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시행될 ‘돌봄통합지원법’, 한의사가 미리 미리 준비해야”
방호열 원장(거제시 동방신통부부한의원·장기요양재택의료센터)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거제시 장기요양재택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방호열 원장(동방신통부부한의원)은 최근 장기요양보험제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방 원장은 지역한의사회 보수교육, 학회, 공보의 특강 등을 통해 재택의료센터 관련 강의를 통해 한의방문진료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한의재택의료연구회’도 결성해 관련 교육 및 제도 연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편집자주]
Q.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한의계에 훌륭한 일을 하신 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이런 큰 상을 주신데 감사드린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수상 소식을 듣고, 토요일 진료 후 가족들과 함께 서울로 왔다.
그동안 한 달의 절반 이상을 자정이 지나 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아내 혼자 아이 셋을 돌보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이번 수상을 통해 자랑스러운 아빠와 남편이 될 수 있었고, 그동안 재택의료센터를 위해 함께 고생한 간호사, 간호조무사, 사회복지사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Q. 장기요양보험제도 발전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거제시 동방신통부부한의원은 지난 2022년 12월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공모에 선정돼 거제시에서 재택의료센터를 겸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101명의 환자가 새로 등록했으며, 44명이 사망 등으로 제외되고, 57명(일차의료 방문진료 포함 시 61명)을 대상으로, 방문진료·간호 및 통합돌봄을 진행하고 있다.
한 달간 방문진료는 88회(재택의료센터 82회, 일차의료 한의방문진료 6회), 방문간호 217회, 사회복지사 대면·비대면 상담 60회 이상을 시행했다. 연단위로 본다면 약 1000회의 방문진료와 약 2500회의 방문간호를 하고 있는 셈이다.
Q. 한의방문진료 사업에 참여한 계기는?
지난 2021년 9월 한의일차의료 방문진료부터 참여하게 됐다.
계기는 단순히 주변 한의사의 권유였다. 당시 체중조절 목적으로 점심을 먹지 않고 있던 시기였는데 ‘이왕 남는 점심시간을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자’는 생각이 가장 컸고, 경제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로, ‘아이들 교육비를 벌어 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면서 1년이 지나고, 재택의료센터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방문진료 및 교육 전파에 뛰어들게 됐다.
▲동방신통부부한의원은 최근 복지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도 지정됐다.
Q. 최근 정부의 ‘연명의료관리기관’으로 지정됐다.
현재까지 많은 재택임종환자가 있었다. 그중 세 분은 보호자의 의지로 사전 재택임종을 요청한 경우로, 재택의료센터에서 △생의말기 돌봄 △호스피스 △재택임종의 순서로 진행했으며, △사망진단서 발부 △장례식장 연계 및 사후 돌봄까지 진행했다.
세 분 가정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재택임종을 원하고 있으나 도움받을 기관이 없는 상태에서 재택의료센터의 역할이 많이 도움이 됐다.
전국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한의원은 총 4곳이 있는데 동방신통부부한의원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에 선정돼 지난달부터 업무에 들어갔다.
초고령사회, 앞으로 재택임종을 원하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신청하게 됐다.
재택임종은 한의사 주도로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의 다학제로 이뤄진다. 임종과정에서 다양한 병변이 나타나 예기치 못한 변수들 또한 존재하는데 증상으로 임종 시기를 예측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미리 알고, 준비한다면 재택임종환자의 70% 이상은 한의사가 충분히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한의약 돌봄을 위한 개선점이 있다면?
재택의료센터의 주무기관인 거제시청과 협력은 아직은 가야할 길이 먼 것 같다. 담당 주무관의 잦은 변동과 함께 인력·예산·조례제정 등에 대한 지원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돌봄 현장은 매우 열악한데 제한된 진료 횟수·수가·대상자 수가 대표적 사례다.
한의방문진료를 시행한 결과 지역 환자를 제대로 돌보기 위해선 현재 월 60회(주 15회)로 제한된 진료 횟수를 향후 월 160회 이상으로 확대하고, 수가 또한 현재보다 50% 이상 인상해야 하며, 간호사 동반수가 등 다양한 수가가 마련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또한 한의사가 참여하는 장애인·치매·노인 주치의 사업이 방문진료 기반 사업들과 함께 진행돼야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한의사들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원칙에 따른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국적인 방문진료 교육에 나서고 있는 방 원장
Q. 재택의료센터의 운영 방향은?
현재 거제시 재택의료센터는 저 외에도 초단기 근로 한의사, 간호사 3명, 사회복지사 1명, 간호조무사 2명이 근무 중으로, 향후 시스템적인 면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는 제가 중심인 소규모 팀이라면 향후 여러 팀이 있는 재택의료센터로 확장될 예정이며, 센터의 전산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재택의료팀에 있어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 생각해 현장에서 자주 만나는 치매, 파킨슨병 등의 노인성 질환, 욕창 및 재택임종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매뉴얼도 구축할 계획이다.
오는 2026년 3월에 시행되는 ‘돌봄통합지원법’에 앞서 거제시청과 협력해 지역사회에서 한의사를 중심으로 한 통합돌봄 체계를 만들도록 노력해나갈 예정이다.
▲방 원장은 최근 비대면진료를 통한 욕창치료 사례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Q. 향후 개인적인 활동 계획은?
지난해 거제시 재택의료센터 연간 계획을 수립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대한한의학회가 제주에서 개최하는 ICMART 국제학술대회 발표가 계획돼 있으며, 이와 함께 장애인 진료 사례 논문과 재택임종 케이스 논문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그동안 진행해온 재택의료센터 1·2차 사업에 대한 보고서 논문도 기획하고 있다. 특히 욕창 치료와 관련해선 우리나라에서 외국에 있는 환자를 비대면으로 치료한 사례도 만들고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의 재택의료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견학하고, 관련 학회에도 참여하는 등 시야를 넓히고 싶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한의 일차의료 정착에 힘써 주신 대한한의사협회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방문진료 분야에 있어 대한한의사협회 차원의 관리도 중요해질 것이다. 한의방문진료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지원과 더불어 의료서비스에 있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컨트롤타워 또한 필요하다.
대한한의사협회, 한국한의약진흥원 등의 공적기관과 방문진료 현장의 한의사들이 협력과 소통을 강화한다면 빠른 제도 정착을 통해 초고령사회에서의 돌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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