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나눈 한의학, 그리고 소중한 기억들

기사입력 2024.09.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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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MSTA 제 173차 베트남 의료봉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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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원광대학교 본2

     

    학창 시절 한의사를 희망할 때부터 품어온 해외 의료봉사에 대한 꿈을 KOMSTA 해외 의료봉사를 통해 실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통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KOMSTA 제173차 WFK-LKC 베트남 붕따우 의료봉사는 2019년 베트남 봉사 이후로 오랜만에 이루어진 파견이다. 이번 봉사에는 한의사 7명과 일반단원 9명이 참여해 싸이공-쩌우득 사립 종합진료소에서 4일간 진행되었고, 700여 명의 현지 주민이 한의 진료를 받았다. 침, 뜸, 부항과 더불어 도침, 추나를 활용한 치료가 이루어졌으며, 청상견통탕, 오적산, 구미강활탕, 반하사심탕 등의 복합한약제제를 사용했다. 


    다른 환경, 다른 문화

    진료소는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는 더운 기후였으며, 환자들은 접수 대기부터 진료대기까지 모두 실외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이 정도 더위는 익숙하다”며 매일 찾아와 진료받았고, 진료가 끝나고는 손을 꼭 잡으며 “깜언(감사합니다)”이라고 말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해당 지역은 의료가 낙후되어 있어, 치료가 필요함에도 병원에 가지 않거나 치료 효과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들이 많았다. 이런 환자들의 상황을 마주하며 더욱 열심히 봉사에 임하게 되었다. 또한 국내에서 의료봉사활동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허리 통증 같은 근골격계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았다. 특히, 더운 날씨의 영향인지 오랜 기간 두통을 앓으신 환자들이 많았고, 소화불량, 감기 등 다양한 환자군이 있었다. 


    환자의 증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언어의 차이로 인해 ‘다리에 맥이 풀렸다’, ‘척추 퇴화’ 등으로 통역되어 생소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묻고 소통하다 보면 한국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증상인 경우가 많아, 환자들의 구체적인 증상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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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많이 익히고 더 많이 베풀기

    의료봉사를 하며 더 많이 알수록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실감했다. 한의사 선생님들은 각 환자에 맞추어 적합한 치료를 하고, 생활 습관까지 세심하게 지도하셨다. 나라면 쉽게 답하기 어려운 환자의 질문에도 명쾌한 답변을 하며 진료하시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고, 한의학 공부에 대한 열정을 다질 수 있었다. 


    안내 역할을 맡았을 때는 오래 기다린 환자분들을 최대한 편하게 진료받는 곳까지 안내하려고 노력했다. 서툰 베트남 인사말에도 환하게 웃으며 즐거워하던 분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날에는 전날 진료를 받았던 어린 친구가 한글과 영어가 적힌 편지와 간단한 간식을 들고 다시 찾아와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그 아이가 한마디 한마디 고민하며 썼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도움을 주기 위해 봉사에 지원했지만, 돌아보니 오히려 내가 더 많은 것을 받았다. 진료실을 나서며 한명 한명 빼놓지 않고 붙잡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던 환자들, 많이 나아졌다며 다시 찾아와 환하게 인사하던 환자들, 밝게 다가와 하이파이브를 하던 아이, 베트남의 이모저모를 이야기하며 친해진 통역 친구까지, 모두가 소중한 기억이 되었다. 앞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익혀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베풀고 싶다.


    의료봉사를 안전하게 마칠 수 있게 이끌어주신 이승언 단장님을 비롯해,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진료해 주신 원장님들, 그리고 일반단원분들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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