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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을 통해 다시 보는 한의학의 整體觀송상열 원장(화성시 귤림당한의원) 전 제주한의약연구원 초대원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전 세계적 신드롬이 좀처럼 식을 줄을 모른다. 흐름을 보건대 한 편의 영화에 국한된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한류의 도도한 흐름은 음악이나 영상을 넘어 음식과 뷰티 그리고 한국어에 이르기까지 문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트럼프와 대치하던 일론 머스크가 SNS에 올린 표현이 ‘나는 깨어있다’는 한글 문구였다. 우리가 영어나 한문 표현을 통해 말의 권위를 싣듯이, 반대로 서구에서 한국어를 섞어 힘을 빌리는 행위가 노래가사를 넘어 일상생활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모든 것이 세계인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에겐 그런 자격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각자의 분야에서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 아이돌 문화만 해도 다른 나라 젊은이들은 적응하기 힘든 고된 연습과 노력의 시간들이 있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룬 현재 우리의 성공 사례들은 모두 이런 노력에서 얻어진 결실이다. 강인한 DNA, 우리 힘의 근원으로 작용 단지 우리의 성실과 근면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더 근원적인 연원이 있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 56개 민족이 통합된 중국에 우리 민족만 흡수되지 않은 게 신기하지 않은가. 옛부터 주변 강대국들과 대치하면서 작은나라로서는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어쩌면 이런 과정에서 우리의 DNA에는 강인함이 새겨졌고 현재 우리의 힘의 근원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식민지배와 전쟁 등 굴곡진 역사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체득된 힘과 지혜로 우리는 단숨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고 이제는 첨단기술과 문화 분야까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냥 평범히 살아왔던 모습들이 알고 보면 큰 걸음과 도약의 시간이었고 이제 그동안 농축되었던 씨앗들이 글로벌 플랫폼의 기회를 타고 하나하나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객관화 해보면 이제 우리는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케데헌>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의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였다. 매기 강 감독은 의도적으로 작품 속에 구석구석 한국다움을 녹여 넣었다고 설명한다. 영국 BBC 분석에 따르면 <케데헌>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이 진정성(authenticity)이었다. 서구의 시각에 맞춰 짜깁기 하지 않고 냅킨 위에 젓가락 올려놓는 것까지 우리의 일상 그대로의 모습으로 어필한 것이다. <케데헌>의 이러한 성공은 우리 한의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의학은 서구 의료 체계와 다른 고유의 정체성 때문에 늘 한계로 느끼며 다소간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케데헌>처럼 한의학의 ‘진정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곧 우리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분을 치료하려면 전체를 봐야 한다” 한의계도 양방과의 의료 이원화로 원천적인 갈등과 경쟁의 구도 속에서 살아남았다. 일본 한의학이 일찌감치 제도권에서 배제된 반면, 우리는 해방 이후 2차례나 폐기 법안이 상정되었으나 살아남았고 그 후 의료보험 적용 등 제도적으로 꾸준히 국가 의료체계에 편입, 강화되었다. 한의학 치료 형태 또한 과거의 전통방식만 따른 게 아니라 당대의 조류를 흡수하며 부단히 발전해 왔다. 지금의 침, 부항, 탕약 등 그 세부적 형태가 모두 옛날과는 달리 현대 문물을 적용한 것이다. 