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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융합한의학회지’, KCI 등재학술지로 승격[한의신문] 대한융합한의학회(회장 양웅모)가 발행하는 학술지 ‘대한융합한의학회지’가 한국연구재단이 운영하는 KCI 등재학술지로 승격됐다. KCI 등재학술지는 등재후보지로서 안정적인 발간과 학술 활동, 편집·운영 체계 등의 기준을 일정 기간 축적한 학술지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등재지로 승격하는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융합한의학회지’는 이러한 검증 과정에서 학술적 성과와 운영의 안정성을 인정받아 등재학술지 승격됐다. 이번 승격은 ‘대한융합한의학회지’가 △학술적 완성도 △연구윤리 △편집 체계 △논문의 질과 영향력 등 엄격한 평가 기준을 충족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국내 융합 한의학 연구 분야의 학문적 위상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융합한의학회지’는 한의학을 중심으로 의학·약학·생명과학·보건의료·융합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아우르며, 임상과 기초 연구를 연결하는 학제 간 융합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근거 기반 연구와 현대 과학기술을 접목한 한의학 연구를 적극적으로 다루며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대한융합한의학회 관계자는 “이번 KCI 등재학술지 승격은 학회지의 학술적 신뢰도와 연구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엄정한 심사와 체계적인 편집시스템을 바탕으로, 국내외 융합 한의학 연구 발전에 기여하는 대표 학술지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융합한의학회지’는 연 2회 정기 발간되며, 융합 한의학 및 관련 분야 연구자들의 논문 투고를 상시 접수받고 있다. -
“AI 대전환 시대 맞아 한의약 혁신 동력 확보”[한의신문]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가 19일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위원장 이형훈)를 개최, 초고령사회 및 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한의약 혁신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2026~2030)’을 심의·의결했다.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은 ‘한의약육성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며, 한약재부터 한의약기술 향상, 산업육성 등 한의약 분야 전반에 대한 기본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가운데 현재까지 제4차에 이르는 종합계획 이행을 통해 한의약 표준화·산업화 기반을 구축하고, 한의약 일차의료 참여와 의료접근성 제고에 주력해 왔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저출생·초고령사회와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서 제5차 종합계획을 통해 한의약 혁신과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이에 제5차 종합계획은 AI·한의약 혁신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과 ‘한의약 산업 경쟁력 강화’를 비전으로 설정하고, 일차의료 기반 건강돌봄 수요 충족과 한의약 산업발전 육성·시장 확대에 대한 5개년(2026~2030)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일차의료 강화로 한의약 접근성 제고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건강한 노화를 위해 한의약 건강돌봄 제공을 확대하고, 수월하게 한의약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체계를 개선한다. 이를 위해 내년 중 어르신 한의 주치의를 신규 도입하고 장애인 대상 한의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도입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돌봄통합지원법 시행(’26.3.27)과 맞물려 한의 방문진료와 재택의료 제공을 확대하고 한의약 난임 치료 지원 등 지역사회 건강증진 사업을 강화한다. 또한 폭염·한파, 미세먼지 등 기후건강 취약계층에 한의약 맞춤형 건강 관리수칙 등 정보제공을 확대하고 대규모 재난에서 의과와 한의과 진료 협진 체계 구축 연구와 공공의료 정책 내 한의 정신건강 진료 포함 및 확대 방안을 검토한다. 이와 함께 첩약·추나요법 등 급여기준 개선을 지속 검토하고 의한 협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며, WHO 전통의학 전략 이행을 위한 정부 주도 포럼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의약 AI·디지털 대전환 미래 의료기술과 국민 의료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의약 AI 기반을 마련하고, AI 디지털 의료제품·서비스 개발도 추진한다. 한의약 비정형 데이터(문진·음성·영상 등) 분석기술 개발, 한의 임상 용어 코드(분류·식별) 체계 구축을 통해 건강정보고속도로와 보건의료통합 진료정보교류 체계에 한의약 데이터 연계·활용을 추진하며, 공익적 임상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고, 비임상·임상데이터를 통합한 공공 한의약 연구데이터 구축 및 개방 추진, 의료·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거점 조성 및 데이터 활용을 촉진한다. 또한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한의 기반 디지털 진단·치료기기를 개발하고 범부처 사업단을 신설해 연구개발 우수성과물 대상 한의 의료제품을 개발, 초기 사업화 등을 맞춤 지원할 예정이며, 아동·청소년 성장 발달 단계별 디지털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노쇠 및 만성 질환 중재 한의약 기반 AI 돌봄서비스를 개발해 의료·요양 통합돌봄과 연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의약 산업·글로벌 경쟁력 강화 한의약 산업구조 혁신으로 한의약 산업·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K-Medicine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한의약 해외 진출도 확대한다. 이에 한의약산업 전주기 사업을 재편(세분화·맞춤형·자금지원 등)해 중소벤처기업의 창업, 제품화, 홍보를 강화하고 기술이전 기업에 기술개발비를 최대 1억원 신규 지원하며, R&D와 연계한 사업지원 등 한의약 산업육성을 확대한다. 또한 한의약 산업 실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한의약에 특화된 산업분류체계를 개발하고, 실태 조사할 계획이다. 