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선호 공동센터장 “국제행사서 한의진료의 명분 및 당위성 확인”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대한한의사협회 한의진료센터는 올 여름 폭염 속에서도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 청소년들의 질병 치료와 건강 증진을 위해 한의의료봉사를 실시, 한의약의 품격과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공로로 ‘2023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했다. 본란에서는 양선호 공동센터장(전라북도한의사회장)으로부터 수상 소감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한 소감은?
‘Safety with K-Medicine’이라는 슬로건처럼 한의진료센터의 목표는 참가 대원들이 잼버리대회를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한의진료센터가 이에 대한 실현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벅차다.
한의진료센터는 지난 2년여 동안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에서 만반의 준비해온 만큼 능숙한 운영과 진료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기쁘며, 한의협 잼버리지원위원회를 비롯한 80명의 한의사와 82명의 진료보조진들에게 그동안 너무나 수고했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한의진료센터 유치에도 어려움이 있었는데.
한의협은 2021년 8월 한국스카우트연맹과의 업무협약 이후 잼버리대회를 준비해 왔으며, 지난 3월과 4월, 6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에 한의진료센터 운영을 제안해 유치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조직위원회 일부에서 한·양방 견해 차이로 대회 직전까지 유치 여부 관련 답변이 지연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후 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전주시갑)을 만나 한의진료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김 의원은 한의진료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한의진료센터가 유치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줬다. 지면을 통해 김윤덕 의원에게 꼭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저는 주로 허드렛일을 많이 했는데 야간에 센터 막사를 구축했던 것과 우리 차량이 진흙에 빠졌던 웃지 못할 상황들이 스쳐 지나간다.
개영식은 8월1일이었지만 운영 준비를 위해 IST(운영요원)로서 그보다 며칠 앞서 잼버리대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황건순 한의협 총무이사를 비롯해 한의협 직원들과 함께 심야까지 막사를 짓느라 더위, 벌레 등과 사투를 벌였으며, 온몸은 땀과 먼지 등으로 범벅이 됐다.
또 숙소에서 잼버리대회장까지 의료진들의 왕래를 돕고자 제가 운영하는 한방병원의 승합차도 추가로 투입시켰는데 대회장 내부 진흙 뻘에 빠지게 됐다.
잼버리대회장에는 사전허가받은 관계자와 차량만 출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차량 등이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몇 시간 동안 차를 빼내려고 고생하던 중 대회장 안에 상주하고 있던 119대원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폭염이 예상보다 너무 심한 탓에 환자를 보살피기 위해 황건순 이사가 우여곡절 끝에 에어컨과 가동을 위한 발전기를 추가로 확보해 가동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Q. 한의진료에 대한 반응은?
잼버리대회 참가자들은 다리 등에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벌레물림이 심각했으며, 폭염으로 인한 탈진으로 한의진료센터가 자리한 고구려 허브 내 운영요원 편의시설 안에 모두 누워있는 상태였다.
그들은 한의진료센터에서 실시하는 침·부항 치료, 근막 추나 등 한의진료를 처음 경험하면서도 거부감 없이 진료를 받았다.
침 치료에도 겁을 내지 않고,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즐거워했으며, 특히 폭염에 지친 참가자들을 위해 제공된 제호탕, 생맥산 등 한약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한의약이 전 세계인들에게 각광받는 의료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Q. 국제행사에서 한의진료 참여의 의미는?
이번 치료 성과와 호응도를 통해 잼버리 등 국제행사에서의 한의진료센터 유치에 대한 명분과 당위성은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8년 10월 열린 ‘제26차 아시아태평양 스카우트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오는 2025년에 열리는 ‘제33회 아시아태평양 잼버리’ 개최권을 따냈다. 이에 따라 2년 후에 열릴 ‘아시아태평양 잼버리대회’에서 더 업그레이드된 스케일과 운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9월 열린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한의진료센터를 개소해 폭염으로 어려움을 겪는 참여 대원들의 건강을 돌봐준 한의협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한 바 있다.
이제 한의계가 국제행사에서 정부의 의료시스템 구축에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폭넓은 지원을 통해 전 세계 참가자들을 좋은 환경에서 돌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한의진료센터는 열악한 환경 및 잼버리 파행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진료 열정을 불태워 모든 것을 극복해냄과 동시에 전 세계에 한의약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었다.
꿈을 꾼다고 꿈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 꿈을 확실히 준비하고 추진할 때 이뤄진다는 것을 한의진료센터를 통해 깨달았다.
한의협 잼버리지원위원회를 비롯해 한의진료센터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전국 한의사 회원들도 한 해 정리 잘 하고, 다가오는 새해에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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