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신의 회복으로 새로운 행복한 삶 찾아
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과정
세기적 팬데믹이 끝나기 무섭게 쓰나미, 허리케인, 홍수, 가뭄, 폭염, 사막화 등 전례 없는 지구온난화로 환경 변화가 급가속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기후변화 탓에 우리가 살아가는 지질학적 시간의 명칭을 ‘홀로세’에서 당장 ‘인류세(Anthropocene)’로 바꾸는 인류행동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구환경국제기구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의학의 우주생성론은 우주가 자발적으로 운동이 일어나기 전을 정지기(靜止期)라 하고, 지구상의 인간이 우주대사와 연관하여 자기대사를 하는 시기를 현상기(現象期)로 지칭하고 있다.
한의학은 인간 생명활동현상을 우주대사와 우주생태 질서 속에서 자발적 자기대사를 통해 치유하게 하는 학리를 지니고 있다.
정신건강 한의학은 천인상응 속에서 생명현상을 일으키는 작용에 따라 혼(발생력), 신(추진력), 의(통합력), 백(억제력), 지(침정력)의 오운이론을 도입하여 개별적, 환자별 생활현상으로 변증을 분석·연구했다.
생명현상을 주체로 하는 한의학은 형신의 기층부로써 ‘몸의 생·장·화·수·장과 마음의 혼·신·의·백·지’의 오기능 상관관계에 대해 구조역학적 동의생리학리로 체계를 세워 확실성을 견고히 하였으며 이상변이를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여 각종각양의 질병군을 치료해왔다.
한의학은 이미 수립될 때부터 형신일원적 개체생리와 개체병리를 근간으로 개별맞춤식 임상을 통해 수천 년 임상에서 실증해 온 의과학인 것이다.
임상사례
40대 남자가 불면증, 가슴 답답함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모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공황장애’로 진단을 받고 항정신약을 3년 넘게 복용하고 있는데도 증상은 여전하다”라며 “당장 두근거림과 호흡곤란, 어지러움증만이라도 줄여 달라”고 호소했다. 망문문절 진찰을 해보니 表는 맥활삽한데 裏는 맥이 비는 규맥(芤脉)이었다.
한의사: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나타났나요?
환자: 직장에서 승진하고부터니까, 몇 년 됐네요. 중견간부다 보니 윗분들과 부하직원들 사이에서 샌드위치처럼 양쪽 눈치를 봐야 하고, 지금도 업무량이 엄청 많아요.
한의사: 직장에서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네요.
환자: 네. 해외 등 대내외적으로 거래처 요구에 맞게, 다른 팀들과 협업하여 자동차 부품 생산을 하는 책임자이니 업무에서 종합적인 능력이 필요해요.
한의사: 정말 어려운 일을 하시는군요.
환자: (살짝 웃으며) 다양한 전문성을 지녀야 하는데 저는 이미 여러 부서의 일들을 다 거쳤어요.
한의사: 진짜 대단하세요. 어떻게 그런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갖추게 되었나요?
환자: 각 부서 일을 할 때마다 팀원들과 교감을 중시하며 폭넓게 관련 분야를 익혔던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오히려 더 골치 아픈 일은 협업 팀장 중 제 지시를 따르기보다는 튀는 사람들이예요.
한의사: 저런, 일도 힘들텐데... 일부 팀장까지 속을 썩였네요.
환자: 이번에도 어느 팀장 하나가 업무지시를 안 따르고 각종 회의에서도 자기만 옳다고 빡빡 우기고, 걸핏하면 윗분들에게 항의메일을 올리는 등 난리를 치더라고요. 결국 상무님, 대표님까지 “어떻게 된 거냐?”고 하셔서 상세히 설명해 드렸더니, 그 팀장에게 “김 차장의 판단에 따르라”고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어요.
한의사: 해결이 아주 잘 되었네요.
환자: 이후에도 그 팀장은 팀원들에게 불평불만과 함께 제 욕을 하고 다녀서 너무 피곤하고 어이가 없어요.
한의사: 그런 일이 계속되면 그 팀장은 어떻게 되나요?
환자: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자는 아마 대표님이 먼저 조치를 취하실 거 같아요.
한의사: 도대체 그 팀장은 왜 그러는 거 같아요?
환자: (잠시 생각하는 듯) 남이 잘되는 것에 시기가 나나봐요. 나이도 비슷한데 제가 직급이 높고, 윗분들이 신뢰하니...
한의사: (눈을 맞추며) 환자분이야말로 종합적이고 전문능력을 지녔기에 회사에 큰 도움을 주는 중요한 인재네요. 앞으로도 소중한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아져 바쁘실 거 같은데요.
환자: (고개를 끄덕이며) 네. 저도 지금의 제 일이 너무 좋아요. 선생님과 흉금을 터놓고 상담하니 그간 쌓였던 답답한 마음이 확 풀리네요.
혼·신·의·백·지는 우주생태계와 지구상 인간의 오기능 상호작용
복약 석 달 후 내원한 환자는 “요즘은 공황장애에서 완전히 벗어나 해외 출장 등 회사일도 즐겁게 하고 있다”라며 “선생님 덕분에 가족들과 행복한 외식도 하고, 잠도 푹 잔다”고 기뻐했다.
위 사례에서 보듯 이 환자에게 필자는 정서갈등으로 기인했던 화병에 대해 의·백기능을 강화하여 안정시키고 ‘직장에서의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여 혼·신기능의 상생과 자발적 자기 대사력을 회복시켜 치료할 수 있었다. 칠정에 의한 스트레스를 겪었던 환자는 자체조화가 회복되지 않아 자기 대사력이 계속 떨어지게 돼 습관성 의약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필자는 직장에서 스트레스로 ‘공황장애’를 겪고 있던 환자에게 간양상항, 사려과다, 불면증, 화병으로 변증·진단하여 이를 오신의 상생과 길항의 치료법을 적용한 정서상승요법, 오지상승위치, 경자평지요법, 이정변기요법, 지언고론요법, 감정자유기법(EFT) 및 가감사물안신탕으로 침구·방제했다.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가 정신건강 한의학 임상연구 성과물들에 대해 구조역학적 동의생리학리를 근간으로 변증, 병기, 병인, 병명 등 코드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도 한의학의 세계화, 국제표준규범 사업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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