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의 미래를 열어가는 정신건강한의학

기사입력 2024.03.0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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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과 합심하여 자폐증 아들을 생애 끝까지 잘 돌봐주고 싶어요”
    감정자유기법(EFT)은 생명력 회복의 한의학 신의료 치료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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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 수료


    정부가 이달 중 대통령 직속으로 ‘정신건강정책혁신위원회’를 발족시킬 예정이다. 정부는 신체에서 정신에 이르기까지 정신건강을 개인문제로 두지 않고 국정어젠다로 삼아 상담-입원-재활까지 국민 생애 전주기에 걸쳐 관리할 방침이다.

     

    역사적으로도 흑사병, 스페인 독감, 코로나 등 세기적 팬데믹 기간 이후에 사람들은 세상에 대한 관점도 긍정보다는 부정적 시각으로 보게 되었고 이러한 ‘사회적 우울증’에는 늘 정신건강 위민정책이 뒤따랐다.

     

    한의학은 사람의 생명현상을 형신(몸과 마음)의 일원적 관계로 관찰하고 신체의 생·장·화·수·장과 정신의 혼·신·의·백·지의 구조역학적 동의생리학리로 연구, 이를 수천 년 간 임상에서 실증해 왔다.


    정신건강한의학은 공황장애, 자살충동, 우울증 등 칠정상으로 인한 모든 병리적 정신장애 환자들의 ‘몸과 마음’ 이상변증에 동의음양생리대사 이론을 적용하여 자발적 자기대사력을 통해 정상으로 돌아오게 한다.


    이제 무너지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는 개개인이 처한 신체 및 생활환경에 따른 형신일원적 존재의 병증으로 보고 음양조화 치료법에 맞춰 치료해야 비로소 현실적으로 가족 및 사회가 떠안아 왔던 부담을 바로 잡을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생명력의 작용을 신체면과 정신면의 병증으로 보고 각기 정지변동(情志變動)에 따라 발생기능이 편항(偏亢)하면 노(怒)하고 추진기능이 편항하면 희(喜)하고 통합기능이 편항하면 사(思)하고 억제기능이 편항하면 비(悲)하고 침정기능이 편항하면 공(恐)한다는 오종기능 학리로 생명활동 현상을 치유해 왔다.

     

    의과학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로 인간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삶’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 정신건강정책혁신 국정사업도 과거처럼 일방적이고 편향되었던 정책지원에서 벗어나 한·양방이 각기 지니고 있는 임상 의료의 장점을 살려 보건의료제도의 법적 기반을 분명하게 구축하고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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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사례

    50대 중반의 부인이 상기된 얼굴로 황급히 진료실로 들어왔다. “대학병원에서 우울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향정신약물을 처방 받아 수년 간 복용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귀에서 우는 소리가 나며 가슴이 답답하고 불면증은 여전하다”라며 “우선 잠만이라도 푹 자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진찰해보니 형신의 정지변동 병증으로 면무택미흑(面無澤微黑) 맥미세삽현긴(脈微細澁弦緊)으로 기역상기, 기결하였다.


    한의사: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있었나요?

    환자: 오래되었는데 몇 달 전부터 심해졌어요. 남편이 건설관련업을 하는데 요즘 힘든 지 외부의 스트레스를 저한테 쏟아내면서부터 제 증상이 더 심해졌어요.

     

    한의사: 남편이 직장에서 어려움이 많으신가봐요.

    환자: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남편은 쉽게 지치는 것 같고, 더구나 요즘 코로나 이후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남편이 퇴근 후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저도 모르게 남편 눈치만 보게 되요.

     

    한의사: 저런, 비위맞추기도 힘드시겠어요.

    환자: 네. IMF가 왔을 때만 해도 잘 견뎌냈지만 이번 팬데믹 때는 전보다 더 어려워요. 고생하는 남편도 측은하고, 또 가정형편도 염려되고...저도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밖에 나가 일한다고 어린 남매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어요. 청년이 된 아들이 경계성자폐증인데 어릴 때 조기 발견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속상하고 애한테 너무너무 미안해요.

     

    한의사: 가족들도 그렇고 엄마가 정말 고생 많이 하셨네요. 

