기침, 38∼39.5도의 발열이 흔하게 관찰되며, 대부분 항생제 반응이 없는 경우에도 2∼4주 이내에 해결되는 특성을 보인다[2]. 그러나 소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환자의 18%는 입원치료가 필요해[3]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사삼맥문동탕은 오국통(吳鞠通)의 <온병조변(溫病條辨)>에 처음 수록된 처방으로 청양폐위, 생진윤조의 효능을 가지고 있어 폐위음허로 인한 만성 기침, 폐렴 등의 질환을 치료한다[4]. 본 연구에서는 사삼맥문동탕이 소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임상적으로 효과적인지를 평가하기 위해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3주 이내에 대부분 회복되는 질환의 특성상 주요 결과지표는 폐렴 증상 및 청진, X-ray 상 회복 시간으로 평가했으며, 총 유효율 및 기침 소실 시간, 해열에 걸리는 시간, 청진 및 X-ray 상 회복 시간에서 사삼맥문동탕 병행 요법이 일상 치료군, 항생제 치료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서 혈장 TNF-α 수치는 증가하는데, 사삼맥문동탕 병행 요법은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부작용 발생률 측면에서도 병행 요법이 대조군에 비해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돼 안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종합해 보면 사삼맥문동탕은 소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치료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다만 본 연구는 사삼맥문동탕 병용 요법 연구만을 포함하고 있어 사삼맥문동탕 단독의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향후 위약 대조군과의 무작위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리라 사료된다. 또한 서로 다른 대조군을 메타분석에 통합해 분석했는데, 사삼맥문동탕+Azithromycin과 Azithromycin을 비교한 7편의 데이터로 메타분석을 진행했다면 연구 이질성이 감소해 치료효과를 좀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나, 양약을 통합해 subgroup 분석을 진행한 점은 아쉽다. 참고문헌 [1] Lee SH, Noh SM, Lee KY, Lee HS, Hong JH, Lee MH, Lee JS, Lee BC. Clinico-epidemiologic study of mycoplasma pneumoniae pneumonia (1993 through 2003). Korean J Pediatrics. 2005;48(2):154-7. [2] Youn YS, Lee KY. Mycoplasma pneumoniae pneumonia in children. Korean J Pediatr. 2012 Feb;55(2):42-7. doi: 10.3345/kjp.2012.55.2.42. [3] Kashyap S, Sarkar M. Mycoplasma pneumonia: Clinical features and management. Lung India. 2010 Apr;27(2):75-85. doi: 10.4103/0970-2113.63611. [4] Choi JH, Lim SW. The Effects of Sasammaickmoondong-tang against Colonic Mucosal Lesions J Korean Oriental Med. 2002;23(4):169-85.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S202110082 -
원광대학교 한방병원, 발전기금 전달식 개최원광대학교 한방병원(병원장 이정한)은 지난 12일 진행한 발전기금 전달식을 통해 ㈜일원바이오(대표 권강범)로부터 3000만원을 기부받았다. 지난 ‘19년부터 현재까지 5회에 거쳐 원광대학교 한방병원에 현금과 의료기기 등을 기부해온 ㈜일원바이오의 총 기부액은 9400여만원에 달한다. 권강범 대표는 “그동안 ㈜일원바이오와 원광대학교 한방병원은 10건 이상의 임상시험을 수행하며 상호협조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이번 기부가 두 기관이 윈-윈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도 매년 기부를 함으로써 원광대학교 한방병원 발전에 기여하는 ㈜일원바이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한 병원장은 “원광대 한방병원은 난치성 질환 정복의 길을 개척하는 연구병원으로서, 한의학의 근거 기반을 확보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기부금은 한의약 및 병원의 발전을 위한 연구기금으로 활용, 한의약의 과학화·표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