내용적으로도 의료장비 이용이나 추나, 약침의 시술 등으로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거져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한의사들의 노력과 집념의 결과들이다. 특히 중의학과도 차별되는 약침 시술은 짧은 역사임에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약침은 한약의 침습적 주사방식으로 현대적 응용을 극대화한 형태이다. 그 효과도 직접적이며 소화기를 거치지 않기에 더욱 효율적이다. 요즘은 피부 미용으로 확장하는 등 약침의 가능성은 무궁하다. 특히 독성 성분을 다루는 봉독, 사독 등 독 기반 약침은 전문성이 두드러진다. 식약공용 약재가 무분별히 난립하는 상황에서 독을 다루는 전문가로서의 위상에 걸맞기도 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약침 시술 시 양방의 국소적 접근 방법을 쫒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 방식의 정체관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케데헌>에 나오는 한의사가 설명하듯 ‘부분을 치료하려면 전체를 봐야 한다’는 整體觀적 관점이다. 주사 형태의 약침이라고 해서 한의학 원칙에 예외일 수 없다. 약침이 양방 주사 치료와 비슷한데다 해부학을 기반으로 치료 포인트를 삼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자연히 국소적 부위의 대증치료에 보다 집중하게 한다. 특히 최근 한의계가 초음파 장비를 사용하게 됨으로써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되는 듯하다. 양방 주사제를 대체하는 용도 쯤으로 국한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약침 시술시 어느 곳에 얼마나 인젝해야 하는지에만 관심사이고, 평소 가지고 있는 증상이나 질환, 질병의 기간, 환자 나이 등 전신 상태는 고려사항이 아닌 게 되어버린다. 만약 국소 부위의 일시적 효능만을 쫒는다면 양방의 리도카인과 스테로이드를 따라갈 약재가 없을 것이다. 감초주사니 태반주사니 천연물을 약재로 쓰는 것은 양방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을 한의학적 해석으로 전신에 걸쳐 쓰는 것은 우리에게만 주어진 권한이다. 우리의 장점이 과연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체관은 실제 치료 효과에 있어서 더 우수한 결과로 이어지는 요인이다. 필자의 5만건의 임상사례 경험상 사독약침의 효능도 정체관적으로 접근할 때 빛을 발했다. 예컨대 사독약침의 대표적인 주치증으로 痺證이 있다. 痺證은 통증만이 아니라 관절불리, 근력저하, 감각이상을 동반하는 근골격계 증상이다. 그리고 이 비증은 素問의 痺論편에 의하면 오장으로 침범하면 불면, 소변빈삭 등의 합병증이 생기게 된다. 실제로 임상에서 노인들의 근골격계 통증에는 대부분 감각이상이나 근력저하를 동반하거니와 이런저런 내과적 증상들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 증상들을 종합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사독의 주요 효능인 것이다. 필자의 경우 사독약침 시술시 만성 요통 환자의 경우, 통증 부위에만 시술하지 않고 통합적인 관점으로 평소의 불면과 소변빈삭도 고려하여 선혈하고 전체적으로 치료한다. 시술 용량이나 선혈도 전신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런 전체적 치료를 통해 주소증도 근본적으로 치료되고 다양한 동반 증상들도 개선되어 몸이 전반적으로 건강하게 된다. 정체적 관점은 우리만의 배타적인 권한 결과적으로 환자들은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고가의 치료비에도 수용적이며 줄곧 중장기적인 재진으로도 이어진다. 간혹 정형외과처럼 아픈 데만 치료해 줄 것을 요청하는 환자도 있지만 대개는 전체가 호전되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므로 이러한 정체관적 치료방법에 대한 신뢰감을 더 갖게 된다. 사독약침으로 한의원의 높은 평판과 적지 않은 매출을 이끌어내는 필자의 비결은 바로 정체관적 관점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 중 일부는 정체관이 과거의 고루한 관념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점이 한의학의 차별성이자 주목하는 이유이다. 제도적으로도 정체적 관점은 우리에만 주어진 배타적인 권한이다. 한가지 약침으로 근골격계와 내상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치료면에서도 환자들에게 만족도가 높다. 이런 효용감이 양방의 지속적인 폄훼 속에서도 살아남은 실체적 이유이다. 최근 <케데헌>에 힘입어 한의원에 찾는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아마도 부분에 대한 정교한 치료보다 한의학의 ‘전체를 보는 치료’를 원해서 일 것이다.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 세계인으로부터 한국 문화 전반이 각광받는 이 즈음 정체관적 관점과 치료방식이야말로 한의학의 빛을 발하게 할 것이라 생각한다. -
