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방한의학회지’에 논문 게재…한의암치료 활성화 위한 방안 ‘제언’
[한의신문] 한의치료를 통해 암을 치료·관리하고 있는 요양병원(이하 한의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의의료에 대한 인식과 이용경험을 조사·분석한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대한예방한의학회지’ 제28권 제3호에 게재된 ‘암 환자의 한의치료 병행 요양병원 이용경험 및 한의치료 인식에 대한 질적 분석’이란 제하로 게재된 논문으로, 암 환자들의 인식 및 이용경험 분석을 통해 향후 한의의료의 활성화 및 이용모델 구축의 근거로 활용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연구는 자발적인 동의의사를 보인 한의요양병원의 외래 및 입원 환자 중 한의학을 이용한 환자이면서 인지장애 등과 같은 배제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종합병원 치료 후 한의요양병원을 선택하게 된 계기 △한의요양병원을 정하는 과정 중의 어려움 △한·양의 치료에 대한 인식 △한의요양병원 입원 후 경험 △한의암치료에 대한 인식 △한의암치료 후 계획 및 바람 등의 질의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요 암종의 5년 상대생존율↑…장기적 관점에서의 치료 요구
최근 주요 암종의 5년 상대생존율 추이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7년부터 ‘21년까지의 전체 암 생존율은 72.1%로, ‘93년부터 ‘95년까지의 전체 암 생존율인 42.9%에 비해 29.2% 증가했다. 이처럼 생존율이 높아질수록 암은 급성기 치료에서 끝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치료가 요구되고 있으며, 이에 다수의 환자들이 3차 의료기관에서 급성기 치료를 받은 이후 요양병원 등에서 한의학을 통해 면역 강화 및 암 관련 통증 치료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의료시스템 하에서는 암의 만성기 관리를 적극적으로 받기란 어려운 현실로, 실제 암요양병원이 과다한 의료비가 지출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암치료 의료전달체계 하에서 적절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요양병원 중에서도 한의요양병원의 선택은 한의와 양의 갈등 등의 이유로 인해 환자들에게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논문에서 환자들이 한의요양병원을 선택하는 이유는 이전 한의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했거나 협진·대안치료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였으며, 이미 한의요양병원을 선택해서 온 환자들이었기 때문에 한의학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양의치료는 빠르고 한의치료는 느리다는 일반적인 인식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또한 한의요양병원 입원 후 규칙적인 생활과 치료에 대한 의료진과의 원활한 소통에 환자들은 대부분 만족하고 있었고, 특히 체력 회복과 통증 관리 등의 측면은 한의학이 장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인 만큼 많은 환자들이 만족감을 나타냈다.
더불어 입원 후 한의치료를 처음 접해본 환자들은 치료효과를 통해 한의암치료의 가능성에 대해 재인식하기도 한 반면 ‘암 관련증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등과 같이 한의 암치료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없었던 환자들의 경우에는 한의치료와 양의치료를 병행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 했으며, 신뢰할 수 있는 연구가 적다고 언급키도 했다.
민간보험 유무, 한의치료 결정하는데 ‘큰 요인’
특히 한의치료 중 침, 뜸, 부항 등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만 약침과 한약 등은 비급여 항목으로 장기치료를 요하는 암 치료 환자들에 있어 과한 부담이 된다고 했으며, 많은 참가자들이 비용 부담으로 본인 및 주변 환자들이 치료를 꾸준히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는 등 실비보험을 포함한 민간보험 유무는 환자들이 한의치료를 결정하는데 있어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다수의 참여자들은 △한의 암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확대 △획기적 한의 암치료법 개발 △원활한 한·양의 협진 △한의 분야에서의 현대 기기 도입을 통한 진료의 편의성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번 논문에서는 한의암치료의 국내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저자들은 “암 치료가 이뤄지는 종합병원 및 암센터에 한의과 설치와 한의사 채용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이는 암 환자에게 보다 다각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통합적 의료서비스를 구축하는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첩약 건강보험 적용 질환에 암 치료와 관련된 근거 기반 첩약을 추가함으로써 암환자들이 보다 폭넓은 한의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더불어 ‘가치 기반 지불제도’와 같은 비용 효과적인 새로운 수가체계 도입을 통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한의의료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밖에도 한의기반의 돌봄의료시스템 정비를 통해 돌봄에 최적화된 한의치료를 이용해 만성기 암환자의 재택 관리 등을 시행함으로써 사회적 의료비용 절감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의학, 만성기 암 환자 관리시스템 구축에 기여해야
저자들은 “이번 연구는 한의요양병원에서 다수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질적 연구로, 양의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후 추가적인 돌봄이 필요한 암 환자들의 한의요양병원 경험을 탐구해 암 치료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한의치료의 역할과 한계를 고민하고 이에 대한 돌봄 의료 시스템 정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부분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며 “향후 암치료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한의학의 역할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만성기 암환자 관리시스템 구축에 한의학이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암 환자들은 만성기 치료 및 돌봄이 필요한 시점에서 요양병원의 선택에 대한 정보 부족 및 의사의 무관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면서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해 한의와 양의 간의 원활한 협진체계 확립이 필요하며, 한의암치료의 효과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연구와 대중 및 의료계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암환자의 한의의료이용에 대한 사회적 가치 평가 및 건강보험 급여 모델 개발’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손지형 국립재활원 한방재활의학과장 △조현주 포레스트요양병원장 △최문석 포레스트요양병원 통합의학센터 진료원장 △이은경 함소아 연구개발본부 센터장 △안은지·진한빛 동신대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대학원생 △김동수 동신대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등이 연구에 참여했다.
많이 본 뉴스
- 1 식약처, ‘2025 자주하는 질문집’ 발간
- 2 한의사 X-ray 사용…‘의료법 개정안’, 국회 검토 돌입
- 3 첩약건강보험 ‘조건에 따라 원점 재검토’ 찬성 ‘63.25%’
- 4 수원특례시한의사회, 강서원 신임 회장 선출
- 5 국가보훈부 “한의원, ‘보훈위탁병원’으로 지정한다”
- 6 “피부미용 전문가는 양방 일반의가 아닌 한의사!!”
- 7 “한의사 주치의제 도입 통해 일차의료 강화해야”
- 8 “한의약 육성발전 계획 핵심 키워드는 AI와 통합의료”
- 9 “침 치료, 허혈성 심질환 노인 환자 사망률 5년 낮춰”
- 10 한의 레지스트리에서 침도·두개천골까지…인지장애 대응 기반 고도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