[시선나누기-22] 옷 한 벌을 입는 일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 (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극장에 도착하니 공중에 바지 하나가 걸려 있다. 옷걸이에 걸린 바지는 자세히 보니 천장 에어컨의 송풍구 한쪽에 매달려 있는 거였다. 아하, 리허설 때 젖어버린 옷을 급하게 말리는 중이구나. 지하 극장의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려고 리허설 시간이나 연습이 빈 시간에도 에어컨은 종종 가동되었다. 그러고 보니 어느 날 공연을 마친 바이올리니스트가 습도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춥다 덥다 말고는 그다지 공간의 환경에 신경 쓰지 않았던 나와는 다른 이야기였다. 나는 책을 낭독하고 침을 놓고 뜸을 뜨면 될 뿐. 맨발로 무대에 서야 하니 공연 직전까지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만 신경을 썼다. “오늘은 습도가 좀 높아서 바이올린 줄이 별로였어요. 어제는 딱 좋았는데.”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라 그런지 그는 냉방과 제습에 예민했다. 관객이 느끼기에 추울지 더울지를 고려해야 하는 스태프들과 또 다른 점이었다. 그렇다 하니 장비를 돌보아야 하는 스태프는 빔 프로젝트 기계가 열을 받아 오작동을 일으키니 극장 온도를 더 낮춰 두어야 한다고도 했다. 공연 무대에 촛불을 켜야 하므로 내내 에어컨을 가동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여하튼 극장 천장에는 바지 하나가 옷걸이에 걸려서 에어컨 바람에 말라가고 있었다. 곧 있을 오후 공연 전까지 다 말라야 하므로 바지는 바지대로 바쁜 와중이었다. “무기를 다 뺏긴 느낌이야” 풀빛과 먹빛이 스민 바지는 의상 디자이너가 직접 염색한 옷이었다. 공연 내내 마임이스트는 세 벌의 옷을 입는데―물론 웃통을 벗은 채로 공연하므로 웃옷은 없다―각각의 옷은 색깔이 달랐다. 격정적인 몸짓을 하는 중간 무대에서는 검은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진 바지를 입고, 또 한 번은 검은색과 흰색이 서로 번진 바지를 입는다. 무대 흐름에 따라 조명 아래 드러날 배우의 옷을 고민하는 사람이 만든 작품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내가 입던 흰 가운을 가져갔으니 의상 디자이너가 따로 고민해서 만들 옷이란 게 없었다. 흰 가운과 맨발. 그거면 되었다. 가운 속에 입을 옷이야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날씨를 가늠하지 못해 여벌옷을 가져갔는데 며칠간의 공연 동안 별 쓸모없이 숙소에 걸려 있었다. 실은 마임이스트의 바지가 젖은 것처럼 공연 중에 내 무릎 또한 젖어야 했는데, 물에 젖은 얼룩이 신경 쓰이지 않을 옷을 공연 내내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걸 리허설 때야 알았다. 마임이스트 선생은 극장 바닥을 물바다로 만들기로 작정을 하신 거였다. 내가 할 일은 젖은 바닥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디뎌 걸어 나가는 것과 축축한 무릎과 냉기를 잊고 선생과 마주 앉아 공연을 하는 것. 온몸이 젖은 채로 공연장 바닥을 뒹굴어야 하는 노년의 선생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 말랐어? 그래, 다행이다.” 스태프 한 사람이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바지를 내려드리자 선생이 안도의 숨을 쉬었다. 하얀 방호복을 입고 고글을 쓰고 마스크를 하고 장갑과 덧신을 착용한 채 공연을 했던 이전과 달리 맨몸을 고스란히 내보여야 하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선생은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무기를 다 뺏긴 느낌이야.” “그래도 이렇게 또 한 번 가보는 거지 뭐” 선생이 홀로 연출하고 홀로 연기할 때의 작품과 결이 달라진 이번 공연에서 그는 연출과 의상과 음향과 조명 등등의 담당자들과 협업을 하는 중이었다. 