“사독, 만성통증·난치질환 치료의 ‘총·균·쇠’될 것”송상열 원장(화성시 귤림당한의원) 전 제주한의약연구원 초대원장 지난 시간 사독과 아나필락시스와의 상관관계에 이어 동물실험 결과를 통해 추론한 사독의 안전한 용량과 문헌을 바탕으로 한 금기증에 대해 다뤄 보고자 한다. 보톨리눔균에서 추출한 강력한 신경독인 보톡스도 극미량을 쓰면 좋은 약이 되는 것처럼 물질의 독성과 약성은 용량에서 결정된다. 독성에 있어 50% 치사량을 의미하는 ‘LD50(50% lethal dose)’라는 개념이 있다. ‘ALD(approximate lethal dose)’는 사망을 유도할 수 있는 최소용량의 개략 치사량으로, 대개 경구투여 이외인 경우 LD50에서 1.5를 나눈 값이다. LD50은 주로 mouse 등 동물실험을 통해 산출해 낸다. mouse 모델의 LD50을 이용해 체표면적을 기초로 한 전환 계수(3/37)로 사람의 ALD를 이론적으로 산출하는 것을 ‘HED(Human equivalence dose·인체등가용량)’라 한다. 즉 동물로부터 얻은 독성지표의 용량을 사람에게 적용되는 용량으로 전환한 것으로, 사람의 죽음을 초래할 수 있는 최소용량이다. “국내 한의의료기관 사독 용량, 안전 권역에 해당” 국내의 한 살모사 독력실험에 의하면 mouse 모델의 정맥주사 시 살모사독의 LD50은 2.3mg/kg(또 다른 논문에서는 복강주사 시 0.86mg/kg)이다. ALD는 2.3mg/kg/(1.5)=1.53mg/kg, HED는 1.53mg/kg*(3/37)=0.12mg/kg으로 환산된다. 이는 60kg 성인기준이면 살모사독을 정맥에 주사할 경우 사람의 죽음을 초래할 수 있는 최소용량이 0.12mg/kg*60=7.46mg이 되는 셈이다. 다른 해외의 한 논문에 의하면 안경사독에서 CTX(cobrotoxin)만 정제분리한 경우 mouse 모델에 피하주사 시 LD50이 0.06mg/kg이다. 같은 방법으로 ALD는 0.04mg/kg, HED는 0.0032mg/kg으로 환산돼 피하주사 시 60kg 성인기준 사망 위험 CTX 최소용량이 0.19mg(=190㎍)이 된다. 현재 한의계 원외탕전의 살모사독 약침은 농도가 적게는 0.01mg/mL 많게는 0.1mg/mL이다. 위 기준을 적용해 본다면 고용량인 0.1mg/mL농도 기준으로 정맥주사로 75mL 이상을 사용하면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피하주사 시로 보정하면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CTX 약침은 보통 1∼5㎍/mL의 농도다. 위 기준대로 적용한다면 피하주사 시 190㎍, 즉 고용량인 5㎍/mL의 농도로 38mL 이상이면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임상현장에서 사용하는 동일한 CTX 약침액을 2021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mouse를 대상으로 단회 투여 독성시험을 진행했다. 앞서 보고된 LD50 값의 2배 이상의 농도를 투여했음에도 모두 생존했고, 결과적으로 LD50 값은 피하투여 시 0.17mg/kg∼2mg/kg으로 추정됐다. 상기 해외 논문보다 CTX 약침액이 안전성이 높은 이유는 이전보다 진보된 기술로 효능 성분외 불순물을 불활성화시키고, 약성분의 순도를 높인 것에 기인한다고 여겨진다. 결론적으로 현재 한의계 사독약침 치료는 그 용량(1∼5mL/회 가정)에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권역에서 시술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다만 관련 논문마다 실험기준과 조건이 달라 객관화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 비임상 논문들을 토대로 이론적으로 추론한 것이기에 실제 임상적인 기준은 다른 차원에서 연구를 통해 보완돼야 할 것이다. “심한 허증 및 저혈압 환자에는 주의” 당부 문헌에서는 백화사의 금기증으로 ‘유중풍(類中風)이 허(虛)에 속한 자는 금한다’고 한다. 사독약침 시술시 주의사항도 이를 기준 삼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약리적으로 사독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브라질 살모사 독으로 개발한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ACE)’ 억제 효과의 항고혈압제가 시판되고 있다. 