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국제적 위상과 과학적 접근법을 확인”

기사입력 2025.09.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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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2회 NES 국제학술대회를 다녀와서
    김태겸 학생(세명대 한의학과 본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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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지난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에서 개최된 ‘제52차 국제 신경이학·평형측정학회(NES)’는 한의학이 국제 의료 학술 분야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그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1974년 독일의 클라우스 프렌즈 클라우센 교수가 설립한 이 유서 깊은 국제학술단체는 50여 년간 전 세계 의사와 연구자들이 모여 이명, 난청, 어지럼증과 같은 청각·평형질환 연구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이번 학회에는 헝가리, 인도, 중국, 미국, 싱가포르, 한국, 일본, 베트남 등 8개국이 참여했으며, 한의대 학생으로서 이러한 국제적 학술 교류의 현장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한국 한의학의 눈부신 연구 성과 발표

     

    이번 학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 한의사들의 활발한 연구 발표였다. 총 7명의 한의사가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으며, 이는 한의학이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학술적 성과를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황재옥 원장님의 이명 환자 EEG(뇌파) 바이오마커 연구를 시작으로, 이경윤 원장님의 이명과 청력 손실 치료에 대한 포괄적 접근법, 백승태 원장님의 환자 설문 기반 진료 분석, 강혜영 원장님의 청력 손실을 동반한 이명에 대한 한의학적 효과 연구가 이어졌다. 또한 맹유숙 원장님의 재발성 돌발성 난청 치료 사례, 김태엽 원장님의 한방치료와 뉴로피드백 결합 연구, 이희동 원장님의 만성 난청 회복 사례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구가 발표됐다.

     

    이러한 발표들은 단순히 개별적인 연구 성과를 넘어 한의학이 현대 의학과 어떻게 융합하며 발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들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의학과 현대과학의 융합적 접근법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의학적 치료가 전통적 방법론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맥진검사(심안맥진기), 체열검사, 미세청력검사, EEG 뇌파 분석, 뉴로피드백과 같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진단 도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었으며, 한약·침·약침·추나치료와 더불어 TSC 방식의 소리 재활훈련까지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치료 체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접근법은 기존의 서구 의학적 치료로는 한계가 있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적 대안을 제시하는 동시에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는 중요한 방법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적 관심과 인정, 그리고 학술적 교류

     

    학회 참여 전에는 한의학에 대한 각국 의사들의 시선이 다소 회의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오히려 적극적인 관심과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일본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의사들이 한국 한의학의 이명 치료 접근법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이는 각국의 의료 현실과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적 치료법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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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사카타 히데아키 교수와 필자>

     

    일본 사이타마 의과대학병원 이비인후과 사카타 히데아키 교수가 강조한 ‘전인적 치료의 필요성’은 한의학의 변증논치와 전일적 관점 철학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이는 동서의학 간의 학술적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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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겸 학생(세명대 한의학과 본과 4학년)>

     

    한의학 국제화의 상징적 순간

     

    이번 학회의 가장 의미 있는 순간 중 하나는 황재옥 원장님께서 NES 학회 차기 회장으로 임명된 것이었다. 2007년부터 꾸준히 해외 학술대회에 참여하며 한의학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알려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이 순간은, 한의학이 단순히 참여하는 위치에서 주도하는 위치로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K-Culture를 통해 입증되었듯, 한의학도 고유한 철학과 치료법 덕분에 세계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학회에 직접 참석하면서 깨달은 것은 한의학이 단순히 전통의학으로만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근거를 갖춘 현대적인 치료 방법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였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국제무대에서 한의학이 어떻게 이야기되고 있는지를 가까이서 본 경험은 제게 큰 자극이 됐고, 앞으로 공부를 이어가는 데 중요한 방향을 제시해 준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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