홀몸으로 무대를 감당하던 연기 인생에 처음 새로운 도전을 하는 차에 그는 바지 하나 걸친 맨몸으로 관객을 맞이해야 했다. 작품을 그 몸 하나하나에, 관절 하나하나 근육 하나하나에 실어야 했다. 고스란히 조명 아래. “그래도 이렇게 또 한 번 가보는 거지 뭐.” 선생이 힘주어 말할 때, 어떻게든 부딪치고 탈바꿈해 보려는 한 배우의 외로운 다짐을 엿보았다. 장 쥬네가 쓴 희곡 <하녀들>의 등장인물은 모두 셋이다. 두 명의 하녀가 자신들이 모시는 ‘마담’을 살해하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자매인 그들은 마담이 집을 비우면 마담의 방에서 마담의 옷을 입고 마담의 보석을 걸치고 연극을 한다. 연극은 둘이 즐기는 놀이인데, 동생이 마담 역할을 하며 하녀를 희롱하고 언니는 하녀 복장으로 마담의 비위를 맞춘다. 결국 마담을 살해하는 것이 두 사람이 즐기는 각본의 결말이지만, 매번 살해 직전에 시간에 쫓겨 극의 완성을 맛보지 못한다. “그것이 연극이고, 인생이기도 한 것처럼” 검은 옷의 하녀가 앞치마를 벗고 걸치는 마담의 붉은 드레스. 꽃으로 장식된 방에서 걸치는 마담의 모피와 빨간 구두와 목걸이. 그러나 시간이 되면 구두코를 맞추어 신발을 정리하고 옷걸이를 매만져야 하는 하녀들은 동경과 분노의 대상인 마담을 실제로 살해하려 하나 실패하고 마는데, 실패는 실패로만 끝나지 않고 그들은 궁지에 몰리게 된다. 자매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동생은 마담의 옷을 다시 입는다. 마담의 흰 공단 드레스를 걸친 동생은 마담의 말로 언니인 하녀에게 명한다. ‘독약이 든 그 차를 다오.’ 광기에 들린 그는 ‘이 마지막 순간을 내 뜻대로 쓸 테야’라는 의지대로 마담인 그 자신을 살해한다. 오랜 세월 장 쥬네의 <하녀들>을 맡아 온 연출가는 말했다. “작년부터 마담을 코믹하게 풍자해 보고 있어요. 하녀들이 보기에 마담은 뭘 하든 웃긴 존재니까.” 하녀는 마담의 옷 한 벌로 마담이 되고, 그 옷에 담긴 옷의 주인을 살해한다. 그것이 연극이고 또한 인생이기도 한 것처럼. -
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21>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봄이 되면서 거리 곳곳마다 새로 시작되는 공연들이나 콘서트 안내 포스터가 많이 보인다. 문득 지난해 유명 가수 한분이 이관개방증이 있는 상태에서 콘서트 준비가 너무 힘들었다는 고백의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이번호에서는 흔하지는 않지만 외래에도 종종 내원하는 이관개방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관은 중이를 외계로 연결시켜주는 유일한 관으로 환기, 자가정화, 방어, 배설 등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비강에서 넘어올 수 있는 분비물을 막기 위해 거의 대부분 닫혀있고 삼키거나 하품할 때만 잠깐씩 열린다. 이관이 열리고 닫히는 것이 문제없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관의 연골탄력과 주위 근육인 구개범장근, 구개범거근의 힘, 그리고 이관을 싸고있는 지방층이 충분이 있어야 한다. 이관개방증은 닫혀있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여야 할 상태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열려있는 상태를 말한다. 발생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은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경우의 수가 많은 것은 갑작스런 체중 감량이다. 제가 본 환자들 중에도 바디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해 또는 대회에 나가려고 단기간에 체중을 빼고 쓰러질 정도로 식사량을 제한하면서 이관개방증이 오는 경우가 있었다. 또는 체중이 갑작스럽게 빠질 정도의 심각한 스트레스나 육체적 질환, 대수술 등이 있기도 하다. 우선 증상은 비행기를 탄 것처럼 귀가 답답하거나 멍멍하다고 호소하는 것이 첫 번째다. 이관개방증은 질환 자체가 잘 알려져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감이 크고 같이 지내는 가족들도 증상에 대해 이해를 못해 더 힘든 질환이다. 증상 중 자성강청이란 자신이 한말이 귀 속에서 크게 울려 내가 얼마나 크게 말하는지 가늠하기가 어렵고, 노래를 하거나 고음을 내면 더 심해지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작게 말하고 심리적으로 위축감이 들거나 우울감이 생기기도 한다. 