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한의약의 과학화를 위한 한 가지 방편”

기사입력 2024.02.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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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한의약진흥원 ‘제3회 한의약 신제품·신기술 경진대회’ 입상
    ENU약침 비롯해 한약 골절치료 연구 성과 등 10개 특허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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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진 경희다복한의원장·본플러스연구소 대표

    [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본란에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최한 ‘제3회 한의약 신제품·신기술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최영진 경희다복한의원장을 만나 ENU약침을 비롯 한약 골절치료 연구 성과 등 지속적으로 특허 등록에 나서고 있는 이유를 들어봤다[편집자주].

    Q. 경진대회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영광이었습니다. 8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는데, 각자의 신제품·신기술에 대해 모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계속 신기술이 개발돼 한의학으로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Q. ENU약침 개발의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는?
    작년 한의계는 대법원의 초음파 사용 가능 판결로 큰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초음파 가이드 시술로 심부 조직까지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서 말씀드릴 수 있는 대표적인 근육이 대요근같은 심부근육이고, 타겟이 되는 질환으로는 신경포착증후군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근육의 경결을 해소해 신경포착증후군으로 인한 통증을 개선할 수 있는 약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ENU약침의 효과를 설명하신다면?
    처음 ENU약침을 개발할 때 3개의 후보 조합이 있었습니다. 비교 실험을 통해서 가장 효과 있는 조합을 찾았고, 그다음에 적정 농도를 찾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ENU 약침을 효력을 검증하기 위해 좌골신경을 결착해 통증을 유발하고, 약침 주입 후 통증 감소를 관찰했습니다. 총 8회 시술 후 통증의 62.5%가 감소했고, 참잘함한방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들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7%의 환자가 호전됐으며, 85%의 환자가 치료에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재 한국 특허를 등록했고, 미국 특허 등록과 SCI 논문 게재를 심사 중에 있습니다.
    이번 연구로 통증 감소 효과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는 적응증 확대와 약침 안정성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Q. 이전에도 협력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으신가요?
    접골탕으로 특허를 등록했다는 사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동료 한의사분들로부터 본인의 처방을 연구해달라는 연락을 몇 번 받았습니다. 수술 후에 부기와 멍이 빨리 빠지도록 하는 처방이 있다면서 한걸음한의원에서 실험을 의뢰하셨습니다. 이런 경우 한의사들은 당귀수산이나 오령산 등을 우선 생각하게 되는데, 약간 특이한 구성의 처방이었습니다. 하지만 특허를 등록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특허가 등록될 수 있도록 실험 디자인을 다시 했고, 2배 이상의 빠른 부종 감소 효과를 확인해 약학 조성물로 특허 등록까지 끝마쳤습니다.
     

    인터뷰최영진 3.PNG


    Q. 골절 치료와 관련한 접골탕 특허도 받았습니다.
    접골탕은 말 그대로 골절된 뼈를 빨리 붙게 하는 한약입니다. 제가 골절 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6년으로, 당나라 때 저술인 외대비요에도 골절 치료법에 대한 언급이 있을 정도로 한의학에서는 골절을 오래 전부터 치료대상으로 삼아 왔지만, 한약으로 골절을 빨리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였습니다. ‘자연동’이 동의보감에 제시돼 있지만, 광물성 약재이기 때문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다 안전한 한약재를 조합해 접골탕을 개발했고, 과학적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2007년에 특허 등록했습니다. 2022년에는 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접골탕 2.0을 개발해 기존보다 2.5배 빠른 골절 회복 속도를 보여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특허 등록했습니다.
    골절 후유증에는 지연유합, 불유합, 부정유합 등이 있는데, 예상했던 기간보다 골유합이 늦어지면 지연유합이되고, 지연유합 환자의 20% 정도는 불유합이 돼 재수술해야 하므로 지연유합이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저희 한의원에서 접골탕으로 지연유합을 치료한 성과를 SCI 저널에 게재해 학계에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Q. 본플러스천연물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몇 번의 공동 개발을 계기로 한의원 처방 특허 등록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소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연구소를 창업했습니다. 본플러스는 한의사와 연구소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한약의 품질에 관해 궁금한 분들에게는 정량 시험을 하는 연구소를, 치료제를 검증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동물 실험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소를 연결해 드리고, 특허가 가능하도록 실험을 설계해 드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국한의약진흥원 과제로 골절치료 한약 개발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임상 시험 단계로 효력, 독성, 품질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Q. 지속적으로 특허 등록에 나서시는 이유는?
    접골탕 관련 특허 4개, 운동선수 체력에 관한 특허 3개 등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10개의 한약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보중익기탕이 기허에 좋고, 사물탕이 혈허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별 한의원에서 처방하는 한약이 어떤 질환을 치료하는지에 관해서는 검증해야 한다는 외부의 지적도 있습니다. 저는 특허를 통한 기술의 진보성과 신규성을 입증하는 것이 한의학의 과학화를 위한 한 가지 방편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생각입니다.

    Q. 이외에 하시고 싶은 말씀은?
    제가 한약으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논문을 내고, 또 특허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두 분야에서 원하는 결과의 방향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사물탕으로 빈혈을 치료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실시해 효과를 입증하면 논문으로서는 가치가 있지만, 특허를 신청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알려져 있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특허 등록만을 위한 과하게 기발한 방법은 실제 한의원 치료 현장에서 사용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특허와 논문 실험을 할 때 두 분야의 교집합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디자인해야 합니다. 각자의 한의원에서 비방으로 가지고 있는 처방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특허를 등록하고 싶은 한의사가 있으시다면 본플러스 연구소로 연락주시면 잘 안내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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