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복용은 간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기사입력 2022.07.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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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약 복용자 혈중 AST·ALT 모두 정상 범위(0~40 IU/L)에 속해
    한약 복용 시 납(Pb), 수은(Hg), 카드뮴(Cd) 검사에서도 모두 ‘안전’
    김정국 서울 강남구한의사회 회장(경희 한의대 외래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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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국 서울 강남구한의사회 회장

    (경희 한의대 외래부교수)


    보건복지부는 국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한의 의료이용의 실태를 파악하고 장기적으로는 한의약 정책개발을 도모하고자 지난 2008년부터 국가 보건의료 통계에 한의약 분야를 구축하는 ‘한방의료이용실태조사’ 작업을 시작해 현재 3년 주기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한방의료이용실태조사’에서는 일반 국민 및 한의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용실태와 인식 정도, 이용 행태 등을 분석하고 있다.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한방의료에 대한 인식’에서 향후 한의 의료분야 중 우선적으로 개선해야할 사항으로 33.4%가 ‘보험급여 적용 확대’를 꼽았고,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가 22.3%로 뒤를 이었다.

     

    한의 외래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와 비슷한 대답이 나왔다. 향후 한의 의료가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이용자 51.6%는 ‘보험급여 적용 확대’를, 그 다음으로 14.2%가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를 선택했다.


    혈액검사 통해 혈중 중금속 농도를 조사

    일반 국민과 한의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국민 모두가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를 2순위에 두었다는 것은 한약재 및 한약의 안전성에 대해 깊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한약재 혹은 한약의 안전에 대한 불신은 두 가지 흐름이 있다. 한약의 농약과 중금속 문제, 그리고 한약 복용으로 인한 약인성 간 손상이다.

     

    한의계는 이 두 가지 문제 제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인과 검증을 진행해 왔다. 지난 2012년 서울 강남구한의사회는 강남구보건소에 의뢰해 각각 34가지 한약(탕제 28개, 환제 6개)과 40가지 한약(탕제 40개)을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에 검사 의뢰했다. 당시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는 이들 한약에서 중금속, 잔류 농약, 잔류 이산화황, 곰팡이독소, 벤조피렌 등이 모두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강동경희대병원은 지난 2006~2010년 5년간 14일 이상 입원해 한·양방 치료를 병행한 환자 8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인성 간 손상은 5건으로 0.56%이하였다는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실었다.

     

    아울러 질병관리청에서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매년 국민 1만 명에 대한 건강수준, 건강관련 의식 및 행태, 식품 및 영양섭취 실태조사를 한다.

     

    이 국민건강 영양조사에서는 비만여부와 의지로 체중을 줄이는 노력을 한 적이 있는지, 그리고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에 대한 조사를 비롯 혈액검사를 통해 건강상태와 혈중 중금속 농도를 조사했다. 이에 2008년도, 2009년도, 2010년도, 2011년도 4개년도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혈중 AST, ALT, BUN, Creatinine 수치, 그리고 혈중 중금속 농도에 대해 분석했다.


    한약 복용·미복용 집단 간 AST 차이 없어

    체중을 줄이는 노력을 한 대상자 중 혈액검사를 통해 중금속 농도 데이터가 없는 이를 제외했으며, 체중을 줄이는 방법으로 한약을 복용한 응답자와 한약을 복용하지 않은 응답자로 구분했다.

     

    그 결과 AST는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나 두 집단 간의 평균이 다르지 않았다. ALT는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며, 2011년도는 복용자의 평균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지표로 활용되는 감마지티피(r-GTP)는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며, 2010년도, 2011년도 모두 유의미하게 낮았다.

     

    신장 이상 증상 및 신부전증 여부를 측정하는 혈액 요소질소(BUN)는 두 집단 간의 평균에 차이가 없었다. 또 다른 신장기능 검사인 크레아티닌(Creatinine)도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며, 대상기간 모두 유의미하게 낮았다.

     

    납(Pb) 수치는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며, 2010년도는 유의미하게 낮았다. 수은(Hg)은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며, 2009년도, 2010년도는 유의미하게 낮았다. 카드뮴(Cd)은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낮게 나왔으나 두 집단 간의 평균이 다르지 않았다.

     

    망간(Mn)은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높게 나왔으며, 두 집단 간의 평균이 다르지 않았으며, 아연(Zn)은 한약 복용자의 평균이 미복용자의 평균보다 높게 나왔고, 두 집단 간의 평균이 다르지 않았다.


    한약복용 전후 혈액검사로 안전성 확인 필요

    한약 복용이 간 기능과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검사항목의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납, 수은, 카드뮴, 망간, 아연의 5개 항목의 중금속 농도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체중조절시 한약복용을 선택하는 대상자가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많기 때문에 Creatinine의 수치가 4개 연도에서 집단 간 유의미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상자의 인구사회적 특징으로 혈중 카드뮴 농도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높으며, 혈중 납, 수은의 농도는 모두 여성에 비해 남성이 높다는 다른 연구 결과를 참고하면, 체중 조절시 한약 복용을 선택하는 대상자가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많아 상기 결과도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위의 조사는 체중 조절을 위한 한약 복용에 국한돼 있어 다른 목적으로 한약복용을 한 사례를 구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으며, 혈액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응답자가 많아 역시 전체적인 분포를 대변한다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다양한 목적의 한약 복용자의 복용 전후 혈액검사를 통한 안전성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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