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33

기사입력 2022.11.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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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半虛半實 비만에 활용하는 ‘瀉脾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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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 주 : 한약물 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응용율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신진대사질환인 肥滿 관련 3번째 처방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향후 대상질환을 점차 확대할 것이며, 효율 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비만은 외형적으로 건장한 모습이나 실제적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매우 많다. 특히 많은 비만환자의 경우 그동안 치료를 위한 다양한 방법의 시도 및 실패의 과정에서 체력의 과부하과정을 겪게 된다. 따라서 외형에서는 實한 모습이지만 내적으로는 虛한 상태인 虛實兼證 혹은 半虛半實의 상태를 띠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한의학의 특성적인 이론인 虛實은 현대에 발생하는 각종 성인병과 난치병의 접근에서 매우 매력적인 내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랜 임상내용이 축적된 특징을 가지고 있는 한의학은 모든 질병의 대처에서 초기-중기-말기의 개념을 뚜렷하게 구분하고 있는데, 이때 단계별 대응으로서의 虛實개념을 각종 약물 및 식품요법에서 구체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서 면역증강, 항노화 등을 위한 천연물의 역할은 한의학적으로 邪氣의 實과 正氣의 虛의 개념이 필수적인 내용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 瀉脾湯


    朴炳昆 선생의 ‘한방임상 40년’에 소개된 처방으로, ‘육식을 좋아하고 腹滿 견비통 두통 耳鳴환자의 경우에 下劑(예: 防風通聖散)를 쓸 수 없을 때 사용하라’라고 되어 있다. 실제 脾實은 脾에 邪氣가 옹체된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景岳全書에서도 ‘脾가 實하면 脹滿氣閉하거나 몸이 무거우므로 消導 혹은 運脾시켜야 한다’고 했다. 실제적으로 脾實에 응용된 대부분의 처방들이 이러한 원칙에 충실했고, 여기에 淸熱(예: 瀉黃散) 瀉下(예: 瀉脾除熱飮)의 약물이 첨가되는 형태를 띠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질병의 진전에 따라 점차 祛痰 위주로의 처방 변화와 더불어 虛症에 대한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瀉脾湯은 이의 경우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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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구성 한약재 7품목의 본초학적 특징에 대해 半虛半實비만을 적응증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2(微溫2) 平2 寒1로서 溫性처방으로 정리되는데, 이는 寒症으로 진입한 경우의 비만에 적용된다고 해석된다. 溫性藥物은 脾臟의 寒痰과 解表를 통한 肺臟의 風痰 제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寒痰과 風痰의 제거는 君藥인 茯苓의 平性을 이용한 이뇨를 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半虛상태에 진입한 비만의 경우에는 治寒을 위해 溫性약물에 집중했고 이의 배설통로로서 小便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는 半虛半實의 陽虛비만에 응용됐음을 알 수 있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4 辛味3 苦味1(微苦1) 淡味1로서, 甘辛味로 정리된다. 이는 半虛상태에 대한 滋補和中緩急의 甘味와 半實상태에 대한 發散行氣의 辛味의 역할 분담으로 해석된다. 즉 虛症에 진입한 비만의 경우 그동안의 공격적인 滲泄法에 대한 보완의 의미로서 甘味를 배합함으로써 表裏兼治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脾5(胃4) 肺6(大腸1) 心4(小腸1) 腎1(膀胱1) 膽1로 脾肺心經으로 정리된다. 半虛半實비만을 기준으로 재분석하면 주된 歸經으로서의 脾胃經은 脾惡濕 脾爲生痰之源, 肺大腸經은 肺爲貯痰之器 肺主皮毛, 心小腸經은 心移熱於小腸 下能利小便而滲濕, 肝膽經은 肝主疏泄로 설명된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解表藥2 補益藥2 利水滲濕藥1 化痰藥1 淸熱藥1로 정리되는데, 利水滲濕藥1種을 대표로 하여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濕’에 연계된다는 것이다. 解表藥2種은 發汗을 통한 ‘濕’의 제거로 ‘其在皮者 汗而發之’인 皮水에 해당된다. 補益藥2種에서 調和之藥인 甘草를 차지한다고 해도, 人蔘은 脾氣虛의 주증상인 飮食無味 泥狀便의 ‘脾惡濕’에 응용된다는 점에서 下劑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의 虛症비만에 적합한 약물이다. 化痰藥1種은 ‘濕生痰’의 기전으로 설명되며 淸熱藥1種은 淸熱燥濕약물인 바, 이와 같이 처방구성약물 모두 ‘濕’에 연계돼 있음을 알 수 있다. 


    2. 瀉脾湯 구성약물의 본초학적 분석


    瀉脾湯을 세분하여 보면 3가지 처방의 내용이 포함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半夏 茯苓 甘草로 조성된 二陳湯去陳皮를 君藥처방으로 했으며, 人蔘 半夏 黃芩 甘草 生薑으로 조성된 小柴胡湯去柴胡의 의미와 桂枝 甘草의 桂枝甘草湯이 臣藥처방으로 조합됐다고 볼 수 있다. 