만일 환자가 가수나 말을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고통의 강도는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진단은 병력청취를 통한 증상 확인과 고막소견을 참고하고, 가능하다면 고막운동성 계측도를 보기도 한다. 알려져 있는 고막소견이 아닌 거의 정상의 모습도 많이 있어 증상을 주의깊게 듣고 이관폐쇄부전과 감별하기 위해 고개를 깊게 숙이거나 누우면 소실되는지의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살을 찌우면 회복이 된다는 소견을 듣고 내원한다. 하지만 살을 찌워도 이관자체에 기능이 떨어진 것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 환자의 경우를 보면, ‘21년 12월 양측 이관개방증을 진단받은 68세 남자 환자가 내원했다. 이 환자는 ‘20년 위암 진단으로 위의 1/3을 절제한 상태로, 식사량이 적었고 ‘21년부터 숲 해설가라는 직업을 새로 시작하면서 하루종일 산을 걸어다니면서 말을 하고 땀을 흘려 원래 마른 상태에서 3kg이 더 빠졌다고 한다. 증상이 반복돼 8월에 이관개방증 진단 하에 비인강 스프레이를 처방받았지만 별다른 차도는 없었고, 체중을 찌우라는데 식사를 많이 늘리기는 어려워 한방병원으로 내원했다고 한다. 고개를 숙이거나 코를 훌쩍이면 잠시 증상이 사라져 증상이 많이 힘들 때는 그렇게 한다고 했다. 이 환자는 이관개방증의 변증 중 脾虛淸陷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했고, 이런 경우 보중익기탕에 황기를 증량하고 연자육·백편두·산약을 가하여 투여한다. 하지만 치료비용에 부담을 느껴 보험약인 불환금정기산을 2월 말까지 꾸준히 복용했고, 대신 침 치료를 정기적으로 실시했다. 일주일에 2회씩 병원에 와서 거료 관료 하관 예풍 완골을 중심으로 약침, 전침을 건 침치료를 진행했고, 천유혈에는 건부항을 유지한 채로 유침했다. 또한 복부뜸도 병행했다. 가능하다면 거료혈에 매선을 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밖에 이관근육강화운동과 생활시 관리사항을 설명했고, 꼭 실천해야 한다고 알려드렸다. 치료 초기에는 증상이 자주 발생해 많이 힘들어 했지만, 다행히 겨울이라 일을 쉬는 상태였고 치료도 5개월간 꾸준히 받을 수 있었다. 2월경부터 호전도가 높아져 3월에 산에 다니는 일을 다시 시작했지만, 4월 말까지 아주 힘든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증상이 없다고 했고, 고개를 숙여 증상이 소실되는 것도 조금만 숙여도 되는 등 이젠 자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관개방증은 이관폐쇄부전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훨씬 강도가 심해 환자의 고통이 크고 마지막 선택으로 이관을 좁히는 여러 형태의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더 불편하기도 하다. 이 환자의 사례의 경우 병력이 이관개방이라는 증상이 올 정도로 체력이 저하되고 스트레스가 심하며 소화기가 약해지는 것 등을 고려해 한약을 투여하고 상인두를 자극하는 침치료를 꾸준히 병행해 호전된 임상사례로서, 이를 참고로 해 이관개방증 치료의 단서를 잡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
다양한 한약처방 ‘COVID-19’ 증상 개선에 효과COVID-19 한의진료권고안에서 권고되고 있는 여러 가지 한약 중 청폐배독탕 이외에 다양한 한약처방을 비대면 진료를 통해 투약한 사례를 소개하고, 이에 대한 환자의 증상 개선에 대해 보고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대한한방내과학회지’ 제43권 4호에 ‘일개 한의의료기관에서 COVID-19 증상 완화를 위해 한약이 투여된 환자 63례에 대한 보고: 후향적 차트 리뷰 연구’라는 제하로 게재된 이번 연구에서는 △은마산 △은교산 △마행감석탕 △갈근해기탕 △맥문동탕 △죽엽석고탕 등 6가지 처방에 대한 복용사례 및 환자의 증상 개선정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월24일부터 6월11일까지 일산함소아한의원에서 COVID-19 관련 상병코드 진단을 받고, 비대면 진료를 통해 한약처방이 이뤄진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단 1회 투약만 이뤄지고, 증상 추적 관찰이 이뤄지지 않은 환자 및 3회 미만으로 활용된 처방으로 투약받은 환자는 연구대상에서 제외됐다. 