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병 치료 전략 11

기사입력 2024.08.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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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병은 생활습관병, 불규칙한 수면 패턴도 한 원인”
    한의학 최고의 무기인 첩약을 쓰면서 환자의 체질, 상황에 따라 불면증 처방 응용

    제강우 원장님.jpg


    제강우 원장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경북 구미시 구미수한의원 제강우 원장으로부터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되는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각종 질환의 치료 전략을 실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중앙교육위원인 제강우 원장은 <모르면 나만 고생하는 교통사고 후유증>의 저자이자, 유튜브 채널 <한의사의 속마음>을 운영하며 올바른 한의약 정보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당뇨병을 앓은 지 20년이 넘으신 분이 한의원을 내원하였습니다. 만 61세의 여성 환자분으로 오래전부터 당뇨병을 앓고 있었는데 원래 자신의 체중이 48KG이었는데 계속해서 수개월마다 1KG씩 야금야금 빠져 지금은 44KG이라는 겁니다. 

    한여름에 힘들다고 보약을 지으러 오셨는데요. 동의보감 소갈문의 상소, 중소, 하소 중에 중소증이면서 식역증이죠? 처방은 생진감로탕 가미방을 했지만 그것으로 우리 역할이 다 끝나는 게 아닙니다.


    조금 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예상한 바와 같이 이분도 수면장애가 있었습니다. 마른 당뇨병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신경, 스트레스 쪽의 문제가 있으면서 불면증이 있어 수면 시간이 충분치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생을 12시 이전에 잠들어 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분이 2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당뇨병 치료,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여쭤보았는데요. 한숨이 나왔습니다. 임상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하고 많이 다릅니다. 우리는 당연하게 20여년 당뇨를 앓으면 기본적으로 하루 3회 혈당 체크를 해왔겠지 하는데 아닙니다. 


    이분은 아침에 일어나서 재는 공복혈당 조차 재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냥 3개월마다 당뇨약 타러 가서 잠시 10~20초도 안 되는 진료 후 처방받은 당뇨약 받아 복용하고, 중간에 홈쇼핑 보면서 모 한의사가 좋다고 하는 녹용 먹으면 되겠지 했습니다. 또한 유튜브에서 어디에 좋다고 하는 거 보고 몇 백만 원 하는 것 사 먹고, 그렇게 지내면서 왜 계속 살이 빠지지? 계속 힘이 없지 합니다. 


    실제 공복혈당은 130mg/dL이고 당화혈색소는 6.1%입니다. 당뇨병 관리가 잘 안 되는 거죠. 그러니 중소증까지 진행된 거죠. 이 분을 상담하면서 당뇨병에 대해 동료 한의사 분들과 환자 분들에게도 더 열심히 많이 알려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환자 분에게는 저의 처방도 잘 챙겨 드시는 것은 물론 주 3회 침·뜸 치료하러 오시라하고 이후 오실 때 마다 공복혈당 수치를 계속 물어 보겠다고 했습니다. 


    당뇨병에는 뭐가 좋다는 보약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 때문에 혈당이 올라가는지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잘 관리해야 한다고 알려드렸습니다. 이분에게 생진감로탕 가미방을 쓰면 우선의 체중 감소 속도를 낮출 수는 있지만 더 나아가 적극적 혈당 관리도 함께 가야 하는 것입니다. 


    수면장애 매해 증가, 2022년 기준 약 65만 명


    자, 다시 수면 이야기를 합니다. 건강보험 데이터에 따르면 매년 국내에서 수면장애를 겪는 분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2022년 기준으로 약 65만 명의 사람이 수면장애로 진단을 받았는데 2011년에 비해 약 50%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진료를 받은 이들이 이 정도이면 실제 수면의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은 더 많을 겁니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패턴, 과도한 업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당뇨병은 생활습관병입니다. 이 정의대로 불규칙적인 수면패턴이 병을 만드는 것이니 당연히 수면 패턴도 규칙적으로 조절되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그 부분도 같이 가이드 해드려야 합니다.

    한의학의 최고의 무기인 첩약을 쓰면서 환자의 체질, 상황에 따라 불면증 처방을 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충분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환자들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래야 잠자는 동안 당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면서 혈당이 하향 안정화됩니다.