이를 비롯 해외환자 유치 및 해외 진출 기반 조성을 위해 지역자원과 연계한 협업모델을 발굴하고 해외환자 유치 우수기관에 인증 및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한의 의료기관(’25. 5개소→’30. 9개소) 및 한의약 제품(’25. 2개→’30. 4개 품목)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세계 전통의약 시장조사도 추진한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 등 한의약 관련 국제기구 전문가 양성과 파견을 확대하고, 한의약 공적개발원조(ODA) 종합 로드맵을 수립해 ODA 협력사업도 내실있게 추진한다. 한의약 ISO(국제표준기구) 제정 확대 및 신규 한의약 표준화 연구개발 등 국제표준 개발도 정부가 주도한다. 지속가능한 한의약 인프라 확충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한의약 성장을 위해 한약 안전사용 인프라를 확충하고, 전문인력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수입의존 한약재 국산화를 위해 품종 확보 및 신기술 활용 재배법을 개발하고, 소량소비 한약재 규격화 확대(’25. 20개→’30. 40개 품목), 지역별 공공 스마트팜 시설 등을 활용해 생산을 지원하며, 유해물질 관리기준 현실화 등 산업 현황을 반영한 한약재 관련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한다. 공동이용탕전실 관련 인력 및 운영기준을 마련하고 평가인증 법제화를 추진하며, 한약에 대한 신뢰도 제고를 위해 한약 품질 안정성 평가 등 한약 품질관리 모니터링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통합돌봄·기후보건·재난 등 사회 현안 관련 질환 중심으로 신규 CPG를 개발(20개 목표)하고, 기존 CPG를 고도화(24개 목표)한다. 한의약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과 한의 선택권 강화를 위해 일반 국민·환자를 대상으로 CPG 활용방안 및 보급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의약 전문인력의 지역 밀착형·일차의료 교육을 강화하고 한의사·한약사 보수교육도 정비하고, 일차·공공·필수의료 수행에 전문성을 가진 한의사 양성을 위한 전문과목 신설·개편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이형훈 제2차관은 “AI 기반 한의약 혁신을 통해 한의약이 현대와 융합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겠다”라며 “5차 종합계획이 착실히 실행될 수 있도록 관련 단체 및 유관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소연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보건복지부 한의약발전협의체 위원으로 활동하며 일차의료와 통합돌봄 영역에서 한의사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한의약의 제도적 지위가 확립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시해 왔다”며 “특히 EMR 도입을 통한 재난트라우마 한의진료를 비롯해 한의약 난임치료와 한의 돌봄의료의 근거와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2차 회의까지 중앙정부 차원의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 방안 마련과 해외 진출 과정에서의 한의사 법적 지위 확보, 공공의료기관 내 한의과 설치를 통한 공공 차원의 의·한 협진 확대 등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아울러 “이번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에 이러한 방향성이 반영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현재 검토 중인 장애인 대상 한의 건강주치의 도입과 노인주치의 제도의 내실 있는 구체화를 비롯해 일차의료·지역의료·공공의료 정책 전반에서 한의진료가 실질적인 정책으로 구현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국회 ‘AI헬스케어포럼’ 출범…“AI헬스는 의료 생존 전략”[한의신문] 초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의료인력 부족과 재정 압박이 동시에 심화되는 가운데 AI를 의료 혁신의 핵심 해법으로 삼기 위한 국회 차원의 정책 플랫폼이 공식 출범했다. 국회 AI헬스케어포럼은 AI 보건의료기술의 현장 적용과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을 해소하고, 지역·필수·공공의료 위기에 대응하는 입법·정책 과제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회 AI헬스케어포럼(공동대표 이수진·이승복)은 12일 창립총회 및 ‘AI헬스케어 현황과 전망’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 임원진 구성에 이어 향후 비전을 공유했다. 이수진 의원(더불어민주당·보건복지위원회 간사)과 이승복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를 공동대표로, 보건복지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11명과 AI 헬스케어 분야의 학계·의료계·산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AI헬스케어포럼은 AI 보건의료기술의 혁신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 및 정책 과제를 발굴·개선해 나가는 정책 플랫폼이다. 공동대표를 맡은 이수진 의원은 인사말에서 “AI 보건의료기술이 의료 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혁신 성장을 뒷받침하는 제도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서고자 이번 포럼을 출범하게 됐다”며 “환자 중심과 의료산업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개선하고, 관련 민·관 인프라를 더욱 탄탄하게 지원하는 제도를 통해 AI 헬스케어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선 △AI 헬스케어 동향과 전망(임혜인 KIST 뇌기능연구센터장) △AI 헬스케어 정책 현황과 과제(백영하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장)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 “AI 헬스케어, 미래 산업이자 의료 생존 전략” 임혜인 센터장은 AI 헬스케어를 ‘미래 핵심 산업’이자 ‘의료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규정했다. 초고령화 가속, 만성질환 증가, 의료인력 부족, 의료비 급증이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 위기 속에서 기존 의료체계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며, AI 기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진단이다. 임 센터장에 따르면 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은 2024년 약 265억 달러에서 2030년 187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38.6%에 달한다. 