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의료봉사 후 주민들이 스스로 한의원을 찾으세요”

기사입력 2024.08.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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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 없이 진정성만으로 쪽방촌 주민들과 가까워진 한의사들
    온기를 전하는 한의학, 창신동 골목에 따뜻한 변화를 불어넣어

    [한의신문=주혜지 기자] 온기를 전하는 한의사(이하 온전한) 한의의료봉사가 창신동 쪽방촌 주민들에게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침 치료의 즉각적인 효과 덕분에 많은 주민들이 만족감을 느끼고 있어, 의료봉사 전에는 한의원을 정기적으로 다니는 주민이 5명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그 수가 30명에 달하고 있다. 본란에서는 창신동 쪽방상담소의 김나나 소장과 김현기 간호사를 만나 주민들의 한의의료에 대한 반응과 한의학의 긍정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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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신동 쪽방상담소 김나나 소장


    Q. 김나나 소장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창신동 쪽방상담소 김나나 소장입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2003년 상담소 설립 때부터 이곳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창신동 쪽방상담소는?

     

    A. 처음에는 사회복지법인 우리모두복지재단에서 2003년부터 위탁운영으로 시작돼, 2018년 2월 서울특별시립화로 변경 운영되고 있습니다. 상담소는 주로 쪽방 주민들의 생활을 지원하고, 의료‧법률‧구직 등의 서비스를 연계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현재는 약 188가구가 상담소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저희 사회복지사 직원 7명이 새로 이사 온 사람은 없는지, 편찮으신 분들은 없는지 매일 방문을 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Q. 소장으로 일하시면서 느낀 소회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우리 창신동 주민들이랑 있는 게 좋습니다. 출근하는 게 재밌어요.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해소가 되죠.

     

    처음에는 상담소 직원들이 계속 도와드려도 고맙다는 표현도 잘 못하시는 분들이 대다수였습니다. 그래도 매일 찾아가면서 상담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드렸더니 점점 신뢰가 생기면서 본인의 가정사도 말씀해 주시고, 속내를 털어놓으시면서 감사의 표현을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아무 이익 없이 순수하게 나를 도와준 사람은 처음이라는 분들도 많았어요. 이분들이 초반과 다르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 것. 그 자체가 저한테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Q. 한의진료 후 어르신들의 반응은?

     

    A. 정기적으로 ‘온기를 전하는 한의사’ 분들이 오셔서 집집마다 방문해 침을 놓아드리는데, 한의진료를 받으신 어르신들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십니다. 많은 분들이 만족해하시고 꾸준히 진료 받기를 요청하셔서, 월 3회로 진료를 늘리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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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신동 쪽방상담소 김현기 간호사

     

    Q. 김현기 선생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한의신문이랑 인터뷰한 지 2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창신동 쪽방상담소에서 주민들의 건강관리, 우리 지역에 있는 지역사회 의료 자원 연계를 위해 활동해 왔습니다. 간호사지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사회복지사로 한번 일해보고 싶어 창신동 상담소에 오게 되었습니다.

     

    Q. 쪽방상담소에서 주로 하는 일은?

     

    A. 주민들의 건강 관리를 주로 하고 있고, 지역사회 의료 자원 연계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대기 기간이 좀 있기는 하지만, 돈이 없어서 병원을 못 가는 주민은 저희 창신동에는 아무도 없어요. 처음엔 댁에 방문을 해서 적합한 병‧의원을 찾는 걸 도와드리고, 간호사로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혈압 체크나 당뇨 체크는 제가 해요.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병원에서 처방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직접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사실 온전한이 맨 처음에 시작했을 때 지금처럼 좋아하시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주민들이 이미 만성 질환으로 근육이 다 닳고 허리도 아픈 상황이기도 하고, 과거에 침 치료를 받고 아팠던 분들은 부정적인 기억 때문에 방문을 꺼리셨습니다. 그런데 한 명 두 명씩 진료를 받으시다 보니, 현재는 많은 분들이 한의진료를 받고 계세요.

     

    한의의료봉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고정적으로 한의원 다니시는 주민들이 5명 정도 계셨는데, 지금은 꾸준히 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 30명 정도 됩니다. 특히 창신동 시장 가는 길에 한의원이 몇 군데 있는데, 주민들이 점차 한의학에 친숙해지면서 스스로 내원해 진료받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Q.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한의학의 매력은?

     

    A. 일단 온전한의 장점을 말씀드리면, ‘목적’이 없습니다. 주민들한테 바라는 게 없어요. 

     

    쪽방촌 주민들의 연령대가 대부분 6~70대시다 보니까 젊은 친구들이 방문하면 정서적 환기도 됩니다. 온전한 젊은 친구들이 방에 직접 와서 진료도 해주고, 이야기하며 속에 있는 것들을 내어놓으면서 우울감도 좀 가라앉으시는 것 같아요.

     

    또한 양방의료봉사 오시는 분들도 보통 기계를 들고 올 수가 없다 보니까 일단 방 안에 들어가지 않아요. 근데 한의학은 직접 촉진하고, 맥도 봐야 하니까 방 안에서 주민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죠. 물론 밖에서 진료하시는 것도 좋지만 진료라는 게 사실 가장 편안한 곳에서 받는 것도 장점이거든요.

     

     

    Q. 근무 중 보람을 느낀 순간은?

     

    A. 주민분들이 도움을 받으시고 자립을 하실 때 보람을 느껴요. 상담소에서는 취약계층 구직도 알선해 드리고 있는데, 정기적으로 꾸준한 상담과 지원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고, 그 일을 통해 자립하시는 모습을 볼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주민분들이 고맙다고 해 주시는 말씀이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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