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영 학생(세명대 한의대) 2025년도 한의사 국시 수석합격
[한의신문] 2025년도 제80회 한의사 국가시험에서 세명대학교 강지영 학생이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방대한 시험 범위를 효과적으로 대비한 강지영 학생은 한의학에 대한 깊은 호기심과 끊임없는 질문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본란에서는 강지영 학생으로부터 본인만의 공부 전략, 슬럼프 극복 방법, 멘탈 관리 비결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강지영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Q. 소감을 부탁드린다.
예상하지 못했던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한의사 국가고시 범위는 방대한데, 마침 제가 관심을 가지던 내용과 관련된 문제가 많이 출제되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한의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주신 교수님들과 한의사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그리고 즐겁게 대학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준 동기들, 선후배들께도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수험생활 동안 행복과 감사의 마음을 잃지 않게 해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어 과분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노력과 성과는 완전히 정비례하지 않으며, 그 외의 요소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여러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좋은 결과는 제가 운 좋게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며, 이를 더 열심히 한의학 공부에 몰두하고,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며, 한의학 발전에 기여하라는 독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본인만의 공부 방법이나 전략이 있다면?
왜?라는 질문을 습관적으로 던졌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비계내과학에서 "황달이 췌두부암일 때 흔하게 나타난다"는 내용을 보고, 왜 그런지 생각해 보니 총담관을 직접 막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국가고시에서 췌두부암의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증상을 묻는 문제가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예전에는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자료를 일일이 찾아보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요즘은 AI 챗봇을 활용하여 빠르게 질문하고 답을 얻을 수 있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유를 알기 어렵거나, 이유를 알아도 외워지지 않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기억에 남는 암기 팁을 만들어 외웠습니다. 후배님들께서도 먼저 충분히 내용을 이해한 후 외워지지 않는 부분은 자신만의 기억에 남는 암기법을 찾아 외우시면 좋겠습니다.
Q. 체력 관리나 멘탈 관리는 어떻게 했는가?
학기 중에는 아침에 등교하기 전 1시간씩 운동을 했습니다. 학기를 마친 이후에는 아침에 10분씩만 운동하고, 매주 2-3회씩 필라테스를 다녔습니다.
저는 학기를 마친 후 국시 전 1달 동안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힘들었습니다. 평소 외식을 하거나 카페를 자주 가는 편이 아니었는데, 오히려 단조로운 일상에서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어 외식을 더 자주 하고 카페도 더 자주 갔습니다. 수험기간이라고 쉬는 것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않고 휴식 시간에 확실히 쉬는 느낌을 갖는 것이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Q. 공부 중 슬럼프가 왔을 때 극복방법은?
1번 회독을 마친 후 다시 회독할 때, 분명히 학습했던 내용인데도 새롭게 느껴져서 당황한 적이 있었습니다. 국시 준비 기간 초반에는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지만, 국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힘들었습니다. 이런 경우, 조급한 마음을 다스리고 외워지지 않은 내용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검색하고, 암기 팁을 만들고, 도표나 그림을 그리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 내용을 체화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애정을 쏟다 보니 오히려 그 내용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내용이 되었습니다.
혼자 공부하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는, 공부시간 타이머 앱을 활용해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는 듯한 기분을 느껴 동기 부여가 되었습니다.
Q. 앞으로 한의사로서 어떤 길을 걷고 싶은가?
“알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주는 약의 장점과 한계를 알고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는 한 교수님의 이 말씀이 깊이 와닿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하면 병을 잘 치료할 수 있을지, 어떤 지식을 쌓아야 할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한의학과 서양의학 각각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질병의 기전과 자연경과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는 환자의 입장에서 정말 필요한 치료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제가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가 환자에게 최선이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졸업 후에는 한방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통해 제 꿈의 밑거름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Q.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①한방변증
동일한 처방이 과목에 따라 다른 변증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인과·소아과의 변증은 내과 변증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처방별로 변증을 비교하며 공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외과·안이비인후과는 국소 증상을 중심으로 변증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전반적으로 질환의 병기를 추론하며 변증 종류를 학습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②양방변증
양방질환의 진단 기준을 명확하게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대사증후군의 진단 기준이 되는 지표와 수치가 무엇인지, 몇 가지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또한 질환별로 핵심적인 영상 검사 자료를 해석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③CBT 시험방식
국시 후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컴퓨터 화면으로 문제를 읽는 것이 종이 시험지보다 실수가 잦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가능하다면 CBT 시험 연습을 자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④마음가짐
국시를 공부하는 과정은 한의사로서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점수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았던 태도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험을 치르다 보면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게 됩니다. 가볍게 문제를 읽어 틀리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그렇게 읽어서 헷갈리지 않고 정답을 맞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험점수가 반드시 노력과 정비례하지 않으니, 점수 자체에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하시면 좋겠습니다.
Q. 합격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의학의 가장 큰 가치는 실제 임상에서 발휘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책을 열심히 봐도, 의료봉사에서 한 환자분을 진료하며 배우게 되는 것이 훨씬 많고 기억에 오래 남으며 실용적인 것임을 의료봉사를 하면서 많이 느꼈기 때문입니다.
환자분들의 치료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임상 경험과 지식을 쌓아 치료를 잘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Q. 덧붙여 하고 싶은 말은?
먼저, 올해 국시를 준비하시고 치르신 모든 분들께 정말 수고 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국시를 준비하는 모든 분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응원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에게 이제는 제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드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성장하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성장에 그치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서로를 도우며 나아가고자 다짐합니다.
예전에 제 장점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에 예민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한의학은 바로 그런 고통을 덜어주는 소중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 도구를 다룰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으니, 초심을 잃지 않고 많은 분들께 건강과 행복을 드리는 한의사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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