연구진들은 치료기간의 의무기록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신청한 환자의 성별, 연령 및 기침, 인후통, 가래, 발열, 두통, 근육통, 콧물, 코막힘, 후비루, 미각이상 등과 같은 COVID-19 유관증상을 파악하는 한편 호전에 걸린 기간을 기록했다. 은마산, 인후통·발열·기침 등 환자 대상 투여 이를 각 처방별로 살펴보면, ‘은마산’은 인후통 및 발열, 기침, 가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이면서 영상의학검사에서 초기 폐렴 소견이 없는 환자들에게 투여됐고, 확진 후 2.90±1.78일 후에 투여했으며, 증상 개선까지의 기간은 △기침 5.33±3.23일 △인후통 4.77±2.81일 △가래 5.54±4.08일 △발열 3.14±0.89일 △두통 3.5±1.97일 △콧물 3.5±0.83일 △근육통 3.5±0.83일 △코막힘 4.66±2.08일 △쉰목소리 4.5±3.53일 △후비루 7일 △미각이상 9+2.82일이었다. 또 은마산을 투여하기 어려운 소화환자의 경우에는 마행감석탕 시럽제를 병용투여를 진행했는데, 평균적으로 확진 2.5±2.07일째부터 투여를 시작했으며, 증상 개선까지의 기간은 발열 2.5±0.57일, 기침 3.5±1.91일, 인후통 3.5±1.73일, 콧물 6일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 임상 양상이 주로 근육통 및 발열 위주로 나타나는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된 ‘갈근해기탕’은 평균적으로 확진 후 1.7±1.05일째 투여했으며, 증상 개선까지의 기간은 △근육통 3.22±1.30일 △인후통 2.83±1.16일 △두통 2.8±0.83일 △발열 2.7±1.64일 △기침 2.8±1.09일 △가래 2.75±0.95일 △콧물 4±1일 △코막힘4.33±2.08일 △후비루 4.5±2.12일 등이었다. 이와 함께 인후통을 주로 호소하는 소아환자에게는 시럽제 형태의 ‘은교산’이 투여됐으며, 증상 개선까지의 기간은 발열 2.2±0.4일, 콧물 3.33±1.52일, 근육통 2±0일, 기침 3.33±1.52일, 인후통 3.5±2.12일 등으로 나타나는 한편 건조성 기침과 점액성 가래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투여된 ‘맥문동탕’의 증상 개선기간은 △기침 6.75±5.12일 △인후통 8±8.48일 △코막힘 4±2.82일 △가래 6일이었다. 한약 처방 후 발열 평균 3일 이내 개선 이밖에 ‘죽엽석고탕’은 점액성 가래, 마른 기침 및 오열 증상이 있는 환자들에게 투여됐는데, 투여 일수는 평균 16.75±6.5일이었고 증상개선이 이뤄진 환자들의 평균적인 증상개선 기간은 기침 7±0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연구진들은 “후향적 의무기록분석을 바탕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를 통해 COVID-19 연관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한의치료가 유의한 효과가 있다는 것과 함께 처방별 증상 개선에 필요한 시간 및 각 환자군의 임상 증상의 변화에 대한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처방이 이뤄진 환자들의 경우 발열은 평균적으로 3일 이내, 인후통은 5일 이내, 기침은 5일 이내에 증상 개선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는 청폐배독탕뿐만 아니라 COVID-19 한의진료 권고안에 의거한 다양한 한약처방을 활용해 진료에 활용한 사례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고 있다”며 “이를 통해 추후 전향적인 연구에 있어 참고자료로서 COVID-19와 한의치료에 대한 추후 임상연구 방향성과 필요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의계에서도 COVID-19의 증상 완화 및 후유증 개선을 위한 비대면 진료가 시행됐다는 사례를 분석한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앞으로 다기관 후향적 연구 등을 통해 이번 연구 결과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내외에서 COVID-19 후유증 개선을 위한 한약처방의 무작위 대조군 이중맹검임상시험, 증례보고와 같은 연구가 지속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사례들을 통해 COVID-19에 대한 한약치료의 근거가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