임상에서도 사독약침 시술 후 혈압이 다소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주로 피로감으로 표현된다. ‘허(虛)해서 온 유중풍’ 환자는 저혈압으로 인한 실신(失神)을 의미하기에 임상 시 특히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몸이 많이 허약하고 저혈압이 심한 경우는 주의해서 사용하고, 실신인 상황에서는 사용을 금한다. 개인적 임상경험에 따르면, 사독약침 시술 후 다양한 면역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대개 시술 부위의 국부적인 통증, 부종, 발적이다. 특히 사지말단 부위 약침시술에서 나타날 수 있다. 가려움증도 국소적으로 간혹 발생했으며, 아주 드물게 가벼운 전신 가려움증도 있었으나 모두 자연스럽게 안정됐다. 간혹 전신 면역 반응이 몸살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대개 면역반응 이후에는 기존 증상들이 현저히 개선됐다. 이러한 면역반응은 부작용이라기보다 ‘명현(瞑眩)’ 반응으로 해석함이 옳을 것이다. ▲지난해 8월 부천시한의사회 특강 '송상열 원장의 사독약침의 임상 활용' “독도 잘 쓰면 뛰어난 약…현대적 수치과정 전제” 독은 피해가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잘 쓰면 뛰어난 약이다. 단 부자, 반하처럼 수치를 통해 독성을 없애거나 약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독약침 조제 시 열처리 및 필터링 과정을 거치고 Prep-LC 장비를 통해 특정 성분만 추출해내는 것도 현대적 수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그 뛰어난 효능에 지난 5년 동안 CTX 사독약침을 썼으며, 24년도에만 약 1.4만 건의 임상 케이스가 있다. 사독약침을 시술한 이후로 급성 전신 면역반응인 아나필락시스는 없었다. 이는 자침 시 통증이 없다는 점과 함께 사독약침의 큰 장점이다. 필자는 사독이 언젠가 치료에 있어 ‘총·균·쇠’로서 만성통증·난치질환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한의사들이 사독의 안전하면서도 놀라운 치료 효능을 경험해보기 바란다. -
‘아나필락시스’ 우려?…사독약침의 비밀송상열 원장(화성시 귤림당한의원) 전 제주한의약연구원 초대원장 [한의신문] 지난달 필자는 을사년 뱀의 해를 맞아 ‘사독약침의 기원과 효능’에 대해 기고한 바 있다. 사독약침은 백화사(白花蛇)에 기반한 한의학적 기원이 있으며, 그 효능 또한 백화사의 효능·주치증의 연장선으로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요지였다. 백화사의 효능 주치증을 토대로 개인적인 임상 경험을 더한 사독약침의 특징적인 치료 효과는 다음과 같다. 사독이 피부질환에 뛰어나다는 인식은 이미 일반화돼 있다. 피부 질환에 있어서는 자가면역, 진균, 바이러스 등 그 원인을 막론하고 모두 효과를 보인다. 예컨데 아토피, 무좀, 사마귀에 두루 다 치료 효과가 있다. 통증 치료는 급성통증이 아닌 만성통증에 해당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만성통증은 대개 통증만이 아닌 기능적 이상도 동반한다. 사독은 근력저하나 시림·저림 등의 감각 이상이 동반되는 오래된 만성 통증에 효과가 뛰어나다. 이때 기능 이상도 호전됨은 물론이다. 문헌에 백화사가 완고한 ‘비증(痺證)’을 치료한다는 것은 이를 의미한다. 또한 사독은 신경계 증상과 질환의 치료 효과도 뛰어나다. 본래 백화사는 중풍 치료에 쓰는 주요 한약재다. 이를 현대적으로 응용해보면 중추신경계 질환만이 아니라 자율신경, 정신신경을 포함한 다양한 신경계 증상에 적용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임상적으로 다한증, 불면·우울·불안증, 대상포진후유증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들에 좋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백화사의 ‘역절풍(歷節風)’ 치료 효능을 사독에 적용해 보면 류마티스관절염 외에도 자가면역 질환 일반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현대의 많은 난치 질환이 자가면역성 기전에 기인한다고 보았을 때 사독이 지닌 여러 난치질환 치료 효과를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다. 사독은 그 효능이 특정 펩타이드에서 기인한다. 경구투여 시 소화과정에서 어느정도 분해되는 반면 주사 형태로 직접 주입 시 그대로 흡수돼 사독 펩타이드의 약리적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치료제도 안전성이 우려된다면 사용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점이 현재 한의계에 사독약침의 전파가 미비한 이유라 생각된다. 