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염증, 흡연, 대기오염, 식이습관, 수면, 운동, 스트레스 등 복합 요인철저 관리
제강우 원장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제강우 원장으로부터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되는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각종 질환의 치료 전략을 실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중앙교육위원인 제강우 원장은 <모르면 나만 고생하는 교통사고 후유증>의 저자이자, 유튜브 채널 <한의사의 속마음>을 운영하며 올바른 한의약 정보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를 주로 치료하기에 최근 김모 배우가 고혈당 쇼크로 유명을 달리 했다는 기사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지난 칼럼에서 치료 예시로 설명 드린 고혈당 쇼크가 온 환자를 아직 치료하고 있는 입장에서 남의 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고혈당 쇼크는 매우 위험합니다. 이제 치료 3개월 차에 접어들고 지금은 공복혈당 100 mg/dL 내외, 밤에 과자 부스러기로 조금 군것질을 할 때 125 mg/dL 정도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3개월 차 치료를 하면서 공복혈당 100 mg/dL 내외가 안정이 되면 당뇨약을 처방받는 내과의원에 가서 당뇨약 용량을 줄여달라고 할 예정입니다.
지금껏 1년 가까이 칼럼을 쓰면서 여러 이야기를 해드렸는데, 우선 식이습관 교정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식이습관 교정 외에도 수면, 운동, 스트레스 요인 등 다른 요소에 대해서도 소개해 드렸습니다.
만성염증과 당뇨병 치료 및 관리
이번에는 만성염증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1990년대 들어 저수준 만성염증이 인슐린 저항성과 제2형 당뇨 발병 위험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이 정설로 부상했습니다. 당뇨병 치료의 세계 최고 권위 기관인 하버드 의대 조슐린 당뇨병 센터에서도 만성염증은 당뇨병 치료 및 관리에서 철저히 체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장, 대장에 염증을 발생시키는 크론병, 대장염, 요로감염, 만성부비동염 등 만성염증 증상이 있는 질환을 치료해야 하며, 치과 영역인 치주염과 흡연, 연기, 스모그, 배기가스로 인한 미세먼지도 당뇨병 유발요인이라 했습니다.
또한 신경과 전문의인 데이비드 펄머터의 <장내세균 혁명>에서는 장내세균이 인체의 면역 기능, 해독, 염증 조절, 신경전달물질 생성, 영양소 흡수는 물론 심지어 명확한 사고능력까지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한 생리 작용에 참여한다면서 장내세균총 문제가 당뇨병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의사의 관점으로 보면 모두 당연한 말들입니다.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포도당을 대사하는 인슐린의 복잡한 신호 전달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에 염증이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킵니다. 잇몸 염증, 심혈관 질환은 물론 그 밖의 다양한 질환 및 건선, 염증성 장질환(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은 면역계를 자극해 염증 유발 물질을 생성시켜 인슐린 신호 전달을 방해함으로써 당 대사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수준 만성염증은 급성염증 증상인 발적, 통증, 붓기 등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인슐린 감수성을 크게 저하시킵니다. 당뇨병, 전 당뇨병, 기타 만성 질환 예방 및 완화 연구에 만성염증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결국 염증 예방을 위해 적절한 체중 감량과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흡연과 당뇨병 유병률 간의 연관성
흡연도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11만 4,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20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다른 위험 인자를 배제하고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제2형 당뇨병 유병률이 1.4배 높게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하루 흡연량과 당뇨병 유병률 간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는 다수 존재합니다. 특히,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한 연구에서는 흡연자의 하루 흡연량이 증가할수록 치주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흡연이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중 21.1%가 현재 흡연 중이며, 이는 남성의 경우 34.9%, 여성의 경우 3.7%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흡연이 당뇨병 환자 사이에서 여전히 높은 비율로 존재함을 보여주며, 흡연이 당뇨병 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흡연은 당뇨병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당뇨병 치료에는 금연이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당뇨병이 있는 흡연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심장 및 심혈관 질환 위험도 훨씬 높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스모그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는 미세입자(PM2.5) 흡입이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이는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국내 연구 중 하나로, 2016년 조선대학교 병원에서 발표된 논문에서는 미세먼지 농도의 증가가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도를 20% 높인다는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또한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에서 반경 100m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이 200m 이상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37%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대기오염이 당뇨병과 연관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공기 청정기 사용, 마스크 착용, 실내 공기 질 관리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장내세균과 당뇨병의 관련성을 보면, 2012년 발표된 연구에서 2형 당뇨병 환자들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건강한 사람들과 다르며, 특히 Firmicutes와 Bacteroidetes의 비율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Bacteroidetes와 Firmicutes는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두 개의 문(phylum)에 속합니다. 이는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만성염증을 만들며,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런 연구 결과를 근거자료로 제시해 논증하지만 사실 한의사의 전일적인 관점, 치미병의 관점에서는 생활습관병을 치료, 관리함에 위 사실은 당연하지 않나요? 급성염증은 기존 양방의료의 관점에서 치료하는 경우가 많지만 환자의 만성염증을 관리하는 것은 한의사 선생님들이 더 잘하는 영역 아닌가요? 당뇨병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도 당뇨병 환자의 공복혈당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혈당 수치만 좋아지는게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환자가 잘 관리되면 당뇨 뿐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도 좋아지죠. 결국 생활습관병은 우리 한의학에서 치료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만성염증 만드는 제반 질환 관리
그동안의 식단을 점검하고, 환자가 잠을 잘 자는지, 스트레스는 없는지, 적절히 운동을 하는지, 만성염증을 만드는 제반 질환 관리를 하면서 그 환자 각각의 혈당을 높이는 요인을 찾아 생활의 변화를 이끌어 내면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당뇨병 치료에 저는 기존 원내 클리닉과의 연결 고리를 생각합니다. 기존에 본원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를 많이 봐왔는데, 당뇨 치료의 경우는 우선 소화기능이 받쳐주지 않으면 식이 관리가 어렵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혈당 관리를 잘 하려면 일정 기간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하는데 소화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저탄수화물 식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소화가 안 되시는 분들은 죽만 드시는 것도 권장합니다. 단백질, 지방은 더 많은 소화효소가 작용해야 하는데 그나마 탄수화물이 소화하기가 편합니다. 이 경우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대신 단백질, 지방 섭취 비율을 올리려도 올릴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가 먼저 수반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저탄수화물 식이를 실천할 수가 있습니다.
단백질, 지방을 못 먹는데 활력을 가질 수가 없으니, 운동을 하고 적절한 활동량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당뇨병과 기능성 소화불량이 동시에 있으면 우선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를 먼저하고 이후 당뇨병 치료에 들어갑니다. 더불어 만성염증 치료를 하면 됩니다. 이렇듯 당뇨병을 포함함 생활습관병은 기존 한의원 클리닉과 연결돼 치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