“다양한 분야서 학술교류로 한의학 영역 확대”박소연 대한여한의사회장 <편집자주> 대한여한의사회와 중화민국여중의사협회가 지난달 12일 상호기술교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력 협정에는 대한여한의사회 박소연 회장과 함께 박재은 국제이사, 고희정·이지현 대외협력이사, 김지은 법제이사, 정겨운 정보통신이사 등이 참석했다. 본란에서는 본격적으로 국제교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 박소연 회장으로부터 이번 업무협약을 맺게 된 계기 및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본다. Q.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된 이유는? 올해는 대한한의사협회와 대만중의사협회가 교류 협정을 맺은 지 50년이 되는 해로, 그동안 한의협은 물론 산하 시도지부에서도 대만 도시별 중의사협회와의 업무협약을 토대로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왔다. 여한의사회 역시 23·24대 류은경 회장이 대만여중의사협회와 MOU를 체결한 바 있으며, 이후 교류를 이어오다가 잠시 중단된 상태였다. 코로나19가 점차 종식되면서 한의협 및 각 시도지부의 교류가 재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여한의사회도 다시 한번 재협정 체결을 통해 대만여중의사협회와의 교류를 시작해 여한의사회의 대외활동 영역을 해외로 확장코자 먼저 업무협약 체결을 제안하게 됐다. Q. 향후 어떤 교류협력을 추진할 계획인가? 이번 업무협약의 목적은 양 단체 간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 증진, 양국 여성의료인의 권익 증진 및 의료 발전에서 실질적인 협력 촉진에 있다. 이러한 목적 실현을 위해 △회원 간 상호 교류 △출판물 상호 교환 △의료정보·제도정보·연구정보·학술정보 상호 교류 △학술대회 상호 참가 △의료 발전 국제적 공조 △공동 학술연구 진행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단계적인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Q. 대만에서는 이미 중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자유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 벤치마킹할 부분이 있다면? 지난 2017년 대만에서는 중의사들에게 X-ray·혈액 채취·소변 검사·대변 검사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현대 진단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12월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의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적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에 지난달 12일 대한한의사협회와 대만중의사협회는 ‘2023 전통의학 의료기기 新전망 선언문’을 발표, 한의사·중의사의 현대 진단기기 사용 확대를 통해 인류건강 증진에 기여키로 대내외에 선포한 바 있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한의사들이 다양한 현대 진단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민건강 증진에 더욱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에 여한의사회는 다른 단체보다 발빠르게 움직여 지난 2월25일 ‘한의사를 위한 임상초음파 기초: 근골격계와 부인과’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고, 향후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행보에 한의사협회와 보조를 맞춰 한의임상에서의 현대 진단기기 활용 확산을 위한 회무에 적극 동조해 나갈 것이다. Q. 대만과 최우선으로 협력할 분야는? 학술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며, 이 부분에 대한 교류에 우선적으로 역량을 집중해 나갈 생각이다. 이번 대만 국의절 행사 후 진행된 중의사 대상의 학술대회를 직접 참관했다. 