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우 공보의,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처방 연구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회장 심수보·이하 대공한협)가 개최한 ‘2023 대공한협 논문제’에서 지난해에 이어 강성우 공중보건한의사(경기도 이천시 백사보건지소)의 ‘Management of asymptomatic to mild COVID-19 patients with Cheongpebaedok-tang on the telemedical basis: A retrospective observational case series(청폐배독탕 원격의료를 통한 무증상 및 경증 코로나19 환자의 관리: 후향적 관찰 사례군 연구)’ 논문이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논문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한한의사협회가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개소해 확진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한 ‘청폐배독탕(淸肺排毒湯)’이 높은 효과를 보였으며, 한의 원격의료가 코로나19 등 감염병 환자의 증상을 안전하게 관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대한한의사협회는 무증상·경증·중등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이하 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코로나19 한의진료 권고안(제2판) △코로나19 한의진료지침 △코로나19 진료방안 제7판 등에 기반한 치료 알고리즘을 제시하는 전화 진료 가이드를 발표했다.
센터를 통해 ‘20년 3월3일부터 4월12일까지 하루 평균 192명의 환자를 평균 15명의 한의사가 진료했으며, ‘20년 4월13일 기준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중 센터를 이용한 환자의 비율은 국내 환자의 16.53%에 달했다.
당시 센터 진료가이드에서 청폐배독탕은 코로나19 무증상 또는 경증 확진자의 기본 처방으로 채택됐으며, 처방 한약 중 두 번째로 많이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폐배독탕 1’은 코로나19 확진자 중 경증 환자를 위한 1차 치료제로 처방됐으며, 마황을 제외한 ‘청폐배독탕 2’는 무증상 환자나 마황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처방됐다.
이에 강성우 공보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당시 센터 가이드에서 기본처방으로 권고한 청폐배독탕을 중심의 한의 원격의료 관리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 조사했다.
연구팀은 지난 ‘20년 2월부터 4월까지 당시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이었던 대구에서 코로나19로 진단받고, 센터에서 한약을 처방받은 △무증상·경증 코로나19 환자 △청폐배독탕을 3회 이상 투여한 환자 △회복기 동안 지속적으로 한약을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이번 연구의 분석에는 총 27명의 환자가 포함됐는데 환자의 평균연령은 48.7±2.3세였으며, 청폐배독탕과 다른 한약을 병용투여한 환자는 14명(51.9%)으로, 곽향정기산 4명(14.8%), 경옥고 4명(14.8%), 목향공진단 2명(7.4%), 형개연교탕·자음보폐탕·소함흉탕·익기보폐탕 각각 1명(3.7%)이었다
코로나19 확진일로부터 청폐배독탕 투여 시작일까지의 간격은 19.4±1.8일(자택격리 환자 12.2±3.0일, 시설격리 환자 21.1±2.0일)이었으며, 평균 투여 기간은 15.8±1.2일(자택격리 환자 10.6±1.4일, 시설격리 환자 17.0±1.3일)이었다.
청폐배독탕 처방 환자, 가래·기침·인후통 등 감소
센터 처방 전과 후 증상을 살펴보면 △가래 증상은 15명에서 0명으로 감소(100%↓)했으며 △기침 증상은 14명에서 5명(64.29%↓) △인후통은 11명에서 3명(72.73%↓) △가슴 불편감은 9명에서 0명(100%↓) △구강 건조는 8명에서 4명(50%↓) △코막힘은 8명에서 4명(50%↓) △콧물은 6명에서 4명(33.33%↓)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욕부진은 6명에서 2명(66.67%↓) △두통은 6명에서 1명(83.33%↓) △오한은 3명에서 1명(66.67%↓) △설사는 3명에서 0명(100%↓) △흉통은 3명에서 0명(100%↓)으로 감소했다.
반면 한의 원격진료 후 치료 전보다 증가한 증상은 피로가 유일했는데, 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중추신경계 침범으로 인한 신경전달물질 수치 변화, 신경 흥분성 및 염증 등 중추적 요인, 골격근 근병증 등 말초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제시되면서 만성기 흔한 증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청폐배독탕의 부작용으로는 △두근거림 3명(11.1%) △불면증 2명(7.4%) △현기증 1명(3.7%) △설사 1명(3.7%)으로 보고됐는데, 청폐배독탕 1을 2로 바꾸거나 전화진료 가이드에 따라 투여 횟수를 줄이면서 부작용이 모두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성우 공중보건한의사(경기도 이천시 백사보건지소)
감염병 대한 한의 원격진료의 가능성 ‘확인’
이번 연구에 대해 강성우 공보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무증상 또는 경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청폐배독탕을 이용한 한의 원격의료의 잠재적 효과와 안전성을 제시했는데, 청폐배독탕은 주요 코로나19 증상을 완화하고, 치료 동안 입원으로 이어지는 악화는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부작용은 관리할 수 있고, 가벼웠다”면서 “이는 이전 연구에서 관찰된 청폐배독탕의 입원 기간 감소 및 증상 완화에 대한 효과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센터가 전화상담이라는 한계로 인해 한의학적 진단법인 혀와 가래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향후 자동화된 혀 진단(설진)·평가와 가래 사진을 통한 멀티미디어 진료가 도입된다면 치료의 정확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 공보의는 “그동안 여러 연구에서 한약이 경증 환자의 증상, 폐 기능 및 영상학적 개선과 코로나19 후유증 관리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임상시험이 등록돼 모집 중인 점을 고려할 때 가까운 시일 내에 잘 설계된 대규모 임상 연구가 추가로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문은 강성우 공보의를 비롯해 정희재·이범준·김관일 경희대 대학원 임상한의학과 폐계내과학교실 교수, 송미덕 경희한의원장, 노진환 서울경희한의원장, 조남훈 원당경희한의원장, 고흥 세명대 한의대 교수, 손성세 분당차병원 한방침구과 교수, 정민정 우석대 한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준용 부산대한방병원 교수, 권오진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하서정 상지대 한의대 침구과 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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