이에 본란에선 2회(상·하)에 걸쳐 사독의 안전성 및 금기증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 보고자 한다. 물론 비임상 단계의 기존에 실험 보고된 범위 내에서 검토되는 제한적인 고찰임을 전제한다. ▲일본 오키나와 뱀술 “사독약침, 열처리·필터링 통해 주요 독성 물질은 제거 돼...” 뱀독의 사용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 우선 뱀독은 단백질과 펩타이드가 주성분으로, 구강으로 섭취 시 소화기관에서 대부분 분해돼 그 기능을 잃는다는 점을 일차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진 PLA2나 Metalloproteinase 등이 열을 가하거나 알콜에 의해 변성돼 불활성화된다. 하지만 몇몇 안정성이 높은 저분자 펩타이드는 이러한 처리에도 불구하고, 남아서 약성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민간에서도 독사를 탕으로 달이거나 술에 담궈 복용했다. 현재도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코브라, 바다뱀 등의 맹독성 독사를 요리하거나 술에 담궈 상업적으로 판매한다. 약침 조제 과정에선 이보다 엄격한 열처리 및 필터링 과정을 거치게 된다. “뱀독 아나필락시스? WHO 알레르젠 DB에 포함 안돼...” 사독약침을 사용하는 데 있어 가장 우려되는 점은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일 것이다. 이론적으로 인체에 흡수되는 모든 이물질과 더불어 마시는 물조차도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 성분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밀, 땅콩, 게 등 20여 종의 식품류 품목과 함께 기타류에 벌독, 모기, 곰팡이 등이 있다. WHO 공식 알레르젠 DB(www.allergen.org)에는 1126가지 알레르기 항원(Allergen)이 등재돼 있지만 뱀독은 여기에 실려있지 않다. 물론 논문을 검색해 보면 뱀독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사례가 드물게나마 보고되고 있으나 이는 특이 사례에 해당한다. 차호에는 구체적으로 사독약침의 안전한 사용 용량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사독약침의 기원과 효능송상열 원장(화성시 귤림당한의원) 전 제주한의약연구원 초대원장 2025년 을사년, 뱀의 해가 떠올랐다. 최근 한의계에 뱀독 기반의 사독약침을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 쓰는 경우가 있는데 뱀의 해를 맞아 이에 대한 기원과 그 효능을 알아보고자 한다. 뱀 관련 최초의 약재는 신농본초경에 수재된 뱀의 허물인 사태(蛇蛻)이다. 그 후 복사(蝮蛇=살모사)와 사담(蛇膽)이 명의별록에, 또 백화사(白花蛇=오보사)와 오사(烏蛇=구렁이)가 당나라 개보본초에 등재되고, 명대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는 총 17종의 뱀이 약재로 수록된다. 이 중에는 백화사, 복사, 사파(蛇婆=바다뱀) 같은 독사도 있고, 오초사 같은 독없는 구렁이 종류도 있다. 비교적 근래의 廣西中藥誌에는 강력한 신경성 독을 지닌 안경사(眼鏡蛇=코브라), 금환사(金環蛇=우산뱀)가 등재되어 있다. 동의보감 탕액편에는 白花蛇, 烏蛇, 土桃蛇, 蝮蛇膽(살모사의 담낭), 蛇蛻 등 다섯가지 뱀 관련 약재가 수재되어 있으며, 현재 대한약전 외 생약규격집에도 백화사, 사담, 사태 등 3종이 수재되어 있다. 백화사의 효능은 祛風 通絡 止痙 백화사의 기원은 오보사(Agkistrodon actus Gunther)다. 중국 기주 지방 살모사의 일종으로 그 효능이 다른 뱀들보다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이 뱀은 살모사에 속하면서도 일부 신경성 독을 지닌 특징이 있다. 그 효능 주치에 있어 본초학 교과서에는 백화사를 祛風濕藥 중 舒筋活絡藥에 배속시키고 그 효능을 ‘祛風 通絡 止痙’, 주치는 ‘風濕頑痺, 痲木拘攣, 中風口面喎斜, 半身不遂, 抽搐 痙攣, 破傷風症, 麻風疥癬을 치료한다’라고 하고 있다. 본초강목이나 동의보감에도 모두 이와 비슷한 내용들이다. 이러한 백화사의 효능을 현대적으로 해석해보면 크게 중풍 등의 신경계 질환, 류마티스·협착증 등의 근골격계 질환, 한센병 등 난치성 피부질환의 범주라고 볼 수 있다. 또 본초강목에는 백화사의 효능적 특징을 ‘風善行數變, 蛇亦善行數蛻… 故能治風. 取其內走臟腑, 外徹皮膚, 無處不到也’라 하여 일체의 풍병을 치료하는데 장부에서 피부에 이르기까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또한 ‘以毒物而攻毒病, 蓋從其類也’ 즉, 독으로 독한 병을 치료한다는 독사류의 치료 원리는 현대에 와서도 곱씹어볼 만하다. 