의료 패러다임 역시 치료(Cure) 중심에서 돌봄(Care)을 거쳐 예측(Predict) 중심 구조로 전환되고 있으며, AI는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데이터와 AI 기술 역량을 동시에 보유한 국가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제도적 환경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센터장은 AI 헬스케어 확산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AI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보상 체계 △의료 데이터 활용 장벽 △중복적이고 단계적인 규제 구조를 꼽으며 “현행 행위별 수가체계는 AI가 창출하는 진단 정확도 향상, 진료 시간 단축, 예방 효과 등 혁신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데이터 3법 개정 이후에도 현장에서는 데이터 활용의 불확실성과 절차적 부담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약처 인허가, 신의료기술 평가, 보험급여 등재로 이어지는 복잡한 절차로 인해 시장 진입까지 평균 2~3년이 소요되는데, 이는 AI 산업의 특성과 맞지 않는 구조”라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선 진입, 후 평가’ 모델(독일 DiGA 제도 벤치마킹) 도입 △디지털 헬스 특화 수가 신설 △원스톱 인허가 및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 “지역·필수·공공의료 위기, AI 없이는 해법 없다” 백영하 과장은 발표를 통해 AI 헬스케어가 단순한 산업 육성을 넘어 지역·필수·공공의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략임을 분명히 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서울 1.28명에 비해 경북 0.43명, 충남 0.45명, 전남 0.51명으로 지역 격차가 심각한 상황이고, 중증 환자의 85.8%가 민간병원에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 공공의료의 역할 역시 제한적이다. 백 과장은 “AI는 의료 공급 격차 해소와 접근성 강화, 환자 상태 예측 및 최적 치료 경로 설계를 통해 필수의료를 보완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예측형 AI를 넘어 생성형·에이전트 AI로 진화하는 기술 흐름이 의료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의료 AI를 연구 단계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현장과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전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 △의료 AI 연구개발 투자 확대 △의료 AI 테스트베드 구축 △AI 기반 의료 서비스 구현 △융합형 인재 양성 등을 정책 기조로 제시했다. 백 과장은 “민간 의료데이터 바우처 확대, 데이터 중심 병원 및 통합 플랫폼 확충, IRB·DRB 절차 개선 등 제도 정비가 병행될 것”이라며 “의료 AI 테스트베드는 최소 20건 이상의 실증 과제와 10개 이상의 병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해 실증과 사업화를 동시에 지원하는 구조로 설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AI헬스케어포럼은 △부대표: 김윤(복지위)·권향엽(산자위) 의원, 김선우 성균관대 교수(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위원), 김정훈 포항공대 교수(대한마약학회장) △고문: 남인순 의원(복지위) △간사: 임혜인 센터장을 각각 선임했다. -
“피지컬 AI 시대…의료인은 ‘진단·결정의 최종 책임자’로”[한의신문] 의료·돌봄 수요 폭증 등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한국 의료를 놓고, 국회미래연구원이 AI·로봇·가상 기술이 결합된 ‘피지컬 AI(Physical AI)’를 혁신의 핵심 축으로 제시하며 의료 전달체계 전반의 재설계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이승환 미래산업팀 연구위원)은 18일 ‘피지컬 AI 시대, 의료 혁신 방안’을 주제로 한 연구보고서를 발간, 인력·지역·고령화 위기가 누적된 한국 의료 시스템에 대한 진단과 함께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의료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 필수의료 붕괴·지역 격차 심화…한국 의료, 구조적 한계 봉착 이승환 연구위원은 △필수의료 인력 부족과 전문과 쏠림 현상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심각한 의료인력 격차 △초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돌봄 수요 폭증 △의료비 및 간병비 증가로 인한 가계 부담 심화 등 현재 한국 의료가 구조적 위기의 심화와 더불어 ‘AI 전환’이라는 이중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한의사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임상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66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일본(2.6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의료인력이 수익성이 높은 전문과목으로 집중되는 반면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분야에서는 인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역 간 불균형 역시 심각하다.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 전문의 수는 수도권은 평균 1.86명인 반면 비수도권의 경우에는 0.46명에 불과해 약 4배의 격차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원정 진료와 같은 비정상적 의료 이용 행태가 발생하고 있으며, 간병비 부담은 ‘간병 파산’ 논의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 ‘디지털 AI’에서 ‘피지컬 AI’가 여는 의료특화 이러한 위기 속에서 이 연구위원은 △AI는 범용 모델을 넘어 의료 특화 모델로 고도화 △디지털 화면을 넘어 물리적 세계에 직접 개입 △진단·치료·수술·관리 전 과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등 AI와 로봇, 가상 기술이 결합된 피지컬 AI의 부상이 의료서비스 제공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출시된 OpenAI의 GPT-5 Pro는 IQ 148을 기록하면서 상위 0.1% 수준의 지능을 입증했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MAI-DxO 등 의료 특화 AI 개발에 주력하며 의료 산업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피지컬 