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추계학술대회 개최’···두부 경락 연구 등 공유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회장 김보경)는 17일 용산구 노보텔 엠버서더에서 ‘뇌파와 한의학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과거에서 현재까지 진행된 뇌파 연구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 진행 중인 연구 내용을 공유하는 등 본격적인 한의 뇌파계 교육에 착수했다.
김보경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8월 한의사가 뇌파계를 진료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한의사들이 뇌파계를 진료와 연구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한의 뇌파 연구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향후 연구 방향을 모색함으로써 한의신경정신과 연구의 미래를 위한 좋은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총 4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의 첫 번째 세션은 김근우 동국대 한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한의 뇌파의 이해’를 주제로 △한의 뇌파 연구의 역사(조성훈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정량화 뇌파와 뇌파생기능자기조절훈련의 이해(임정화 부산대 한의전문대학원 교수) △‘인지장애·치매’ 뇌파 한의 임상 연구(김재욱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가 발표됐다.
조성훈 교수(한의뇌파연구회)는 지난 20여 년 동안 한의계에서 이뤄진 뇌파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향후 임상에서 활용될 분야와 연구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날 조성훈 교수가 소개한 ‘족삼리혈(ST36) 전침의 자극이 주파수별 뇌파에 미치는 영향(Effect of Elecroacupuncture Stimulation at Different Frequencies on Brain Wave)’ 연구에 따르면 20~40세의 건강한 성인 15명에게 각각 △2Hz(저주파)-고강도 △120Hz(고주파)-저강도의 2가지 모드로 양측 족삼리혈 전침을 시행하고, EGG(뇌파)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전침이 주파수에 관계없이 세타파를 감소시켰으며, 고주파 전침이 저주파보다 알파파를 증가시키고, 베타·감마 전력을 효과적으로 감소시켰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또 조 교수는 △화병 환자의 황련해독탕 투여 후 생체신호 측정 지표로서 뇌파 활용 △알츠하이머형 치매환자에 대한 조위승청탕 효능 등의 뇌파계 활용 한약 연구 내용을 소개하면서 “주의 및 기억과 관련된 인지적 결손을 반영하는 P300 요소는 초기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구분해낼 수 있는 유용한 지표로, ERP(특수뇌파검사) 측정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 낼 수 있으며, 환자가 치료 전과 후의 효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한의진료에 대한 신뢰도와 만족도 제고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어 “한의계에서 지난 20년 이상 진행한 연구 및 임상 자료들이 대법원에 근거로 제출돼 이번 승소에서도 긍정적인 작용을 했을 것”이라면서 “현재 수행 중인 두부의 경락에서 나타나는 뇌파의 특성을 탐색하는 기기 개발 연구를 통해 한의 경락이론에 기반한 뇌파의 임상활용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발표에서 임정화 교수는 QEEG(정량적 뇌파검사)에 대해 기존 EGG(뇌파검사)가 찍어 내던 아날로그 뇌파 파형을 디지털 레코드화·수학적으로 처리해 원하는 포맷이나 도메인으로 변형시킬 수 있으며, Brain map(뇌 지도화)의 형태로도 나타낼 수 있어 한의 임상에서 활용하기에 좋은 이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임 교수는 우울증, 뇌전증, ADHD 등 임상질환에 대한 주파수 대역별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임상에서 QEEG를 활용, 정신 상태를 관찰해 스스로의 노력으로 가장 이상적인 뇌파를 만들어내는 뇌파생기능자기조절훈련법인 ‘Neurofeedback’을 소개하면서 “뇌파는 정신 상태를 반영하고, 질환, 증상의 특징을 보여주는데 뇌파 활동은 이를 의식적으로 조절해 질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재욱 교수는 광주치매코호트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안구 움직임 데이터를 활용해 치매 위험군을 조기에 찾아내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연구 내용에 따르면 총 594명의 노인 인구(정상대조군 428명, 경도인지장애 환자군 166명)를 대상으로, 5분간 인지 과제를 수행하는 안구 움직임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기계학습모델을 활용해 분류 모델을 개발했다.
이후 △인구통계정보(Demo)+안구 움직임(EM) 데이터 △인구통계정보+치매선별검사지(MMSE) 정보 △인구통계정보+안구 움직임 데이터+치매선별검사지 등 각기 다른 데이터 조합을 적용한 3가지 분류모델을 설정하고, 성능을 비교한 결과 각각 0.752점, 0.767점, 0.840점의 AUROC 점수를 얻었다. AUROC 점수는 분류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로, 1점에 가까울수록 모델의 분류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정보들과 함께 간단한 안구 움직임 데이터를 활용해 더 효과적인 분류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정대규 전 대구한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두 번째 세션에서는 ‘뇌파의 적용’이란 주제로 △뇌파 한의 임상 적용(조성훈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두부경락활성 측정 디바이스(김윤나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임상조교수) 연구가 소개됐다.
김윤나 임상조교수는 경희의료원이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에서 두부 경락 진단 알고리즘 개발 및 임상 데이터 구축 연구 지원을 통해 진행 중인 두부 경락 몽타주 뇌파 캡을 활용한 한의학 전용의 32채널 무선 뇌파계 연구를 소개했다.
김 임상조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신경계, 호르몬계의 통합·조절 기능을 경락과 관련짓기 때문에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한의학적 진단 분석 프로그램을 인터페이스로 삼아 경락을 조절하는 한의사 영역의 기술로서 ‘Biofeedback(생체되먹임)’ 치료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최성열 가천대 한의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뇌파 활용의 실제’를 주제로 △전문가 뇌파 임상활용의 실제1(공병철 (주)뉴로메디 부장) △전문가 뇌파 임상활용의 실제2(최원성 (주)브레인씨크릿 대표) 발표를 통해 최신 뇌파계 동향과 일선 한의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소개됐다.
김상호 대구한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네 번째 세션인 ‘증례 및 논문 발표’에서는 △오지상승위치료법을 활용한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 치험 1례(조주연 동서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한의사) △교통사고 상해증후군 환자의 급성스트레스장애에 대한 감정자유기법 및 한의치료 시행 증례보고(손채원 강남자생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한의사)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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