이렇듯 백화사의 효능은 근골격계에서 신경계, 피부계 질환에 이르기까지 난치성 질환에 두루 적용할 수 있다. 그 외 다른 뱀들도 마찬가지여서 효력의 차이가 있을 뿐, 문헌에 실린 효능 은 뱀의 종류나 독의 유무를 막론하고 대개 비슷하다. 그러나 뱀독 자체에 대한 내용은 고전 본초서에 실려 있지 않다. 전통적으로 독사류 약재의 형태는 대부분 내장을 제거한 말린 몸체이다. 세부적으로는 뱀의 지방, 담낭, 허물 등 뱀의 여러 부위를 따로 취하여 쓰기도 했으나 뱀독을 따로 취하여 쓴 사례는 없다. 이는 당시 독을 취하는 기술이 없었던 사정에 기인한다고 본다. 다만 말린 몸체에는 독이 묻어있을 것이고, 이에 따라 독사류 약재의 性味를 논할 때 ‘有毒하니 주의해서 쓰라’고 하고 있다. 이 약재들의 주요 효능은 다름 아닌 뱀의 독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안경사독, 통증 외에도 다양한 신경계에 증상 활용 가능 한의계에서 뱀독을 따로 취해 치료에 적용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근대에 활동한 한의사 김일훈(1909~ 1992)은 『神藥』-김일훈 구술/김윤세 저, 인산가, 1986-에 독사가 환자를 직접 물게 하는 방법의 ‘독사齒鍼 주사 요법’으로 폐암 등의 난치병을 치료하는 임상사례를 소개하면서, 신경성 독을 지닌 까치독사가 일반 독사에 비해 약효가 훨씬 뛰어나다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최근(2013년)에는 신광호 원장이 개별적으로 사독을 치료제로 쓴 사례가 언론 기사로 검색된다. 과학적 연구 내용을 기반으로 한 문헌으로는 근래 출판된 『동물성 한약』-한약학연구회, 해동의학사, 1996-에 살모사독과 안경사(=코브라)독이 수재되어 있고, 『약용동물학』-오창영 외, 의성당, 2002-에 ‘사독’ 항목의 세부 내용 중 코브라독과 살모사독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다. 최근의 『한약독성학』-박영철/이선동, 한국학술정보, 2017-에는 사독에 대한 자세한 성분과 독성기전 및 안전성에 대한 내용까지 상세히 실려 있다. 사독약침과 관련한 한의계 논문으로 ‘사독에 대한 문헌적 고찰-이진선/권기록, 1999’이 있으며 최근 ‘대한침도의학회’를 중심으로 몇몇 사독약침 임상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사독의 효능에 대해서 『동물성 한약』에서는 ‘안경사독 주사약은 만성두통, 혈관신경성 두통, 좌골신경통에 쓰며 살모사독 주사약은 기관지천식, 척수신경근염, 류마티스관절염, 좌골신경통에 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약용동물학』에서는 ‘안경사독은 강력한 진통작용이 있는데 삼차신경통, 좌골신경통, 관절통, 말기암종통, 나병 등에 대하여 모두 진통작용이 있으며 소아마비 후유증과 추체외신경마비를 치료할 수 있다’고 하고 ‘살모사독은 응혈작용이 있어 혈우병을 치료한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기술된 사독의 효능들은 백화사의 주치증 범주에 현대적 질병을 적용해 본 것이라 볼 수 있다. 서양에서는 이미 다수의 뱀독 연구가 선행되었는데 이 중에는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된 사례도 있다. 현재도 광범위하게 쓰이는 항고혈압제 캅토프릴은 브라질 살모사(Bothrops jararaca) 에서 기원한다. 이외에도 항응고제, 항혈소판제 등 의약품만이 아니라 주름 방지의 기능성 화장품까지 다양한 뱀독 관련 제품들이 개발되었고 현재에도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내에도 톡시온(주)에서 2016년 살모사독을 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정식 품목허가 받는 등 사독과 관련한 활발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치료에 사용되는 사독의 종류는 다양하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코브라독의 경우 항염 및 면역조절 작용을 통해 신경통증, 관절통증과 함께 자가면역질환에도 치료적 가치가 있다. 특히 코브라독에서 정제분리한 신경성독인 CTX(cobrotoxin)는 쥐 실험에서 류마티스관절염과 만성신증후군의 억제에 유의한 효과 및 몰핀보다 3~4배 우수한 진통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뱀의 신경독의 체내 신경 전달 물질의 방출 억제 혹은 촉진 작용으로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기존의 연구된 논문들을 토대로 자율신경, 정신신경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 대해 응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의계에 원외탕전을 통한 사독약침의 본격적 보급은 2016년 제주에서 시작, 전국으로 퍼졌다. 