AI의 대표적 형태인 의료 로봇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실제 2025년 기준 전 세계 산업·서비스 로봇 매출 가운데 의료 분야가 2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의료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130억 달러에서 2035년 437억 달러로 확대돼 연평균 12.9%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 예방부터 행정까지…AI 기반 7단계 의료 가치사슬 전환 이 연구위원은 의료를 예방–진단–치료–관리/재활–행정/지원으로 구분하고, 진단과 치료 단계를 세분화해 총 7단계의 의료 가치 전달 체계로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AI(방대한 의료 데이터 분석, 의사결정 경로 제시) △피지컬 AI(디지털 AI의 판단을 물리적 세계에서 실행)는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추진할 것을 제시했다. 예컨대 디지털 AI가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하면 피지컬 AI 기반 로봇 수술 시스템이 이를 토대로 정밀한 수술을 수행하고, 동시에 피지컬 AI가 수집한 실시간 생체 데이터는 다시 디지털 AI의 학습과 고도화에 활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는 것. 피지컬 AI의 확산은 의사와 병원의 역할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의사(한의사)의 역할은 △AI 검증자이자 최종 의사결정 감독자 △다학제 치료 조율자 △가상 환자 기반 반복 학습을 수행하는 고차원 전문가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에는 의사가 문진부터 진단, 처방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했으나, 앞으로는 AI가 초기 문진·영상 분석·1차 진단을 제시하고 의사는 이를 검토해 최종 승인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단일 전문과 중심의 판단에서 벗어나 AI가 여러 전문 영역을 통합 분석해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시하고, 의사는 환자의 상황을 종합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또한 병원의 구조는 △단일 건물 중심→분산형 의료 네트워크 △병상의 가치→데이터 중심 자산 전환 △허브–스포크 모델 확산이라는 시스템으로 전환된다는 분석이다. 수술 분야에서도 피지컬 AI는 계획·판단·집도·운영 전 과정을 자동화·지능화하며 일부 영역에서는 자율수술 단계에 근접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병원은 중앙 허브에 핵심 전문 인력과 고급 장비를 집중하고, 지역 클리닉·환자 가정·이동 진료 차량까지 서비스를 확장하는 형태로 재편된다”면서 “독립 운영되던 병원들은 통합 플랫폼으로 연결되고, 의료 AI 에이전트가 24시간 가동되며 환자의 초기 진단과 지속적 모니터링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피지컬 AI가 단순한 의료기기 도입이 아닌 의료 생산·소비 구조 전체를 재편하는 혁명으로, 이에 따라 정책 입안자는 의료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밝히며, 이를 위한 실천전략으로 △의료 특화 피지컬 AI 연구개발 지원 강화 △한국형 고빈도 질환 중심 전략적 집중 △가상병원 기반 의료 취약지역 접근성 강화 △의료 데이터 표준화 및 활용도 제고 △의사 인력 수급 추계에 AI 효과 반영 △의사–엔지니어 융합 인재 양성 △피지컬 AI 시대 위험 대응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국민건강보험 데이터, EMR 인프라, 임상 역량, ICT 경쟁력이라는 우리나라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데이터 분절, 인재 부족, 규제 제약이라는 위협 요소를 체계적으로 완화하는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임상역량 강화와 친목 동시에 나눈 의미 있었던 시간”[한의신문] 광주전남여한의사회(회장 윤현자)는 6일 위석부부한의원 강의실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동안약침 강의와 함께 송년모임을 개최했다. 송년모임과 함께 동안약침에 대한 회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진행된 동안약침 강의는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 프로그램으로 구성, 실습 중심 강의의 특성상 공간과 인원에 제한이 있어 정원 32명으로 모집했지만, 접수 시작 2일 만에 조기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윤현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피부미용 진료에 관심은 있지만 레이저 등 고가의 장비 도입에 부담을 느끼는 회원들이 많은 상황에서, 별도의 장비 없이도 바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동안약침에 대한 궁금증이 매우 높았다”면서 “회원들의 실제 진료 환경을 고려해 한의 임상가에 피부미용 진료의 활용 폭을 넓히고자 이번 강의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진 강의에는 정철 원장(남상천한의원·통합면역의학회 명예회장)과 구자승 가천대 한의과대학 겸임교수가 강사로 나서, 동안약침의 이론적 배경부터 실제 임상에 적용 가능한 시술 방법까지 균형 있게 다뤘다. 특히 실습 위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통해 참석자들이 시술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던 부분에서 호평을 받았다. 구자승 교수는 강의를 통해 동안약침 시술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할 안면부 해부학적 구조와 주요 신경 및 혈관 분포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또한 시술 전 해부학적 지식 습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표준화된 접근법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정철 원장은 “동안약침은 고가의 미용 장비 없이도 한의학적 접근을 통해 피부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며 “이번 강의가 회원들이 피부미용 진료를 임상에 자신 있게 접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강의 종료 후에는 송년모임을 진행,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회원들이 서로의 근황을 나누며 따뜻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강의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실질적인 배움과 친목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자리였다” 등의 소감을 전했다. 