    환자: 애들이 무척 착해요. 아들은 자신감과 사회성이 부족해서 그렇지, 컴퓨터 관련 알바도 하고 어른들과도 잘 지내요. 과연 제가 언제까지 아들을 돌보며 살 수 있을는지...가슴 한가운데 돌덩이가 들어 있는 것 같아요. 밤에 자려고 누우면 아들 걱정, 남편 염려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돌아다녀 밤새 한숨도 못자요.

     

    한의사: (눈을 맞추며)사실 아들이 이처럼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된 것도 알고 보면 모두 어머니와 자식들이 화목하게 지내며 많은 시간을 공들여 세세한 것까지도 사랑과 인내심으로 잘 가르쳐 왔던 덕분이었네요.

    환자: (살짝 웃으며)같은 처지의 엄마들도 그렇게 말하긴 해요. 등하교도 함께 하며 매번 일일이 가르쳤고 또 매일 함께 운동해오고 있죠. 부모니까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요. 지금부터라도 남편이 아들 케어에도 함께 합심하면 좋겠는데,..아직도 남편은 대학병원에서 향정신약을 복용하는 아들이 일반인들과 똑 같은 줄 알고 있어 너무 걱정이에요. 사실 남편은 초등학교 동창이었는데 막상 결혼하고 보니 저렇게 답답한 꽁생원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한의사: 아, 동창과 결혼하셨네요.

    환자: 시골에서 한 동네니까 서로 집안 사정을 뻔히 다 알죠. 또 남편이 말수가 없는데다 책임감 있고 듬직해 보여 좋았어요. 지금도 융통성은 없지만 애들을 끔찍하게 여기고 밖에 나가 술 먹거나 허튼 행동은 전혀 안 해요. 

     

    한의사: 남편 분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긴장, 두려움, 스트레스를 받는 자영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보기 드문 성실한 가장이네요.

    환자: (눈을 반짝이며)네. 지금 생각해봐도 남편 또한 여러 가지로 고생 많았지만 고맙게도 저희 가정을 지켜주고 있었네요. 제가 건강해야 살아있는 날까지 아들을 행복하게 잘 돌볼 수 있을 테니까요. 선생님과 구체적으로 상담을 하고나니 이제 제 마음도 차분히 안정 되는 것 같아요.


    혼·신·의·백·지는 사랑의 생명력 작용


    복약 석 달 후 내원한 환자는 “요즘엔 남편 퇴근 후에 함께 산책하며 남편을 응원하는 대화도 많이 하고 잠도 푹 잔다”고 기뻐하였다.

     

    위 사례에서 보듯 필자는 ‘남편이 직장에서의 경제적 불안, 긴장, 스트레스를 환자에게 쏟아서’ 온 억울함, 두려움, 무력감으로 인한 이상변이의 병증을 기초개념으로 노(怒)로 편항(偏亢)된 경제적 어려움과 사(思)로 편항된 아들을 잘 돌보려는 환자의 생활현상을 분석, ‘남편에 대한 믿음과 격려’의 유스트레스로 전환하여 자발적 자기대사력을 회복시켜 치유했다,

     

    ‘심한 우울증, 불면증, 흉민증, 이명’을 앓고 있던 환자에게 필자는 내경의 ‘우비(憂悲) 칠정’의 정지변동이 정신면과 신체면에 상극의 병증으로 나타나 ‘기역상기, 흉만협통, 기결, 불면’한 것으로 진단하여 ‘간기울결, 울구화화한 화병, 사려과다, 기혈구허’로 변이증후군을 변증·분석하여 이를 오신의 의·백·지 기능을 안정시키는 이정변기요법, 경혈을 자극하는 감정자유기법(EFT), 지언고론요법, 경자평지요업, 오지상승위치, 정서상승요법 및 가감팔물안신탕으로 침구·방제해 정확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본격적인 정신건강 국정의제 시대를 맞아 정신건강한의학계는 형신일원론을 기본으로 하는 구조역학적 동의생리학리의 신의료 임상기술 개발과 인재양성으로 ISO-TC249 등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세기의 한의사과학자들을 배출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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