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불교문화연구원, ‘제3회 불교와 한의학 학술대회’ 개최
[한의신문] 동국대불교문화연구원(원장 정덕 스님)이 주최하고, 오수석 불교응용한의학 연구기금이 후원한 ‘제3회 불교와 한의학 학술대회’가 22일 동국대 초허당세미나실에서 개최, 인간과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불교와 한의학의 융합적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이날 정덕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불교와 한의학이라는 커다란 산맥의 접점을 찾아보고자 학술대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점차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라며 “꾸준한 행사 개최를 통해 두 학문의 접점과 조화를 찾아가는 연구를 지속할 예정인 만큼 앞으로도 쭉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오수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획상임이사는 축사를 통해 “불교와 한의학의 융합을 통해 두 학문의 장점을 추려 사람들의 마음 치유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매년 이어지는 학술대회로 두 학문의 접점을 찾아 국민들의 건강 증진 및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진 학술대회에서는 △본초강목과 금광명경의 병인과 제병에 대한 비교연구(장재진 동명대학교 교수) △불교와 한의학의 융합을 통한 심신증의 치료(김동일 동국대 한의과대학 교수)가 발표됐다.
장재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본초강목’과 ‘금광명경’에 나타난 병인과 제병에 관한 내용을 모색, 병인과 제병에 대해 오행(五行)과 오미(五味) 그리고 오장(五臟)과 계절과의 연관성 인식과 이에 따른 해결 방안이 어떻게 제시됐는지에 대한 비교연구”라고 소개했다.
장 교수는 이어 “‘본초강목’과 ‘금광명경최승왕경현추’에서는 다섯 가지의 요소인 ‘오행’과 ‘오미’, ‘오장’과 계절과의 관계를 통해 인체에서 발생하는 병인을 분석하고 제병에 필요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며 “불교에서는 심신(心身)의 고(苦)를 다스리는 것은 모두 약(藥)이라고 하며, 한의학에서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약에 대한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모든 의학은 치병을 전제로 하며 따라서 임상을 통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이론은 지속적인 치병에 응용될 것이지만 형이상적 관념을 토대로 형성된 의학이론이 배제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관념적 이론 역시 과거에 축적된 임상을 바탕으로 형성된 의학사의 역사적 산물이며, 종교적 신앙행위를 동반한 불교적 의학 치병 이론도 불교적 임상이라는 축적된 산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김동일 교수는 “연구를 통해 불교의학 개관과 불교 수행 기반 중재의 임상적 효과, 심신의학과 심신증의 개념, 의료인의 직무에 따른 심신장애에 대해 살펴보면서 심신의학을 매개로 한 불교와 한의학의 융합의 가치와 방향, 불교와 한의학의 융합적 가치가 가진 현대적 의의를 고찰했다”며 “불교의 사성제와 팔정도는 고통을 이기는 ‘회복탄력성’을 내재화하고 극대화하는 가르침이며, 실천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교수는 “심신의학은 불교와 한의학의 특성을 내포한 의학적 주제이며, 현대 시대상에 맞는 불교와 한의학의 융합을 위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며 “정서적 인식과 체성 인식의 장애는 환자는 물론 의료인에게도 발생할 수 있으며, 소진 증후군 및 심신증으로 발현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심신 치유 체계로서의 불교와 한의학의 융합을 위한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다”며 “향후 한의학계를 중심으로 한 다학제적 융합연구를 통해 심신증에 대한 보완적 중재로서의 불교 수행에 관한 연구가 전개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근본불교와 대승불교의 가르침이 가지는 특징과 장점을 의료인과 환자에게 개별화해 적용하는 것에 관한 개념적 연구, 주요 심신증을 대상으로 진료 한의사와 환자에 대한 불교수행 기반 중재법의 적용 효과에 관한 대조군 연구와 질적 연구 모델의 확립 등을 제언했다.
이와 함께 2부 학술대회에서는 △불교와 한의학의 식치(이은영 경희대학교 강사) △분노를 중심으로 바라본 초기불교와 사상의학(신현숙 분당 아이누리 한의원 원장)이 발표됐다.
이은영 강사는 “보건사회연구원의 ‘2023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들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평균 2.2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다”며 “오늘날 더 건강하고 젊게 노년을 보내려는 것이 사람들의 관심사이며,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건강이 좌우된다”고 운을 뗐다.
또한 이 강사는 “불교와 한의학의 식치를 살펴봄으로써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우리의 식치 문화를 알아보고, 그것이 오늘날 갖는 의미를 논하고자 한다”고 밝히며, △고대 인도 승원의 식치 △동아시아 사찰의 식치 △한의학의 식치의 개념과 원리 △‘승정원일기’에 나타난 조선왕실의 식치 등을 소개했다.
특히 “사찰음식이나 한식은 막연한 건강식 정도로만 생각되는 경향이 있는데, 영양학적 연구만이 아니라 이에 대한 한의학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 강사는 “과거의 조상들과 오늘날 현대인의 식습관과 환경이 다른 만큼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사찰음식과 한의학 식치 음식을 현대인의 건강 관리에 적합하게 재발굴한 21세기 한식 식치 의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신현숙 원장은 “초기 불교에서 분노는 무명, 욕심과 함께 삼불선의 하나로 괴로움의 원인이 되며, 지혜를 바탕으로 정서의 희석을 위한 반복적인 수행이 필요함을 안내한다”며 “사상의학에서 분노라는 정서는 심욕으로 인한 성심착 정폭발로 인해 발생하며, 이것의 소멸을 위해 혜각을 통한 수양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초기불교와 사상의학에서의 분노의 발생기전 및 분노의 소멸에 대해 설명한 신 원장은 “불교와 사상의학은 분노라는 정서의 조절을 위해 공통적으로 지혜의 영역을 우선적으로 길러야 함을 언급하고 있으며, 그 지혜를 바탕으로 사무량심과 인의예지를 길러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종합토론을 통해 이날 연구발표에 대한 질의응답과 함께 한의학과 불교의 조화를 모색하기 위한 심도있는 논의도 진행됐다.
많이 본 뉴스
- 1 경희한의대 임상술기센터, 학생 임상역량 고도화 주력
- 2 지역 방문진료 강화…보건진료소에 한의과 등 공보의 배치 추진
- 3 무엇을 근거로 괜찮다고 설명할 것인가?
- 4 내과 진료 톺아보기⑭
- 5 안양시, 연예인들과 함께 K-medi ‘홍보 한마당’
- 6 실손보험 청구 앱 ‘실손24’, 시행 4일 만에 22만 명 가입
- 7 부산 한의 치매예방 관리사업 효과, 국제학술지에 게재 ‘눈길’
- 8 예비 한의사를 위한 임상 실습과 노하우 공유
- 9 “지역사회 건강을 위해 행정과 진료의 경계를 넘다”
- 10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 행위, 건강보험 적용 계획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