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의·약·간호·복지 연계 다학제 협력 모델 구체화 모델 공유
▲(왼쪽부터) 방호열 회장, 고호연 원장, 왕형진 과장, 윤성찬·박성우 회장
[한의신문] 전국 통합돌봄 시행을 계기로 한의 일차의료·재택의료가 한의계 핵심 의제로 부상한 가운데 관련 연구·인프라 축적해온 한의재택의료학회(회장 방호열)가 첫 학술대회를 통해 다직종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의일차의료의 역할과 확장 가능성을 구체화하며, 통합돌봄 시대 한의계의 방향성을 본격적으로 제시했다.
한의재택의료학회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사람 중심의 일차의료를 위한 다직종 협력과 한의학’을 주제로 제1회 학술대회를 개최, 각 직능 전문가들을 통한 한의사 중심 재택의료 협업 방안을 모색했다.
방호열 회장은 인사말에서 “의료가 사람 중심으로 다가가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한의학은 치료를 넘어 삶의 질 회복과 일상 속 재택의료로서 가치가 분명해지고 있다”며 “다직종 협력이 존중될 때 사람 중심 일차의료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고호연 한국한의약진흥원장은 “어르신주치의 시범사업의 안정적 도입에 힘쓰고, 한의재택의료를 통해 한의학이 일차의료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왕형진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장도 “학회 활동이 앞으로 한의재택의료센터 역할 강화와 주치의 모델 정립에 기여할 것으로, 발표 내용을 반영해 변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이제 재택의료와 지역사회 기반 일차의료는 필수과제로, 다직종 협력 속에서 개개인에 대한 최적의 의료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한의협 역시 제도 기반 마련에 힘쓰겠다”고 전했으며, 박성우 서울시한의사회장도 “이번 학술대회에 한의계의 미래 방향이 담긴 만큼 세계화·현대화를 통해 표준의학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용익 이사장, 임종한 교수, 김범석 부회장
이날 1부 세션(기조강연)에선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 현황(김용익 (재)돌봄과미래 이사장) △정부의 일차의료 정책방향과 한의사의 역할(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 △한의 일차의료 성과와 미래 방향(김범석 한의재택의료학회 부회장)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 “권한은 지역으로…통합돌봄, 지자체 중심 재편해야”
김용익 이사장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법제화와 전국 시행 단계로 전환되며 일차의료 중심 체계 재편의 분기점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분절→통합으로의 전환’을 핵심 과제로 △보건·의료·요양·돌봄을 연계한 통합서비스 구축 △재택의료 기반 확충 △중앙에서 지자체로의 권한 이양을 통해 지역 중심 돌봄 생태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지자체 간 역량 격차로 발전 속도 차이는 불가피한 만큼 핵심 기반을 정교하게 설계해 확산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제공자 중심에서 주민 중심, 단일 직역에서 다직종 협력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한의약, 만성질환 보완 협력축”…분산형 연계모델 제시
임종한 교수는 현행 의료체계의 구조적 한계로 △문지기 기능 부재 △행위별 수가 중심 지불체계 △의료기관 간 분절화 △대형병원 쏠림을 구조적 한계로 지적하며 “지역사회 건강주치의제도 도입을 통해 예방·관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 교수는 한의사의 역할에 대해 “한의약은 만성질환 관리에서 통증·기능저하·생활관리 영역을 중심으로 보완적 협력 모델로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동네의원-한의원-방문간호-통합돌봄을 연결하는 분산형 협력체계와 함께 △공통 의뢰·회송 기준 △안전성·효과성 평가 지표 △적정 수가 및 인센티브 체계를 제시했다.