광주전남여한의사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회원들의 임상 역량 강화와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실습 중심의 학술 프로그램과 교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며 “회원들이 임상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50년 역사 한의병리학회, 통합의학·AI 시대 향한 학문적 도약 선언[한의신문] 한의병리학회(회장 신상우)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의병리학의 학문적 성과를 집대성하고, 통합의학·정밀의학·AI 의학 시대를 대비한 미래 비전과 역할을 제시했다. 학회는 전통 병리 이론의 과학화와 진단 기술의 확장을 바탕으로, 한의병리학을 한의학의 핵심 기반 학문이자 통합의학 시대를 선도하는 이론적 축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의병리학회는 13일 가천대 한의대에서 ‘한의병리학회 창립 50주년 기념식 및 2025년도 동계학술대회’를 개최, 한의병리학의 지난 반세기 성과를 되짚는 한편 통합의학 시대를 대비한 학문적 비전과 역할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1975년 한의학회 병리분과로 출범한 한의병리학회의 5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로, 전국 한의과대학 및 한의학전문대학원 병리학교실 교수진과 연구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기념식에선 전국 한의대·한의전문대학원 병리학교실의 발전사와 함께 역대 교재 변천사가 공유되며, 한의병리학이 교육·연구·임상 전반에서 수행해 온 핵심적 역할이 재조명됐다. 특히 각 대학 병리학교실이 한의학 기초교육의 중추로 자리매김해 온 과정과 더불어, 최근 분자생물학·정보기술·인공지능(AI)을 접목한 연구 흐름이 소개되며 향후 학문적 확장 가능성이 강조됐다. 신상우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의병리학은 병인과 병기의 구조를 체계화하고 변증론치의 과학적 토대를 구축해 온 학문”이라며 “이제는 전통적 병리 개념을 분자 수준의 메커니즘과 데이터 기반 분석으로 연결해 통합의학의 핵심 학문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동계학술대회에서는 ‘통합의학을 위한 한의병리학의 역할’을 주제로 총 3편의 강연이 진행되며, 이론·임상·기술을 아우르는 다층적 논의가 이어졌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지규용 동의대 한의대 교수는 ‘통합의학을 위한 한의병리학의 준비와 역할’을 주제로, 통합의학 시대를 대비한 한의병리학의 학문적 과제를 조망했다. 지 교수는 한의학적 병리 개념을 현대의학과 ‘번역 가능한 언어’로 정교화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통합의학은 단순한 병합이 아닌 의학 체계 간 개념적 합의(consensus)와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가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병인·병기 개념을 임상 지표, 실험 모델, 생체 신호 등과 연계해 측정 가능하고 재현 가능한 병리학 체계로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교재 개편과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도 함께 제시했다. 두 번째 강연에선 최인석 대한동의방약학회 학술이사가 ‘온병 위기영혈 변증의 이해와 임상운용’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며 온병학의 핵심 이론인 위·기·영·혈 변증 체계를 중심으로, 감염성 질환을 넘어 내상잡병과 피부질환 등 현대 임상으로의 확장 적용 가능성을 설명했다. 특히 위기영혈 변증을 인체의 염증 반응과 조절 실패 과정으로 재해석하며, 단계별 병리 기전과 치법 운용 원칙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임상적 활용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 번째 강연에선 박완수 가천대 한의대 학장이 ‘초음파를 이용한 기기변증의 발전’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박 학장은 초음파 진단기기를 활용한 기기변증(器機辨證)의 발전 가능성을 소개하며, 한의병리학의 기술적 확장을 제시했다. 초음파를 통해 혈류, 조직 구조, 장기 움직임 등을 관찰함으로써 기혈 순환, 담음, 어혈, 장부 기능 이상 등 전통적 병리 개념을 객관적 영상 지표로 해석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나아가 초음파 데이터와 임상 변증 정보를 결합하고, AI 기반 분석을 도입할 경우, 한의 진단의 객관성과 재현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번 창립 50주년 기념식 및 동계학술대회는 한의병리학이 전통 이론에 기반한 기초학문을 넘어 통합의학·정밀의학·AI 의학을 연결하는 핵심 학문 분야로 도약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한의병리학회는 앞으로도 병리 개념의 과학화와 교육 체계 고도화, 실험·임상 연계 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미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견인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내과 진료 톺아보기 27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순환신경내과) 전문의 이제원 원장으로부터 한의사의 내과 진료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은 내과 진료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에서 이뤄지는 임상추론과 치료 과정을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어떤 것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을 측정하여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당신은 그것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측정할 수 없고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면, 그것에 대한 당신의 지식은 빈약하고 불충분한 것이다.” ‘절대 영도’의 개념을 정립한 19세기 과학자 켈빈 경(Lord Kelvin, 1824~1907)은 앎이란 어떤 현상을 숫자로 치환하여 객관화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여겼다. “피로가 심하고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눈이 침침해서 불편해요.” ‘내과 한의원’이라는 명칭과 한의원에서 당뇨를 진료한다는 것에 궁금증을 느낀 50대 남성 환자가 내원했다. 환자는 평소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았고, 나름대로 식단 조절을 잘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생활 방식도 매우 규칙적이라고 자부했다. 