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역 정원제, 지역의료 개선·정착성 제고에 ‘효과적’

기사입력 2024.04.0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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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소지 의사 부족 문제 해결에 공헌…일본의 경험과 사례 주목 필요
    국회도서관, ‘일본의 의대 정원 증가와 지역 정원제’ 연구보고서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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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최근 국회와 시민단체 등이 지역의료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의사 등 의료인력을 지역의사 선발전형으로 모집·지원하는 ‘지역의사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가운데 이에 앞서 일본에서 이와 유사한 모델인 ‘지역 정원제’ 운용을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회도서관(관장 이명우)이 4일 발간한 정책보고서 ‘현안, 외국에선?(2024-7호)’에서 구혜경 국회도서관 의회정보실 해외자료조사관은 ‘일본의 의대 정원 증가와 지역 정원제’라는 주제의 연구보고서를 게재, 일본 정부의 의대 정원 관리 현황 및 지역 정원제의 운용 상황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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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간 의무 복무…대여장학금 최대 3700만엔 지원

     

    일본은 지난 ’06년부터 ‘新 의사확보 종합대책'을 통해 의사 부족이 심각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확대하기 시작, 올해 의대 입학 정원은 9403명으로, 정점이었던 ’19년의 9420명을 넘지 않도록 유지해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의사 부족과 지역의료 불균형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지역 정원제’를 선택·도입했다.

     

    △철저한 의료윤리 준수 △고도의 임상 능력을 갖춘 의사 양성 △의학의 진보 △주민의 복지 향상을 목적으로 ’72년 도입된 ‘자치의대’를 전신으로 하는 지역 정원제는 일본 광역지자체인 도도부현(都道府県)에서 지역의료를 담당할 뜻이 있는 학생을 선발해 대여장학금을 제공하면서 의료인을 육성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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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7년 삿포로대학 등 2개 대학 중심의 시범사업으로 실시해 ’08년 정식 도입 이후 지난해에는 전국 80곳 의대 중 71곳에서 운용, 1770명의 지역 정원제 의대생이 선발되기도 했다.

     

    지역 정원제는 입학한 학생에게 6년 동안 최대 3700만엔의 대여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한 학생은 2년 안에 의사면허를 취득해야 하며, 현 내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9년간의 근무(지정 근무)를 할 경우 대여장학금은 지정 근무 종료 후 전액 면제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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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의 커리어 및 생애 복지 지원도 지속돼야”

     

    과거 ‘일본 의사 불균형 지표’에서 전국 47개 광역지방공공단체 중 최하위로, 의사가 가장 부족한 지역이었던 니가타(新潟)현에서 운용하는 지역 정원제는 지역 이탈 없는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데 그 특징을 살펴보면 △의사 커리어 지원 △생애 이벤트 인정이라는 제도다.

     

    니가타현은 지역 정원제에서 의사 커리어 지원책으로 △졸업 후 대학원으로 상시 진학 가능 △대학교수·공공의 근무 기간을 지정근무의로 인정 △연구·유학·대학원 입학으로 인한 프로그램 일시 중단도 가능하도록 해 전공의로 등록하지 못한 사람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학원에 진학해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 졸업생도 많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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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생애 이벤트 인정 제도를 통해 △출산휴가 기간, 지정근무의로 인정 △육아에 의한 단축근무 인정 △육아 기간 동안 프로그램 일시 중단도 가능하도록 해 지역을 이탈하는 지역 정원제 의사가 없도록 했다.

     

    니가타현은 현 내 니가타대학뿐만 아니라 대도시 대학인 준텐도대학(順天堂大学), 간사이대학(関西大学) 등 전국 12곳 대학에서 지역 정원제를 운용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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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문부과학성(文部科学省)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정원제로 입학한 의대생은 사립대학을 포함해 약 1770명으로, 의대 동 학년 총 정원의 19.1%에 달했다.

     

    이에 일본에서 의학 교육과 지역의료로 저명한 마에노 데쓰히로 쓰쿠바대학 교수가 “지역 정원제가 ‘과소지(인구 희박 지역)’ 의사 부족 해소에 일정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하는 등 정부 및 현재 의대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지난 ’20년 니시자키 유지 준텐도대학 의대 교수 연구팀은 지역 정원제 졸업생과 일반 의대 졸업생의 ‘GM-ITE(기본적 임상 능력 평가시험)’ 점수의 특징을 조사한 결과 “의사국시 합격률에서 지역 정원제 졸업생의 합격률이 일반 의대 졸업생과 동등하거나 조금 더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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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과제…‘타 지역으로의 이탈 방지’

     

    구 조사관은 “하지만 지역 정원제를 일찍부터 도입한 대학의 경우 지역 정원제 출신 의사들이 정해진 기간보다 빨리 타 지역으로 이탈하는 것에 대한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생노동성이 지난 2019~2020년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지역 정원제 출신 의사 9707명 중 450명(4.6%)이 타 지역으로 이탈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이에 일본의사회 산하 ‘근무의위원회’는 지난해 9월 열린 ‘의대·지역 정원제를 생각하는 심포지엄’를 통해 현재는 지역 정원제를 선택할 수 있는 지역과 대학이 한정돼 있으나 이를 개선해 응시 가능한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전국 지역 정원제’를 창설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구 조사관은 “우리나라는 지역의료·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의대 증원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일본의 지역 정원제 운용에서의 다양하고 유연한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일본의 지역 정원제에서의 의무 이행 기간 인정 및 의무근무 불이행 시 학자금 반환 등 다양한 지원과 선택 사항을 마련하고 있으므로, 관련 정책 수립을 위해 일본의 경험과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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