◎ 외래 33%↓…“한의재택의료, ‘주치의 모델’로 입지 구축”
김범석 부회장은 한의일차의료가 초고령사회 돌봄체계에서 ‘보조적 수단’을 넘어 핵심 주치의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표에 따르면 한의방문진료 도입 이후 외래 이용은 33.4% 감소했고, 환자 만족도 81.8점, 지속 이용 의향 89.6%를 기록했으며, 전국 229개 시·군·구의 재택의료에서 한의사 참여 비율 역시 확대되며 다직종 협력 구조 속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의일차의료의 핵심 기능으로 △포괄평가 △만성질환 및 다약제 관리 △노쇠 및 기능저하 관리 △정신·행동증상 대응 △필수 처치 △지역 연계 등을 제시하며 “특히 치매·허약 노인 등 취약군에서 회전문식 입·퇴원을 줄이고, 일상 회복을 지원하는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의일차의료의 미래 방향을 ‘유연한 주치의 기반 협력체계’로 규정하고, 한의사는 지역 내 의원·보건소·방문의료팀과 연계, 환자 상태에 따라 의뢰·회송을 조정하는 ‘지휘자’ 역할을 수행할 것을 제시하며 “한의사 전문 영역을 극대화하면서 타 직역과 협력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윤주영·전용호·김예지 교수
이어진 2부 세션(사람 중심의 일차의료를 위한 다직종 협력 방안)에선 △다직종 협력의 관점에서 간호사와 한의사의 협력 방안(윤주영 서울대 간호대 교수) △돌봄통합지원법에서 한의사와 사회복지사의 협력 방안의 모색(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약사와 한의사는 왜 협업을 해야하나(김예지 연세대 약대 교수)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 “평가·관리·연계까지 간호사, 일차의료 ‘코디네이터’ 역할”
윤주영 교수는 한의 일차의료가 전인적 진료와 접근성에서 강점을 지닌 반면, 감별 진단·데이터 연계·조정 기능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간호사는 △표준화된 평가도구와 활력징후 측정을 통한 초기 판단 보완 △만성질환 교육·자가관리 코칭을 통한 포괄성을 확장 역할을 수행 △방문·전화 모니터링과 투약 관리를 통한 진료의 지속성 강화 △지역 보건·복지 자원과의 연계를 담당하는 ‘케어 코디네이터’로서 조정 기능을 실질화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윤 교수는 “한의사·간호사 협력은 단순 보조가 아닌 환자 중심 통합관리 구조”라며 △등록 기반 주치의 제도 △다학제 팀 기반 서비스 △업무범위 정립과 제도적 지원 △협력 교육체계 구축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 “의료-복지 단절 해소…‘단일 케어플랜’ 기반 통합관리 제시”
전용호 교수는 한의사와 사회복지사의 협력이 의료-복지 단절 해소의 핵심 모델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학제 사례관리 기반 ‘단일 케어플랜’을 통해 사회복지사는 주거환경, 돌봄 공백, 사회적 지지망을 평가하고, 한의사는 질환 상태와 기능 저하, 방문진료 필요도를 판단해 공동 사례회의에서 의료·복지 개입의 우선순위를 통합 설계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전 교수는 “협업 기반 통합관리 없이는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을 줄이기 어렵다”며 △방문진료·사례회의 수가 법제화 △지자체 의료-복지 전담 거버넌스 구축을 제시했다.
◎ “관리되지 않은 한약·양약 병용, 공동 협력으로 치료 안전성 확보”
김예지 교수는 “초고령사회에서 한약과 양약 병용은 일상화됐지만, 관리되지 않을 경우 상호작용과 부작용 위험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핵심은 관리되지 않는 병용으로, △약사의 복용 약물 검토와 상호작용·이상반응 평가를 통한 치료 안전성 확보 △한의사의 기능 회복 중심 치료와 전인적 관리를 통한 삶의 질 개선을 담당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이에 김 교수는 현재 복용약 확인-의심 약물 자문 연계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하며 “실제 협업 시 복용약 리스트 공유, 문제 약물에 대한 피드백, 치료 목표 공동 설정 등을 통해 치료 최적화를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한의재택의료학회는 서울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와 한의학·통합의학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또한 한의임상해부학회(회장 권오빈)와는 근육학 교육(초음파·표면해부학) 질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하는 한편 한의재택의료 사례집을 발간·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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