우리나라에서 한의사 중 3명이 현지 중의사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는데, 특히 송정화 원장의 미소안면침에 대한 관심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현지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또한 대만 여중의사들이 한의약적 성형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대만여중의사협회의 임원들을 통해서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이러한 주제를 갖고 양국의 학술적인 교류를 기획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더불어 여한의사의 특성을 살린 부인과 진단과 치료에 대한 학술교류를 심도있게 진행해보려는 등 다양한 주제의 학술적인 교류를 기획 중이다. Q. 대만 방문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대만에서는 코로나19 대처에 있어 전통의학을 적극 활용,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청관1호(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며, 한국 한의약도 향후 신종 감염병 발병시 치료 및 관리, 예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코로나19 치료뿐 아니라 후유증 치료에 있어서도 한의약의 우수성은 모두 체감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향후 신종 감염병 유행 시 한의약이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대만의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해 제도권 내로 진입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여한의 위상 강화를 위해 추진할 사업들은? 직능단체를 바라보는 일반인은 그 단체가 권리만을 주장할 때,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에 여한의사회에서는 권리만을 주장하는 단체의 모습은 지양하고,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해 여한의사의 목소리가 사회적인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그 행보가 우리 한의학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라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이에 여한의사회에서 이전부터 수년째 시범사업으로 진행 중이던 ‘트라우마 한의진료 프로그램’을 올해에는 보다 구체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내부적으로는 여한의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외부적으로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트라우마 치료 인증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다양한 단체와 협업을 진행해 나간다면 여한의사의 사회적 책임 수행과 동시에 한의학의 영역을 넓히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Q. 이외에도 강조하고 싶은 말은? 여한의사회는 내부적으로는 여한의사 회원들의 권익 향상과 세대간·지역간 교류 활성화를, 더불어 외부적으로는 여성 전문직단체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과 동시에 한의약의 영역을 넓히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의료봉사를 꾸준히 지속해 나갈 것이고, 매월 제작하는 유튜브와 더불어 이번에 협약을 맺은 EBC 방송국의 ‘여의보감’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홍보 활동, 여성과총·한국여성변호사회·다양한 인권단체 등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통해 사회를 향한 여한의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력단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49)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滋陰은 育陰, 養陰, 補陰, 益陰이라고도 하는데, 陰虛證을 治療하는 方法이다. 陰虛證이란 陰陽 가운데 陰이 부족해 나타나는 乾咳, 咳血, 潮熱, 盜汗, 口乾, 咽燥, 腰痠遺精, 頭暈目眩, 手足心煩熱 등을 말한다. 이러한 陰虛證을 滋陰시켜 치료하는 방법은 朱震亨(1281~1358)에 의해 창시되었다. 