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대 총장단 건의문 채택, “의료취약지 공백 해소, 의대 신설 적극 검토”
강기윤 의원 “기존 의대 증원 및 의료 낙후 지역 의대 신설 병행”
김원이 의원 “사는 곳이 다르다고 목숨 값이 달라서야 되겠는가”
국립목포대학교(총장 송하철), 국립순천대학교(총장 이병운), 국립안동대학교(총장 정태주), 국립창원대학교(총장 이호영), 국립공주대학교(총장 임경호) 등 5개 국립대학과 강기윤 의원(국민의힘),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국회의원 15명은 지난 14일 국회도서관에서 ‘지역 공공의료인력 확충 및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국회포럼’을 공동개최, 지역 의료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국립 의대 신설을 촉구했다.
강기윤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국민의 건강권·보건권은 헌법이 정한 국민의 기본 권리임에도 최근 5년간 지방의료원 의사 결원율은 2배 증가했으며, 일부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는 높은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 구인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의대 정원 문제는 기존 의대의 증원과 함께 의료 낙후 지역에 의대 신설을 병행하는 투트랙 방법으로 가야 지역 의료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원이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는 의사 증원에 대해 특정 의사단체만이 아닌 시민단체, 환자단체, 의료계 등 다양한 직역 단체와 논의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요구했다”면서 “사는 곳이 다르다고 목숨 값이 달라서는 안 되기에 이번 토론회를 통해 권역별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5개 국립대 총장들은 국립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하고, 보건복지부에 전달키로 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의료체계는 수도권에 편중돼 지역 간 심각한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의료취약지역 의료공백을 해소하고, 양질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 의무이자 국민의 권리”라면서 “지역과 상생하는 국립대학으로서 공적 가치 추구와 지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권역별 국립대 의과대학 설립의 선결 조건인 의대 정원 증원과 공공의료 인력 육성 체계를 위한 의대 신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에 △권역별 국립대 의대 설립에 필요한 정원 증원 △권역별 국립대 의과대학 신설 및 부속병원 설립을 위한 국가 지원 △의료취약지역 내 지역 의료인을 양성하는 공공의료인력 육성 체계 구축을 건의했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지역 간 의료불평등 해소를 위한 지역국립의대 설립과 지방정부 역할 강화 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서며 국회에 지역 국립대학별 의대 신설 법안이 아닌 한꺼번에 ‘지역 의료 불평등 해소법’으로 발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 교수는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력 확충 △공공의료 체계 강화 △공공병원 확충이 이뤄져야 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 국립의대 신설을 꼽았다.
김윤 교수가 공개한 ‘대진료권 3차병원(상급종합병원) 병상의 불균등 분포 현황’에 따르면 3차병원 병상 수가 적은 안동, 춘천, 포항, 광주, 전남, 청주 지역의 사망률이 전국 평균 대비 1.4~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형 종합병원이 없는 11개 입원 의료 취약지는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사망 비율이 1.33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사망률은 지역 내 3차병원 공급 부족으로 인해 환자들이 생사를 오가는 큰 병임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하게 소형 병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며 “결국 지역 의료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대형병원의 유무 여부로, 규모에 따른 의사 수, 치료의 전문성, 병상 수가 확보돼야 한다. 지방정부가 직접 나서서 환자의 원정진료가 아닌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립대학 내 의대 신설로 의사 수 확충 시 국민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진료비 또한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국립대학 내 의대 신설은 투자 비용이 최소 768억 원에서 최대 3666억 원까지 소요될 수 있으나 지역 의사 인력이 확실히 공급될 수 있다”면서 “국립대에 의대를 신설하는 3666억 원이 아깝다고 이를 반대하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국립의대 설립으로 의사 인력을 배출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존 대학에서 공공임상교수제 등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의대에서는 지역 출신을 선발해 정원을 증원하고, 지역의사제도 함께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박정희 목포대 의과대학설립추진단장은 “정부는 오는 2025학년도 입시에 전국 의대 입학 정원을 512명 소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다”면서 “이는 지역균형 공공의료 기반 구축과 전면 배치되는 것이며, 의사단체가 의대 신설이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고수하는 것은 국가 의료체계, 지역민 건강권을 고려하지 않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박병희 순천대 의과대학설립추진단장은 “전남은 철강,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중심지로, 국립의대 신설이 현실화된다면 의료서비스 공급의 원활화로 인해 산업재해에 대비할 수 있으며, 인구 유출 또한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호 창원대 기획처장은 “국립의대가 신설된다면 1차의료 전문의 양성을 위해 공공보건의료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지역 공공의료기관 순환 선택실습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마산의료원, 거창적십자병원 등 지역 공공의료 기관과의 거버넌스 구축으로 공공의료 기능 강화 및 부속병원 신축에 대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응기 공주대 기획처장은 “지역 간 의료자원의 불균형이 지역별 건강 수준의 격차 확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인구 천 명 당 국내 임상의사 수는 2.4명으로 OECD 최하 수준”이라며 “지역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 종합병원·대학병원 설립에 대한 요구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기에 공주대 의대 설립을 통해 충남 스마트 의료 협력 시스템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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