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惠民)’ 정신의 실천

기사입력 2024.12.2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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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 한의학이란?
    2024 한의혜민대상 장학생

    장학생기고 신현상.jpg

     

    신현상

    상지대학교 본과 4학년

     

    예과 1학년 의료윤리 수업 시간,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은가?’라는 과제를 받았습니다.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책을 읽던 중, 폴 칼라니티의 <숨결이 바람 될 때>를 접했습니다. 그는 의사이자 말기 폐암 환자로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탐구하며 ‘의학은 단순한 과학이 아니라 서로의 연약함을 이해하는 인간적인 학문’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 말은 제게 깊은 울림을 주었고, 환자의 고통을 진심으로 공감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후 6년간 학업과 연구에 매진하며 한의학의 가치를 학문적으로 탐구했습니다. 본과 진학 후, 저는 뇌 네트워크 연구실에 들어가 파킨슨병 환자의 뇌 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침 자극이 뇌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며, 한의학이 현대 의학의 빈틈을 메울 가능성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지도교수님의 가르침을 받으며, 연구 결과는 논문발표라는 성과로 이어졌고, 이는 한의학에 대한 저의 학문적 열정을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이와 함께 학생회장으로서 교수님들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19로 단절되었던 의료봉사를 재개하며 지역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한의학적 진료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환자들과의 교감을 통해 한의학이 단순한 치료 기술이 아니라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학문임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본과 4학년 여름방학 의료봉사에서 만난 한 환자분은 제게 잊고 있던 초심을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단순한 요통으로 내원했던 환자분께서는 중풍 후유증과 파킨슨병이 의심되었고, 보호자 분께 연락을 드렸고, “어쩌면 평생 모를 뻔했다”라는 보호자 분의 감사 인사를 들으며 처음 느껴보는 보람을 경험했습니다. 처음에는 충격에 슬퍼하시던 환자분께서 의료봉사 마지막 날까지 매일 오시며 마지막 날에는 웃으시며 감사하다고 배웅까지 나오시는 모습을 보며 저는 그분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환자의 고통과 불안을 이해하며 동행했던 경험은 제가 한의사로서 추구해야 할 가치를 환기시켜준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다시 예과 1학년 의료윤리 수업으로 돌아가, ‘심의(心醫)’의 개념을 떠올립니다. 환자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보살피는 한의사를 지향했던 그 당시의 다짐을 바쁜 학업 속에서 종종 잊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6년간의 경험 속에서 제가 궁극적으로 깨달은 것은 환자와의 교감과 공감, 그리고 연민의 정서야말로 한의학의 본질이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환자 한 분 한 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한의학도가 되겠습니다. ‘혜민(惠民)’의 가치를 가슴에 새기며, 매 순간 이를 실천하며 걸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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