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과 4학년 학부생 임상실습 연계…연구 기획부터 완성까지 전 과정 참여
[한의신문]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의 학부생 임상실습과 연계된 증례보고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한약의 치료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신부전, 특히 말기 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다.
말기 신부전으로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다수의 약물을 복용하고, 변비나 영양 불균형 등 여러 합병증에 시달리지만, 신체적 한계로 인해 충분한 음식 섭취나 신체 활동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약물 의존도가 더더욱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양방적 통상치료와 한의 치료의 병행으로 환자의 개인별 상태를 반영한 ‘통합맞춤의료(IPMC)’는 새로운 치료적 패러다임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희대 한방병원 사상체질과(이의주 교수)는 말기 신부전으로 투석 중에 있으며, 뇌졸중 병력을 지닌 80세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통합맞춤의료(IPMC)’를 시행한 결과 환자의 신기능과 간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물론 약물로 인한 부작용 없이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가 개선되는 결과를 얻은 증례보고를 최근 국제학술지 ‘Medicine’에 게재했다.
특히 ‘Long-term integrative personalized medicine care in end-stage renal disease and stroke A CARE-compliant case report’라는 제하로 게재된 이번 증례보고 연구는 경희대 한의대 본과 4학년인 강채연·이유나·임주연·최원희 학생이 사상체질과 임상실습과정 중 case report를 발전시켜 SCI(E)저널에 투고한 것으로, 학생들이 임상실습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를 주체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강채연 학생은 “한의치료와 관련된 증례보고는 많지만, 1년 이상 한약을 장기투여한 만성 신부전 환자의 신기능·간기능 수치를 추적한 연구는 없었다”면서 “한의사의 지도 하에 실시되는 한의치료는 간독성·신독성의 측면에서 안전하며,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 여러 증상들의 개선을 확인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에서 제 역할은 환자의 의학적인 상태를 확인하고, 만성 신부전과 관련 호소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의무기록을 통해 확인한 뒤 적절한 그래프와 표로 정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며 “이 같은 소중한 경험을 통해 앞으로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과학적 근거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약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신뢰받는 한의사로 성장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유나 학생은 “이전에도 논문 작성에 참여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논문의 기획 단계부터 구체화 및 완성까지 전 과정을 함께한 것은 처음이었다”며 “특히 영문 교정과 내용 정리를 맡으며, 팀원들이 작성한 원고를 보다 논리적이고 명확한 흐름으로 다듬는 데 기여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연구의 핵심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으며, 학술적 글쓰기의 중요성과 책임감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팀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고, 이번 연구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이의주 교수님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한의학의 과학화와 세계화를 위해 연구와 임상 양면에서 최선을 다하는 한의사가 되고자 하며, 이번 경험은 그 목표를 향한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임주연 학생은 “이번 연구는 말기 신부전 환자 특성상 부작용을 감수하면서도 수십가지 약물을 병용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을 현실적으로 반영, IPMC 치료가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환자에게 적용된 치료와 그에 따른 변화를 세심히 모니터링한 후 그를 바탕으로 논문 구조와 평가 지표를 설계하고, 추출된 주요 데이터를 국제 지표 및 여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평가해 시각화하기까지의 과정은 환자 중심의 치료 전략을 깊숙이 고민하는 귀중한 경험이었다”며 “이를 토대로 앞으로도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 확립에 힘쓰고,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통해 많은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한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원희 학생은 “한방병원에서는 중증 환자에게 한약을 장기 투여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한약의 독성에 대한 오해가 남아 있는 현실”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전문가의 처방과 신중한 관찰 아래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한약을 장기간 투여하는 것이 안전하며 효과적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학부생의 신분으로 논문의 기획에서부터 원고 작성에 이르는 전 과정을 팀장으로서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점은 내 자신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 한 분 한 분의 상태와 필요를 깊이 고민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중증 환자들이 직면하는 복잡한 의료적 문제와 삶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한의학으로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한의학의 과학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한의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연구를 지도한 이의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한약의 장기 투여가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며, 한의학의 통합적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면서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한의학의 과학화와 환자 중심 치료를 통해 신뢰받는 한의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다시금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미래 한의학을 이끌어나가는 든든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증례보고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현훈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및 고도화 과제(RS-2024-00441603)’를 통해 지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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