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의 상처’를 치유하는 정신건강 한의학

기사입력 2023.05.1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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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의 고통은 부모에게는 씻지 못할 상처
    ‘소통과 교감’으로 자발적 자기대사를 정상으로 회복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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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희 연구원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박사과정


     

    넷플릭스 한국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주인공이 “나는 살면서 단 하루도 학폭을 잊어본 적이 없어!”가 남긴 ‘몸과 마음’의 트라우마는 세계 모든 시청자들에게 아직까지도 ‘심금의 파장’으로 진행 중이다.


    정부는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 주제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확정한데 이어 우울증, 트라우마, 조울증 등 자살위험군 환자들을 개원가 ‘정신건강의학과’와 연계해 자살율을 낮추기로 하고 이와 함께 학폭을 대입정시에 반영토록 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어찌 보면 사람은 누구나 적건 크건 트라우마를 겪지만 자발적 대사력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결과는 확연히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즉, 외인이든 내인이든 형신에 이상변이가 일어날 때 자발적 자기대사를 통해 혼백이 제대로 돌아와야 비로소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질서 속에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한의학은 형신(形神)의 기층부로써 신체면에서 생·장·화·수·장의 ‘생’은 발생기능(목)이고, ‘장’은 추진기능(화)이며, ‘화’는 통합기능(토)이고, ‘수’는 억제기능(금)이며, 장은 침정기능(수)이다. 또한 정신면에서 혼·신·의·백·지 역시 발생기능은 ‘혼’이라 하고, 추진기능은 ‘신’이라 하며, 통합기능은 ‘의’라고 하고, 억제기능은 ‘백’이라 하며, 침정기능은 ‘지’라고 한다.


    근·현대과학을 바탕으로 한 패러다임이 생성, 발전, 쇠퇴를 거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하나하나 정확성, 사실적 실증으로 새로이 정의하는 과학이 바로 정상과학(Normal Science)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한의학은 오기능을 토대로 수천 년 간 임상으로 실증을 얻어 확실성을 견고케 하였으며 이러한 구조역학적 동의생리이론은 패러다임이 바뀌어도 항상 정확성, 객관성, 타당성, 확실성에서 정상과학의 선봉에 설수 있게 하는 힘이다.


    임상사례 


    초조한 모습의 부부가 시무룩한 표정의 30대 딸과 내원했다. 어머니는 “딸이 밤에 잠도 못 자고, 우울증으로 대학병원에서 항정신약을 15년 동안 복용해 봐도 별 차도가 없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에 환자를 망문문절 진찰 후에 대화를 나눴다.


    한의사: (눈을 맞추며) 건강이 많이 안 좋네요.

    환 자: 요즘은 한숨도 못 자며 자꾸 나쁜 생각만 들곤 해요. 

    한의사: 나쁜 생각이라면 자살을 말하는 건지. 혹시 시도한 적도 있나요?

    환 자: 네. 20대에...손목을 긋고 의식을 잃었는데, 마침 부모님이 발견하시고 병원으로 급히, 지금도 여기 손목에 흉터가 있어요.

    한의사: 저런...큰일 날 뻔 했네요.

    환 자: 그 후로 폐쇄병동에 오랫동안 입원해 있었어요.

    한의사: 환자분도, 부모님도 놀라고 고생 많았겠네요. 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환 자: 하필이면 고종사촌에게 다단계 당해 돈 뜯기고, 중학교 때의 학교 폭력에, 초등학교 때의 왕따 등, 또 거기다 아버지는 오빠만 좋아하고, 술 마시고 들어와선 저한텐 야단만 치시고...제 인생이 그렇죠, 뭐.

    한의사: 늘 화나고 억울하겠어요.

    환 자: 지금도 그 때 기억들이 수시로 떠올라요. 제가 너무 바보 같아서...

    한의사: 그럼, 부모님은 그런 일을 아셨나요?

    환 자: 다행히 엄마가 ‘다단계 큰 빚’을 해결해주셨어요. 아버지는 얼마 전에야 아셨고요.

    한의사: 아버지 성격상 가만히 계시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환 자: 엄마한테 “왜 진작 말 안했냐?”고, 길길이 뛰며 고모한테 전화해서 노발대발하시자 고모가 “10년도 더 지난 옛날 일 갖고 지금 왜 그러냐?”고 대드셨어요. 그러자 “내 딸이 고통 받은 일이니, 시간이 얼마나 지났든 내게는 현재의 일이다. 너희 모녀 둘 다 내 딸한테 직접 사과해라”고 난리 난리... 그 일이 있고 난 후 결국 전화로 사과는 받았지만 그래도 분이 풀리진 않아요.

    한의사: 무서운 아버지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랑하는 딸을 위해서는 뭐든지 다 하실 수 있는 분이네요.

    환 자: (잠시 생각하는 듯)네, 참 든든했어요. 엄마는 “지난 일이니 다 잊으라”고 하셨는데 말대로 그게 잊어지나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술만 드시면 엄마랑 싸우고. 저는 걱정 끼치지 않으려고 뭐든지 혼자서 해결하려고 했는데...

    한의사: 요즘도 아버지가 술을 드시나요?

    환 자: 제가 싫어하니 얼마 전부터 그 좋아하시던 술마저 딱 끊으셨어요. 

    한의사: (눈을 맞추며) 아버지는 마음을 바로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강직한 분이시네요. 일한다고 바쁘셔서 그렇지, 그런 일들을 진작 아셨더라면 딸을 지키기 위해선 아마 뭐든지 하셨을 거예요.

    환 자: (얼굴이 편안해지며) 네, 맞아요.

    한의사: 이제부터라도 부모님과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해보면 어떨까요?

    환 자: (살짝 웃으며) 네, 좋아요. 선생님과 진지한 상담을 하니 마음이 많이 편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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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신의백지는 생명에너지대사의 한의학리


    그 부부는 “엄마, 아빠와 딸의 교감이 이렇게 소중한 것인지 몰랐다”라며 “선생님과 의 상담에서 원인과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게 돼 답답한 마음이 좀 풀리고, 이제부터는 딸에게 사랑과 이해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겠다”면서 딸의 완쾌를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복약 세 달 후 내원한 환자는 “어머니를 도와 집안일도 하고 부모님과 대화도 많이 한다”면서 “요즘은 잠도 푹 잔다”고 미소 지었다.

    위 사례에서 보듯 ‘다단계 사기, 학교폭력, 왕따’ 등의 트라우마와 ‘부모님과의 소통부재’로 어려움을 겪어 왔던 환자에게 필자는 간기울결, 신경쇠약, 불면증으로 변증진단하여 이를 이정변기요법, 지언고론요법, 오지상승위치, EFT요법 및 침구시침과 가감향부자안신탕을 방제하여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치유했다.


    즉, ‘아버지의 야단치는 큰 목소리’에 위축되었던 환자에게는 혼·신 기능을 강화하였고 ‘급한 성격’의 아버지에게는 의·백 기능으로 안정시켜 온 가족이 사랑으로 연결되는 상생의 ‘헬퍼스-하이’로 자발적 대사력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한의학정신건강센터(KMMH)가 센터 및 대학 한방병원에서 축적된 임상데이타에 대해 정상과학에 맞춘 종적 연구(Longitudinal Study)를 적용하여 형신의 생명력을 구조역학적 한의학리로 다루고 있는 것도 상기와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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