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건강보험·재정의 역할은?

기사입력 2024.05.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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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의료 격차 시급히 해소해야 국민의 보편적 건강보장 가능
    지역 의료자원 구축 거버넌스 및 재정 재구조화 필수
    보건복지부, 제8차 의료개혁 정책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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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강준혁 기자] “보건의료 재정은 보편적 건강보장을 달성 가능하게 하는 보건의료시스템의 핵심기능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가 2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건강보험과 재정의 역할'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 2월 ’필수・지역의료를 살리는 의료개혁 4대 과제‘를 발표한 후 필수의료 재정 지원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2025년 예산안 편성 지침‘ 재정투자 중점 분야에 처음으로 필수의료 분야 육성과 지역거점병원의 공공성 확대를 포함시키고 필수의료 특별회계 신설 등 별도의 재정체계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토론회는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보건의료 분야 재정 투자의 우선순위와 건강보험과 재정의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규홍 장관은 인사말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본질적인 기능”이라면서 “정부는 필수의료만큼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자세로 의료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보건의료가 국가의 본질적 기능으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재정뿐만 아니라 정부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오늘 의료계와 전문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강화,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 등 의료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 지원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이날 발제를 맡은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장은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건강보험과 재정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강 실장은 “의료개혁은 의료전달체계의 개혁을 의미한다”면서 “개혁 추진을 위해 지역 의료자원 구축에 대한 거버넌스와 재정 재구조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 전 국민 포괄 단일 보험자 구조인 건강보험을 보건의료시스템으로 동기화했고, 건강보험 중심의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그동안은 생산가능인구가 전체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노인들이 더 많은, 역피라미드 구조를 맞닥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역피라미드형 인구구조에서는 시장실패로 인한 부작용이 훨씬 커지게 되고, 지역별 의료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건강보험의 재정운용 원리는 부담능력에 따른 보험료의 차등부과와 의료적 필요에 따른 균등급여라는 점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현행 건강보험 급여는 의료행위와 병원 종별에 따라서만 차등지급한다”면서 “종별 차등 외 동일 의료행위에 대한 보상은 전국이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서비스 중심 표준 보상과 지역의료 격차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

     

    강 실장은 “현재의 보건의료 예산의 구조적 문제 상황도 지난 수십 년간 건강보험 재정 중심의 대응이 한계에 봉착한 결과”라면서 “서울과 지역 간의 삶의 질 격차는 의료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며, 지역 의료체계는 지역 경제 기반이기도 한만큼 국가적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 단위로 참여 사업 목적에 따라 건강보험 보상과 국가 재정 재원이 결합되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편적 건강보장에 있어서 중요한 건 어디에 거주하든 동일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 즉 지역의료 격차의 해소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수준 공급 가격의 보상을 하고, 지역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투자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표준의료에 대한 원가 보상, 환자 중심의 가치기반 보상 강화를 통해 공정한 보상 구조도 이뤄내야 한다.

     

    강 실장은 “사업의 목적과 장기적 안정성을 고려해 특별회계와 기금 방식의 동시 운영이 필요하다”며 “의료인력·의료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신영석 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신응진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 김지홍 대한의학회 정책이사, 옥민수 울산대학교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박진식 대한중소병원협회 부회장, 고제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패널로 참여했으며, 의료개혁을 위한 정책의 우선순위·국가 투자방향에 대해 의료계와 전문가의 입장에서 심도 있게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토론회 이후로도 각 분야별 필수의료 집중 보상과제추가 발굴, 수가 계약방식 개선 등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24~'28)의 주요 과제를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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