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주 : 한약물이용 치료법이 한방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2단계첩약건강보험시범사업의 기능성소화불량에 응용될 수 있는 약물처방(55회∼)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아울러 효율높은 한약재선택을 위하여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한의학에서 ‘병적인 津液을 총칭’하는 痰飮은 모양에 따라서, 끈적거리고 걸쭉한 모양의 ‘痰, 맑고 묽은 모양의 ‘飮’과 구강을 통해 배출되는 ‘涎’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赤水玄珠>. 아울러 이러한 노폐물이 固着되는 위치에 따라서 呼吸器에 축적되는 痰, 消化器에 축적되는 痰, 筋骨骼係와 皮膚에 축적되는 痰, 痰濁心竅하여 뇌신경계에 축적되는 痰으로 세분되어진다. 이중 消化器에 축적되는 痰은 痰飮霍亂 痰飮嘔吐 痰飮腹脹 痰飮食不消 痰飮胃脘痛 등을 포괄하고 있다. 아울러 痰은 이전의 초기단계인 濕을 거쳐 발생한다는 점(濕生痰)에서, 증상발현에서 복잡함을 나타내게 된다. 또한 痰은 津液이 停聚된 것이기 때문에 痰의 치료에서는 대부분 調氣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의 調氣란 주로 降氣와 理氣를 말하며 이에 대해 龐安時는 “善治痰者 不治痰而治氣 氣順則 一身之津亦隨氣而順矣”라 하였다.
1. 正傳加味二陳湯
正傳加味二陳湯은 明나라의 우단(虞摶)이 1515년에 편찬한 醫學正傳에 기재된 처방으로, 痰飮의 기본처방으로 燥濕化痰 理氣和中하는 二陳湯의 變方에 속한다. 二陳湯의 경우 대표적인 처방집인 方藥合編에서도 20개 부분 33개 질병에서 매우 넓게 응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중 소화불량과 관계된 부분으로 內傷[噫氣], 嘔吐[乾嘔, 惡心], 氣[氣鬱], 痰飮[寒痰, 濕痰, 痰飮通治], 腰[食痛] 등이 있다. 二陳湯에 山査肉 香附子 川芎 白朮 蒼朮 神麴 縮砂 麥芽를 추가한 본 처방은, 內傷[痰滯]와 痰飮[食痰]에서 食積 및 痰에 導痰 消食 行氣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위의 구성 한약재14품목에 대하여 痰飮性소화불량을 적응증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性10(溫8 微溫2) 平性4로서, 脾胃常要溫과 土愛曖而喜芳香에 초점을 맞추어 溫性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포함) 甘味8 辛味8 苦味3(微苦1) 酸味1 淡味1로서, 甘辛味가 주를 이루어 補瀉兼施를 나타내고 있다. 甘味의 和中緩急과 辛味의 發散行氣에 초점을 맞추고, 소량의 苦味로써 주로 燥濕작용으로 보조하고 있는 형태이다. 즉 소화기에 가장 유익한 和中行氣化濕조건을 갖추고 있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포함), 脾13(胃10) 肝6(膽1) 肺5 心3(心包1) 腎2三焦1로서, 脾胃經을 주된 歸經으로 하고 여기에 肝肺心經이 보조하는 형태이다. 後天의 水穀之精氣를 관장하며 上乘하는 脾(脾爲運化之器)와 收納之器로서 下降하는 胃가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順氣下氣목적의 肝主疏泄과 血滯에 대한 대처 및 肺主氣와 肺爲通調水道, 安神목적의 心藏神의 보조 역할로 정리된다. 특히 肺經의 경우 脾喜潤而惡濕하므로 脾濕이 化濕되지 않으면 結聚하여 痰이 되고(濕生痰), 痰濕이 肺로 전이되는 내용에 대한 보완이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消食藥3 補益藥3 芳香性化濕藥2 理氣藥2 化痰藥1 利水藥1 理血藥1 解表藥1의 구성이다. 이중 補益藥은 健脾燥濕의 白朮 助脾氣의 甘草와 大棗, 芳香性化濕藥은 順脾氣의 蒼朮 行氣消導의 砂仁, 理氣藥은 順脾氣의 橘紅 順肝氣의 香附子로서, 모두 소화기능의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조합이다. 여기에 현재 및 향후 진행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食痰에 대한 化痰목적의 半夏와 이의 배설을 위한 除脾濕의 茯苓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타 氣血의 원만한 배합 및 活血목적의 川芎과 生薑의 배합으로 이루어진 처방으로 정리된다. 전체적으로는 모두 큰 범주에서의 소화기능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正傳加味二陳湯 구성약물의 세부 분류
1)二陳湯(半夏 橘紅 茯苓 甘草炙)-脾胃의 寒痰을 溫化할 수 있는 처방으로, 구성약물 각각 주요 역할(半夏-溫化寒痰, 橘紅-順氣, 茯苓-排泄, 甘草炙-調和 및 溫中)을 담당하고 있다.
①半夏-脾 胃 2經의 要藥으로, 嘔吐痰飮에 대한 常用藥으로 대표적인 袪痰劑이다. 효능이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炮製의 방법중 여기에서는 化痰消食하는 半夏麴을 사용하는 것이 마땅한데, 이는 기본적으로 독성에 대한 대처와 효력증대를 위한 修治과정인 것이다.