그럼에도 환자는 메트포르민, 에제티미브, 로수바스타틴, 우르소데옥시콜산 등 당뇨와 고지혈증에 관한 화학 약물을 복용 중이었다. 고지혈증을 약 10년 전에 진단받아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당화혈색소가 6.4~6.6% 사이를 오가자, 약 1년 전부터 메트포르민을 추가로 복용하기 시작했다. 환자는 늘 피로감을 심하게 느낀다고 했다. 눈도 침침한데, 특히 아침 기상 직후 침침한 증상으로 인한 불편함이 가장 컸다. 식단 조절을 열심히 한다고 했으나 뱃살은 빠지지 않는 상태였고, 목덜미의 뻣뻣함과 통증이 자주 나타난다고 했다. 잠들기가 어렵고, 자다가 잘 깨는 등 수면의 질 저하도 보이고 있었다. 환자는 체중 69.1 kg, BMI 25.1kg/㎡ 로 전비만 단계(Pre-Obese)였고, 체지방량과 체지방률 모두 표준 이상이었다(표1). 脈象은 전체적으로 實•滑하였고, 舌質은 榮•紅하고 舌苔는 厚•白했다. 목젖을 포함한 연구개가 전체적으로 충혈되어 있었고, 좌측 비강의 점막도 발적 된 모습이 관찰됐다. 무엇보다 환자는 "나는 관리를 잘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막연한 생각이 때에 따라 완고할 수도 있기에 환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측정된 숫자’, 즉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수적이었다. 환자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정맥천자를 통한 채혈 후 혈액검사를 시행했다. 아울러 연속혈당측정기(CGM)를 부착하여 치료 시작 전 약 2주 동안 환자의 현재 식습관 및 생활 방식, 그리고 화학 약물 복용이 혈당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살펴보았다. 특히 CGM은 측정된 환자의 혈당 수치를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 본인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환자의 상태를 숫자로 치환하여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도구로 판단됐다. 환자는 메트포르민을 복용하고 있었음에도 혈액검사상 당화혈색소(Hb A1c)가 6.1%였다(표1). 그리고 치료 전 외래 혈당 프로필(Ambulatory Glucose Profile, AGP)에서 하루 중 혈당 평균 수치가 전반적으로 높고, 식후 혈당 상승폭이 크며 혈당 변동성이 매우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림1). 이와 같은 다양한 의료기기를 활용하여 측정된 숫자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를 당뇨, 전비만 단계 등으로 辨病 진단, 濕痰證 및 濕熱證으로 辨證 진단했다. 防風通聖散을 加減하여 方劑를 구성했고, 첩약 복용과 동시에 저혈당증 발생 예방 등을 고려해 모든 화학 약물 복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약물 개입 외에 의학영양요법(Medical Nutrition Therapy, MNT) 및 당뇨병 자가관리 교육 및 지원(Diabetes Self-Management Education and Support, DSMES) 지침을 한의학 이론과 접목, 임상적으로 체계화하여 포괄적인 치료 계획을 수립했다. 또, CGM을 단순 수치 측정 도구가 아닌 ‘교육 및 행동 변화 도구’로 활용하여 환자가 치료 과정에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치료 146일 후 환자의 당화혈색소는 5.6%로 정상 범위까지 회복됐다(표1). 치료 마지막 2주 간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치료 전에 비해 혈당 수치가 크게 안정되었으며, 혈당 변동성 또한 현저히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1).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치료 기간 내내 점진적인 과정으로 나타났다(그림2). 환자의 자각 증상도 크게 개선됐다. 환자는 아침에 눈을 뜰 때, 몸이 상쾌하고, 피곤함이 없어졌다고 했고, 수면의 질도 좋아졌다. 목덜미 뻣뻣함과 통증뿐만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던 피부 상태도 개선되었다. 특히, 스스로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하기 쉽지 않았던 뱃살이 빠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처음에는 ‘한의원에서 당뇨를?’이라며 반신반의했지만, 이 선택이 올해 가장 잘한 일인 것 같습니다”라고 환자는 치료 과정을 요약했다. 환자의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꾼 것은 의사의 화려한 언변이 아닌, 객관적인 ‘데이터’였다. 혈액 검사와 CGM, 그리고 초음파, X-ray, CT, MRI, 내시경 등 현대과학의 산물인 의료기기는 한의학적 치료가 얼마나 안전하고 유효한지를 환자의 눈앞에 숫자로 증명해 보인다.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다’라는 편견, ‘한약은 간에 나쁘다’라는 오해. 이를 불식시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말이 아닌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의사의 내과 진료실에 의료기기가 필수적인 이유이며, 한의학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다. 측정하여 숫자로 표현할 때 우리는 비로소 한의학의 가치를 온전히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
“전통적인 한의 맥진, 인공지능으로 객관화 시도한다”[한의신문]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과 광운대학교 정보융합학부 공동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한의사의 맥진 결과를 군집화하고, 전통 맥 패턴과 실제 맥파 신호의 대응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Journal of Multidisciplinary Healthcare’에 ‘Artificial Intelligence Based Clustering Algorithm for Pulse Diagnosi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김준석 광운대 교수, 이인선 경희대 교수, 문희영 세명대 교수, 강희정 대요메디㈜ 대표, 고원준 고결한의원장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에서는 의사의 손끝 감각에 의존해온 맥진이 실제 생체신호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한의사 진단 결과와 3차원 맥영상 검사 기기로 측정한 ‘맥파 요소(waveform parameter)’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했다. 건강한 성인 대상, 맥파-한의사 진단 동시 수집 연구팀은 20∼30대 건강한 성인 40명을 모집해 불안·우울, 삶의 질 설문과 기초 건강 상태를 평가한 뒤, 이 중 20명에 대해 왼손·오른손 손목에서 각 5채널, 총 10개의 맥파 신호를 맥진 기기(DMP-Life)로 측정했다. 