朱震亨은 30세에 『素問』을 읽기 시작했는데, 후에 陳師文(宋代의 의학자, 『校正太平惠民和劑局方』을 만들었다) 등이 교정한 方書들을 읽었고, 36세에는 許文懿(朱子의 四傳弟子)에게서 理學을 배웠다. 44세에는 羅知悌(1243~1327)에게 간청해 의학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羅知悌는 劉完素(1120~1200)를 私淑하고 李杲(1180~1251), 張從正(1156~1228)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었다. 羅知悌는 朱丹溪에게 “醫學之要, 必本於素問難經, 而濕熱相火爲病最多”라고 하였다. 이처럼 朱震亨과 劉完素는 간접적인 師承關係에 있었으므로 朱震亨은 劉完素의 火熱이 질병을 발생시킨다는 의학사상의 영향을 매우 많이 받았다. 朱震亨의 학술사상의 요지는 “陽常有餘, 陰常不足”이다. 그는 『黃帝內經』에 근거하여 ‘相火의 有常’은 생리적인 작용이며 이것은 인체가 끊임없이 생명활동을 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그래서 “인간은 이 火의 작용이 아니면 생명활동을 할 수 없다(人非此火不能生)”라고 말하였다. ‘相火의 有變’은 병리적인 작용으로 “相火妄動(상화가 함부로 날뜀)”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이것은 色慾에 자극을 받아 망동(有餘)하기 쉽다는 뜻이며, 이러한 망동된 相火의 작용이 지나치면 陰精을 소모시켜 질병을 발생시킨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養生에 있어서 相火가 妄動하는 상황을 피해야 하며 음식과 색욕을 절제하여 ‘陰分’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상에 있어서도 그는 滋陰降火하는 약재를 쓸 것을 주장했고, 이 때문에 그를 ‘養陰派’ 또는 ‘滋陰派’라는 부르는 것이다. 『東醫寶鑑』에서도 朱震亨의 滋陰論을 계승하여 陰虛證을 치료하기 어려운 병으로 인식하고 있다. 먼저 『東醫寶鑑·雜病·火』에서 “陰虛火動者難治”라는 제하에 陰虛證의 치료가 어려움을 설하고 있다. “근세에 陰虛火動의 질환을 열 가운데 하나도 치료하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무릇 그 시작에는 음식은 예전과 같고 起居도 평상시와 같지만, 오직 가래 기침을 한두번 하는 것뿐이기에 스스로 병이 없다고 말하고 병을 숨기고 의사를 꺼려하니, 몸이 죽어가지만 깨닫지 못한다. 점점 커져서 침상에 눕게 됨에 이르러서는 단단한 어름이 이미 이르게(履霜堅氷至) 되어서 가히 다시 구제할 수 없게 된다.” 陰虛火動이란 문자 그대로 陰이 虛해져 火가 動하는 것을 말하니, 즉 陰虛로 인해 나타나는 제반 熱證을 말한다. 이 증상은 飮食, 起居 등은 병이 생기기 전과 같고 다만 가래 기침만 한두번할 뿐이기에 병이 없다고 느끼지만, 이것은 병이 깊이 든 것이다. 이 병을 가벼이 여기고 치료에 소홀히 하면 병이 나타날 때 걷잡을 수 없게 되니, 이것은 『周易·乾』의 “履霜堅氷至”의 말처럼 침상에 눕게 됨에 이르러서 단단한 얼음이 이미 이르게 된 것과 같아 구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東醫寶鑑·雜病·積聚』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陰虛의 補하기 어려움, 오래된 積의 제거하기 어려움”이라고 陰虛를 難治로 꼽고 있는 것이다. 『東醫寶鑑』에서는 인체가 地水火風의 四大로 구성돼 있다고 본다. 이 가운데 水에 해당되는 것은 精血津液으로 인체의 陰的 요소들이다. 이것은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 물질이기에 없어서는 안 된다. 『東醫寶鑑·雜病·虛勞』의 “人身陽有餘陰不足”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天은 陽으로 地의 밖을 운행하고, 地는 陰으로 가운데에 거하니, 天의 大氣가 이것을 들어준다. 日은 차있는 것으로 양에 속하여 月의 밖을 운행하고, 月은 결손되는 것으로 陰에 속하여 日의 빛을 품부 받아야 빛을 낸다. 사람은 天地의 기를 받아서 태어나는데, 天의 陽氣는 氣가 되고, 地의 陰氣는 血이 된다. 그러므로 陽은 항상 남음이 있고, 陰은 항상 부족하며, 氣는 항상 남음이 있고, 血은 항상 부족하다.”, “사람의 일신은 陽은 항상 남음이 있고, 陰은 항상 부족하며, 氣는 항상 남음이 있고, 血은 항상 부족하다. 그러므로 滋陰하고 補血하는 약을 어린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빠뜨려서는 안된다.” “사람의 몸은 陽은 항상 남음이 있고, 陰은 항상 부족하다(人身陽有餘陰不足)”는 논리의 기초는 자연계 자체의 속성으로서 어린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滋陰시키는 약을 항상 빠뜨리지 말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