그 후로 확산되어 현재는 4~5군데 원외탕전에서 사독약침을 조제하고 있다. 사독은 전통적인 독사류 약재에서 기원 현재 한의계에 쓰는 사독약침으로는 안경사를 기반으로 한 신경독과 살모사를 기반으로 하는 용혈독 두 가지가 있다. 안경사에서 기반하는 경우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기타 용혈독소 등을 제거하고 신경성독(CTX)만을 정제분리하여 쓰기도 한다. 고전 문헌에 의하면 신경성독을 지닌 안경사나 용혈성독을 지닌 살모사의 효능을 모두 祛風, 通絡, 止痙의 같은 범주로 설명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 최근 문헌에도 두가지 사독 효능 서술이 혼재되어 있으며 임상적으로 신경성독과 용혈성독 간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명확히 구분하고 있지 못하다. 다만, 약전에 신경성 독을 지닌 오보사를 백화사의 기원으로 삼고 있다는 점, 백화사 외에도 蛇婆, 眼鏡蛇, 金環蛇, 銀環蛇 등 주요 독사류 한약재들은 모두 강력한 신경성 독사들이라는 점 그리고 국내에서도 기타 용혈독만 있는 살모사보다 신경성독도 함유하고 있는 까치살모사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그 효력에 있어 용혈독보다는 우선 신경성 독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이들 독사류 약재들과 비슷하게 祛風, 通絡, 止痙 효능이 있다는 전갈, 오공도 주로는 신경성 독이라는 측면에서 이 신경성 독의 치료적 가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사독은 최근에 쓰이기 시작했지만 이는 전통적인 독사류 약재에서 기원하며 그 유래는 오래되었다. 사독약침의 효능은 독사류 약재의 고전적 주치증을 준거로 신경계, 근골격계, 피부질환의 난치성 질환에 두루 적용 가능하며 최근 많은 연구 보고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사독을 약침으로 사용함에 있어 신경성독과 용혈성독의 효능 구분은 한의계가 이후 임상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보완 정리해야 하는 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묻혀졌던 독의약 한약재의 복권송상열 귤림당한의원장 (독의약연구회장, 전 제주한의약연구원장) 한때 활용도 높고 유명했으나 현대에 잘 쓰이지 않는 약재들이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 독의약 약재들이 그러한데, 백화사(白花蛇)도 그 중 하나다. 백화사는 살모사의 일종으로 오래된 풍병을 치료하는 탁월한 약재이고, 이조실록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수입 약재의 으뜸을 차지할 정도로 귀하게 대접받았다. 오늘에 와서는 백화사를 취급하는 제약회사가 한 군데도 없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혹시 약재가 갖는 기원의 혼란 때문은 아닐까. 하나의 한약재에 기원이 여러 종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약재 백출(白朮)은 국내에 자생하는 삽주(Atractylodes japonica)의 뿌리도 쓰고, 중국에서 자생하는 백출(A. macrocephala)의 뿌리를 쓰기도 한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그 지역에 자생하는 유사한 종으로 대체하면서 대등한 효과를 보이면 같은 한약재로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옛날 중국의 의학이 우리나라로 전래될 때 처음에는 약재도 함께 수입되었다. 그러다 중국의 수입약재가 귀하고 비싸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고려시대 때부터 태동한 향약(鄕藥)이다. 조선시대에서는 향약 중 성미(性味)가 분명하지 않은 약재들을 검증하는 작업들이 많이 이루어진다. 특히 세종은 노중례(盧重禮) 등으로 하여금 직접 중국에 가서 당시 논란이 있는 향약들을 현지 약재와 비교해서 효능이 어떤지 검증하게 하였다. 세종실록에 의하면 이때에 합격한 10가지 약재 중의 하나가 백화사이다. 白花蛇, 중풍·구안와사·비증·역절풍 등 효과 발휘 백화사는 중국에서 나는 살모사의 일종인 오보사(五步蛇, Agkistrodon acutus)를 기원으로 하는 약재로 중풍, 구안와사 등 마비질환, 비증(痺證), 역절풍(歷節風) 등 관절질환, 그리고 악성 피부질환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주로 병이 깊고 오래된 난치 질환에 적용이 되었는데 본초서에서는 이독치독(以毒治毒)의 원리로 설명하고 있다. 