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EEG로 뇌 기능 변화 추적…소아 틱 증례서 뉴로피드백 가능성 살펴
김정태 원장(제주 더아이맘한의원)
지난 편에선 뇌파의 기본 개념과 한의학적 해석 가능성, 뇌파검사 및 뉴로피드백의 임상적 의미를 살펴봤다. 이번 편에서는 실제 한의 임상에서의 뇌파검사와 뉴로피드백 활용을 소아 틱 환자 증례와 함께 살펴본다.
뇌도 훈련한다…‘자기조절력’을 높이는 뉴로피드백
최근 뉴로피드백은 정서 조절과 자기조절 능력 향상을 위한 비침습적 훈련 방법으로 연구되고 있다. 틱장애 역시 긴장과 스트레스, 각성 수준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만큼 뉴로피드백을 보조적 접근법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QEEG(정량화 뇌기능검사)는 환자의 뇌 기능 상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활용도가 있다. 예를 들어 검사 결과를 토대로 “현재 뇌가 과긴장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집중을 유지하기 어려운 패턴이 관찰된다”는 식으로 환자와 보호자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환자의 치료에 대한 이해와 동기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방소아과 임상에서는 특히 ADHD, 틱장애, 불면증, 불안장애, 학습장애 등의 환자군에서 활용을 고려할 수 있다. 치료 전후 검사를 비교하면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 호소뿐 아니라 뇌 기능의 변화 양상을 함께 추적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의원에서 시행하는 뇌파치료인 뉴로피드백·두뇌훈련은 환자의 뇌파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목표로 설정한 뇌파 상태가 나타날 때 시각·청각적 보상을 제공하는 반복 학습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뇌가 훈련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상태를 유지하도록 학습하는 과정이다.
실제 임상에서는 게임이나 영상 시청 등의 방식을 활용할 수 있어 소아 환자의 치료 접근성도 비교적 높다. 필자의 임상에서는 주 1∼2회 정도의 꾸준한 반복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이때 침·한약·생활관리·두뇌훈련을 각각 분리된 치료로 보기보다는 환자의 전반적인 자기조절 능력 회복을 목표로 함께 활용하고 있다.
25번의 두뇌훈련, 틱과 뇌파에 나타난 변화
필자는 소아 틱 환자를 대상으로 뉴로피드백을 활용한 두뇌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다음은 훈련 전후 뇌기능검사 지표와 임상 증상의 변화를 함께 관찰한 두 증례다.
첫 번째 증례는 10세 남아다. 환아는 2021년 7월경 틱 증상이 발생했으며, 2022년 2월경부터 본원에서 침·한약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 후 증상이 상당 부분 호전됐으나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투거나 눈·코의 알레르기성 염증이 재발할 때 틱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등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다.
이에 보호자와 상의해 2025년 9월부터 두뇌훈련을 병행했다. 2026년 3월까지 총 25회의 두뇌훈련을 시행한 뒤 뇌기능검사를 재검해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두뇌훈련 전후 검사 결과를 비교한 결과 세타파(θ)·알파파(α)·베타파(β)의 분포가 이전보다 정상 범위에 가까워지는 양상이 관찰됐다. 임상적으로도 틱 증상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현재 추가적인 두뇌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 증례는 7세 여아다. 2024년 11월경 눈 깜빡임을 중심으로 틱이 의심되는 증상이 처음 발생했다. 이후 스트레스나 긴장이 심해지거나 눈 주변의 알레르기성 염증이 발생할 때 눈 깜빡임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났다.
2025년 7월 대학병원 안과 진료에서는 다른 특이 소견 없이 초기 틱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후 보호자가 뇌기능검사를 희망해 본원에서 검사를 시행했으며, 주의집중 및 각성 수준과 관련된 TBR(Theta/Beta Ratio) 지표의 상승이 관찰됐다. 이에 2025년 9월 말부터 두뇌훈련을 시작했다.
총 25회의 두뇌훈련을 시행했다. 초기 몇 차례의 훈련에서는 틱 증상에 뚜렷한 변화가 없었으나 훈련이 진행되면서 점차 발생 빈도가 감소했고, 후반부에는 틱 증상이 관찰되지 않아 치료를 종료했다.
두뇌훈련 전후 TBR을 비교한 결과 정상 범위보다 높았던 수치가 훈련 후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추적 뇌기능검사만을 기준으로 보면 추가적인 두뇌훈련을 고려할 수 있었으나, 임상적으로 틱 증상이 더 이상 관찰되지 않았고 보호자도 추가 치료를 원하지 않아 현재 별도의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고 있다.
두 증례만으로 뉴로피드백의 틱 치료 효과를 일반화하거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임상 증상의 변화와 함께 뇌파 지표의 변화를 추적했다는 점에서 향후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사례로 생각한다.
한의사의 ‘눈’에 뇌파라는 지표를 더하다
지난 3회에 걸쳐 살펴본 것처럼 뇌파는 단순한 검사 결과를 넘어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관찰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뇌파검사만으로 특정 질환을 진단하거나 환자의 모든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QEEG에서 관찰되는 특정 패턴 역시 환자의 증상과 임상적 맥락을 함께 고려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뇌파검사는 기존의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 과정을 보완하고, 치료 전후의 변화를 추적하는 객관적 지표 가운데 하나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환자와 보호자가 현재 상태와 치료 과정을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돕고, 임상가는 증상의 변화와 뇌 기능 지표를 함께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에는 충분한 임상 연구와 근거 축적을 통해 어떤 환자군에서 뇌기능검사와 뉴로피드백이 유용한지, 적절한 훈련 횟수와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기존 한의치료와 병행했을 때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근거가 축적된다면 뇌기능검사와 두뇌훈련은 한의 임상에서 환자의 상태를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치료 과정을 추적하는 보조적 도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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