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의원 “의정 갈등에 환자들 고통과 불안 가중···해결책 마련 시급”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국회 건강과 돌봄 그리고 인권 포럼(대표 이수진)’은 27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의료공백 장기화 사태 병원 노동자-환자-산업계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병원 노동자·환자·의료 산업계 관계자들의 현장 이야기를 듣고, 대책 방안을 모색했다.
‘국회 건강과 돌봄 그리고 인권 포럼’은 제22대 국회에 부여된 우리나라 의료쳬계의 근본적인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노인·장애인·아동·여성 인권 증진 및 돌봄체계 강화를 위한 입법·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고자 결성된 국회 연구단체로, 이날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김영배·김윤·박희승·서미화·임미애·장종태·전종덕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좌장을 맡은 김윤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환자들의 고통과 불안이 가중되고 있고, 현장을 지키는 병원 노동자들 역시 업무과중·고용 불안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간담회에선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해결 방안이 도출되길 바라며, 포럼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도 토론회, 간담회, 세미나 등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좌측부터 권미경 위원장, 이은영 지부장, 서이슬 대표, 임민혁 본부장
토론에서 권미경 연세세브란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의사들의 집단휴진 사태로 진료 연기, 수술 지연, 응급실 최소 운영 등 환자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외래 환자가 일일 평균 1만명에서 8000명 내외로 감소하는 등 병원 경영 악화로 인해 시간 외 근무 통제 및 희망퇴직 등도 강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세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은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을 결정한 데 대해 진료 연기, 예약 취소 등 관련 업무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권 위원장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피해를 감내하며 현장을 지키고 있는 병원 노동자들이 동의도 안 된 집단행동으로 파생된 업무에 강제 동원되는 모순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의정갈등이 하루 빨리 마무리되도록 병원 교수님들은 한발 양보하고, 정부도 대화를 통해 중재에 나서길 바란다”면서 “병원 노동자 입장에서도 전공의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등의 문제를 알고 있기에 교육 환경이나 처우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영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경희의료원지부장은 “전공의들이 그동안 제기해온 주 80시간 근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 120일이 되도록 병원에 돌아오지 않고 있어 병원 노동자들은 무급휴직을 가거나 급여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으며, 이와 더불어 병원 내 입점한 일반 업체들도 막대를 피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이어 “교수들은 ‘진료지원(PA) 간호사’를 개인 비서처럼 자신에게 1명씩 배치할 것을 요구, 이를 간호부서나 병원이 통제할 수 없도록 만들었으며, 병원의 의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 인력이 환자가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진료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는 의사들의 특권의식이 정부가 타협할 수 없도록 만든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 지부장은 아울러 “앞으로 언론 등에서 의협 등에 대해 ‘의료계’가 아닌 ‘의사단체’라고 바로 표현해야 할 것으로, 모든 의료계 직종들은 의사단체의 진료 거부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환자들을 위해 병원 근로자들이 당당하게 출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이슬 한국PROS환자단체 대표의 아이가 앓고 있는 질환인 ‘PROS(PIK3CA 연관 과성장 증후군)’는 10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진 희귀질환으로, 그 특정 유전자가 암의 기전과 같아 항암제 중 일부 약물에 추정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서이슬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딱 하나 있는 약물은 유방암에 쓰이는 약물로, 이를 사용하려면 유전자 조직 검사를 해야 하는데 이번 전공의 이탈 사태로 인해 검사가 무기한 미뤄진 상태”라면서 “유전자 검사 이후 약물치료 가능성을 볼 수 있는 곳이 아산병원, 서울대병원인데 두 군데 모두 막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서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가 희귀성 질환자에 대한 관심과 대책이 없는 것은 의료시스템이 수익과 이윤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환자가 필요할 때 의료적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희소 질환자에 대한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임민혁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본부장은 “의료기기는 고가 제품이며, 인력 또한 많이 투입되는 산업 중 하나인데 의료 공백 사태가 언제 해결될지 예측되지 않는 상황에서 업체들은 재고 관리나 인건비 문제 등을 겪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며, 병원에 공급을 중단했을 경우 이를 재개하는 데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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