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누구나 노출될 수 있는 ‘질병’으로 접근해야”

기사입력 2024.08.0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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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아 의원, ‘중독 치료·회복 어떻게 도와야 할까?’ 토론회 개최
    “중독 예방·관리·시설, ‘중독치료회복지원법’으로 통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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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의원(국민의힘)이 지난달 31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한 ‘중독 치료·회복 어떻게 도와야 할까?’ 토론회에서 중독자 치료와 회복을 위해선 ‘중독치료회복지원법’을 통해 여러 부처로 분산돼 있는 중독 예방·관리 업무의 통합과 전문 치료시설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지아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이제는 중독이 과거처럼 소수의 범죄자가 저지르는 중범죄가 아닌, 누구나 노출될 수 있는 질병임을 인정하고 접근해야 하는 만큼 이와 관련된 ‘중독치료회복지원법’을 발의했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관리의 중요성, 시설의 현황과 과제, 재활을 넘어 자활(自活)에 이를 수 있는 지원방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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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한지아 의원이 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한 ‘중독치료회복지원법’ 제정안은 물질·행위 중독 등 각종 중독성 질환에 대한 예방·치료·회복 지원과 관련해 △부처간 협력시스템 구축 △중독전문치료기관 및 국가중독관리통합센터를 지정·위탁해 중독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이날 토론회는 △중독치료의 실제와 나아갈 방향(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 △중독사례 관리의 중요성(이인숙 수원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 △중독 재활시설 현황 및 과제(이천근 한국중독재활시설협의체 회장) △중독 재활과 자활(신용원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 목사) △중독치료 지원을 위한 정책 방향(민태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수석부회장)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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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 검거 수(‘23년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는 지난 ‘13년 9764명에서 ‘23년 2만7611명으로, 10년 사이 2.8배 증가했으며, 10대(5.3%)와 20대(30.3%) 합계 비중도 역대 최고였다.

     

    이에 정부가 최근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 마약중독 치료보호 예산을 올해 22억원으로 증액하고, 지난달부터 마약 중독 치료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도록 했지만 지역사회 시설에는 정부 지원이 전무한 상태이며, 민간 정신의료기관에 의존(90%)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마약중독 치료병원인 치료보호기관도 전국 31곳 중 15곳(60.0%)는 치료 실적이 ‘0건’으로 조사됐으며, ‘인천참사랑병원(인천)’과 ‘국립부곡병원(경남)’이 전체 실적의 88%로, 사실상 마약중독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은 전국에 두 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천 원장은 “복지부 산하 50여 개의 중독통합관리지원센터와 식약처가 기획한 전국 17개 마약재활센터는 정작 어느 부서에서 전담해 관리할 것인지 정해지지 않고 있다”면서 “사법부에 있어서도 교정 시설 내 재활프로그램이나 마약이 적발되는 순간부터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인식도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천 원장은 “국무총리 산하의 마약중독치료 컨트롤타워 구축을 통한 중독 전반에 대한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각 부서별 역할의 재정의 △예산의 효율적 사용 △기존 치료·재활 시스템의 활용 △권역별 치료지정기관 지원 △현실적인 수가를 통해 민간의료기관의 참여 유도 △전문가 양성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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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진 발표에서 이인숙 수원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은 “중독은 전인적 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으로, 전 생애를 거쳐 회복과정을 돕도록 하는 포괄적·연속적 개념의 ‘중독사례 관리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중독사례 관리 개입 과정을 △1단계: 격리와 금단증상의 치료 및 해독 △2단계: 단순한 수준의 교육 △3단계: 치료적 환경과 다양한 심리사회적 재활프로그램의 제공 △4단계: 안전한 환경에서의 직업훈련과 사회복귀, 새로운 사회 지지체계 형성으로 나눠 설명했다.

     

    특히 이 센터장은 “중독 문제는 복합적·다면적이고, 높은 재발률을 보이는 만큼 다양한 인프라의 구축으로 중독 문제 대상자가 선택할 수 있는 치료재활 서비스의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전문요원 사례관리자(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정신과 의사, 가족, 멘토 등과 동료지원가 양성을 통한 자조를 통한 지역사회 회복 네트워크가 구축되도록 ‘중독치료재활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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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근 회장은 중독재활 발전 방안으로 △중독재활시설 설치 및 운영을 위한 법률 제정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으로 건강부담금 부과 △중앙환원으로 치료 및 지원의 연속성 확보 △범법자의 경우 치료명령제와 치료공동체 확대 검토 △중독재활시설 전담 부서 변경 △법무부, 행안부 등 범부처 회복연계시스템 구축 △당사자 권익옹호 활동 및 직업 유지 등을 위한 중독당사자 지원센터 설립을 제안했다.

     

    이 회장은 “예방·치료·재활을 아우르는 ‘중독치료재활법’의 시행을 통해 중독당사자센터 자조모임 등의 사회 네트워크로 함께 치료해 나가는 길이야말로 중독 위험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첫 마약중독 치료 공동체인 ‘소망을 나누는 사람들’을 만들어 자비로 운영하고 있는 신용원 목사는 “마약류사범에 대한 교정기관 수감만으로는 재범방지 대안이 될 수 없어 회복 과정 참여가 필요한 중독자는 수감을 단축하고, 보호관찰을 병과해 치료 의무에 대한 책임을 부과해야 하며, 정부는 민간형 중독자 재활기관을 육성·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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