    1)二陳湯(太平惠民和劑局方)-燥濕化痰 理氣和中하는 처방으로, 痰이 많거나 惡心嘔吐 혹은 頭眩心悸 혹은 中脘不快 혹은 惡寒發熱하거나 生冷한 것을 과식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脾胃不和를 치료한다. 즉 痰飮諸疾의 기본처방으로서 주된 대상이 胃中寒濕痰濁 등에 활용된 처방이다. 瀉脾湯의 경우 理氣약물로서 順脾氣시키는 陳皮가 빠져 있는데, 전체 처방구성에서 실제 포함되어도 무방하다고 본다. 


    ①茯苓의 ‘白補而赤瀉’원칙에 따라 白茯苓과 赤茯苓을 선택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 즉 보다 적극적으로 瀉를 해야할 필요가 있을 때는 赤茯苓을 선택하고, 이미 虛症으로 진입됐다고 판단되면 白茯苓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②‘茯苓佐半夏 共成燥濕之功’원칙에 따라 半夏를 통한 소화기의 濕痰 제거와 茯苓을 통한 濕痰의 소변 배출이 공조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전체내용은 1차적으로 ‘濕’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후 濕生痰의 과정을 통한 ‘痰’의 제거로 이어지는 것이다.


    ③半夏와 生薑의 배합-生薑은 비록 약한 發汗이지만 이를 통한 비만치료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며, 아울러 半夏의 독성을 감약시키는 相畏약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한의처방에서 半夏 사용시 生薑이 함께 배합되는 형태를 볼 수 있는데, 이는 薑半夏 및 製半夏로 修治할 때 生薑이 유용하게 사용됐던 점과 연계한다면, 生薑의 추가보완적인 의미로 설명될 수 있겠다.


    2)小柴胡湯(傷寒論)-和解少陽하는 半表半裏의 기본처방으로 汗吐下를 적극적으로 할 수 없을 때 응용돼 三禁湯이라 부르기도 하며, 惡寒發熱 胸脇苦滿 食慾不振 등의 邪氣가 少陽經에 울체된 경우를 치료한다. 본 처방의 경우 君藥인 發散風熱약물의 足少陽厥陰의 行經藥인 柴胡가 빠져 있다. 柴胡는 肝氣를 解鬱시켜 邪氣가 少陽經에 있는 것을 치료하는 主藥이지만, 본 처방의 목적인 陽虛비만에 특별히 肝經鬱滯가 없을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사용될 필요성이 없다고 본다. 

     

    ①黃芩은 新根을 條芩과 子芩으로 나누고, 古根을 枯芩과 片芩으로 나누어 효능을 구분되기도 한다. 또한 新根을 총칭해 條芩이라 하고, 古根을 총칭하여 枯芩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의 효능에 대해 “枯芩은 體輕達上하여 淸肺火에 사용하고 條芩은 體重下達하여 淸大腸熱에 사용한다”고 했다. 이런 면에서 이론적으로는 비만의 경우 新根인 條芩의 사용이 더욱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 


    ②人蔘은 補脾氣의 대표약물로서 微溫하고, 半夏는 祛脾濕痰의 대표약물로서 역시 溫性이며, 黃芩은 淸熱燥濕하는 常用약물이 되어 濕熱諸證에 사용되는 寒性으로서, 3약물은 상호 보완적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溫性처방인 瀉脾湯에서 黃芩은 反佐의 역할을 담당하며, 아울러 脾惡濕의 원리에 맞춘 人蔘 및 半夏, 그리고 淸熱燥濕의 黃芩의 공통점인 ‘濕’부분에서 일치되는 효능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桂枝甘草湯(傷寒論)-心陽을 補하는 처방으로, 지나친 發汗으로 心陽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心下悸를 치료한다고 기술돼 있다. 하지만 傷寒論수준에서의 기본처방으로서, 완만한 發汗과 이를 통한 2차의 순환촉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虛症진입의 단계에 적합하다고 정리된다.  


    ①桂枝는 發汗解肌를 통한 助陽化氣(인체의 혈액순환을 유익한 방향으로 촉진)약물이다. 실제 發汗은 麻黃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약한 發汗인데, 뒷목에서 땀이 날 정도(解肌)를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보다 강력한 通陽散結 行氣導滯를 위한 약물들과 함께 배합돼 응용되기도 했다(예: 枳實薤白桂枝湯).


    ②桂枝는 기본적으로 助陽化氣(溫化)작용을 나타내어 心經의 陰陽俱虛로 인한 心悸 脈結代 등의 병증에 炙甘草 人蔘등과 배합됐으며(예: 炙甘草湯), 陽氣不行으로 인한 痰飮 혹은 蓄水 등의 水濕停留에 茯苓 甘草 등과 배합돼 응용됐다(예: 苓桂朮甘湯).


    3. 정리 

    비만에 대한 한의처방의 응용내용을 보면, 초기의 적극적인 대처(예: 下劑와 강력한 發汗-防風通聖散 등)와 중기의 근원적인 대처(예: 祛痰과 이뇨-九味半夏湯 등)에 이어, 이후 점차 虛症에 대한 대처를 했음을 볼 수 있다. 비만치료에 응용된 瀉脾湯을 본초학적으로 분석하면, 비만에서 적극적인 下劑와 발한의 과정이 어려운 경우와 초기 비만치료에서 적극적인 치료과정을 거쳤지만 치료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虛症에 진입한 경우인 半虛半實의 비만에 응용될 수 있는 처방으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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