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등 ‘마약 쇼핑’ 여전…“병원만 바꾸면 또 처방”

기사입력 2025.10.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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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복용 시 중독, 불면, 심혈관 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 유발
    전진숙 의원 “처방시스템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연계 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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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수면제 졸피뎀,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등 의존성 높은 마약류 의약품을 여러 병원을 돌며 대량으로 처방받는 ‘마약 쇼핑’ 행태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환자는 1인당 9000정이 넘는 약을 50곳 이상의 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으로 드러나 마약류 관리시스템이 현장에서는 여전히 ‘구멍 투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광주 북구을)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마약류 의약품 처방현황(’24년 7월~’25년 6월)’ 자료에 따르면 3개 주요 마약류 성분(졸피뎀, 메틸페니데이트, 펜터민 등)을 처방받은 상위 20명은 평균 수천 정에 이르는 약을 받아갔다. 


    대부분은 복수의 병·의원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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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상위 20명은 총 32개 의료기관에서 11만2059정을, 식욕억제제(펜터민 등)는 60개 기관에서 11만1889정을 처방받았다. 


    환자 1인당 평균 처방량은 모두 5000정을 초과한 셈이다.


    ‘의료 쇼핑’의 대표 사례인 졸피뎀은 상위 20명이 197개 의료기관을 통해 총 7만4694정을 처방받았으며, 이 가운데 5명은 10곳 이상 병원을 전전했다. 


    한 환자는 무려 56곳의 병원을 오가며 9332정을 처방받기도 했다.


    졸피뎀,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는 모두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의존성 약물로, 장기 복용 시 중독·불면·심혈관 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 간 처방 이력이 실시간 공유되지 않아 환자가 병원을 옮겨 다니며 ‘중복 처방’을 받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다.


    전진숙 의원은 “졸피뎀·식욕억제제·ADHD 치료제는 의존성과 부작용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반복·과다 처방이 단순한 치료 목적을 넘어선 것은 아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이른바 ‘마약 쇼핑’이 합법의 탈을 쓰고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진숙 의원은 ‘마약관리법’을 개정해 의료기관과 약국의 처방 소프트웨어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연계하고, 정부가 이에 필요한 행정적·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6월부터 개정된 ‘마약관리법’을 시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일부 병·의원에서는 시스템이 완전하게 작동하지 않거나 실시간 중복 확인이 어렵다는 현장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 의원은 “법 개정으로 제도적 틀은 마련됐지만 현장에서 데이터가 제대로 연동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약국·병원 소프트웨어 간의 기술적 연계와 행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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