또한 임상 경험을 가진 한의사는 같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허-실 △한-열 △강-약 △부-침 △지-삭 △활-삽 등 여섯 가지 맥 패턴을 세 단계(정상 포함)로 진단했으며, 한의사의 진단 결과는 이후 AI 모델의 비교 기준으로 사용됐다. DTW·MDS·군집화로 그려낸 ‘맥 패턴 지도’ 연구팀은 먼저 각 참가자의 맥파에서 100개의 맥 박동 피크를 추출하고, 개인 간 진폭 차이를 줄이기 위해 z-score 정규화를 적용했다. 이후 ‘DTW(Dynamic Time Warping)’를 통해 참가자 간 맥파의 시간차이를 고려한 유사도를 계산하고, 이를 ‘MDS(다차원척도법)’로 2차원 평면에 배치해 비슷한 맥을 가진 사람끼리 가까이 모이도록 시각화했다. 이어 그 위에 ‘K-평균 군집화(k=3)’를 적용해 데이터 기반 군집을 만들고, 이 군집 결과와 한의사의 진단이 얼마나 비슷한 지 ‘코사인 유사도(Cosine similarity)’로 평가했다. 이는 값이 1에 가까울수록 AI 군집과 한의사 진단이 잘 맞는다는 의미다. 왼손이 더 잘 맞고, ‘부-침맥’은 최고 0.83까지 일치 연구 결과 기존 맥진 기기와 한의사 진단은 맥의 강도·깊이·속도 측면에서 30∼50%대 일치율에 그쳐, 두 진단 사이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 반면 AI 군집화 결과는 특정 조건에서 의미 있는 일치도를 보였다. 실제 왼손 맥파 기반 모델의 평균 코사인 유사도는 0.56±0.13, 오른손은 0.54±0.15로 나타나, 왼쪽 손목 신호가 전반적으로 한의사 진단과 조금 더 잘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침맥(Floating–Sinking) 패턴은 왼손·오른손 10개 채널 모두에서 코사인 유사도 0.5를 넘기는 등 가장 안정적으로 구분되는 패턴으로 나타났다. 일부 채널에서는 부–침맥과의 일치도가 0.8대(최대 0.84)까지 올라간 가운데 연구팀은 “깊이·강도처럼 파형에 비교적 뚜렷하게 반영되는 특성은 AI가 잘 포착하는 반면, 속도나 한열감 등은 구분이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분석했다. 전통 맥진의 ‘디지털 표준화’ 가능성 제시 연구팀은 AI 기술 접목을 위한 필수 단계인 디지털 전환의 관점에서 이번 결과는 전통 맥진이 실제 생체신호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확인한 초기 검증 데이터로 평가했다. 또한 분석 대상이 건강한 20∼30대 소규모 집단이었고 비교 기준이 단일 한의사 진단에 기반한 만큼, 향후 대규모·다기관 연구로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DTW·MDS·군집화를 결합한 이번 접근이 향후 △특정 맥 패턴(예: 부-침맥)을 정량 지표로 모니터링하는 도구 △전통 맥진을 기반으로 한 건강검진 프로그램 △치료 전후 맥 변화 시각화 도구 등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과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망했다. 이인선 교수는 “맥진이라는 전통 한의학 진단법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면서 “AI와 센서, 수치해석을 접목한 디지털 융합 연구를 통해 맥진의 강점을 살리고 임상뿐 아니라 학생 교육에 이용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드는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교수는 “최근 중국에서는 맥파를 설진, 문진 등의 데이터와 결합해 분석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고, 맥파 시뮬레이션과 시뮬레이터 등의 개발을 통해 맥진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맥진을 체계적으로 교육해 임상에서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하여 맥진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준비 중이며, 이를 위해서는 연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맥파 신호 분석을 통한 맥상 예측 기술 개발뿐 아니라 여러 한의사들이 실제 임상에서 맥진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 지를 조사하고 그 다양한 맥진 방법과 인식의 차이를 어떻게 좁힐 것인지, 그리고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맥진 교육은 무엇인지 고민해 실제로 교육과 임상에서 쓸 수 있는 맥진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S-2023-00279315). -
“학회의 새로운 도약위해 3대 비전 실현에 최선”[한의신문] <편집자주> 소아청소년과학의 발전과 연구를 위해 꾸준히 달려온 대한한방소아과학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3대 비전을 제시하며,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이에 본란에서는 민상연 회장으로부터 학회의 비전 실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Q. 대한한방소아과학회를 소개한다면? 우리 학회는 1975년 12월 10일 창립 이후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1월 1일 50주년 창립기념식을 한의사협회 및 단체, 학회 등 여러분들의 축하 속에 잘 마쳤다. 학회가 반세기를 지나오는 동안 26대에 걸친 회장단과 임원들이 헌신해 주셨으며 66차례의 학술집담회와 39권에 이르는 학회지를 발간함으로서 한의소아과학의 기틀을 다지고 이를 알리는데 노력해왔다. 현재는 회장, 감사 외 전문성을 가진 10명의 이사들이 새로운 50년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Q. 학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억에 남는 일은? 1975년 이후 50년의 시간을 사람에 비한다면 태어나서 중년이 된 것이니 꽤 오랜 시간일 것이다. 그 중 제가 소아과학회 회원으로 경험한 시간은 소아과학회 역사의 절반 정도 될 것 같다. 그 이전이야 선배님들의 말로 전해들은 것이라 어려움을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내가 겪은 일 중 기억에 남는 일은 갑작스럽게 전문의 제도가 생겨 학회가 이를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했으며, 한의사국가고시의 변화에 따라 학회가 수년간 공을 들여 한의과대학의 교육의 표준인 공동 교과서를 만들어 낸 일 등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Q. 출산율 저하의 영향과 이에 따른 대처는? 양방의 경우 출산율의 감소로 소아청소년과를 폐과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상황이다. 한의의 경우도 출산 감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출산율은 감소했지만 반대로 부모가 자녀 한 명 당 건강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은 전문화, 고급화된 진료를 하는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더 찾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능력이 된다면 하나, 둘 뿐인 소중한 우리 아이에게 비싸더라도 좋은 치료를 받게 해주고 싶은 것은 같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지금 시대는 누구나 쉽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다. 