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 정원 줄여 의대 정원 확대에 활용하자”

기사입력 2023.06.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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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의료의 1차 의료기관 역할 강화 통해 필수의료 부족사태 해결 나서야
    황만기 부회장 “한의사의 제도 참여 제한 지속되면 한의대 정원 감축해야”
    신현영·조명희 의원, ‘의사 수요와 공급’ 주제로 의료현안 연속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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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수 증원에 대한 기존의 연구와 주장들을 살펴보고, 적정 의사인력 추계를 위한 다양한 지표를 점검하고 논의하는 장에서 우수한 의료자원인 한의사 인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면 한의대 정원을 감축해 의대 정원 확대에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신현영 의원과 조명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 공동주최로 21일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는 ‘의사 수요와 공급: 의료시스템의 효율성·인구규모·건강상태를 고려한 종합적 접근’을 주제로 의료현안 연속토론회(제2차)가 개최됐다.


    이날 신현영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2022년 한국의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는 2.18명으로, OECD 평균인 3.7명보다 적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지역별·과목별 의사인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지만, 의사정원 증대에 대한 논의만 있고 그 시기와 규모에 대한 논의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어 “국민의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고, 적정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지표를 기반으로 정확한 의료인력 추계를 위한 근거를 지금부터라도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정부, 의료계, 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논의가 진행될 수 있는 초석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전문가들이 의료인력 추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위원회를 구성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의사 수 논쟁의 문제점: 적정한 의사 수는 얼마나 되는가?(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 △시스템마다 필요 의사 노동량과 양상은 달라진다(오주환 서울의대 교수)를 주제로 한 발제에 이어 임종한 인하의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황만기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장,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 장성인 연세의대 교수, 송양수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 박준성 교육부 대학규제혁신총괄과장 등이 참여했다.


    황만기 부회장은 발표를 통해 필수의료인력 부족사태와 원인, 필수의료에서의 한의사 역할 확대 방안 및 한의과대학 정원 감축을 통한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황 부회장은 발표를 통해 “현재 의사 전문과별 전문의 수 증가현황을 살펴보면 2010년 대비 2021년에 흉부외과는 20.8%, 산부인과는 15.0% 증가한 반면 성형외과는 54.2%, 피부과는 45.2% 증가하는 등 전문과목별 인력의 효율적인 배분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13만명의 의사인력 중 3만여명 정도가 미용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는 추산이 제기되고 있어, 무조건적인 의대 정원 증가를 통한 의사인력 확대만을 시행하는 것보다는 미용쪽 쏠림 현상을 완화시켜 의사인력 자원의 바람직한 배분방안이 우선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이어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산부인과 의사의 평균임금은 2억5900만원, 흉부외과 의사의 평균임금은 4억8700만원으로, 통계청이 공개한 근로자 평균 총급여액 4024만원(2021년 기준)과 비교해 보면 필수의료 분야 의사에 대한 보상체계가 부족하다는 주장은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이해될 수 없을 것”이라며 “더욱이 흉부외과 의사의 경우에는 2010년 1억6180여 만원에서 2020년 4억8790여 만원으로 연평균 11.7% 증가했는데, 임금근로자의 평균소득 증가율이 4%를 넘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그 격차는 계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하며, 필수의료 분야 의사들에게 보상을 더해주는 방식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황 부회장은 “한의의료는 96.4%가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지역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충분히 담당할 수 있지만, 정작 1차 의료기관의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에서는 대부분 배제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더욱이 한의대에서는 의대에서 강의하는 내용의 약 75%를 포함하고 있다는 연구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의의료는 필수의료 및 일차의료를 담당할 충분한 교육과 역량이 있음을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황 부회장은 1차 의료기관의 역할 강화를 통한 필수의료 부족사태 해결을 위해 △한의사의 진단검사용 의료기기 사용을 통한 건강검진 참여 △감염병 대응체계 참여 △소아 및 유행성 감염병 등의 대처를 위한 예방접종 허용 △장애인 및 치매 등 주치의제 참여 등 한의의료의 제도적 활용과 함께 공공의료기관의 한의과 설치 확대를 통해 국민의 의료선택권 확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황 부회장은 우수한 의료자원인 한의사 인력을 우선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한의계의 주장이 보건당국에 수용되지 않는다면, 제도적 참여에 제한을 받고 있는 한의사 배출을 위한 한의대 정원을 감축해 의대 정원 확대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한의사협회는 필수의료인력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분야 의사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거나 무조건적인 의대 정원 확대만을 우선시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필수의료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의사 인력의 우선적 활용이 필요하며, 이러한 정책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면 한의대 정원을 감축해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황 부회장은 “한의대 정원을 감축하는 방안으로는 △한의대·의대가 함께 있는 대학에서 한의대 정원 감축을 통한 의대 정원 확대 △지방 공공의료 및 응급의료 부족 지역의 한의대 정원을 감축해 의대 정원 확대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방안을 포함해 의료인의 효율적인 역할 분배 및 의사인력 수급 관련 정부 협의체에서 논의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황 부회장은 이어 “필수의료 부족사태의 해결을 위해 일정 부분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의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저출산 상황에서의 인구감소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나 이공계 인력의 양성, 사회적 인적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등과 같은 다각적인 시각에서의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며 “한의대 정원 감축을 통해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 역시 전체 대학정원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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