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조화된 초저출산 지속으로 수축사회 본격 진입…해법은?

기사입력 2019.06.0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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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혼‧만혼만으로 구조화된 초저출산 현상 설명하기 충분치 않아
    혼인・출산, 이미 자발적 선택 아닌 사회양극화 영향 받는 구조화된 선택
    혼인율 유지‧상향과 출산 선택 확대 외 선택지 없어
    사회경제적 여건 개선과 실질적 양육부담 완화 지향 필요
    출생아수
    [한의신문=김대영 기자]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NARS 현안분석에서 저출산 관련 지표의 현황과 시사점에 대해 다뤘다.

    여기에서 보건복지여성팀 박선권 입법조사관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사회의 구조화된 초저출산 상태에 놓여있어 혼인율의 유지‧상향과 출산 선택의 확대, 사회 경제적 여건 개선과 실질적인 양육부담 완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입법조사관에 따르면 지난 14년째 지속되는 국가적인 저출산 대응정책의 개선‧강화에도 불구하고 2018년 합계 출산율 0.98명, 출생아수 32만6900명을 기록하는 등 2015년 이후 초저출산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과 출생아수는 지난 28년 간 하향 추세이며 2002년부터 18년째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3명) 상태다.
    1991~1995년간 1.6명을 상회하다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감소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했으며 1997년 외환위기 시점 1.54명에서 2002년 1.18명으로 5년 만에 0.36명이 급감해 처음 초저출산 상태에 들어선 이후 1.1~1.3명 사이에서 증감을 보이다 2015년 이후 하락세가 뚜렷해져 2018년에는 0.98명으로 하락한 것.
    지난 15년간 한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이 1.19명이었는데 이는 자료가 확인되는 52개국 중 유일하게 1.30명 미만인 사례다.

    출생아수는 2017년부터 30만명대에 진입, 2017~2018년 출생아수는 1991~1995년 대비 ½ 수준에 그쳤다.
    이에따라 자연증가율도 1991~1995년 10명 이상을 기록한 이래 지속적으로 급감해 2018년 1명 이하로 하락했다.
    이같은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자연증가가 자연감소로 전환될 것으로 보여진다.

    박 입법조사관은 “거의 한 세대에 걸쳐 일관된 추세를 보이면서 진행돼 왔던 합계출산율과 출생아수의 하락으로 한국의 인구변천은 금년부터 자연감소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한국사회가 구조화된 초저출산 상태에 있고 적어도 인구변화의 측면에서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급속하게 ‘수축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흔히 저출산의 원인으로 거론돼 왔던 비혼・만혼 현상은 범세계적 추세와 다르지 않아 한국의 구조화된 초저출산을 설명하기에는 충분치 않고 이를 한국의 특수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의 조혼인율(5.5건)과 조이혼율(2.1건)이 OECD 평균(조혼인율 4.8건, 조이혼율 1.9건) 보다 높았다.
    한국 여성의 초혼 평균 연령은 30.1세로 OECD 평균(30세)과 유사했으며 한국 남성의 초혼 평균 연령은 32.8세로 OECD 평균(32.3세)보다 약간 높았다.
    출생아수 2
    하지만 외국과의 비교에서 주목할 만한 차이는 30대 전반을 제외한 모든 연령 집단에서 나타나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다.
    한국 여성의 출산시 평균 연령은 31.9세로 OECD 평균보다(30.4세) 보다 높았으며 한국 여성의 초산 시 여성 평균 연령은 31.4세로 자료가 확인된 국가들 중 가장 높았다.(대부분의 국가들은 26~31세 사이에 분포, OECD 평균 28.9세)
    한국 여성 연령집단별 출산율은 30~34세 구간을 제외하면 모든 연령 집단에서 자료가 확인된 국가들 중 가장 낮았으며 한국의 비혼 출산 비율 역시 1.9%로 자료가 확인된 국가들 중 가장 낮다.(OECD 평균 40.3%)

    문제는 이처럼 한국인의 혼인・출산 선택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그 양상은 사회계층별로 불균등 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양극화가 혼인 격차에 이어 출산 격차로 연속해서 중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
    혼인과 출산 선택에 있어 혼인의 경우 남성은 임금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의 기혼자 비율이 6.9%로 가장 낮았고 임금수준이 가장 높은 10분위는 기혼자 비율이 82.5%로 가장 높아 임금수준에 따라 기혼자 비율이 정비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성은 4분위를 저점으로 임금수준이 높을수록 기혼자 비율이 높았다.
    4분위 기혼자 비율이 28.1%였고 10분위 기혼자 비율은 76.7%에 달했다.

    출산의 경우에는 2007~2018년간 국민건강보험료 분위별 분만 건수는 소득에 상관없이 감소하고 있으나 그 비중은 저소득층에서 축소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고소득층에서는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박 입법조사관은 출생한 모든 아동에 대해서는 법적 혼인에 의한 가족형성 여부와 관계없이 양육지원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비혼 출산이 정책적 대응의 영역이 될 수 없는 상태에서 저출산 대응은 혼인율의 유지・상향과 출산 선택의 확대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세계 최저의 비혼 출산 비율은 혼인 내 출산율이 높아져야만 상쇄될 수 있는 것으로 한국사회 의 혼인율을 외국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과 동시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양육부 담 완화 정책에 의해서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

    박 입법조사관은 혼인율 상향 정책은 혼인이 선택임을 전제로 혼인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 수 없는 청년들을 위한 사회경제적 여건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실질적인 양육부담 완화는 지금까지의 양육비용 지원을 넘어서 양육비용 자체를 축소함으로써 출산포기 혹은 조기단산 요인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청년들의 사회경제적 여건 개선과 양육비용 자체의 축소는 국민의 저출산 관련 핵심 정책수요인 일자리, 주거, 고비용 양육체계 등에 대한 대응을 포함하지 않고서는 실효성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혼인율 유지・상향과 출산 선택의 확대는 혼인과 출산이라는 삶의 단계마다 불균등한 제약을 겪고 있는 적령기 청년들의 불평등을 고려해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사회에서 혼인・출산 선택은 이미 개인의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사회양극화의 영향을 받는 구조화된 선택이 됐다는 것은 저출산 대응이 적령기 청년들을 동질적인 정책대상이 아닌 상이한 삶의 조건에 놓여 있는 이질적인 정책대상으로 간주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가령 일자리 정책은 일자리의 양적 창출・확대를 넘어 소득・고용안정・미래전망이 있는 적정일자리(decent job)의 창출・확대를 지향해야 하고 신혼부부 주거정책은 저소득 가구들을 중심으로 강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또한 고비용 양육체계 개선은 세대 간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주요 기제이자 출산 선택을 앞둔 가구가 가장 큰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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