전문 지식을 가진 좋은 한의원과 한방병원은 금방 알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관련된 의학 및 한의학 지식들은 매우 빠르게 업데이트 되고 있다. 만약, 소아청소년 진료를 좀 더 잘 해보고자 한다면 우리 학회의 학술행사에 자주 참석해 최신 지식을 수시로 업데이트 한다면 소아과 영역에서 경쟁력 있는 한의사가 되리라 생각한다. Q. 소아청소년의 건강을 위한 한의약만의 장점은? 첫 번째로 한의학에서는 소아(청소년)들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임상에 접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한의학 문헌들 속에 소아(청소년)의 생리적, 병리적 특징을 잘 이해해 이에 따라 아이를 기르는 한의학적 양육방법이 전해지고 있으며, 병에 맞는 적절한 치료법도 제시되고 있다. 환경은 변하고 병도 변화했지만 현대에도 ‘동의보감’의 ‘養子十法’이 유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두 번째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오장육부의 기능을 도와 줄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한의약의 보양법은 소아(청소년)에게는 질병을 예방하기도 하고 치료하기도 해 서양의학과 차별되는 점이라고 하겠다. Q. 회장으로서 느끼는 보람은? 무엇보다도 회원들이 학술집담회에 참석해 들었던 강의 내용이 임상에 도움이 됐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학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3대 비전을 제시했다. 창립 50주년이라는 반세기의 성상을 맞아 다시 한 번 새롭게 도약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 ‘세계와 연결되는 글로벌 학회’, ‘시대의 제도와 사람에 맞는 학회’, ‘참여할수록 혜택을 얻는 학회’라는 3대 비전을 제시했다. 이 같은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겨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학회 내의 효율적인 조직 구성과 규정 재정비가 필요하다. 임원진과 회원들의 지혜를 모아 실천 방안을 만들어 갈 것이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최근 임상가에서 환자가 많이 감소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와 함께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의 경쟁도 날로 심해지는 듯하다. 이럴 때일수록 일부 개인이나 단체의 욕심을 버리고 한의계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의료는 의료기관의 자유로운 경쟁을 근본으로 하지만 공공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근래에 들어서는 공공의 부분이 상당하고 심지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생존력을 가지고 이를 키워나가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 안으로는 치열하게 토론하지만 밖으로 의견을 관철시켜야 할 때는 모두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한의계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
전북,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거점된다[한방병원] 원광대학교 한방병원(병원장 이정한), 원광대학교 통합의료혁신센터(센터장 강형원), ㈜카카오헬스케어(대표 황희)가 3일 원광대 한방병원 일원홀에서 ‘K-Med 기반 AI 통합의료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정한 병원장, 강형원 센터장, 황희 대표를 비롯한 양 기관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이날 협약식에는 △통합의료 AI 플랫폼 구축 △교원·연구자 교류 △디지털 헬스케어 모델 공동 개발 △국책과제 발굴 및 R&D 협력 △학술·임상 데이터 기반 공동 연구 등 구체적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황희 대표는 한의학·통합의학 데이터의 가치를 강조하며 “원광대가 보유한 임상 경험과 데이터는 국제적으로도 희소성이 매우 높다”며 “이번 협력으로 K-Medicine의 과학적 근거를 확립하고 글로벌 확산에 동참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NIH도 동양의학 근거 확보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며 “전통의학을 데이터 기반으로 재해석할 시점이며, 카카오헬스케어의 기술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한 병원장은 원광대가 구축해 온 협진 데이터의 강점을 언급하며 “의·한 협진과 난치성 질환 통합진료로 축적된 질 높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가 표준이 될 통합의료 데이터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치·한이 모두 존재하는 원광대의 인프라를 활용해 장흥 통합의료병원 등 공공의료기관과 연계해 데이터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형원 센터장은 “이번 협약은 통합의료혁신센터가 추진하는 ‘K-Med 기반 AI 통합의료 데이터 플랫폼’ 구축의 출발점”이라며 “전북특별자치도와 글로컬대학 사업의 지원을 기반으로 전통 한의학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전북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협약에 따라 향후 세 기관은 △K-Med 기반 AI 통합의료 플랫폼 및 인프라 구축·고도화 △한의학·통합의학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모델 개발 △국책과제·R&D 공동 발굴 및 수행 △의학 정보·학술·임상 데이터 공유 및 공동 연구 △데이터 활용을 위한 기술 지원 및 인프라 협조 등의 공동 과제를 추진한다. 이번 협약은 의·한의학 및 보건복지 서비스를 포괄하는 통합의학 분야가 본격적으로 데이터 기반 과학화(Data-driven Medicine)에 진입하는 결정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원광대 한방병원과 통합의료혁신센터가 가진 풍부한 임상 데이터, 카카오헬스케어의 국내 최고 수준 헬스데이터 기술 및 보안 역량이 결합되며, 향후 세 기관은 통합의료 AI 데이터 생태계 조성, 디지털 한의학 인프라 구축, 글로벌 통합의료 모델 개발 등 다각적 프로젝트를 추진해 국가 단위 통합의료 R&D 허브로 도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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