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반 질환 이해 및 예방의학적 접근 조망

기사입력 2025.12.10 09:00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AI 활용한 통증의 이해, 만성피로증후군 치료 전략 등 연구 결과 공유
    예방한의학회·ME/CFS 중점연구센터, 추계 학술대회 및 ME/CFS 심포지엄 개최

    예방의학회1.jpg

     

    [한의신문] 대한예방한의학회(회장 이해웅)7일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컨퍼런스룸에서 뇌 기반 연구와 임상 적용을 주제로 대전대 만성피로증후군(ME/CFS) 중점연구센터와 공동으로 ‘2025 추계 학술대회 및 제8회 만성피로증후군 심포지엄을 개최, 뇌 활동 관찰·분석 기술를 비롯해 AI를 활용한 통증의 이해, 뇌를 통한 만성피로증후군 치료 전략 등 최신 연구 결과가 공유됐다.

     

    이날 이해웅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심포지엄은 뇌를 기반으로 한 질환 이해와 예방의학적 접근을 함께 조망해보는 뜻깊은 자리로, 회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번 학술대회 공동 개최를 계기로 앞으로도 양 기관이 지속적인 협력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먼저 박해모 상지대 한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1부 발표에서는 뇌활동 관찰·분석 기술들의 발전과 한계(김기웅 충북대 교수) 뇌파의 심층적 이해와 임상적 예를 통한 해석(이찬희 한국뇌연구원 선임연구원) 뇌의 뉴런 흥분-억제 균형 전략과 네트워크 원리(이병욱 카이스트 교수) AI 계산과학적 방법을 통한 통증의 이해(김창업 가천대 한의대 교수)를 주제로 발표됐다.

     

    제목 없음.png

     

    만성 통증을 보는 새로운 접근법 제시

    김창업 교수는 발표에서 전통적으로 소뇌는 운동 조정 및 학습의 중추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인간 뇌 영상 연구들은 유해자극이나 병적인 통증 상태에서 소뇌가 일관되게 활성화됨을 보고하고 있다이는 소뇌가 단순히 통증 신호를 수동적으로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통증 경험을 구성하는 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핵심 계산 허브임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통증을 베이지안 관점, 예측 코딩 이론(나아가 능동추론 관점)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점점 더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만성 통증을 바라보는 전통적인 관점이 신경계 손상으로 인해 지속적인 통증 신호가 발생하는 상태로 이해한다면, 정밀성 엔진 모델의 새로운 관점에서는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계산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 만성 통증은 고장난 경보 시스템이 아니라 경보의 신뢰도 다이얼이 최대값으로 고정돼 내려오지 않는 계산상의 오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소뇌는 감각과 믿음이라는 두 정보의 흐름을 통합하는 정밀성 엔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엔진은 베이즈 추론 원리에 따라 두 정보의 정밀도를 가중해 최종적인 통증 인식을 동적으로 구성한다플라시보, 통증과민, 만성 통증과 같은 다양한 현상은 모두 이 정밀성 균형의 변화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계산적 이해는 통증 조절을 위한 새로운 분자 및 회로 수준의 치료 표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영현 동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2부 행사에서는 비침습적 뇌자극 방법들의 임상응용 가능성과 한계(신화경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의료명상의 치유 크기와 작용점의 이해(김종우 경희대 교수) 침 자극을 활용한 중독 치료의 원리와 가능성(양재하 대구한의대 교수) 암환자의 불안·우울 패턴과 한의치료 이용도 분석(김동수 동신대 교수) 뇌를 통한 만성피로증후군의 병태생리 이해와 치료전략(손창규 대전대 교수) 등의 주제가 발표됐다.

     

    ‘MQT-SH’, 명상·기공 융합한 표준화된 프로그램

    신화경 교수는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뇌신경계 손상 및 장애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치료에선 약물 치료의 한계, 수술적 치료의 위험, 재활 치료의 정체 등의 한계로 인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의 뇌 자극 기술을 비침습적 기술(TMS, tDCS ) 침습적 기술(DBS 등으로 파킨슨병 및 우울증 치료) 신경 조절(뇌 기능 개선 및 신경 재활에 활용) 등으로 분류하는 한편 미래의 뇌 자극 기술로는 개인 맞춤형 신경 자극(AI 기반 최적화된 치료법 개발) 웨어러블 전자약(소형화, 휴대성을 갖춘 실시간 신경치료 가능) -컴퓨터 인터페이스(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 발전) 등으로 분류한 신 교수는 이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알츠하이머, 뇌졸중 등 난치성 뇌 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안전성 확보, 윤리적 문제 해결 및 공정한 접근성 보장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의료명상에 대한 주요한 치료 효과를 연구 결과를 통해 제시한 김종우 교수는 명상과 기공을 융합한 표준화된 프로그램인 ‘MQT-SH’를 소개하며, “MQT-SH는 기존 한의계에서 쓰이는 전통적 치료법(기공)과 현대화된 정신요법(마음챙김)을 통합한 새로운 의료기술이라며 서구 임상현장에서 활용되는 ‘MBSR’ 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기공요소가 포함된 MQT-SH는 한국과 동아시아 문화권의 환자에게 높은 적합성을 기대할 수 있으며, ·호흡·움직임을 아우르는 전인적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실제 의료 현장에서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예방의학회2.jpg

     

    불안·우울 동반한 암 환자의 한의의료 현황은?

    이어 김동수 교수는 암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신체적인 통증뿐만 아니라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에도 직면하게 된다암 환자의 정서적 어려움은 치료 순응도와 회복력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며, 면역 기능 악화나 염증 반응 증가와 같은 생리적 변화를 초래해 생존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암 환자들이 암으로 인한 증상 관리 및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완화, 전반적인 정서의 안정 등을 위해 전통의학과 보완대체의학을 활용하고 있다현재까지 암 환자의 한의의료 이용에 대한 연구는 주로 피로·구역 등 암 치료 부작용의 완화, 암성 통증 관리, 면역력 강화 등 신체적 증상의 관리 효과에 초점을 맞춰고 있어, 불안이나 우울을 경험하는 암 환자의 한의의료 이용패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의료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한 암 환자의 불안·우울 패턴과 한의치료 이용도 분석에 대한 연구 과정을 공유한 김 교수는 연구 결과 성별과 동반 질병이 심리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정서적 상태가 질환 누적에 영향도 주기도 했으며, 더불어 암 환자들은 진단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심리적으로 적응해 가는 경향이 확인됐다면서 불안·우울이 없는 환자는 암 진단 후 3년 이내 한의의료 이용의 가능성이 높았던 반면 불안·우울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진단 후 5년 이상 지난 시점에서 한의의료의 이용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만성피로증후군 중점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손창규 교수는 마지막 발표를 통해 만성피로증후군의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손 교수는 기존에 유럽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을 신경계 염증 반응으로, 미국에서는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복잡한 증후군의 개념으로 이해했지만, 코로나 시절을 겪으면서 유럽 쪽 가설이 힘을 받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또 최근에는 만성피로증후군과 근육통증성 뇌척수염이 합쳐져서 바이러스감염후 피로증후군으로 진단됐고, 그 이후 전신활동불능증이라는 병명으로 연결됐다면서 이같은 병리반응의 장소로 뇌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스트레스---피로를 연결하는 축에 주목하며, 간을 피로·기력 소진의 근본으로 본 한의학 이론(肝者罷極之本, 火爲元氣之賊)을 인용, ·트립토판·세로토닌 대사와 스트레스 반응의 연계를 통합하려는 시도를 소개했다.

     

    뉴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