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과 AI 융합으로 한의학 콘텐츠 확산 나선다”

기사입력 2024.03.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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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중의약포럼서 한의계의 AI 활용 현황 소개 및 향후 전망 ‘공유’
    한의학 세계화, IT 기술은 도구일 뿐…좋은 소재 발굴이 가장 중요
    김현호 ㈜7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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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본란에서는 최근 개최된 대만 국의절 행사 가운데 국제중의약포럼에 참석, ‘R&D of Korean Medicine by technology’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김현호 ㈜7일 대표이사로부터 발표 내용과 더불어 향후 한의학과 AI 융합의 전망 등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주>

     

    Q. 이번에 발표를 하게 된 계기는?

    “이번 국제중의약포럼의 주제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전통의학의 응용과 연구’였다. 현재 저희 회사에서는 한의학, 전통의학의 Digital Transformation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진행과 더불어 테크의 아젠다를 제시하고 노력하고 있다보니, 그동안의 노력과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

     

    Q. 발표를 통해 어떠한 내용들을 전달했는지?

    “인공지능, IT 기술을 이용한 한의학의 연구개발이라는 주제로 다룰 소재들은 적지 않다. 그 결과물들을 순차통역의 형태로 짧은 시간에 모두 소개할 수 없기 때문에, 그간 한국 한의계에서 이뤄진 연구들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 시각 자료를 위주로 소개했다.

    우선 고전 의서, 의안, 증례 등의 한의 지식 데이터를 대상으로 AI 분석기법을 적용하는 주제다. 이는 방대한 데이터에 내재된 한의 정보 통합 방식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한 것이고, 주로 치료기술과 증상들과의 관계 등을 분석하는 단면적(cross-sectional)인 연구들로 이뤄져 있다.


    또한 실사용데이터(Real World Data·RWD)를 이용한 인공지능 분석 및 이를 이용한 환자 데이터 분석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사실 이 주제는 연구 가능성만 가지고 있을 뿐, 한의 RWD를 수집하는 효율적인 장치가 없거나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활발히 이뤄지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AI-supported 한의학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 분야의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앞에서 소개한 두 개의 주제는 학술적인 접근이라서, 사실 대만이나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른 연구들과 크게 궤를 달리하진 않는다. 그래서 한국 한의계에서 AI를 활용하는 독특한 시도를 보여주기 위해 마지막 주제로 ‘전통의학의 국가간 교류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 번역 파이프라인’을 소재로 강의를 진행했다.”

     

    Q. 강의 후 참석자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요?

    “첫 번째, 두 번째 주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분야이며, 한국뿐 아니라 대만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전통의학 연구의 방법론으로 채택했기 때문에 예상했던 대로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세 번째 주제는 최근에 공개된 기술을 도입한, 전통의학 분야에서 아직 시도한 적이 없는 소재라서 참석자들이 매우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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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전통의학의 국가간 교류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 번역 파이프라인’이 무엇인지?

    “㈜7일에서는 교육이라는 형태로 한의학 콘텐츠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콘텐츠의 질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확산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언어 장벽을 넘어야 한다.

    그동안 업무를 추진하면서 단순한 번역만으로는 원활한 학습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시장의 반응도 알게 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작-전사-번역-적용’이라는 4단계의 과정에 대해 교육학, 한의학, 인공지능기술, 자동화기술 등 다양한 시각에서 고전적인 방법부터 최신 방법까지 많은 시도를 해왔다. 한국 한의계의 독특한 시도라고 소개한 ‘전통의학의 국가간 교류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 번역 파이프라인’이라는 주제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Q. 이런 시도가 특히 한의학에서 중요한 이유는?

    “지식체계가 만들어지고 퍼지는 방식이 서양의학과 한의학은 다소 다르다. 즉 서양의학에서는 주로 top-down 방식으로 지식이 만들어지고 퍼지는 반면, 한의학은 주로 bottom-up 방식으로 지식이 모이고 공유된다. 공유될 만한 가치가 있는 지식들이 매우 넓게 분산돼 있으며, 이를 나누고자 하는 좋은 강사들도 아주 많다. 이분들의 좋은 지식 자산을 교육학적 측면에서 설계하고, IT 기술을 통해 잘 제작한다면, 누구든지 자신의 콘텐츠를 해외로 확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7일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환경에서 이를 도와주고, 실현해주는 회사다. 그리고 교육은 이후 모든 재화의 채널이 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비단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Q. 그렇다면 좋은 콘텐츠를 가졌다면, 누구든 해외로 진출할 수 있다는 의미인지?

    “원칙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체계적이고 전향적으로 설계가 되지 않은 콘텐츠는 대부분 시장에서 실패하거나 지속가능한 가치를 얻지 못한다.

    그동안 해외로 진출하려던 콘텐츠는 거의 모두 공급자(교수자) 우선이었다. 반드시 소비자(학습자)의 시각에서 상품을 바라봐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제도 파악에서부터 교육의 설계, 높은 수준의 번역, 각종 교육공학적 장치 적용, 안정적인 온라인 서비스 운영 등 모든 측면에서 전문가의 협조가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블렌디드 형태로 콘텐츠 확산과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7일만의 Digital Transformation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Q. 한의학과 AI 융합 현황 및 앞으로의 전망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한의학과 AI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의학이라는 총칭으로 이뤄진 수많은 소재 중 어느 부분에 AI기술을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더욱 중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자세하고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AI 기술이 한의학과 접목해 하루 아침에 AI-한의학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chatGPT, Claude 등 거대언어모델과 불확실하고 정확하지 않은 대화를 주고받는 것만이 AI-한의학이 아니다. 한의학 그리고 한의계, 한의산업계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다양한 업무 단계에서 AI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Q. 그외 하고 싶은 말은?

    “㈜7일에서는 한의학의 세계적 확산과 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해 인공지능을 포함한 IT 기술들을 다양한 측면에서 적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IT 기술은 어디까지나 도구에 불과하다. 결국 핵심은 좋은 소재를 찾는 것이다. 대학, 임상,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소재를 가지고 계신 분들과 함께 한의학 세계화의 꿈을 이뤄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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