사실 사류(蛇類)의 한약재는 신농본초경의 사태(蛇蛻)를 시작으로 시대별로 꾸준히 증가하여 명의별록에 복사(蝮蛇), 개보본초에 백화사가 등재되고 본초강목에 이르면 등재된 가지 수가 17종에 이른다. 백화사의 향약 명은 향약집성방, 동의보감 등에 의하면 ‘산므애배얌(산무애뱀)’이다. 오보사는 주로 중국 기주(蘄州) 지방에서 서식하는 살모사 종으로 우리나라에는 서식하지 않는다. 국내 자생하는 산무애뱀으로 향약화한 이후로 수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토산 백화사를 생산해 내게 되었다. 문헌에 의하면 당시 토산 백화사의 주요 산출 지역은 거제도다. 몇 해 전 현대의학에서 어려운 버거씨병 등의 피부 난치질환들을 치료하는 내용의 사독(蛇毒) 관련 방송으로 한의계에도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 통영 지역에서 내려오는 이 민간 비방에는 이러한 의사학적 배경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작 한의계에서는 토산 백화사의 전승 단절 독사여서 두려워서일까. 정작 한의계 내에는 언제부터인가 토산 백화사의 전승이 단절되고 일부 처방이 민간으로 흘러 들어가 명맥을 유지한 것 같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공식적으로 산무애뱀이 어떤 뱀인지 조차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국내에서 서식하는 뱀은 14종으로 이 중 맹독성 독사는 살모사(Gloydius brevicaudus), 쇠살모사(G. ussuriensi), 까치살모사(G. intermedius) 3가지다. 이 3가지 독사 중에 하나가 산무애뱀임을 의미한다. 살모사나 쇠살모사가 들이나 야산에 서식하는 것과 달리 까치살모사는 깊은 산 속에 산다. 산무애뱀의 ‘산’자는 아마도 산에서 많이 난다는 의미일 듯싶다. 향약집성방에 의하면 산무애뱀을 형용하기를 ‘복사(=살모사)와 비슷하고 흰 바탕에 검은색 무늬를 띈다(白質黑紋)’고 하고 있다. 무엇보다 까치살모사는 중국의 오보사처럼 다른 살모사에 비해 용혈독과 함께 소량의 신경독을 가지고 있는 특징을 공유한다. 실험 연구 보고에 의하면 이 신경성 독성분은 다양한 약리 효과로 의약적 활용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볼 때 산무애뱀은 곧 까치살모사임을 확신하게 한다. 불행히, 현재 대한약전의 백화사 기원에는 중국의 오보사만 등재되어 있다. 백화사를 약재로 쓰려면 중국에서 수입해서 써야만 하는 것이다. 산무애뱀의 활용을 등한시한 사이 조선시대 이전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 셈이다. 독의약 한약재 활용, 난치질환 치료 영역 확장 독(毒)은 곧 약(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독에 대한 한의학적 관점이다. 한의학 옛 문헌에 의자(醫者)의 본분은 ‘독을 취해 의술을 펼치는 것이다’라고 하였고, 신농본초경에서도 ‘상품(上品), 중품(中品)의 약은 명(命)과 성(性)을 기르고 하품(下品)인 독이 있는 약은 질병을 치료한다’고 하여 독을 질병을 치료하는 약의 하나로 삼았다. 적정한 용량과 함께 부작용과 독성을 없애는 포제(炮製)를 더욱 정교히 하여 현대화한다면 독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뛰어난 약재로서 난치질환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무분별하게 식약공용 약재가 남발하는 상황에서 전문적인 독의약 조제 능력은 한의계의 위상을 높이는데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다행히, 근래 국내 까치살모사 기반의 약침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독약침이 조제, 보급되고 임상에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한의계 내에 이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생체를 해침이 없이 독만 취해 생태적이기도 하거니와 특히 정제분리 사독약침의 경우 그 과정이 현대 한의학의 발전된 ‘포제(炮製)’라는 데서 의미가 더해진다. 사류 약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더불어 백화사의 기원으로서 향약 산무애뱀을 복권시키는 것은 경험의학으로서 축적된 한의학의 소중한 자산을 계승하는 의미 있는 일이다. 또한 더 나아가 독의약 한약재의 현대 한의학적 해석을 통해 난치질환으로 치료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한의학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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