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의학으로서의 전통의학’ 주제로 글로벌 전문가들 연구성과 공유
[한의신문]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첨단 과학기술과의 융합 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신뢰성과 가치 향상을 이뤄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이하 한의학연)이 개원 30주년을 기념해 29일 한의학연 대전 본원에서 ‘Beyond the Horizons: Traditional Medicine as Future Medicine(지평선 너머: 미래 의학으로서의 전통의학)’을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이진용 원장을 비롯해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 황정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고성규 대한한의학회 부회장 등 내외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2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미래 사회에서 한의학의 역할과 미래첨단과학기술과의 융합에 대한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 “한의학 발전 방향 모색하는 자리 되길”
이진용 원장은 “한의학은 우리나라 보건의료 체계의 한 축으로, 이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관심받는 의학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한의학연은 첨단 과학기술과의 융합 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신뢰성과 가치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한의학연은 국제 무대에서 한의학의 위상을 강화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한의학연은 한의학이 미래 의학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 한의의료기술의 디지털 대전환을 주도하고,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대비해 첨단 연구산업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윤성찬 회장은 “진심전력을 다해 한의학 연구에 매진해 온 한의학연의 개원 3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현재 한의학연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치료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미래 의학으로서 한의학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어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한의학연의 지난 30년 성과를 되돌아보고, 한의학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 의료 혁신에 한의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의학이 인류 모두의 자산이자 의학으로 발전하고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황정아 의원은 “한의학연이 국가대표 연구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미래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담당할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으며, 김복철 이사장은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는 한의학연의 개원 30주년을 축하드리며, 한의학연의 노력과 성과들이 국민 건강증진과 함께 글로벌 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성규 부회장은 “한의학연이 앞으로의 100년 동안은 정부출연기관으로서의 세계에서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전문가들, 한의학의 과거·현재·미래 되짚어
이어진 심포지엄은 임병묵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전 원장과 제프리 듀섹 UCI 교수의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임병묵 원장과 제프리 듀섹 교수는 한의학 연구와 미국 내 통합의학이라는 두 가지 분야의 과거·현재·미래를 돌아보고 앞으로 한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발표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임 원장은 “한의학 연구에 대한 수요를 조사를 진행했을 때 국민들은 한양방 협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한의사들은 진단의 표준화를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면서 “다만 한양방 협진에 대한 연구는 현재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해외 전문가들이 한의학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또한 오랜 기간 한의학연과 연구협력을 다져온 연구자들과 연구기관들도 참여했다.
다칭 마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교수는 ‘수술 후 섬망’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비탈리 나파도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는 ‘침과 뇌 기전 연구에서 뉴로 이미징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또 클라우디아 비트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교수는 ‘통합의학과 인공지능’에 대해 발표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한의학 융합연구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내 연구자들의 발표도 해외 연구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엄창섭 고려대 교수는 ‘미래 헬스케어를 위한 한의학 패러다임의 전환’에 관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엄 교수는 “현재 한의학은 주도적으로 양의학적 개념·이론·방법을 수용해 새로운 의학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한의학은 과학화·국제화를 통해 변화하는 사회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센터장은 합성생물학의 권위자로서 ‘한의학과 융합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 한의학연 연구자들의 발표도 진행
또한 한의학연 김태수 박사, 김재욱 박사, 이상훈 박사의 강연도 진행됐다.
김태수 박사는 ‘Research on Traditional Korean Medicine to Overcome Disease’에 대해 발표했다.
김태수 박사는 한의학연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현재 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연구과제에 대해 소개했다. 김 박사는 한의학연에서 현재 진행 중인 ‘면역체계를 침범한 면역과민반응 개선 다중표적 한약제제 개발’에 대해 소개하면서 “최근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아토피성 피부염, 알러지성 비염 등과 같은 면역과민반응 알레르기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한의기술의 장점을 활용해 다중표적 혁신형 한약 개발을 통해 기존 치료기술의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재욱 박사는 ‘Neuroscience-based Research Strategy for Acupuncture Meridian ICT Convergence Technology’를 주제로 발표하며 경혈을 자극하는 전자약에 대해서 설명했다.
김 박사는 “통증이 여러 가지 삶의 질을 저하하는 대표적인 증상인데 현재는 경혈을 기반해 이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전자약의 자극량과 세기에 따른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면서 현재 연구 중인 과제에 대해 소개했다. 김 박사는 “한의학의 대표적인 침 치료 기술을 디지털 전환하고, 미래의료 환경에 적합한 기술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훈 박사는 ‘Development of an AI-ready, High-quality Clinical Big Data Platform for the Digital Transformation of Traditional Korean Medicine’을 주제로 발표했다.
AI-ready data는 잘 구조화돼 있고 머신러닝을 하기에 쉽게 쓸 수 있도록 High-quality Information이 있는 데이터를 의미한다.
이 박사는 “한의임상데이터를 표준화해서 AI로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한의학에 사용되고 있는 생체지표 중 중요한 게 무엇인지에 대해 관련 학회들과 협의했고, 그것들을 다시 한번 물리량으로 치환하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KMBIG 한의 건강검진 데이터셋에 많은 데이터를 구축했으며 해당 로우데이터를 다운받아 누구나 이용 가능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30일에는 ‘2024 한·중 국제 심포지엄’이 진행되며, 같은 날 ‘2024 한의학연-연변대 국제 심포지엄’이 열려 양 기관 연구자들의 발표를 통한 연구교류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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