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병의 치료경험을 바탕 삼아 옛 책들을 찾아서 정리한 ‘한의약 귓병 옛이야기 풀이(도서출판 바다와산)’가 출간됐다. 앞서 ‘한의약 눈병 옛이야기 풀이’를 저술한 박용신 밝은눈한의원장의 신간이다.
임상에서 귓병은 지금 한의사들에게 여전히 낯선 분야다. 전문분과가 있지만 많은 한의사들이 진료하는 진료과목은 아니다. 그나마 진료하더라도 주로 서양의학적으로 진단하고 한의학적으로 치료하는 방식일 때가 많다. 한의학적인 침과 한약 등을 쓰면서 진단을 서양의학적으로 한다면 치료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옛 책에 있던 내용을 잘 알면 훨씬 잘 치료할 수 있다.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진료법을 소개하고 있다.
◇ 주후비급방-갑자기 귀가 먹을 때 치료하는 모든 처방
갈 씨에 귀가 갑자기 먹을 때 쥐 쓸개를 귓속에 넣는데 3번이 지나지 않아 낫는다.
어떤 사람이 ‘옆으로 누워서 쓸개 1개를 다 떨어뜨리고 빨리 쓸개즙을 아래쪽으로 나오게 한다. 처음에는 더욱 귀가 먹지만 반나절 있다가 낫는다’고 했다. 30년 동안 귀가 먹을 때도 치료한다.
또 처방은 파두 14개를 빻아 오리기름 반 량을 불에 녹여서 파두를 넣는다. 팥알 크기로 솜에 싸서 귓속에 넣고서 하루에 1번 바꾸면 낫는다. 요씨는 30년 동안 귀가 먹을 때도 낫는다고 했다.
갑자기 바람을 맞아 귓속이 먹먹하다고 느끼면 빨리 소금 7되를 밥시루에 쪄서 뜨거울 때 소금 위에서 귀로 베개를 벤다. 차가워지면 다시 바꾼다. 귀가 갑자기 아플 때도 쪄서 찜질해 치료한다.
또 처방은 과루근을 귓속에 들어가도록 깎아서 납월 돼지기름에 3번 끓어오르게 끓여 꺼낸 다음에 귓속에 막는다. 날마다 하고 21일쯤 지나면 낫는다.
귀가 먹을 때 창포근환 처방이다. 석창포 뿌리 1촌 파두(껍질과 심을 없앤다) 1알. 둘을 합쳐 빻아 체로 쳐서 7환으로 나눈다. 1환씩 솜에 싸서 누워서 막고 밤에 바꾸면 10일이 지나 낫는다. 노란 진물도 낫는다.
귀가 먹을 때 파두환 처방이다. 파두(심과 껍질을 없앤다) 1개 반모(날개와 다리를 없앤다) 1개. 위에 약을 함께 빻아 체로 쳐서 솜에 싼 다음에 귓속에 막고서 2번 바꾼다. 이럴 때 써봤는데 아주 좋았다.
또 처방은 자석 석창포 통초 유향 행인 피마자 송진을 찧어 체로 쳐서 가루 내어 같은 양의 밀랍과 거위기름에 섞는다. 단단하도록 환을 만든 다음에 조금 길게 해서 송곳으로 가운데에 구멍을 뚫는다. 먼저 귀에 막힌 것을 없애고 하루에 2번 넣는다.
처음에는 가렵고 소리가 나지만 1달이 지나면서 모두 낫는다. 전중감도 효과를 봤다.
또 처방으로 귀가 갑자기 먹을 때 치료한다. 파두 1알을 밀랍에 싸서 침으로 찔러 통하도록 뚫어 귓속에 막는다.
매사방에 귀가 오랫동안 먹을 때 치료한다. 송진(졸인다) 3량 파두 1량을 서로 섞어 환이 될 정도로 짓찧는다. 얇은 솜으로 싸서 귓속에 넣어 막고 하루에 1번 바꾼다.
