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한의원, 대중문화에 뿌리내리다”

기사입력 2024.12.0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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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N ‘수령인’에서 만나보는 초음파 유도 약침
    김진아 원장, 펀딩부터 촬영까지 한의학 알리기 도전

    [한의신문] 최근 OCN 드라마 ‘수령인’에서 초음파 유도 약침 치료 장면이 나왔다. 이 장면은 한의학의 대중적 친근감을 높이기 위해 김진아 원장(몸이편안한의원)이 주도한 펀딩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본란에서는 김진아 원장으로부터 펀딩 프로젝트 시작 계기,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의 에피소드, 그리고 한의학 대중화를 위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김진아 (1).png

    김진아 몸이편안한의원장

     

    Q. 이번 ‘수령인’ 드라마 펀딩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특별한 계기는 없습니다. 2006년부터 한의원을 하고 있는데 한의원의 흥망성쇠라는 것이 있잖아요. 저는 허준 드라마 방영할 때 수능을 봤고 한의학의 융성기에 학교를 다니고 개원을 했습니다. 누구나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한의사를 하지만 현재 한의학은 국가에서 제도적인 지원도 못받고 양방의 파죽지세를 못이기면서 점차 쭈글이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 좀 안타까웠습니다. 텔레비전을 틀면 최고의 의사만 있고 한의사는 out of 안중인 상황입니다.

     

    예능이나 드라마, 영화 등 어떤 영역에서건 한의사의 입지가 너무 좁아져 있는 것이 제가 한의원을 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민이 한의학에 우호적이지 않은데 저희 한의원만 잘 될 거라 생각하기 어렵잖아요.

     

    다양한 영역에서 한의사가 매체에 노출되어야 되는데 요즘 좀 아쉽죠. 홈쇼핑도 특정 사람에 국한되어 있고 건강 프로에서도 한의사는 밀려나고 해서 방법을 찾다 보니 드라마에 한의원 장면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왔습니다. 한의사 직업군이 나오면 좋겠지만 이건 시나리오부터 작업을 함께 해야하는 일이라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진도에서 촬영하던 수령인 감독님과 연이 닿아 주인공이 치료 받는 장면을 촬영하게 됐습니다. 


    Q. 펀딩 과정 중 겪은 어려움은?

     

    펀딩 자체를 알리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저는 한의계를 대표하거나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여러 원장님들 도움 덕분에 펀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특히 부인과 초음파 강의를 하고 계시는 노스텔라 원장님, 소노하니 오명진 원장님, 한의정보협동조합 장영훈 원장님 등 다양한 단톡에서 도움을 주셔서 펀딩에 성공한 거 같습니다. 그 이외에서 여러 가지 도움을 주신 협회장님 이하 임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김진아 (1).jpg

     

    Q. 드라마 제작팀과의 협업 과정은?


    펀딩이 마무리되고 나서 드라마에 한의원 장면을 넣기로 하고 소노하니 오명진 원장님과 트루노트 안태석 원장님께 조언을 구하고 가이드약침 관련 영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왕이면 최고 사양의 초음파 기계에 가이드약침 영상을 담고 싶어서 GE초음파에 기계 세팅을 부탁해놨는데, 촬영 날짜가 변경되면서 서울시 대규모 행사와 겹치면서 기기 대여가 어려워졌습니다.

     

    다행히 비오한의원 김기석 원장님께서 촬영 장소를 흔쾌히 빌려주셨고, 가이드약침 영상도 만들어주신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촬영 중 초음파 기기 세팅만 하다보니 전혀 한의원 분위기가 나지 않아서 벽에 ‘운림한의원’이라고 감독님께서 CG를 만들어주셔서 (진도의 볼거리 운림산방에서 착안해서 만든 전국에 없는 한의원 이름입니다) 딱 눈에 띄게 한의원 이름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Q. 초음파 유도 약침을 선택하신 이유는?


    침 치료로는 현대 한의학을 어필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침, 뜸, 한약은 사극에서도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좀 더 현대 기술을 접목해서 한의사가 무당이거나 한의학이 미신이기 때문에 못믿을 곳이 아니고 현대 기술이 접목이 된다면 더욱 더 눈부신 발전을 이룰 분야이고 현재도 초음파나 약침으로 일정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10년 넘게 초음파 합법화 시키기 위한 여러 원장님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쉬쉬하며 사용하던 초음파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것도 어필을 하고 싶었습니다. 


    Q. 한의학 대중화에 열정을 갖게 된 계기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특별한 계기라기 보다는 내 한의원이 잘 되도록 하려면 한의학이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펀딩 준비 과정에서 어떤 원장님이 ‘2~3천만원 정도면 개인적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일을 여태 잘 못하고 있다면 그건 구조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대중문화 속에서 한의사들이 건강한 한의학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길에 제가 티끌이라도 보탤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요즘 슈돌에 이윤석씨 사모님 되시는 원장님도 등장을 하고,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여기에서도 한의사 원장님이 등장하셔서 전문적인 치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에 한의원과 한의사가 자주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체질이나 오링테스트 주역 이런거 말고 가이드약침도 하고 부인과 초음파도 보면서 생리통 치료도 하고 멋지지 않습니까?

     

    김진아 (2).jpg

     

    Q.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독수리 오형제’(제가 그냥 이름을 붙였습니다) 원장님들과 함께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입니다. 이번에는 한의원의 치료 장면을 더 세련되게 보여줄 방법을 고민하며 세팅 중입니다. 구체적인 작품 내용은 아직 비밀이지만 내년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펀딩 참여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펀딩에 참여해주신 모든 원장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티끌모아 태산, 어리석은 늙은이가 산을 옮긴다 등 작은 노력들이 한의학은 미신이라는 프레임을 바꿀 수 있습니다. 


    Q. 한의신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방 들어가는 것들 중 돈 못버는 사람은 한의사밖에 없다는 자조섞인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초음파 레이저 이런 새로운 기술들이 치료술기나 한약과 잘 버무려져서 한의학의 중흥을 이끌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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