②橘紅-주로 理氣藥으로 順脾氣역할로 활용되는 陳皮를 보다 세분한 내용이다. 정확하게는 채취후 1년미만의 밀감에서 붉은 빛이 도는 겉껍질부분을 말하는 것으로서, 6陳약물로서 陳皮 보다 강력한 順氣역할을 필요로 할 때 사용하라는 약물이다. 임상현장에서는 햇밀감껍질(橘皮) 혹은 묵은 밀감껍질(陳皮)의 사용이 가능한데, 그 기준은 각각의 용량에 근거하면 될 것으로 본다. 즉 陳皮를 사용해서 橘紅의 효능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원래의 사용용량보다 많이 사용하면 된다.
③茯苓-소화불량의 虛實에 따라 白茯苓과 赤茯苓의 효율적인 선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즉 白茯苓이 補性을 띠고 健脾補中>利水滲濕의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補하면서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赤茯苓은 瀉性을 띠고 健脾補中<利水滲濕의 효능을 가지며, 이는 瀉하면서 利尿 작용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④甘草 : 기본적으로 隨氣藥入氣하고 隨血藥入血하는 조화의 약물이다. 여기에서는 炙하여 사용함으로써 溫性을 나타내어 脾胃常要溫의 이상적인 조건에 더욱 부합하게 된다.
2)消食藥-消化촉진과 消積導滯를 통하여 飮食不消로 인한 胸腹脹滿, 不思飮食, 噯氣呑酸, 惡心嘔吐, 大便失調 등과 같은 실제적인 증상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이다.
①山査肉-가장 많은 용량을 차지하고 있는 약물로서, 특히 草果 阿魏 등과 더불어 油膩肉積을 소화시킬 수 있는 要藥이다. 아울러 이러한 효능을 “其味酸而微甘 能補助胃酸汁 故能消化飮食積聚 以治肉積尤好”로 설명하고 있다.
②神麴-여러 종류의 解表藥과 麯粉이 발효해서 이루어진 것인데, 무릇 발효한 약품은 健脾胃, 調消化하는 효능이 있으므로 穀食을 잘 消化시킨다. 대표적인 麵類消化劑로서 穀食을 잘 소화시키고 健脾和中한다. 일반적으로 정해진 규정대로 만든 제품이 적어 양을 증량해서 쓰기도 한다.
③麥芽-음식물의 소화를 촉진시키는데, 특히 米麯 澱粉類의 食積을 잘 소화시키고(消化一切米麵諸果食積) 아울러 健脾開胃의 효능을 나타내는 消導劑이며 甘味性 健胃劑이다.
3)芳香性化濕藥-氣味가 방향성이며 그 性이 濕燥에 편향되어 있고 化濕하여 健脾 醒脾하는 작용이 있는 약물이다. 中焦의 濕邪를 제거함으로써 脾에 濕邪가 內阻하여 나타날 수 있는 脾의 運化 기능 失調(소화기질환)를 치료하는 약물이다.
①蒼朮 : 脾胃의 濕邪를 化濕시키므로 燥濕健脾시키고 祛風시키는 實症의 약물인데, 外로는 風濕의 邪氣를 제거하고 內로는 濕邪로 인한 병증에 上下表裏를 막론하고 隨證配用한다.
②砂仁-芳香化濕藥으로 性이 溫하면서도 燥熱하지 않고 行氣하되 破氣하지 않은 장점이 있어 능히 醒脾開胃시키며(性溫而不燥 行氣而不破氣 調中而不傷中), 中焦에 濕邪가 阻滯하거나 脾胃에 氣滯 및 脾胃가 虛寒한 모든 證에 적용된다.
③白朮-함께 응용되는 蒼朮이 實症에 응용되는 芳香性化濕藥이라면, 虛症에 대비하여 補氣작용은 비교적 약하나 溫燥의 性이 脾陽을 도와주어 補脾氣(脾主運化, 脾惡濕)하여 주는 補氣藥에 속하는 약물이다. 砂仁과 더불어 元氣를 상하지 않는 補益性 소화제이다.
4)解鬱藥-신경성 소화불량에 해당되는 氣鬱을 담당하는 香附子와, 血鬱性 소화불량을 담당하는 川芎의 첨가이다. 전체적으로는 解氣鬱>解血鬱의 모양을 나타내며, 특히 香附子와 川芎은 蒼朮 神麴과 더불어 行氣開鬱의 越鞠丸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5)기타
①生薑-보조제로서 3片이 사용됨으로써, 전체적으로 和中溫胃의 작용을 이용하여 健脾劑로서의 보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②大棗-보조제로서 2枚가 사용되는데, 이는 대부분의 補益藥에 中氣를 補益하는 보조 약물로서 배합(生薑 3片, 大棗 2枚)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3. 정리
이상을 종합하면 正傳加味二陳湯은 祛痰의 二陳湯에 消食 化濕 解鬱의 약물을 추가한 變方으로, 痰飮으로 인한 초기의 기능성 소화불량에 이용할 수 있는 芳香化濕劑이다. 이를 통해 食積及痰에 導痰 消食 行氣의 효능을 나타낸다. 여러 정황상 본 처방은 초기 소화불량의 상태를 벗어나 기질적인 이상(예:胃炎 및 胃潰瘍 등)으로의 진행 직전단계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약물치료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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