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개혁, 중증·응급의료 보편보장, 약자에 대한 선별보장 등 필요
국회 ‘국민이 원하는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과 미래건강네트워크(대표 문옥륜)는 지난 19일 개최한 ‘국민이 원하는 건강보험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꼭 필요한 곳에 두텁게 지원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이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종성 의원(사진)은 인사말을 통해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와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중증・응급의료 중심의 건보 보장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복지부는 올해 하반기에 ‘제2차 건보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으로, 이에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꼭 필요한 곳에 두텁게 지원’하는 국정운영 철학과 함께 이번 토론회에서 도출된 다양한 의견들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강진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국민건보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주제로 발제에 나서며 국민 80% 이상이 암, 희귀질환 등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신의료기술과 신약에 대한 건보재정 지출을 높이는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날 강진형 교수는 미래건강네트워크가 지난 4월 국내 만 19세 이상 성인 50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보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질환을 치료하는데 들인 비용에서 중증 질환은 평균 1156만원으로, 경증 질환(202만원)의 5.7배에 달했으며, 건보 인식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92.2%가 질병 등으로 발생한 고액 진료비로 가계에 과도한 부담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이해하고 있었으며, 응답자의 78.8%가 건보에 만족(매우 만족 12.8%, 어느 정도 만족 66.0%)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신약과 신의료기술에 대한 보장이 신속하다는 데 동의하는 응답자는 각각 35.1%, 36.2%에 불과했고, 중증 질환 중심의 전문 의료 혜택과 다빈도 경증 질환 중 우선 보장이 필요한 질환으로 중증 질환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3%로, 경증 질환 17% 대비 4배 이상에 달했다.
“중증 질환 중심으로 보험 혜택 확대되길 바라”
강 교수는 “국민들은 진단 시 건강 및 생명에 대한 위협, 특히 경제적 부담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기에 경증 질환보다는 중증 질환 중심으로 보험 혜택이 확대되길 선호한다”며 “이를 위해 첨단의료 비중과 신약 비중 확대에 대한 건보 재정 선적용·후평가에도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민이 원하는 건보개혁 방향으로 △중증질환·응급의료 우선 보장으로 전환 △의료약자의 의료비 부담완화를 위한 의료안정망 기금 조성 운영 △신의료기술 및 신약의 신속한 보험 적용 △국민의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해 건보에 대한 정부의 법정 지원율을 준수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최병호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국민이 원하는 건보 개선 방안 제안’이라는 발제에 나서며 건보의 보장성 정책 방향으로 중증질환 및 응급의료에 대한 보장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호 전 원장은 “건보 1차 종합계획은 ‘문케어’의 실현을 담아 무려 40조를 투입했으나 평균 보장률만 소폭 상승하고, 재난적 의료비·응급의료·일차의료 보장 및 비급여·실손보험 관리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국민이 원하는 건보의 원칙’으로 △중증질환 보장 △신약 신기술 신속 보장 △빈곤층 재난의료비 보장 △보험료 축소·국고 확대 △중증 희귀질환 기금 지원을 꼽았다.
이에 제2차 건보 종합계획은 △건보 보장성 정책 △비급여/실손보험 정비 △응급의료 보장 정립 △재원/지불보상을 골자로 해, 중증·응급의료 보편보장과 함께 약자에 대한 선별보장, G7(7개 선진국) 수준의 혁신 의료 적용을 제고하도록 했으며, 비급여 의무적 신고와 검증, 기준비급여와 항목비급여 폐지쪽으로 방향을 마련했다.
특히 최 전 원장은 중증질환의 보장성 강화에 있어 보장 우선순위 설정 방안으로 △중증 범위에 대한 의학적·사회적 합의 도출 △유형별 분류 및 본인 부담률 조정 △다중질환 환자 중심 보장을 고려하도록 했으며, 신의료기술 및 신약의 신속 도입을 위해 △선적용·후평가 기전 도입 △복지부에 ‘혁신의료지원단’ 신설 △‘혁신의료평가위원회(심의 기구)’ 운영 △식약처-심평원-건보공단 등의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원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지 고민”
최 전 원장은 “현실적으로 대다수 국민이 실손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며, 가입자, 보험사, 공급자 3자 간의 도덕적 해이가 심대하다”며 “가입과 계약에서 역선택과 자기선택을 최소화하도록 민영보험이 공공보험과 더불어 건강보장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기제로 정립할 것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윤형곤 대한암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조사에서 1년간 중증질환 치료에 소요된 평균 비용이 115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암의 경우엔 억대의 치료비도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제2차 건보 종합계획에서는 암,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보장성 강화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국장은 “희귀질환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지닌 사회적 질환으로, 보장 확대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며 “경증질환의 의약품 과용 빈도를 낮추고, 약제비에 대한 환자 본인부담금을 상향해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중증·희귀질환자 지원 확대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2차 건보 종합계획에서는 비대면 진료 등 시·공간적, 지리적 제약을 초월하는 의료서비스와 함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의료 안전망 기금이나 항암제, 희귀질환 고가약을 선제적으로 보장하는 제도도 고민하며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손호준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필수의료 서비스는 무엇인지, 재원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지, 신의료기술을 도입해 어떤 분야에 적용할지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면서 “제2차 건보 종합계획 수립 시 설문조사 결과나 그동안 나온 의견들이 대부분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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