성혜방에 신장 기운이 비워져서 귀가 먹을 때 치료한다. 사슴 콩팥 1짝을 기름막을 없애고 썬다. 메주즙 속에 멥쌀 2홉을 넣고 함께 끓여 죽을 만든다. 다섯 맛을 넣는 방법으로 고르게 섞어서 빈속에 먹는다. 국이나 술로 만들어도 된다.
두임방에 신장이 비워져서 귀가 먹을 때 치료한다. 10년 안에는 1번 먹으면 낫는다. 전갈(아주 작은 것) 49개 생강(전갈 크기) 49조각. 위에 약을 구리그릇 안에서 생강이 마를 정도로 볶아 가루 낸 다음에 1번에 모두 먹는다. 초저녁에 따뜻한 술로 먹고 밤 10시쯤까지 모두 먹는데 술 먹는 양에 따라 취해도 괜찮다. 다음날에 귓속이 생황처럼 울리면서 효과가 있다.
승금방에 귀가 먹을 때 치료했더니 효과가 있다. 마른 지렁이에 소금을 넣고 파대롱 안에 넣어두었다가 물이 되면 귓속에 떨어뜨린다.
천금방에 귀가 먹을 때 치료한다. 웅황 유황 각각 같은 양을 가루 내어 솜에 싸서 귓속에 막는다. 또 처방은 술 3되를 걸러서 모형자 1되를 부수어 넣고 7일 동안 담갔다가 찌꺼기를 없애고 내키는 대로 모두 먹는다. 30년 동안 귀가 먹을 때도 낫는다. 또 처방은 부자를 좋은 식초에 넣고 약한 불로 삶아서 뾰족하도록 깎아 귀에 막으면 효과가 있다.
외대비요에 귀가 먹을 때 치료한다. 백개자를 짓찧어 사람 젖에 섞어 솜에 싸서 귓속에 막으면 낫는다.
◇ 삼인극일병증방론-귓병의 증상과 치료
비록 신장이 구멍을 귀에 기댄다고 하더라도 귀는 소리가 모이는 곳으로 다섯 소리를 받아들임을 알아야 한다. 밖으로는 궁상각치우이고 안으로는 ㅋ히이~, ㅋ희우~, 헤에~, 츠이~, 쉬이~이다. 안으로 오장에 이어져 있으면서 밖으로 여섯 넘침에 합친다.
그래서 바람, 차가움, 더움, 축축함이 사람에게 귀가 먹게 하거나 귀가 울게 한다. 근심함, 생각함, 기뻐함, 성냄은 흔히 안에서 막힌 것을 생기게 한다. 일함과 쉼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더욱이 피가 나오거나 고름이 생기는 귀고름증이나 비린내 귀고름증이 있다. 또 귀지가 위에 딱 들어맞으면서 아래도 들어맞아 나오지 않거나 날아다니는 것이 들어올 때도 있다. 모두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도 서로 다른 방법이 있다.
창포환은 귀가 갑자기 아프거나 귀가 먹어 소리를 듣지 못할 때 치료한다. 석창포 부자(구워 껍질과 배꼽을 없앤다) 각각 같은 양. 위에 약을 가루 내어 식초를 넣고 행인 크기로 환을 만들어 솜에 싸서 귓속에 막고 하루에 2번 바꾼다.
옛 책에서 어떻게 치료했는지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앞에 썼던 책과 마찬가지로 병증에 따라 그 시대를 대표하는 책들을 시대순으로 벌려놓았다. 그래야 이야기의 앞뒤 벼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차>
머리말
일러두기
두루 살펴보는 귓병이야기
낱낱을 살펴보는 귓병이야기
1. 귀먹음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침뜸 치료
3) 옛 책 이야기
2. 귀울이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침뜸 치료
3) 옛 책 이야기
3. 귀 고름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침뜸 치료
3) 옛 책 이야기
4. 귀 부스럼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침뜸 치료
3) 옛 책 이야기
5. 귀 아픔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침뜸 치료
3) 옛 책 이야기
6. 귀 가려움증
1) 앞 사람들의 치료경험
2) 옛 책 이야기
7. 귀 부음증
8. 귀 종기증
9. 귀지증
10. 귀 피나옴증
11. 귓속 이물증
12. 귀 외상
어린아이 귓병
● 귓병 홑처방
부록(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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