    하버드 의대 당뇨병 센터에서 발간한 <당뇨리셋>의 내용을 토대로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살펴봅니다.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 중이신 분들은 치료가 단기간에 쉽지 않지만 아직 복용한지 얼마 안 된 분들은 우선 수면제를 복용하시되 한약 처방도 병행해서 잘 챙겨 드시게 하면서 숙면할 수 있도록 여러 노력을 하면 됩니다. 


    점차적으로 수면제 복용 없이 스스로 숙면을 취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숙면하는 날이 늘어날수록 음식의 조절만으로 제어가 잘 안 되던 혈당 조절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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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빛 쬐기 등 낮부터 숙면 준비 시작해야”


    우선 어떤 날은 잠을 못 잤다가 어떤 날은 밀린 잠을 주무신다고 늦게까지 주무시는 분들이 많지요. 계속 불규칙적으로 일어나기 보다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부터 들이도록 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면 수면 패턴이 체내 리듬과 점차 보조를 맞추게 되고 따라서 야간에 더 쉽게 수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낮부터 숙면에 대한 준비를 해야지요. 가능한 낮에 어느 정도 시간은 햇빛을 쬐어야 합니다. 햇빛에 눈을 노출시키면 뇌의 시상하부에 신호가 전달돼 수면, 각성 패턴이 강화됩니다. 대체로 낮에 햇빛을 쬐는 시간이 많을수록 밤에 더 푹 잘 수 있습니다. 낮에 어느 정도 바깥 생활을 하셔야 밤에 푹 주무실 수 있는 것입니다. 


    북반구의 겨울에 일조 시간이 짧은 경우 계절성 정서장애 치료에 쓰이는 라이트 박스를 이용해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낮에 햇빛을 쬐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또 낮잠을 가능한 자지 않아야 합니다. 밤에 잠이 잘 안 오거나 도중에 깨는 일이 잦은 경우 낮잠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킵니다. 낮잠이 밤중에 졸음을 유발하는 수면압을 저하시키기 때문입니다. 


    카페인을 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취침 8시간 전에는 커피나 홍차뿐 아니라 카페인이 함유된 탄산음료, 에너지 음료, 초콜릿 등의 카페인을 일체 섭취하지 말아야 수면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도 카페인을 피해야 합니다. 

    그 다음 가정으로 가서 수면 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수면에서 또 중요한 게 심부체온 저하 현상입니다. 취침 3시간 전에 온욕을 해서 체온이 상승하면 1~2시간 후에 그에 대한 반동으로 체온 저하가 촉진되어 쉽게 잠들 수 있습니다. 


    또한 취침 전에는 음주를 삼가야 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을 수 있지만 아닙니다. 앞에서도 진료 일선에 담당의가 볼 때는 당연하다고 하는 것을 환자는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고 매일 음주를 하시는 분도 상당히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 분들 그렇게 음주를 하고 잠이 든다고 숙면을 취하지는 못하시죠? 


    야간에 한두 잔 이상 술을 마실 경우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피로도 풀리지 않을뿐더러 잘 깨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코올을 많이 섭취할수록 알코올이 미치는 영향도 더 강력해집니다. 밤중에 잘 깨고 다시 잠드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저녁 식사 후에는 알코올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숙면 취하려면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돼야”


    그 다음 침실 환경을 살펴보겠습니다. 침실을 최대한 어둡게 합니다. 숙면을 취하려면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되어야 합니다. 뇌는 어두울 때 멜라토닌을 분비하며 밝은 빛에 노출되면 분비를 멈춥니다. 따라서 취침시 블라인드 또는 차광 커튼으로 빛을 차단하고 발광 전자기기에는 덮개를 씌워 되도록 침실을 어둡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분들 잠이 안 온다고 휴대폰을 열어 유튜브나 인터넷 뉴스를 보는 경우 많죠? 잠들기 전에 휴대폰을 만지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분도 그렇지요? 잠이 안 온다고 누워서 핸드폰을 보다가 꼬박 날밤을 샌 적이 있으시죠? 


    추가로 침실 온도는 약간 선선하게 유지합니다. 침실이 너무 따뜻하면 수면을 취하는데 필수적인 체온 저하를 둔화시킬 수 있습니다. 침실 온도는 비교적 낮게 유지하되 담요 등을 덮어 몸이 식는 것을 막으면 심부 체온 저하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당연한 듯 하지만 지키지 못하는 게 많습니다. 불면증 치료를 하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동시에 교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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