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28>

기사입력 2023.12.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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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음청력검사의 호전으로 본 한의치료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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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이번호에서는 어음청력검사를 통한 돌발성 난청의 호전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돌발성 난청은 귀가 먹먹하다는 이충만감으로 시작해 귀가 갑자기 안들리거나 며칠 사이로 서서히 청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환자에 따라 동반증상이 있어 이명과 귀먹먹함(물이 찬 것 같은 느낌, 또는 막이 가려서 답답한 느낌)이 대부분이나 예전에 비해 소리에 굉장히 예민해지는 청각과민이나 내 말소리가 울려들리는 자성강청, 소리가 갈라져 들리는 이중청 등 다양한 청각증상을 가지고 내원한다. 더불어 소리가 깨져들리거나 왜곡되어 들리기도 하고, 명료도가 떨어져 소리는 들리지만 알아듣지를 못하게 된다.  

     

    치료를 통해 청력 자체가 어느 정도 호전되어도 여전히 귀에 막이 싸인 듯하고 입모양을 보지 않으면 잘 알아듣지 못하는 명료도가 떨어진 상태가 남아 환자에게 심한 위축감을 가지게 한다. 환자들의 이런 상태는 어음 청력검사를 통해 파악하고 또 호전도를 살펴보기도 한다.  

    어음청취역치(speech reception threshold·SRT)는 검사자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쉬운 낱말로 구성된 검사어표의 어음을 말해 환자가 50%를 정확하게 응답할 수 있는 최소 청취 강도를 말한다. 또한 어음명료도(speech discrimination·SD/WRS)는 어음청취역치보다 높은 강도에서 어음을 청취시켜 이를 받아쓰거나 말하게 하여 정확하게 듣는 검사 어음의 수를 백분율로 환산한 것이다.  

     

    돌발성 난청 환자들이 타 병원에서 검사지를 가지고 올 때 순음청력검사 그래프 바로 밑에 작은 표로 표시돼 오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정상청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15dB에서 50% 이상을 알아듣고(SRT) 35dB에서 알아들어 받아쓰거나 말하는 단어의 백분율이 100%(WRS)다. 같은 해석으로 중이염 등으로 좌측 전음성 난청 환자라면 우측은 정상이나 좌측은 SRT 45dB이고 WRS는 80dB까지 강도를 올려주면 9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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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전음성 난청의 경우 소리를 크게 들려주면 명료도가 높아지는데 돌발성 난청과 같은 감음성 난청은 소리를 크게 들려줘도 명료도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더 감소하게 되는 말림 현상이 나타난다. 돌발성 난청 환자에게 어음명료도가 낮은 경우 보청기가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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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28일 57세 여자 환자가 우측 돌발성 난청으로 내원했다. 9월15일 발병 이후 많은 검사와 양방 치료를 받은 상태로 왔다. Brain CT, MRI 상 별무이상으로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어지러움이 심하게 동반되어 전정신경염을 동반한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받고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사 7회와 스테로이드제, 항현훈제를 복용 중이면서 스테로이드 복용은 거의 끝나가는 중이였다. 우측의 청력은 발생 초기인 18일보다 지속적으로 저하되어 26일에는 모든 음이 안들려 보통 돌발성 난청에서 예후가 안 좋을 수 있는 모든 상황이 합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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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욱이 좌측 귀도 과거 중이염으로 고막재건술을 받았고, 약간의 경도 난청이 남아있어 청력에 대한 불안감은 매우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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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음청력검사에서는 SRT, WRS 모두 측정이 안되는 정도였다. 충격이 심한 경우에는 (환자들이)그 자리에서 절망하는 경우도 많다. 이 환자의 경우에는 양방 표준치료도 거의 끝나는 시점이여서, 좌측은 중이염 후유증으로 인한 경도난청, 우측은 돌발성으로 인한 청력소실 상태를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힘들어하는 중이였다. 

    돌발성 난청의 표준치료가 끝났다고는 해도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내이로의 원활한 혈액 순환 강화와 이 혈액을 통한 산소 공급, 환자의 체력 상승을 통한 기혈의 원활한 흐름, 흥분되고 예민해진 신경이 안정되는 것이다. 침과 뜸 치료를 통한 지속적인 자극, 한약과 공진단을 통한 체력 상승,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는 감각의 안정상태 유지를 치료기간 동안 잘 지켜줄 것을 약속하고 한의치료를 시작하기로 했다. 귀 주위 아로마 마사지, 부항, 약침, 침, 전침, 증기욕, 뜸침 등의 치료내용과 더불어 발생 3주 안에 호전돼야 한다는 골든타임에 집착하지 말고 2∼3달까지는 지속적인 호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방치료는 거의 끝나는 시점이면서 발생 14일차인 9월28일 입원치료를 시작으로 퇴원 이후에도 동일한 치료를 지속했다. 10월10일부터 자침시 침소리가 들리는 것을 시작으로 약간의 호전을 느끼기 시작해 10월19일경에는 우측에서 소리가 명확하게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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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음청력검사에서도 저음 위주로 급격한 상승이 보여 일상 대화소리가 들리기는 하나 아직 명확한 발음은 구분이 조금 어려운 상태였으나, 꾸준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11월16일 본원에서의 청력검사에서 저음은 20dB까지 상승했고, 타 병원에서 검사받은 어음명료도 또한 SRT 50dB, WRS 80dB/ 48%로 크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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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력이 좋아지면서 귀먹먹함과 이명도 같이 호전되는 중이고, 초기에 나타났던 붙잡고 걸어야 할 정도의 보행장애는 소실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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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는 초진시 기존의 병원에서 한의치료에 대해 불신하는 말을 듣고 잠시 망설이긴 했지만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는 데도 아무런 호전반응이 없고 보청기 사용도 어려우며, 앞으로도 일단 지켜보기만 하는 것 외에는 아무 치료에 없다는 얘기를 듣고 저희 병원에 내원했다. 

    치료가 될 것이라는 환자의 강한 의지와 발병 후 약 3개월간의 적극적이고 반복적인 치료를 통해 호전이 되는 중이고, 더욱이 어음명료도도 좋아지면서 앞으로도 더 호전반응이 있을 것을 예상하면서 2∼3달은 치료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번호에서 함께 살펴본 임상례처럼 한의치료는 난청의 회복뿐 아니라 동반증상, 어음명료도에도 큰 치료효과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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